5월의 밤(May Night: Majskaja noch)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Nikolai Rimsky-Korsakov)의 3막의 오페라
원작은 니콜라이 고골 '5월의 밤' 또는 '물에 빠져 죽은 처녀'(The Drowned Maiden)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
'5월의 밤'(러시아어: 마이스카야 노치)은 3막 4장의 오페라로서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가 대본까지 쓴 작품이다. 원작은 니콜라이 고골(Nikolai Gogol)의 '디칸카 부근 농장에서의 저녁'(Evenings on a Farm Near Dikanka)에 수록되어 있는 '5월의 밤'(Majskaja noch)이다. 림스키-코르사코프는 이 오페라를 1878-79년에 완성하였으며 초연은 생페터스부르크의 마리인스키 극장에서 1880년 1월 21일에 있었다. 초연의 지휘는 작곡가이기도 한 에두아르드 나프라브니크(Eduard Napravnik)가 맡았다. 1880년 생페터스부르크에서의 초연 이후, 1892년에는 모스크바의 셸라푸틴극장(Shelaputin's Theater)에서 공연되었다. 1898년에는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지휘로 리바이벌 되었으며 그후 1909년에는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서 비아체슬라브 수크(Vyacheslav Suk)의 지휘로 공연되었다. 오페라 '5월의 밤'은 러시아에만 한정하지 않고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비교적 자주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5월의 밤'은 루살카가 등장하므로 슬픈 내용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은 코믹 오페라이다.
우크라이나의 디칸카 마을에 있는 연못. 루살카의 전설이 시작되었다는 얘기가 있는 곳이다.
'5월의 밤'은 동구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루살카 전설을 다룬 내용이다. 루살카와 관련하여서는 체코의 드보르작이 1900년에 오페라 '루살카'를 작곡하였으며 그보다 앞서서 러시아의 다르고미츠스키도 1855년에 '루살카'를 작곡하였다. 또한 우크라이나 출신의 작곡가, 피아니스트, 지휘자, 민족음악학자인 미콜라 리센코(Mykola Lisenko: 1842-1912)도 1883년에 루살카 전설을 바탕으로하여 '물에 빠져 죽은 여인'(The Drowned Woman)을 작곡한 것이 있다. 오페라 '5월의 밤'의 시기는 19세기 초이며 장소는 우크라이나의 디칸카 부근의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는 매년 '루살카 주간'을 정하고 비참하게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난 루살카를 추모하는 행사를 한다. 성령강림절 직후가 된다. 오페라의 무대는 바로 이 시기이다. 루살카는 물의 정령 또는 님프이며 일반적으로 물에 빠져 죽은 여인의 혼령을 말한다.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5월의 밤'에는 4명의 루살카가 나온다. 주인공인 루살카는 파노츠카(Pannochka: S)이다. 파노츠카라는 이름은 우크라이나어(또는 폴란드어)에서 여인을 의미하는 파나(Panna)의 축소형 단어이다. 또 다른 루살카로서는 부르드 헨(Brood Hen: MS: 알을 품은 닭), 레이븐(Raven: S: 까마귀), 계모(MS)이다. 여기에 마을 촌장(Golova: Mayor: B)과 그의 아들인 레브코(Levko: T)가 나오며 촌장의 처제(MS), 마을 처녀인 한나(Hanna 또는 Ganna: MS)가 등장한다. 홀아비가 된 촌장은 은근히 젊고 아름다운 한나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 그런데 촌장의 아들인 레브코도 실은 한나와 결혼하고 싶어한다. 이밖에 서기(B), 양조장 주인(T), 마을의 술주정꾼인 칼레니크(Kalenik: B) 등도 곁들여 나온다.
레브코와 한나. 카토비체 국제음악경연대회 2018.
제1막. 한쪽에 한나의 집이 있는 마을거리이다. 저녁이다. 마을 사람들이 민요부르기 게임을 한후 흩어져 돌아간다. 레브코가 한나의 집 창문 밖에서 반두라 악기를 타면서 노래를 부른다. 노래 소리를 듣고 한나가 밖으로 나온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한나는 마을 사람들이 자기들을 보고 무어라고 할까보아 걱정이다. 한나가 저수지 건너에 있는 낡은 집에 대하여 아느냐고 묻는다. 레브코가 그 집에 대하여 얘기해준다. 오래전에 어떤 홀아비가 딸 하나를 데리고 그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딸의 이름은 파노츠카라고 했다. 파노츠카의 아버지는 재혼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계모가 들어온다. 계모는 사실상 마녀였다. 계모는 파노츠카의 아버지에게 딸이 있는 것이 귀찮으므로 쫓아내 버리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어쩔수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한다. 이 말을 들은 파노츠카는 너무나 슬픈 나머지 스스로 저수지에 빠져 죽는다. 죽은 파노츠카는 저수지에 사는 루살카들의 리더가 된다. 루살카들은 모두 물에 빠져 죽은 처녀들의 혼령들이다. 어느날 밤, 루살카들이 모두 모여 달빛 아래에서 춤을 추고 있는데 저쪽에서 마녀가 걸어가고 있다. 루살카들은 마녀를 붙잡아 물 속 깊은 곳으로 끌고 들어간다. 마녀도 결국은 루살카가 된다. 하지만 파노츠카는 루살카가 된 계모가 누구인지 구별해 내지 못한다. 그래서 달 빛이 밝은 밤중에 누구든지 연못가를 지나가면 나타나서 붙잡고 계모가 누구인지 찾아보라고 말하고 만일 찾아내지 못하면 괴롭힌다는 것이다. 레브코가 얘기를 마치자 마을 처녀들이 나타나서 루살카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때 술주정꾼인 칼레니크가 집으로 가다가 마을 처녀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는 다가와서 호파크 춤을 추려고 하며 처녀들에게 억지로 키스를 하려고 한다. 마을 처녀들은 칼레니크를 쫓아버릴 궁리를 한다. 그래서 촌장의 집을 그의 집이라고 얘기해 주며 촌장의 집으로 가도록 한다.
모두들 무대에서 나가자 이번에는 촌장이 슬며시 나타나서 한나를 부른다. 무대 한 구석에 있는 레브코는 어떤 남자가 한나의 집에서 한나를 부르자 궁금해서 눈여겨 본다. 촌장은 한나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 몇번이나 했던 얘기지만 그가 카테리나 여제를 안내했던 얘기를 한다. 그러나 한나는 그를 비웃으며 어서 가라고 말한후 집 안으로 들어간다. 레브코가 마을 청년들을 불러와서 촌장을 조롱하는 노래를 가르치며 부르도록 한다. 청년들은 촌장을 놀리며 즐거워한다.
술주정꾼 칼레니크가 마을 여자들을 희롱하려다가 오히려 핀잔을 받는다.
제2막. 촌장집의 내부이다. 촌장과 촌장의 처제가 양조장 주인을 저녁에 초대하여 대접한다. 양조장 주인은 저수지 건너편에 있는 낡은 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운 공장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한다. 술주정꾼 칼리네크가 갑자기 나타나서 마치 자기 집인듯 행동한다. 그래서 약간의 소동이 빚어진다. 그때 창문을 깨고 돌맹이가 날아 들어온다. 촌장이 누군지 모르지만 밖에서 돌을 던진 사람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다. 양조장 주인은 촌장에게 그런 욕을 하면 귀신이 찾아올 것이므로 그러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경고한다. 자기의 장모가 어느날 자기에게 욕설을 퍼부었는데 그로부터 귀신이 장모의 곁을 떠나지 않고 따라 다니는 바람에 혼 났었다는 얘기를 한다. 집 밖에서 마을 청년들이 촌장을 놀리는 노래를 합창으로 부른다. 레브코가 가르쳐 준 노래이다. 그때 바람이 휙 불더니 촛불들을 꺼트린다. 촌장은 어둠 속에서 누가 지나가는 것을 느끼고 그를 꽉 잡아서 옆방에 집어 넣고 문을 잠근다. 촌장은 그 사람이 자기 집에 돌을 던진 못된 청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마을 서기가 들어와서 촌장에게 밖에 있던 청년들은 모두 달아났다고 하면서 촌장이 잡아 넣은 사람은 그들의 리더라고 얘기해 준다. 촌장이 불을 켜고 옆 방에 가두어 놓은 사람이 누군지 보니까 다름 아닌 촌장의 처제였다. 처제는 형부가 이럴 줄 몰랐다고 하면서 흐느끼면서 밖으로 나간다. 촌장과 마을 서기와 양조장 주인은 이 모든 것이 못된 악당들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악당들을 찾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루살카들과 레브코. 폴란드 카토비체 국제음악경연대회
장면은 바뀌어 이번에는 마을 서기의 집 앞의 거리이다. 달빛이 밝게 비치는 밤이다. 촌장과 마을 서기와 양조장 주인은 누가 바삐 마을 서기의 집안으로 숨어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가 분명히 못된 불한당이라고 생각해서 얼른 문을 걸어 잠그고 도망가지 못하게 한다. 그런후 겁은 나지만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문을 열어본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촌장의 처제가 나오는 것이었다. 촌장의 처제는 이번에도 화를 내며 왜 이렇게 자기를 못살게 구느냐고 불평을 터트린다. 그때 마을 경찰이 칼리네크를 잡아서 데리고 나타난다. 경찰은 칼리네크가 못된 짓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체포해서 온 것이다. 촌장이 엉뚱한 사람을 체포해 왔다고 하면서 야단을 치자 모두들 겁을 먹고 도망치듯 사라진다.
칼레니크와 마을 여인들
제3막. 저수지 건너편, 낡은 집이 있는 곳이다. 레브코가 저수지 언덕에서 달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른다. 사랑하는 한나의 집으로 가는 길을 밝혀 달라는 내용이다. 낡은 집의 창문이 열리더니 루살카인 파노츠카가 나타나서 레브코에게 노래를 더 불러 달라고 간청한다. 레브코는 처음에는 누가 있는 줄도 몰랐다가 무슨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둘러보았더니 루살카가 있는 것이 보인다. 레브코는 노래를 계속 부른다. 그랬더니 저수지에서 루살카들이 더 나와서 이번에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레브코는 자기도 모르게 루살카들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다. 파노츠카는 레브코에게 이들 루살카 중에서 자기의 계모가 누구인지 찾아보라고 말한다. 그러는 중에 루살카들은 '까마귀'라는 게임을 시작한다. 첫번째 까마귀 처녀가 자기는 더 이상 계속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레브코는 그렇게 금방 피곤해서 지치는 루살카는 계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까마귀 술레가 된 루살카가 레브코에게 자기의 정체를 밝힌다. 그가 계모였다. 레브코는 다른 루살카들에게 두번째 술레가 계모라고 지적한다. 그러자 나머지 루살카들이 계모를 붙잡아 끌고 저수지 안으로 깊숙히 들어간다. 파노츠카는 레브코에게 감사의 뜻으로 그의 아버지에게 보여줄 편지 한장을 준다. 그리고 새벽이 되자 모두들 사라진다. 레브코는 글을 읽지 못하므로 편지의 내용이 무엇인지 모른다.
촌장과 촌장의 처제
촌장과 마을 경찰이 나타나서 레브코를 체포한다. 촌장은 못된 청년이 다름 아닌 자기 아들인 것을 알고는 놀란다. 레브코는 파노츠카에게서 받은 편지를 아버지인 촌장에게 보여준다. 촌장은 편지를 마을 서기에게 주고 읽어보라고 한다. 편지는 놀랍게도 지체높은 위원장으로부터 온 것으로 레브코와 한나를 결혼시키라는 내용이다. 레브코는 약간 허풍을 떨면서 지체높은 위원장이 촌장을 만나기 위해 이 마을을 방문한다고 거짓말이지만 말한다. 촌장은 지체높은 위원장이 자기를 알아주고 방문해 주기까지 한다고 하므로 기분이 좋아 있다. 촌장을 두말하지 않고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한다. 아침이 되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타나서 새날이 온 것을 환영한다. 레브코와 한나는 파노츠카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모두들 행복하다.
'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 > 추가로 읽는 366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2. 스테픈 올리버의 '아테네의 티몬' (0) | 2012.09.24 |
---|---|
331. 루이스 베르탱의 '라 에스메랄다' (0) | 2012.09.22 |
329. 세자르 쿠이의 '대위의 딸' (0) | 2012.09.21 |
328. 쿠르트 봐일의 '마하고니 도시의 흥망' (0) | 2012.09.06 |
327. 윌렴 월튼의 '트로일루스와 크레씨다' (0) | 2012.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