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 마리아'(Marie-Magdeleine)
쥘르 마스네의 오라토리오...오페라로서도 공연되는 특별한 작품
쥘르 마스네
'마농' '베르테르' '타이스' 등 서정적이면서도 관능적인 오페라로서 유명한 프랑스의 쥘르 마스네(Jules Émile Frédéric Massenet: 1842-1912)는 오라토리오도 여러 편을 작곡했다. 그중에서도 '막달라 마리아'(Marie-Magdeleine)는 오페라로서도 공연되는 이례적인 작품이다. '막달라 마리아'의 대본은 마스네에게 오페라 '타이스' 등의 대본을 제공했던 루이 가예(Louis Gallet: 1835-1898)가 썼다. 중근동 지역의 언어 및 문학 전문가로서 작가이기도 한 에르네스트 르낭(Ernest Renan: 1823-1892)의 '예수의 생애'(La vie de Jésus: 1863)를 바탕으로 대본을 만들었다. 오라토리오 '막달라 마리아'는 1873년 4월 11일 부활주간의 성금요일에 파리의 오데온(l'Odéon)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오라토리오 '막달라 마리아'는 30대에 들어선 마스네가 처음으로 찬사를 받은 성공작이다. 특히 차이코브스키, 구노, 비제는 오라토리오 '막달라 마리아'를 보고 마스네의 재능을 높이 치하하였다. '막달라 마리아'가 오페라로 연출되어 공연된 것은 오라토리오로서 초연된 때로부터 꼭 30년 후인 1903년 2월 9일 니스오페라(Opéra de Nice)극장에서였다. 오라토리오를 오페라로서도 공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메시아'를 오페라 처럼 공연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스토리가 방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라토리오 '막달라 마리아'는 스토리가 한정되어 있으며 등장인물도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무대공연이 가능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성경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오페라보다는 오라토리오로 연주해야 더 은혜스러운 모양인지 '막달라 마리아'는 그후로 오페라로 공연된 경우가 별로 없다.
향유를 들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
성경에는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얘기가 다른 어느 여인보다도 자주 등장한다. 특히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발을 향유로 씻은 당사자로서 알려져 있으며 더구나 부활하신 예수를 처음 만난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기독교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존재로 간주하고 있는 여인이다. 그런데 성경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얘기는 비록 간헐적이지만 실상 다른 사람에 의한 것이며 막달라 마리아 자신이 자기를 소개하거나 예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항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마스네의 오라토리오 '막달라 마리아'는 막달라 마리아의 관점에서 조명한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날들에 대한 스토리이다. 19세기 당시에 오라토리오 '막달라 마리아'가 공연되자 내용에 대하여 논란이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오라토리오 '막달라 마리아'의 가사를 음미해 보면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과 육체적인 사랑을 가진 것으로 암시되어 있다고 믿어서 논란이 일어났다. 그러나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오라토리오 '막달라 마리아'의 가사에서는 그런 암시적인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는 것을 찾아내기 어렵다. 오라토리오 '막달라 마리아'의 음악은 아름답고 은혜스럽지만 어찌된 일인지 오늘날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다.
마스네는 '막달라 마리아'를 오라토리오라기 보다는 '성극'(drame sacré: sacred drama)이라고 불렀다. 등장인물은 4명이다. 막달라 마리아(Méryem, la Magdaléenne: S), 마리아의 언니인 마르다(Marthe, sa soeur: MS), 나사렛 예수(Jésus, le Nazaréen: T), 가롯 유다(Judas, de Karioth: B)이다. 이밖에 바리새인, 로마병사들, 예수의 제자들, 군중들이 합창단원으로 등장한다. 1막에서는 예수께서 창녀인 막달라 마리아를 만나며 2막에서는 예수께서 마리아의 집을 방문하시는 얘기로 진행된다. 2막에서는 가롯 유다가 등장하여 장차 예수를 배반하겠다는 암시를 한다. 2막에서는 또한 예수와 마리아의 아름다운 듀엣이 나온다. 예수께서 마리아의 구원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3막은 골도다 언덕으로부터 시작한다. 마리아가 예수의 십자가 아래에서 슬퍼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께서 무덤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함으로서 마무리 된다. 1873년 4월 11일 성금요일의 초연에서는 막달라 마리아를 당대의 소프라노인 폴랭 비아르도(Pauline Viardot)가 맡아서 화제가 되었었다. 1903년 2월 9일, 니스에서의 무대 공연 이후 파리, 브뤼셀, 나폴리 등지에서 무대 공연이 있었다.
'막달라 마리아'의 초연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던 소프라노 폴랭 비아르도
이탈리아와 독일, 그리고 바다 건너서 영국에서는 이미 18세기에 오라토리오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프랑스는 조금 느려서 19세기에 가서야 인기를 끌게 되었다. 물론 프랑스에서는 그 이전에도 오라토리오 연주가 있었지만 대체로 교회의 절기 또는 지방에서 연주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19세기 중반부터 오라토리오 제작이 놀랍도록 많아졌다. 특히 제3공화국이 출범하고부터였다. 작곡가들은 옛날에 나왔던 오라토리오들을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드라마틱한 작품으로 개조하기에 바빴다. 성악가들도 오라토리오의 노래를 오페라의 아리아처럼 부르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오라토리오의 주제는 대부분 여인에 대한 것이었다. 당시에 오라토리오를 작곡하고 연주하는 것은 그동안 나태하였던 신앙을 부흥하는 역할로 해석되었다. 오라토리오는 혁명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것을 동정하고 애통해 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되었다. 또한 나폴레옹의 전쟁으로 인하여 전사한 수많은 병사들의 명복을 비는 목적도 지니고 있었다. 성직자들은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 것은 결론적으로 프랑스인들의 신앙심이 부족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성직자들은 여인들에게 프랑스를 위해 죄를 뉘우쳐야 하며 그들의 남편과 아들들을 교회로 돌아 오게 만들어야 할것을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프랑스 혁명 이후의 사회는 여성들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맡도록 하는 추세였다. 이와 관련하여 과거 교회에서조차 여성들을 경시하였던 것을 바꾸어서 여성 성자들을 본보기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음악의 세계에서도 그러했으며 대표적인 경우가 마스네의 '막달라 마리아'와 리스트의 '성 엘리자베스'였다.
1막은 우물가에서 막달라 마리아가 사람들로부터 창녀이며 죄인으로서 비웃음을 받고 있는 장면이다. 가롯 유다가 무리 가운데서 나와서 오히려 막달라 마리아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예수께서는 무리들의 생각을 알고 죄지은 여인을 용서하고 집으로 돌아가도록 한다. 2막은 막달라 마리아의 집이다. 마리아와 마르다가 다른 하여들과 함께 예수님을 정성껏 대접한다. 가롯 유다는 예수께서 어찌하여 죄지은 여인의 집을 찾아갔는지 의아스럽게 생각한다. 예수께서는 마리아를 안심시키고 평안을 내린다. 3막 1장은 골고다 언덕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고난을 당하신다. 서기관, 제사장, 바리새인, 병사들이 예수를 조롱한다. 마리아는 과감히 십자가 앞에 나아가 예수를 조롱하는 사람들에 맞선다. 마리아는 예수께서 숨을 거두실 때에 그의 발 아래에서 애통한다. 2장은 예수께서 무덤에서 부활하신 내용이다. 아침 일찍 여인들이 예수의 무덤을 찾아가지만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낙심한다. 잠시후 예수께서 마리아를 만나 그가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한 사실을 제자들에게 알리라고 당부한다. 예수는 하늘로 올라가며 천사들이 그를 찬양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 Guericino 작품
오리토리오 '막달라 마리아'의 주요 음악은 다음과 같다.
[1막]
- 도입부와 합창: Le soleil effleure la plaine
- 아리아와 합창: Méryem, la Magdaléenne
- 아리아: Ecoute, Méryem
- 모욕과 조롱의 합창: Raillez ma douleur
- 아리아와 트리오: Vous qui flétrissez
- 피날레: Va, sois illuminée par la grace d'en haut
[2막]
- 하인들의 합창: Le seuil est paré de fleurs rares
- 듀엣: Marthe on m'a dit
- 레시타티브와 알렐루야: Voice que le soleil descent
- 기도의 장면: Maitre, ah! combien tu mous causes d'alarmes!
[3막]
- 합창: Celui-la, c'est Jésus!
- 레시타티브와 합창: Femme, éloigne-toi!
- 도입부와 레시타티브, 합창: Qu'elle est lente a venir la douloureuse aurere!
- 합창: Christ est vivant!
'오라토리오의 세계 > 특별 오라토리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헨델의 '유다스 마카베우스'(Judas Maccabaeus) (0) | 2014.05.30 |
---|---|
칼 하인리히 그라운의 '예수의 죽음'(Der Tod Jesu) (0) | 2013.08.23 |
'메시아' 대탐구 - 5 (0) | 2012.10.27 |
'메시아' 대탐구 - 4 (0) | 2012.10.27 |
'메시아' 대탐구 - 3 (0) | 2012.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