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파파 하이든

13편의 오페라

정준극 2013. 1. 7. 09:49

13편의 오페라 작곡

대부분이 에스터하지 공자를 위해 작곡

 

작곡 중인 젊은 시절의 요제프 하이든

                              

하이든은 무려 750개 이상의 작품을 남겼다. 네덜란드 출신의 음악학자인 안토니 반 호보켄(Anthony can Hoboken: 1887-1983)이 정리한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하이든은 108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그래서 '교향곡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하이든은 83개의 현악4중주곡을 작곡했다. 그래서 '현악4중주곡의 아버지'라는 호칭을 듣고 있다. 이렇듯 하이든은 기본적으로 오페라 작곡가가 아니다. 그런 그가 공식적으로 13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하이든이 1752년 프리랜서 시절에 비엔나에서 작곡한 Der krumme Teufel(절름발이 악마)이라는 오페라(실은 징슈필)까지 계산하면 14편의 오페라를 남긴 셈이다. 하이든은 런던을 방문해서 2년 이상을 지냈다. 그 때 오페라도 한 편을 작곡했다. 1792년에 완성한 '오르페오와 유리디체'이다. 하지만 어떤 사연들이 있어서 공연되지 못하였다. 아무튼 그것까지 합하면 하이든은 15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하이든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오페라가 대인기였기 때문에 오페라를 작곡하지 않으면 이름을 날릴수가 없었기 때문에 하이든도 오페라를 작곡했던 것이다. 잘 아는대로 하이든은 니콜라우스 에스터하지 공자에게 고용되어 아이젠슈타트에서 주로 지냈다. 하이든은 에스터하지 궁전의 카펠마이스터였다. 오케스트라 지휘자 겸 음악감독이었다. 하이든은 에스터하지 궁전에서 별도의 오페라단을 운영했다. 에스터하지 공자는 오페라 팬이었다. 그래서 이틀이 멀다하고 궁전극장에서 오페라를 공연했다. 평균적으로 1년에 150회의 오페라를 공연했다고하니 이건 대단한 숫자이다. 고용주인 에스터하지 공자가 오페라 팬이었으므로 하이든으로서도 오페라를 작곡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래서 토털 13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오늘날 하이든의 오페라는 별로 공연되고 있지 않다. 유감스런 일이다.

 

'무인도'의 한 장면

 

하이든의 오페라를 작곡 연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거의 모두 아이젠슈타트의 에스터하지 궁전에서 초연되었다. 대본은 대체로 이탈리아어로 되었다.

 

● 1762. Acide e Galatea(아치드와 갈라테아). 페스타 테아트랄레(Festa teatrale). 1막. 1773/74년에 수정

● 1766. La canterina(여가수: The Songstress. The Diva). 인터메쪼 인 무지카(Intermezzo in musica). 2 막

● 1763? La marchesa nespola. 코메디아

● 1768. La speziale(약사: The Apocaracy). 드라마 지오코소(Dramma giocoso). 3막. 카를로 골도니 대본

● 1769. Le pescatrici(고기잡이 여인들: The Fisherwomen). 드라마 지오코소. 3막. 카를로 골도니 대본

● 1773. L'infedelta delusa(속고 속이기: Deceit Outwitted). 벌레타 페르 무지카(Burletta per musica). 3막. 마르코 콜텔리니 (Marco Coiltellini)대본

● 1773. Philemon und Baucis(빌레몬과 바우치스). 징슈필. 2막. 고틀리브 콘라트 페펠(Gottlieb Konrad Pfeffel) 대본

● 1775. L'incontro improvviso(우연한 만남: Unexpected encounter). 드라마 지오코소. 3막. 칼 브리베르트(Carl Friberth) 대본

● 1777. Il mondo della luna(달세계: The world on the moon). 드라마 지오코소. 3막. 카를로 골도니 대본

● 1779. La vera costanza(진정한 정절: True constancy: 사랑의 승리). 드라마 지오코소. 3막. 프란체스코 푸티니(Francesco Puttini) 대본. 1785년 수정

 

'진정한 정절' 무대

 

● 1779. L'isola disabitata(무인도: The desert island). 아치오네 테아트랄레(Azione teatrale). 2 파트. 메타스타시오 대본

● 1780. La fedelta premiata(보상받은 정절: Fidelity rewarded). 드라마 지오코소. 3막. 지암바티스타의 L'infedelta fedele 를 바탕으로 삼음

● 1780. Orlando paladino(용사 올란도: Paladine Orlando). 드라마 에로이코미코(Dramma eroicomico). 3막. 카를로 프란체스코 바디니(Carlo Francesco Badini)의 Le pazzie d'Orlando를 바탕으로 눈치아노 포르타(Nunziano Porta)가 대본 작성. 원작은 루도비코 아리오스토(Ludovico Ariosto)의 Orlando furioso(분노의 올란도)

● 1783. Armida(아르미다). 드라마 에로이코. 3막. 토르쿠아토 타소(Torquato Tasso)의 Gerusalemme liberata(예루살렘 해방)을 바탕으로 삼음.

● 1791. L'anima del filosofo(철학자의 영혼: The Soul of Philosopher: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 하이든이 1791년(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해), 런던에 가서 지낼 때에 L'anima del filosofo (또는 Orfeo ed Euridice)를 작곡했다. 4막의 드라마 페르 무지카이다. 대본은 카를로 프란체스코 바디니가 썼다. 오르페오 스토리는 수많은 작곡가들이 오페라의 소재로 삼았지만 하이든도 오르페오를 소재로 하여 오페라를 만들었다. 하이든이 에스터하지 궁전을 떠난 후에 처음으로 작곡한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는 런던에서 공연되지 못하였다. 무슨 모함이 있어서였다.

 

'달세계'의 무대. 현대적 연출. 비엔나 실내오페라

 

페스타 테아트랄레(Festa teatrale)에 대하여 조금 설명코자 한다. 원래는 연극의 한 장르를 표현하는 용어지만 나중에는 오페라의 한 장르를 설명하는 용어로서 많이 사용되었다. 페스타 테아트랄레를 어떤 장르라고 분명하게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보면 오페라 공연에 있어서 제1막, 제2막 식으로 전체가 각 막으로 구분되어 있으면 페스타 테아트랄레라고 불렀고 그런 막의 구분이 없이 공연되거나 또는 편의상 두 파트로 나누어 공연하면 세레나타라고 불렀다. 페스타 테아트랄레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드라마틱 작품이지만 세레나타는 비록 드라마티코(drammatico)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드라마틱한 내용으로 공연되지는 않았다. 페스타 테아트랄레는 오페라라고 하는 커다란 우산 아래에 들어 있는 작은 장르에 불과하므로 별로 관심을 둘 대상은 아니다. 원래 궁전에서 왕족의 무슨 날을 기념하기 위해 엔터테인멘트(여흥)로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별로 길지도 않다. 그리고 스펙터클하며 웅장한 합창이 나온다. 반면에 정성을 들여서 아리아를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위대한 시인이며 대본가인 메타스타시오는 자기의 대본 중에서 9편에 페스타 테아트랄레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메타스타시오의 대본에 의한 오페라는 거의 모두 비엔나의 궁전에서 공연되었다. 비엔나의 궁전에서 공연된 페스타 테아트랄레의 마지막 작품은 아마도 요한 아돌프 하세의 Partenope(파르테노페)일 것이다. 1767년에 공연되었다. 글룩의 첫번째 개혁오페라인 Orfeo ed Euridice(오프페오와 유리디체)는 간혹 페스타 테아트랄레의 장르로 구분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 장르는 메타스타시오 이후에는 거의 볼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예를 들어 프란체스코 카발리(Francesco Cavalli)는 이 장르에 속한 작품을 여러편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