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32. 주세페 베르디의 '아롤도'(Aroldo)

정준극 2013. 5. 6. 15:53

아롤도(Aroldo)

주세페 베르디의 4막 오페라...리미니에서 초연

영국판 '슈티펠리오'(Stiffelio)

 

아롤도와 미나

 

'아롤도'는 '슈티펠리오'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마치 '예루살렘'(1847)이 '십자군의 첫 롬바드리 사람'(1843)을 바탕으로 한 또 하나의 작품이며 '구즈만의 조반니'(1855)가 '시실리의 만종'(1853)을 바탕으로 다시 만든 작품이라는 것과 같다. '슈티펠리오'는 독일이 무대이며 1850년 트리에스테에서 초연되었다. '아롤도'는 영국이 무대이며 1857년 리미니에서 초연되었다. 대본은 모두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의 것이다. 그리고 '슈티펠리오'는 3막이지만 '아롤도'는 4막이다. 오늘날 '아롤도'는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다. 그렇게 훌륭한 음악인데도 불구하고 자주 공연되지 않고 있음은 아쉬운 일이다. '슈티펠리오'는 이탈리아에서 별로 환영을 받지 못했다. 우선 로마 가톨릭인 이탈리아에서 개신교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있었다. 비록 개신교 목사의 이야기이지만 성직자 부인(사모)의 불륜을 다룬 것이어서 거부감을 주었다. 그리고 무대가 독일이며 등장인물들이 독일인인 것도 거부감을 주는 요인이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위대한 베르디 선생께서 어찌하여 이탈리아 사람들이 싫어하는 독일을 배경으로 했을까라며 의아해 했다. 그래서 트리에스테에서의 초연 이후 이탈리아에서는 '슈티펠리오'의 주인공을 개신교 목사가 아니라 독일의 내무장관으로 바꾸고 이름도 이탈리아 식으로 구글리엘모 웰링로드라고 바꾸어서 그나마 얼마동안의 공연을 할수 있었다. 그러다가 베르디는 트리에스테의 초연이 있은지 6년 후에 대본을 쓴 피아베와 의논해서 음악도 일부 바꾸고 내용도 조금 수정하며 제목도 바꾸어서 다시 발표하였다. '아롤도'였다. 두 작품의 가장 큰 차이는 '아롤도'가 더욱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미나역의 셀리느 포레스트


베르디는 40세에 접어든 1853년부터 그야말로 눈부신 활동을 하였다. 1853년 1월에는 '일 트로바토레'를 내놓았으며 3월에는 '라 트라비아타'를 내놓았다. 이어 1855년 6월에는 '시실리의 만종'의 프랑스어 버전을 완성했고 그해 12월에는 '시실리의 만종'의 이탈리아어 버전인 '구스만의 조반나'(Giovanna de Gusman)를 내놓았다. 이어 44세가 되는 1857년 2월에는 '일 트로바토레'의 프랑스어 버전인 '르 트루브르'(Le trouvere)를 내놓았고 그해 3월에는 '시몬 보카네그라'의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고 8월에는 '슈티펠리오'의 수정본이라고 할수 있는 '아롤도'를 내놓았다. '슈티펠리오'의 배경은 독일이었지만 '아롤도'에서는 영국을 배경으로 삼았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이름들도 영국식으로 바꾸었다. 비록 '슈티펠리오'의 수정본이지만 베르디가 새로운 오페라를 내놓는다고 하니까 온 동리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난리도 아니게 기다렸다. 전국의 베르디 팬들은 마에스트로의 새로운 작품이 어디에서 처음 공연될지를 놓고 논란이 분분했다. 모두들 자기 마을에서 오픈되기를 고대했다. 이미 나와 있던 '슈티펠리오'의 수정본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래도 좋다면서 기다렸다. 하기야 사실상 베르디는 '슈티펠리오'의 음악을 거의 새롭게 고쳐서 '아롤도'를 만들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줄거리와 음악적인 메시지는 비슷하다고 해도 같은 작품이라고 간주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미나와 아롤도, 그리고 에그베르토


'슈티펠리오'는 개신교 목사의 사모가 불륜을 저지르는 내용이기 때문에 검열당국으로부터 '부도덕하고 온당치 못한 내용'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게다가 '슈티펠리오'는 독일 주인공들이 나오는 내용이므로 일부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거부반응을 주었다. 그리고 로마 가톨릭인 이탈리아에서 개신교 목사님의 이야기는 내용이야 어떻든 별로 호감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에서도 한정된 극장에서나 엔조이되었다. 제목을 바꾸어 보자는 의견들이 있었다. 베르디와 피아베는 처음에 '슈티펠리오'의 제목을 '구글리엘모 웰링로우드'(Guglielmo Wellingrode)로 정하려고 했었다. 그러므로 원래 제목으로 바꾸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있었던 것이다. 이와 함께 마지막 막의 내용을 바꾸자는 제안도 있었다. 베르디는 구글리엘모 버전으로 돌아가는 것과 마지막 막의 내용을 바꾸자는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무언가는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1856년 봄에 대본을 쓴 피아베와 협의하여 스토리를 다시 쓰고 음악도 상당히 고치거나 추가하였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복잡한 작품이 되었다. 에드워드 벌워 라이턴(Edward Bulwer-Lytton)의 소설인 Harold: the Last of the Saxon Kings(해롤드: 마지막 색슨 왕)에서 어떤 영감을 받았다. 우선 무대를 독일이 아닌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로 잡았다. 주인공은 개신교 목사가 아니라 십자군 전쟁에서 돌아온 아롤도로 정했다. 월터 스콧의 1825년도 소설인 The Betrothed(약혼자) 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이 소설은 이미 1829년에 조반니 파치니가 Il Contestabile di Chester라는 제목의 오페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낯설지 않는 것이었다. 또한 월터 스콧의 '호수의 여인'(The Lady of the Lake)도 '아롤도'에 등장하는 은자 브리아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었다.

 

브리아노, 아롤도, 미나

 

베르디와 피아베의 '슈티펠리오' 수정 작업은 1857년 3월에도 완성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베르디는 '일 트로바토레'의 파리 버전인 Le trouvere를 준비해야 했고 또한 '시몬 보카네그라'의 마무리 작업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롤도'에 작업도 추진해야 했다. 베르디와 피아베는 다시 공동작업에 들어가서 1857년 8월 리미니에서의 초연을 목표로 삼았다. 베르디와 스트레포니가 그해 7월 23일에 리미니에 도착해서 보니 피아베와 지휘자인 안젤로 마리아니(Angelo Mariani)가 그동안 준비를 열심히 하여서 상당히 진행이 되어 있었다. 안젤로 마리아니는 베르디와 몇년전부터 친구로 지낸 사람으로서 리미니의 '아롤도' 초연의 지휘를 맡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리미니에서의 '아롤도' 공연에는 히스테리와 같은 상황들이 있었다. 우선 위대한 베르디 선생께서 직접 초연에 참석하신다고 하니까 너도나도 베르디의 얼굴이라도 보겠다면서 난리도 아니었다. 여기에 참으로 기대하지도 않은 사건이 벌어졌다. 다른 도시에서 온 사람들이 어찌하여 '아롤도'의 초연을 리미니에서 가지냐면서 항의들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은 '아롤도'의 초연에 참석하여 역사적인 증인들이 되고 싶어했다. 그런 저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리허설은 훌륭하게 진행되었다. 지휘자인 안젤로 마리아니는 '베르디 선생은 매우 매우 기뻐하셨다. 나도 그랬다'라고 말했다.

 

현대적 연출. 로열 스트래트포드 극장


'아롤도'가 비록 '슈티펠리오'의 동생이라고 하지만 '아롤도'의 초연이 있기까지는 여러 변경이 이루어졌다. 우선 3막의 '슈티펠리오'의 4막으로 변경되었다. '아롤도'의 4막은 새로 만든 것이었다. 지휘자인 안젤로 마리아니는 4막에 대하여 '한마디로 장대하다. 폭풍과 같은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목가적인 합창도 나온다. 그리고 안젤루스 데이(Angelus Dei)는 캐논 형태로 처리되었으며 아름답게 엮어졌다'고 말했다. 주인공의 이름들은 리나가 미나가 되었고 슈티펠리오는 이미 결정한 대로 아롤도가 되었으며 스탄카르는 에그베르토고 변형되었고 베이스 역할인 외르그는 브리아노로 통합되었다. 베르디는 '아롤도'를 완성하고서 볼로냐를 초연 장소로 선택했다. 그러나 리미니로 결정되었다. 악보출판가이며 친구인 리코르디가 리미니를 강력히 추천했기 때문이었다. 리미니의 테아트로 누오보 코뮤날레가 '아롤도'의 초연장소로 선정되었다. 리미니에서의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대성공이라는 표현보다는 엄청난 성공이라는 표현이 더 적당할 것이다. 베르디는 무대에 무려 27번이나 나와서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에 응답해야 했다. 볼로냐는 그런 기회를 놓치고 속이 상해 있었다. 리미니에서의 초연이 끝나자마자 볼로냐가 베르디를 모셔갔다. 이어 토리노, 트레비소, 베로나가 '아롤도'를 무대에 올렸다. 이듬해인 1858년에는 베니스의 라 페니체, 크레모나, 파르마, 플로렌스, 그리고 로마의 무대에 차례로 소개되었다. 1859년에는 말타에서 공연되었고 그후 2년 동안은 제노아, 트리에스테, 리스본, 팔레르모의 무대를 장식했다. 1864년 봄에는 토리노에서 공연되었고 그후 1870년까지 파비아, 코모, 모데나, 그리고 베니스에서 다시 공연되었다. '아롤도'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엇다. 1859년 밀라노 공연은 재앙이었다. 검열당국 때문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 때문에 재앙이었다. 일반 대중들은 밀라노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베르디 선생께서 '아롤도'를 다른 도시에서 첫 공연을 하자 기분이 몹시 언짢아 있었다. '아롤도'의 내용이 개신교에 대한 것도 받아들이기에 거북했다. 무엇보다도 밀라노에서의 출연자들이 별로 형편이 없었다.

 

아롤도가 고드비노를 위협하는 것을 에그베르트가 지켜보고 있다.

                                      

오늘날 '아롤도'는 베르디의 작품 중에서 별로 공연되지 않고 있는 작품이다. 더구나 1968년에 '아롤도'의 아버지가 되는 '슈티펠리오'가 재발견된 이후로는 '슈티펠리오'가 공연되는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아롤도'는 그렇지가 못했다. 다만, 1959년에 웩스포드 페스티발에서 리바이발되었고 1963년에 미국의 뉴욕 음악원에서 공연되었으며 1964년에는 런던에서 처음으로 공연되기는 했다. 그러다가 1979년에 뉴욕에서 콘서트 버전으로 연주회가 열렸다. 몽세라 카바예와 후안 폰스(Juan Pons)가 출연한 연주회였다. 한편, 뉴욕 그랜드 오페라는 1993년에 '아롤도'의 무대 공연을 갖고 그것이 미국에서의 '아롤도' 초연이라고 주장했다. 1985-86년 시즌에는 베니스의 라 페니체가 '슈티펠리오'와 '아롤도'의 두편을 동시에 무대에 올려 관심을 끌었다. 1990년에는 사라소타 오페라가 '베르디 사이클'의 일환으로 '아롤도'를 공연했다. 소프라노 필리스 트레이글(Phyllis Treigle)이 미나 역을 맡은 것이었다. 가장 최근의 경우는 2009년 스페인의 빌바오에서 공연한 것이었다.

 

등장인물들은 이미 약간 소개하였거니와 그래도 다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인 아롤도(T)는 색슨의 기사로서 십자군 전쟁에 참가했던 사람이다. 그의 부인이 미나(Mina: S)이다. 에그베르토(Egberto: Bar)는 미나의 아버지이다. 고드비노(Godvino: T)는 미나의 아버지의 집에 온 손님으로 모험가이다. 브리아노(Briano: B)는 신앙심이 깊은 은둔자이다. 엔리코(T)는 미나의 사촌이다. 엘레나(MS)도 역시 미나의 사촌이다. 시기는 1200년 경이며 장소는 잉글랜드의 켄트와 스코틀랜드의 로몬드 호수(Loch Lomond)이다.

 

'아롤도' CD

 

[1막] 1장. 켄트에 있는 이롤도의 성에 있는 홀이다. 모두들 십자군 전쟁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아롤도를 마지하기 위해 분주하다. 그러나 아롤도의 부인인 미나의 마음은 도무지 편치 않다. 두렵고 미칠것만 같은 심정이다. 그리고 후회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미나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자기의 불륜을 고백한다. 미나가 기도하면서 부르는 아리아가 Ciel, ch'io respiri(하늘이여, 숨을 쉬도록 해주소서)이다. 신앙심이 깊은 은둔자 브리아노가 십자군 전쟁에서 돌아온 아롤도와 함께 들어온다. 아롤도는 사랑하는 미나가 어딘지 불안하고 혼란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걱정이다. 아롤도에게 있어서 미나는 그가 사라센과 싸우기 위해 오래동안 전쟁터에 있을 때에 살아야 한다는 희망과 영감을 불러일으켜준 존재였다. 아롤도는 브리아노에게 그 오랜 기간 동안 자기만을 기다리며 정절을 지킨 미나로 인하여 결국 자기가 죽지 않고 살아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롤도가 기도를 끝낸 미나의 손을 잡아 일으킨다. 아롤도는 미나가 자기를 위해 기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아롤도는 미나의 손가락에 자기가 준 반지가 없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아롤도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에 아롤도에게 주며 장차 아내가 될 사람에게 전해 주라고 했던 반지였다. 아롤도는 미나에게 반지가 어디있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아롤도는 미나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어떤 생각이 있기에 반지를 끼지 않고 있는지를 알고자 한다. 그러한 때에 손님들이 도착했다는 전갈이 온다. 아롤도와 브리아노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급히 나간다.

 

미나의 아버지인 에그베르토가 들어온다. 미나가 무슨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본다. 에그베르토는 얼마전부터 미나와 고드비노 사이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에그베르토는 직감적으로 미나가 고드비노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미나가 쓰고 있는 편지를 낚아 채어 집어든다. 미나는 처음 몇 줄만의 글을 썼을 뿐이다. 에그베르토가 큰 소리로 편지의 글을 읽는다. '사랑하는 아롤도, 나는 더 이상 당신에게 가치있는 존재가 아닙니다'라고 적혀 있다. 에그베르토는 순간적으로 아롤도가 아직 미나의 불륜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그베르토는 미나에게 절대로 아롤도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입다물고 있으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아롤도의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확인하라고 말한다. 에그베르토와 미나의 듀엣이 Dite che il fallo a tergere(마음 속의 죄를 씻어 버릴 용기가 부족하다는 말이냐?)이다. 그러나 미나는 고드비노를 마음 속에서 지워버리기가 어렵다면서 아버지의 말에 순종할 뜻이 없다는 표정이다. 에그베르토는 미나에게 아비의 말에 복종하라고 하면서 계속 아롤도에게 성실하라고 당부한다. 에그베르토와 미나의 계속되는 듀엣이 Ed io pure in faccio agl'uomini(나의 분노를 억제해야만 하는가....나의 수치를 마음 속에 두지 말아야 하는가?)이다. 에그베르토는 마지막으로 미나에게 '더 이상 울지 말아야 한다. 아내로서 의무를 생각해야 한다. 아무도 너를 의심하고 있지 않다'라면서 설득을 한다. 이제 미나의 마음은 누그러지고 밝아지는 것 같다. 에그베르토와 미나의 마무리 듀엣이 Or meco venite, il piano non vale(자 나와 함께 가자, 눈물을 흘리는 것이 너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이다.

 

남편 몰래 불륜을 저질러서 번민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미나

 

2장. 무대의 내부 한쪽에서는 연회가 열리고 있는 중에 고드비노가 아무도 몰래 미나의 방으로 숨어 들어온다. 고드비노는 미나가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고 있어서 탄식한다. 그러면서 미리 써가지고 온 편지를 미나의 편지책을 열쇠로 열고 넣는다. 고드비노는 미나의 편지책을 두 사람간의 연락장소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열쇠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마침 방에 들어오던 브리아노가 고드비노의 이상한 행동을 보고 미심쩍어서 몸을 숨기고 지켜본다. 브리아노는 처음 보는 사람이 미나의 방에 들어와서 기웃거리는 것을 보고 누군지 몰라서 부쩍 의심이 든다. 브리아노는 그가 아롤도의 친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방으로 몰려 들어온다. 그 틈을 이용해서 고드비노는 사람들 틈에 끼어서 모습을 감춘다. 모두들 아롤도의 무사귀환을 다시한번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브리아노가 아롤도에게 다가와서 방금 전에 이 방에서 보았던 일을 설명해준다. 그러면서 미나의 편지책이 있는 장소를 손으로 가르킨다. 그런데 마침 미나의 사촌인 엔리코가 한쪽 탁자 위에 있는 편지책을 슬며시 집어 들고 어디론가 간다. 브리아노는 아롤도에게 편지를 넣은 사람이 엔리코일지도 모른다고 얘기한다. 왜냐하면 모두들 비슷비슷하게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구별이 잘 되지 않아서이다. 아롤도는 자기의 명예가 배신당했다고 말하면서 엔리코에게 의심을 화살을 던진다. 아롤도는 팔레스타인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아롤도의 아리아가 Vi fu in Palestina(팔레스타인에서도 어떤 사람이)이다. 아롤도는 미나가 편지책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분명히 편지책 안에 비밀 편지가 있다고 생각하여 미나를 불러온다. 미나는 편지책을 일부러 열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자 아롤도는 편지책을 집어 들고 억지로 연다. 편지 한 장이 바닥에 떨어진다. 그때 에그베르토가 재빨리 나타나서 바닥에 떨어진 편지를 집으면서 아무도 이 편지를 보아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아롤도가 화가 나서 어찌할줄 몰라한다. 미나는 아버지인 에그베르토를 감싼다. 에그베르토는 모든 문제의 발단이 고드비노에게 있다고 믿어서 고드비노에게 교회 구내에 있는 묘지에서 만나자고 요구한다.

 

[2막] 미나가 교회 묘지에 홀로 있다. 미나는 절망중에 있다. 미나의 아리아가 Oh Vielo, dove son'io(오 하늘이여 나는 어디 있습니까?)이다. 고드비노가 나타나자 미나는 자기를 제발 혼자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하며 자기의 반지를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고드비노는 미나에게 사랑한다고 선언하고 미나를 보호하기 위해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나는 무덤으로부터 어머니의 음성을 들었다고 하면서 다시한번 고드비노에게 떠나 달라고 간청한다. 미나의 아리아가 Ah, dal sen di quella tomba(아, 무덤 깊숙한 곳에서 불길한 울림이 메아리쳐 오네)이다. 잠시후 에그베르토가 두 사람 앞에 나타난다. 에그베르토는 미나를 돌려보내고 고드비노에게 두 자루의 칼을 내밀며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고드비노는 그럴수 없다면서 칼을 들기를 거절한다. 에그베르토는 고드비노에게 '그대는 명예에 대한 어떤 느낌도 없느냐?'면서 어서 칼을 잡으라고 강요한다. 고드비노가 계속 칼을 들기를 거절하자 에그베르토는 고드비노를 비겁자라고 비난하며 사람들에게 그가 형편없는 종자라고 밝히겠다고 말한다. 고드비노는 그 말에 도저히 참지 못하고 결투 요청을 받아 들인다. 두 사람은 아롤도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말하노니 결투를 중지하시오'라고 소리친다. 그제서야 두 사람을 칼을 거둔다. 아롤도가 고드비노의 손을 잡고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자 에그베르토는 아롤도에게 어떻게 자기를 배신한 자의 손을 잡을 수가 있느냐면서 분개한다. 미나가 다시 나타나자 아롤도는 그제서야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깨닫는다. 아롤도의 아리아가 Ah no! e impossibile(아,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내가 잘못 알았다고 말해주시오)이다. 에그베르토는 아롤도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하고 미나가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아롤도는 고드비노에게 칼을 돌려주며 결투를 요청한다. 고드비노가 거절한다. 브리아노가 도착하여 아롤도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한다. 아롤도는 '내 마음은 모든 것을 잃었다'면서 절규한다. 교회 안에서는 교구민들이 기도하는 소리가 들려 나온다. 모두 자기를 용서해 달라고 간구한다. 아롤도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번민 중에 있는 미나

                                                    

[3막]. 에그베르토의 성에 있는 어떤 구석방이다. 에그베르토는 복수를 하지 못하게 되어 명예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고드비노가 미나를 데리고 교회 묘지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에그베르토는 칼을 빼어 한 쪽에 놓고는 O spada dell'onor(오 명예의 검이여...나에게서 떠나라)라고 외친다. 그는 딸을 잃은데 대하여 심히 절망하며 아롤도에게 보내는 작별의 편지를 쓴다. 에그베르토의 아리아가  Mina, pensai che un angelo(미나여 나는 너를 통해서 하늘이 순수한 사랑의 한 줄기 빛으로 나에게 천사를 보내 준것으로 믿었다)이다. 그런 후에 에그베르토는 독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 이때 브리아노가 마침 아롤도를 찾아 왔다가 에그베르토를 보고 독을 빼앗는다. 그리고는 방금 고드비노가 체포되어 성으로 데려왔다는 소식을 말해 준다. 그말을 들은 에그베르토는 다시 칼을 집어 들고 기쁨을 표시한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두 사람 중에 하나는 죽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에그베르토의 아리아가 Oh gioia inesprimibile(오 말로 표현할수 없는 기쁨)이다. 에그베르토가 뛰쳐 나간다.

 

[4막] 스코틀랜드의 로크 로몬드 근처의 계곡이다. 석양이 내릴 때에 목동들과 사냥꾼들과 농부들이 호반에 모여 있다. 그들이 떠나려 할때 아롤도와 브리아노가 나타난다. 아롤도는 아직도 미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두 사람은 기도를 드린다. 저녁이 되어 폭풍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이 어서 집으로 돌아간다. 아롤도와 브리아노도 마을로 돌아간다. 풍랑을 헤치고 보트 한 척이 가까스로 호숫가에 도착한다. 미나와 에그베르토가 타고 있다. 배는 거의 파손되어 있다. 두 사람은 마을로 찾아 들어가 어느 집의 문을 두드린다. 아롤도가 나타난다. 미나와 에그베르토는 깜짝 놀란다. 그러나 아롤도는 두 사람을 보자 분노한다. 왜냐하면 아롤도와 브리아노는 미나와 에그베르토를 다시는 만나지 않는 먼 곳으로 도피하여 왔는데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에그베르토는 아롤도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아롤도에게 미나를 만일 부인으로 받아 들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딸이라도 좋으니 거두어 달라고 간청한다. 미나는 격한 감정의 에그베르토를 진정시키려고 한다. 미나의 아리아가 Taci, mido padre, calmati(그만 말하세요 아버지, 진정하세요)이다. 미나는 아롤도로부터 마지막 용서를 구하기 위해 간청한다. 미나, 아롤도, 에그베르토의 트리오가 Allora che gl'anni(연륜의 무게를 생각할 때)이다. 브리아노가 앞으로 나서서 성경에 있는 구절을 말한다.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지라'라는 구절이다. 아롤도는 마침내 에그베르토와 브리아노의 간청에 못이겨 부인인 미나를 용서한다. 모두들 '신성함이 승리하도다'라며 환호한다. 아롤도와 미나는 드디어 포옹한다. 두 사람은 다시 결합한다.

 

아롤도와 미나

 

[명음반] 아롤도, 미나, 에그베르토, 브리아노 - 지휘자, 오케스트라

 

- 1951년: Vasco Campagnano, Maria Vitale, Rolando Panerai, Felice de Manuelli - Arturo Baile, Orchestra Sinfonica e Coro di Torino della RAI

- 1975년: Gianfranco Cecchele, Angeles Gulin, Licinio Monefusco, Alfredo Zanazzo - Maurizio Rinadi, Orchestra and Chorus of RAI Milan

- 2001년: Neil Shicoff, Carol Vaness, Anthony Michaelis-Moore, Roberto Scandiuzzi - Fabio Luisi, Orchestra and chorus of Maggio Musical Fiorentino

- 2003년: Gustavo Porta, Adriana Damato, Franco Vassallo, Enrico Giuseppe Iori - Piergiorgio Morandi, Orchestra della Fondazione Toscanini

 

[음악] '아롤도'의 음악은 '역시 베르디구나!'라고 감탄할 정도로 훌륭하다. 그런데도 오늘날 '아롤도'가 자주 공연되지 못하고 있음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1. 서곡

2. Tocchiamo a gaudio insolito(하객들의 합창)

3. Ciel chio respiri(미나)

4. Salvami tu gran Dio(아롤도-미나)

5. Egli viene perche si triste(아롤도-미나-브리아노)

6. Sotto il sol di Siria ardente(아롤도-미나)

7. Ma lacrrime ti grondano(아롤도-미나)

8. Ebben parlatemi(아롤도)

9. Tosto ei disse(에그베르토)

10. Dite che il fallo a tergere(에그베르토-미나)

11. Ed io pure in faccia agl'uomini(에그베르토-미나)

12. Or meco venite(에그베르토-미나)

14. O Mina tu mi sfuggi(고드비노-브리아노)

15. E bello di guerra(브리아노-아롤도-손님들)

16. Eterna vivra in Kent(에그베르토-아롤도-손님들)

17. Vi fu in Palestina(아롤도-미나)

18. Forse d'un traditore(아롤도)

19. Noi volete farlooe io stesso(트리오와 합창: 에그베르토-미나-아롤도, 손님들)

20. Oh! cielo dove son io(미나)

21. Ah! dagli scanni eterei(미나)

22. Mina voi qui(고드비노-미나)

23. Io resto Arolod allora(미나-에그베르토-아롤도)

24. Nessun demone niun Dio(고드비노-에그베르토-아롤도)

25. Ah! no e impossibile(아롤도-미나-에그베르토-고드비노)

26. Dessa non e comprendio(아롤도-브리아노-고드비노)

27. Ei fugge e con tal foglio(에그베르토)

28. Mina pensai che un angelo(에그베르토)

29. Ah! si finisca (브리아노-에그베르토)

30. Oh! gioia inesprimibile(에그베르토)

31. L'istante s'avvicina(고드비노-아롤도)

32. Inevitabil fu questo colloqui(아롤도-미나)

33. Non allo sposo(아롤도-미나)

34. Come fossi a Dio presente(미나)

35. Vieni al tempio del Signore(아롤도-미나)

36. Cade il giorno(합창: 목동들/사냥꾼들/여인들)

37. Cantan felici(아롤도-브리아노)

38. Angio di Dio custode mio(아롤도-브리아노)

39. Al lago al algo(합창)

40. Bussate a quella porta(합창)

41. Ah! piu non reggo(미나-에그베르토)

42. Chi v'ha accordate(에그베르토-아롤도-미나)

43. Allora che gl'anniquart(미나-아롤도-에그베르토-브리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