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매력의 분수

4구 뷔덴의 분수들

정준극 2013. 5. 21. 08:07

4구 뷔덴의 분수들

천사들과 모차르트의 하모니

 

⊙ Badende Brunnen(바덴데 브룬넨) - 목욕하는 사람들 분수

 

두 명의 여인와 어린아이가 목욕을 하고 있는 모습의 분수이다. 콜쉬츠키가쎄 14-18번지의 가운데 공간에 있다. 1950년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조경용으로 만든 것이다. 비엔나 출신의 조각가 프란츠 바르비히(Franz Barwig: 1903-1985)의 작품이다. 프란츠 바르비히의 아버지도 조각가였다. 프란츠 바르비히(아들)은 4구 푹스바움가쎄 9-13번지의 공간에 있는 '목동과 양떼'(Hirte mit Schafen) 등 비엔나에 여러 조각작품들을 남겼다. 처음에는 물이 찰찰 흘러넘치는 분수였으나 지금은 안타깝게도 말라비틀어져 있다. 특별히 소개하지 않으려다가 그래도 이런 모습의 분수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기 위해 소개하는 바이다.

 

목욕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삼은 콜쉬츠키가쎄의 바덴데 분수

 

⊙ Engelbrunnen(엥겔브룬넨) - 천사 분수

 

뷔덴의 대로인 뷔드너 하우프트슈트라쎄(Wiedner Hauptstrasse) 55번지에 있다. 1893년에 체코의 조각가인 안토닌 파벨 바그너(Antonin Pavel Wagner: 1834-1895)가 제작했다. 안토닌 파벨 바그너는 비엔나 자연사박물관 외벽에 있는 아시아(Asien) 조각 등을 제작하였다. 천사라고 했지만 그리스 여신의 모습이다. 더구나 날개도 없다. 천사는 남녀의 구별이 없는데 여성으로 표현했다. 아랫쪽 두 사람의 입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청동 조각이다.

 

천사분수

 

⊙ Mozartbrunnen(모차르트브룬넨) - 모차르트 분수

 

모차르트플라츠(모차르트광장)에 있다. 차우버플뢰텐브룬넨(Zauberflötenbrunnen: 마술피리분수)라고도 부른다. 1905년에 오토 쇤탈(Otto Schönthal)과 칼 볼레크(Carl Wolleck)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브르노 출신의 칼 볼레크는 슈타트파르크에 있는 세바스티안 크나이프 분수도 제작하였다. 모차르트플라츠 부근에는 과거 18세기에 테아터 아우프 데어 뷔덴(Theater auf der Wieden: 뷔덴극장)이 있었다. 이곳에서 1791년에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초연되었다. 뷔덴극장은 현재 뷔드너 하우프트슈트라쎄 23-25번지에 있는 파파게노호텔 자리에 있었다. 분수는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타미노 왕자가 마술피리를 불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타미노 왕자의 뒤에는 파미나 공주가 바짝 붙어 있음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두 사람의 양 옆에는 악어처럼 생긴 괴수와 사자처럼 생긴 괴수가 무얼 물어 뜯으려는 듯 웅크리고 있는 조각이 있다. '마술피리'에 나오는 용 또는 뱀을 상징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모차르트 찬미자라면 한번 쯤은 이곳을 반드시 찾아와서 묵상을 함이 당연할 것이다.

 

모차르트분수. 모차르트분수하고 해서 서 있는 사람이 모차르트이고 그 뒤에 바짝 붙어 있는 여자가 부인 콘스탄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아니고 실은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타미노 왕자와 파미나 공주이다.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타미노 왕자와 파미나 공주

                                    

⊙ Säulenbrunnen(조일렌브룬넨) - 기둥분수

 

뷔드너 하우프트슈트라쎄 52번지 앞에 있다. 토스카니 양식의 기둥(조일레)을 세웠기 때문에 조일레브룬넨이라고 부른다. 꼭대기에는 둥근 공모양의 장식품을 얹어 놓았다. 언제 만들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기둥분수

 

⊙ Schutzengelbrunnen(슈츠엥겔브룬넨) - 수호천사 분수

 

릴케플라츠(Rilkeplatz) 4-6번지 앞에 있다. 슈츠엥겔은 수호천사를 말한다. 기둥 위에 천사가 서 있는 모습이다. 원래는 이레네 하란트 플라츠(Irene-Harand-Platz)의 파울라너키르헤(Paulanerkirche) 앞에 있었으나 1963년에 이곳으로 옮겼다. 파울라너키르헤는 일찍이 13세기에 성안토니우스에게 봉헌된 교회이다.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을 설계한 아우구스트 지카르트 폰 지카르드스부르크와 에두아르드 반 데어 뉠이 공동으로 설계한 분수이다.

 

뷔드너 하우프트슈트라쎄의 수호천사분수는 비엔나에서도 몇 안되는 천사를 주제로 한 아름다운 분수이다.

 

⊙ Spielende Bären Brunnen(슈필렌데 배렌 브룬넨) - 놀고 있는 곰 분수

 

독토르 칼 란트슈타이너 파르크(Dr.-Karl-Landsteiner-Park)에 있는 자연석으로 만든 분수이다. 콜쉬츠키가쎄 9-13번지와 셸라인가쎄(Schelleingasse) 28-30번지의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다. 1952년에 프란츠 바르비히(아들)이 제작했다. 어미 곰과 아기 곰이 서로 안고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독토르 칼 란트슈타이너(1868-1943)은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 겸 의사로서 1900년에 처음으로 혈액형의 현대적 시스템을 확립했다. 독토르 칼 란트슈타이너와 곰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조경용으로 만든 분수이다. 좌단의 물이 나오는 입구도 곰머리를 사용했다.

 

슈필렌데 배렌 분수

                      

⊙ Tilgner-Brunnen(틸그너 브룬넨) - 틸그너 분수

 

거장 빅토르 틸그너(Viktor Tilgner: 1844-1896)가 남긴 조각작품을 모델로 하여 1902년에 세운 분수이다. 칼스플라츠의 레셀파르크(Resselpark)에 있다. 조각은 청동이며 좌단은 화강암이다. 빅토르 틸그너는 링슈트라쎄의 부르크가르텐에 있는 유명한 모차르트 기념상, 슈타트파르크의 브루크너 기념상 등을 만든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조각가이다. 푸토들이 물고기를 데리고 놀고 있는 모습의 조각이다.

 

빅토르 틸그너가 제작한 분수. 칼스플라츠의 레셀공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