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위대한 발자취

비엔나와 비발디

정준극 2013. 5. 23. 15:54

비엔나와 비발디

 

안토니오 비발디.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는 베니스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베니스에서 생애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러다가 1739년이나 1740년초에 오페라 공연 때문에 비엔나에 왔다. 비발디는 비엔나에 왔지만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고 더구나 자기를 후원해 줄것으로 믿었던 샤를르 6세 황제가 1740년에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경제적으로 도와줄 후원자를 없어서 가난하게 지내다가 장염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 위대한 작곡가의 마지막으로서는 너무나 비참한 일이었다. 비엔나에 온 비발디는 처음에 캐른트너토르극장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해서 지냈다. 아무래도 캐른트너토르극장에서의 오페라 공연에 관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캐른트너토르극장이 있었던 자리의 일부에는 자허호텔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 뜻밖에도 자기를 비엔나로 불러준 샤를르 6세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비발디는 다른 왕족들로부터 어떤 후원도 기대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고정적인 수입이 없이 지내야 했다. 그러나 비발디는 남에게 빚을 얻기를 대단히 싫어했다. 결국 가난에 지친 생활을 해야 했던 비발디는 1741년 7월 27일 또는 28일의 밤에 세상을 떠났다. 비발디가 세상을 떠난 곳은 현재의 자허호텔 자리에 있던 집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허호텔의 기념품 상점이 있는 자리였다. 당시 어떤 말안장 만들던 사람의 미망인이 주인인 집이었다. 오늘날 그 집은 철거된지 오래이고 그 자리에 자허호텔이 들어서 있다.

 

캐른트너슈트라쎄의 도로에 설치되어 있는 비발디 기념 별모양의 명판


오늘날 자허 호텔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비발디 기념명판. 비발디가 이곳에 있던 집에서 1741년에 거주했었다는 내용이다.

오늘날의 자허 호텔. 왼편 건물은 슈타츠오퍼이다. 자허 호텔이 있는 곳에 비발디가 살던 집이 있었다.                   


비발디는 1741년 7월 28일 비엔나의 어떤 공립병원이 관리하는 공동묘지에 간소하게 매장되었다. 그 장소는 현재 칼스플라츠에 있는 비엔나공과대학(TU) 자리이다. 칼스키르헤의 옆이다. 당시에 그 곳은 비엔나의 어떤 시립병원의 소유였다. 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극빈자, 무의탁 노인들, 고아들, 또는 사형집행을 당한 죄수들의 시신을 매장하는 장소로서 병원 앞의 공터를 이용하였다. 비발디의 묘소는 그 곳에 있는 다른 묘소와 마찬가지로 평범하기가 이를데 없는 것이었다고 한다. 비발디의 장례식은 슈테판성당에서 거행되었다. 비발디가 비엔나에 와서 살았던 집이 슈테판성당의 교구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하이든은 슈테판성당의 소년합창단원이었다. 하지만 어린 하이든이 비발디를 잘 알지도 못했고 안다고 해도 그를 위해 할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더구나 당시에는 장례식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하이든은 노래를 잘 불렀지만 그렇다고 비발디의 장례식에서 노래를 불렀을 리는 만무하다. 어떤 기록에 의하면 비발디의 장례식 비용은 19 굴덴 45 크로이처라고 되어 있다. 당시 서민층으로서는 상당히 부담하기 어려운 액수였다. 아마 그나마 친구들이 추려맿서 장례식 비용을 감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발디가 세상을 떠난 집이 있었던 자허 호텔과 비발디의 묘지가 있었던 칼스플라츠의 비엔나공과대학의 건물에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명판이 붙어 있다. 1978년 비발디 탄생 300 주년을 기념하여 설치되었다. 그리고 캐른트너슈트라쎄에 설치한 스타 워크(Wiener Musikmeile)에도 기록으로 남아 있고 또한 루스벨트플라츠에는 비발디의 4계를 상징하는 기념비가 있다. 보티프키르헤 옆의 작은 광장이다.

 

현재의 비엔나기술대학교 벽면에 붙어 있는 비발디 기념 명판. 1741년 7월 28일에 이곳에 매장했다는 내용이다.

칼스플라츠에 있는 비엔나기술대학교(TU Wien). 이 건물은 이곳에 있던 공동묘지 부지에 건설한 것이다. 비발디의 묘소도 이곳에 있었으나 공사로 흔적을 찾을수 없게 되었다.


비엔나에는 비발디를 기념하는 조형물이 하나 있다. 보티프키르헤(Votivkirche)의 북동쪽에 있는 알저그룬트의 루즈벨트플라츠에 있다. 2001년 완공되었다. 제작은 이탈리아 출신의 조각가인 자니 아리코(Gianni Arico)가 맡았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서 '사계'를 형상했다고 하지만 연주자는 세명이다.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 기념 조형물. 6구 알저그룬트의 루즈벨트플라츠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