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위대한 대본가

조바키노 포르차노(Giovacchino Forzano)

정준극 2013. 6. 7. 16:34

조바키노 포르차노(Giovacchino Forzano)

푸치니와 볼프 페라리의 대본 제공

 

조바키노 포르차노

 

조바키노 포르차노(Giovacchino Forzano: 1884-1970)는 이탈리아의 극작가, 대본가, 무대감독, 영화감독으로 수많은 극본을 만들었고 아울러 20세기 이탈리아의 중요한 작곡가들을 위해 오페라 대본들도 완성했다. 우리가 잘 아는 푸치니의 '자니 스키키'(Gianni Schicchi), '수녀 안젤리카'(Suor Angelica), 볼프 페라리의 '슬라이'(Sly) 등은 모두 조바키노 포르차노의 대본에 의한 오페라이다. 포르차노는 플로렌스 지방의 보르고 산 로렌초(Borgo San Lorenzo) 출신이다. 포르차노는 의학을 공부했으나 음악을 사랑하여 바리톤으로 잠시 활동한 일이 있다. 그는 의학보다는 변호사가 되려고 법률을 공부하여 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다가 프리랜서 저널리스트가 되어 이탈리아의 여러 주요 신문에 고정 기고자가 되었다. 그는 1914년에 푸치니를 만나 그로부터 친구로 지냈다. 푸치니는 포르차노에게 3편의 단막으로 구성되는 3부작(일 트리티코)을 작곡코자 하니 대본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포르차노는 3편 중에서 2편만 대본을 쓰겠다고 승낙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자니 스키키'와 '수녀 안젤리카'였다. 그러나 '외투'(Il tabarro)의 대본은 거절하였다. 왜냐하면 주세페 아다미가 이미 '외투'의 대본을 써놓은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3부작(일 트리티코)는 1918년 12월 14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초연되어 대단한 찬사를 받았다. 푸치니의 3부작이 성공을 거두자 다른 작곡가들이 포르차노에게 대본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알베르토 프란케티, 루제로 레온카발로, 에르마노 볼프 페라리, 움베르토 조르다노, 피에트로 마스카니 등이었다.

 

조바키노 포르차노와 자코모 푸치니

 

포르차노는 1920년에 라 스칼라의 무대감독이 되었다. 1930년대까지 거의 10년 이상을 라 스칼라에서 활동했다. 이와 함께 포르차노는 1920년대에 가장 주목받는 극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나중에 베니토 무솔리니가 이끄는 파치스트당의 선전영화를 감독하기도 하여 전후에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의 다른 예술가들 처럼 무솔리니에 협조하여 돈을 받거나 다른 혜택을 받지는 않았다. 그저 예술을 위해 글을 쓰고 영화와 연극을 감독했다. 어떤 극본은 무솔리니와 공동으로 완성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1931년의 Don Buonaparte 이다. 그러나 그는 파치스트가 몰락한 이후에 다시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지 못했다. 그는 1957년에 방대한 내용의 비망록을 펴냈다. Come li ho conosciuti 라는 타이틀이었다. 그가 협동했던 작곡가들의 일화가 폭넓게 수록되어 있어서 이탈리아 오페라사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푸치니와 함께 '자니 스키키'를 제작할 때를 회상하는 기록영화도 만들었다. 그는 1970년에 로마에서 세상을 떠났다. 포르차노의 극본은 경쾌하고 단순한 것이어서 대단한 사랑을 받았다. 아마 1920년대부터 1930년대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에서 가장 자주 공연된 연극 또는 오페라는 거의 모두 그의 대본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쓴 극본이나 대본은 주제가 광범위하다. 플로렌스의 초기 르네상스 시대로부터 프랑스 혁명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인 내용을 주로 내용으로 삼았다. 그런가하면 사회적인 이슈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 주었다. 여성의 사회적인 역할 또는 남녀관계의 성격 등에 대한 것이었다.


푸치니의 3부작 중의 하나인 '수녀 안젤리카'의 한 장면

           

조바키노 포르차노가 완성한 오페라 대본은 다음과 같다.

○ Notte di leggende(알베르토 프란케티: 1915) ○ Lodoletta(피에트로 마스카니: 1917) ○ Gianni Schicchi(자코모 푸치니: 1918) ○ Suor Angelica(수녀 안젤리카: 자코모 푸치니: 1918) ○ Edipo re(루제로 레온카발로: 1919) ○ Il piccolo Marat(피에트로 마스카니: 1921) ○ Glauco(알베르토 프란케티: 1922) ○ I Compagnacci(프리모 리키텔리: 1924) ○ Gli amanti sposi(에르마노 볼프 페라리: 1925) ○ Sly(에르마노 볼프 페라리: 1927) ○ Il re(움베르토 조르다노: 1929)  

 

'자니 스키키'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