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컬 뮤직 팟푸리/오페라와 영화

10인의 거장들이 제작한 '아리아'(Aria)

정준극 2013. 7. 6. 17:28

아리아(Aria)

10인의 거장 영화감독들에 참여한 오페라 영화

'가면무도회' '리골레토' '팔리아치' 등

 

'아리아'의 포스터

 

1980년대 초반에 영국의 버진 그룹에 속한 비주얼 부서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당대의 세계적 거물 영화감독 10인을 선택하여 그들에게 각각 오페라 한 편씩을 맡기고 그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들을 중심으로하여 각자 약 15분에 해당하는 압축 영화를 만들도록 했다. 전체 제작은 스코틀랜드의 영화감독이며 극작가인 돈 보이드(Don Boyd: 1948-)이 맡도록 했다. 돈 보이드는 10편의 짧은 영화들을 취합하여 1987년에 '아리아'라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가 있는 영화가 아니라 10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영화이다. 그러나 각 단편 영화는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다만, 대사는 거의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음악으로만 스토리를 보여주도록 했다. 실제로 대화체의 대사를 사용한 단편은 하나도 없었다. 대사가 필요하다면 아리아의 가사가 대사를 대신했다. 아리아의 가사는 어떤 것은 이탈리아어, 또 어떤 것은 프랑스어, 또 어떤 것은 독일어였다. 솔직히 어떤 단편은 대사가 없고 음악만 나오므로 마치 판토마임을 보는듯 하다. 아무튼 '아리아'는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위대한 오페라 디바-디보들의 노래를 사용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떤 단편은 마치 포르노를 보듯 너무 선정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각 단편에 사용된 음악은 RCA 레코드이 간직하고 있는 오리지널 테이프였다. RCA는 당시에 Erato 레코드를 포함하고 있었다. Erato는 나중에 워너 뮤직(Warner Music)이 되었다. 그리고 RCA는 Sony BMG로 변경되었다. 그래서 이 영화에 사용된 음악의 저작권을 두고 복잡한 일이 많았다. 10편의 단편은 다음과 같다.

 

(1) 가면무도회(Un ballo in maschera) - 주세페 베르디

베르디의 '가면무도회'의 주인공은 스웨덴의 구스타브 3세로서 1792년 3우러 16일 스톡홀름의 오페라극장(Operan)의 가면무도회에서 암살당한 사람이다. 그러나 영화 '아리아'에서는 1931년 알바니아의 초그(Zog)왕에 대한 암살음모를 픽션으로 만든 내용이다. 초그왕은 자기를 암살하려는 자에게 반격을 가하여 암살에서 벗어난 사람이다. 초그왕은 오페라 '팔리아치'를 관람하다가 자리를 뜨는 사이에 암살위기를 당했었다고 한다. 단편 '가면무도회'는 영국의 니콜라스 뢰그(Nicolas Roeg: 1928-)이 감독했다. 음악은 오페라 '가면무도회'에 나오는 전주곡, Re dell' abisso, Di che fulgor che musiche, La rivedra nell'estasi, Ebben si t'amo, Mezza notte, O giustizia del fato 가 나온다. 이들 아리아들은 레온타인 프라이스, 카를로 베르곤치, 로버트 메릴, 셜리 베레트, 레리 그리스트가 부른다. 지휘는 에리히 라인스도르프. 약 14분이다.

 

(2) 운명의 힘(La forza del destino)에서 '천사의 성모시여'(La vergine degli angeli) - 주세페 베르디

베르디의 '운명의 힘'에 나오는 아름다운 소프라노 아리아와 합창인 La vergine degli angeli를 내세운 단편이다. 세명의 런던 10대들이 학교를 무단 결석하고 자동차를 도둑질하는 내용이다. 노래는 레온타인 프라이스가 불렀다. 영국의 챨스 스터릿지(Charles Sturridge: 1951-)가 감독했다. 5분.

 

(3) 아르미드(Armide) - 장 바티스트 륄리

두명의 누드 여인이 보디빌딩에만 집중하고 있는 남자들을 유혹코자 하는 내용이다. 음악은 '아르미드'에 나오는 Ah! Si la liberté me doit etre l'Amour; Enfin, il est en ma puissance; Venez, venez, Haine implacable이 잠시잠시 소개된다. 아리아는 나오지 않는다. 누드 여인으로는 프랑스의 여배우 발레리 알랭(Valerie Allain)이 출연한다. 프랑스-스위스의 장 뤼크 고다르(Jean-Luc Godard: 1930-)가 감독했다. 5분.

 

'아르미드'에서 발레리 알랭과 보디빌더

                             

(4) 리골레토(Rigoletto) - 주세페 베르디

베르디의 '리골레토'에 나오는 Questa o quella(이것도 저것도), Gualtier Maldé...caro nome(괄티에 말데...사랑스런 이름), La donna é mobile(여자의 마음), Addio, addio(안녕, 안녕)가 나온다. 스토리는 침실 코미디이다. 캘리포니아의 산 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sipo)에 있는 마돈나 인(마돈나 여관)이 모델이다. 내용은 어떤 영화 제작자가 자기 아내를 속이고 다른 여자와 놀아나는데 알고보니 그의 아내도 숨겨논 애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리골레토'의 아리아들은 로베트 메릴, 안나 모포, 알프레도 크라우스 등이 불렀고 지휘는 게오르그 솔티 경이 맡았다. 영국의 줄리앙 템플(Julien Temple: 1953-)이 감독했다. 14분.

 

(5) 죽은 도시(Die tote Stadt)에서 '나에게 머물러 있는 행운'(Glück, das mir verblieb) -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

누가 보더라도 죽은 도시와 같은 벨기에의 브뤼제(Bruges)의 모습이다. 텅빈 거리와 공동묘지의 모습이 사랑하는 두 연인이 듀엣을 부르는 모습으로 대조되어 나타난다. 아름다운 처녀의 옷을 그의 애인이 벗겨 누드로 만든다. 처녀는 그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 후에 그에게 처녀성을 잃는다는 내용이다. 조금은 황당한 내용이지만 현대적 감각으로 처리되었다. 노래는 캐롤 네블레트(Carol Neblett)와 르네 콜로(Rene Kollo)이다. 지휘는 에리히 라인스도르프이다. 감독은 호주의 브루스 베레스포드(Bruce Beresford: 1940-)이다. 5분,

 

'죽은 도시'의 한 장면

 

(6) 아바리스(Abaris) 또는 Les Boréades(보레아데) - 장 필립 라모

보라아데는 보레아스의 후손들을 말한다. 보레아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북풍의 신, 겨울의 신이다. 참고로 오페라 '아바리스'(또는 보레아데)의 대강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박트리아의 여왕인 알피스는 아바리스를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아바리스의 출신과 정체는 알지 못한다. 그런데 박트리아의 전통에 의하면 알피스는 무조건 북풍의 신인 보레아스의 후손과 결혼해야 한다. 알피스 여왕은 아바리스와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버린다. 그러자 보레아스가 몹시 분노하여 결혼식에 폭풍을 보내 알피스를 납치한다. 아바리스는 신들의 제왕인 아폴로와 뮤즈인 폴리힘니아의 도움을 받아 보레아스의 궁전에 갇혀 있는 알피스를 구출키로 한다. 아바리스와 보레아스가 일촉즉발의 결투를 벌이려고 할때 아폴로가 나타나서 실은 아바리스가 자기와 보레아스의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라고 밝힌다. 그래서 더 이상 알피스와 아바리스의 결혼을 막을 일이 없게 된다. 음악은 장 필립 라모의 '아바리스' 중에서 Suite des vents, Nuit redoutable!...Lieu désolé, Jouissons jouissons! Jouissons de nos beaux ans 이다. 미국의 로버트 알트만(Robert Altman: 1925-2006)이 감독했다. 7분.

 

(7)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und Isolde)에서 '사랑의 죽음'(Liebestod) - 리하르트 바그너

두 젊은 연인이 라스 베가스에 온다. 두 사람은 라스 베가스에서 가장 번화한 화이어몬트 스트리트의 글리터 걸치(Glitter Gulch)로 차를 몰고 갔다가 어느 싸구려 호텔방에 투숙한다. 두 사람은 그들의 관계를 완성한 후에 동반자살을 기도하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노래는 레온타인 프라이스이다. 영국의 프랑크 로담(Franc Roddam: 1946-)이 감독했다. 7분.

 

(8) 투란도트(Turandot)에서 '공주는 잠못 이루고'( Nessun dorma) -  자코모 푸치니

예쁘게 생긴 젊은 여자가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한다. 젊은 여자는 자기의 육신이 보석으로 치장되는 상상을 한다. 사실은 병원에 실려가서 큰 수술을 받는 중이다. 수술팀이 수술을 하는 것을 어떤 종교의식을 치루는 것이라고 상상한다. 여자는 심장수술을 받은후 수술실에서 깨어난다. 노래는 유씨 비욜링이다. 영국의 켄 러셀(Ken Russell: 1927-2011)이 감독했다. 7분.

 

(9) 루이스(Louise)에서 '그날 이후'(Depuis le jour) - 귀스타브 샤펜티어

오래동안 오페라 무대에 섰던 왕년의 성악가가 백발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무대에 선다. 8mm 홈무비는 그 가 그 옛날 사랑을 불태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등장한다. 노래는 레온타인 프라이스이다. 영국의 데렉 자르만(Derek Jarman: 1942-1994)가 감독했다. 6분.

 

(10) 팔리아치(Pagliacci)에서 '의상을 입어라'(Vesti la giubba) - 루제로 레온카발로

한때 오페라 무대를 풍미했던 정상의 성악가가 오페라 하우스를 찾아와서 그가 사용했던 분장실에 들어가 어릿광대의 분장을 한다. 그리고 자신을 관중으로 생각하고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한다. 노래는 엔리코 카루소이다. 영국의 빌 브라이든(Bill Bryden: 1942-)이 감독했다. 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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