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추억 따라/서울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정준극 2013. 7. 30. 06:26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History

개항기부터 현재까지의 고난과 역경의 역사 전시

 

광화문에 있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입구

 

해방 후에는 박물관이라고 하면 어설프나마 국립박물관이 하나 있었고 지방에는 인천시립박물관 등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도대체 하루하루를 먹고 살기도 바쁜데 박물관이나 구경다니면서 한가롭게 지낼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덧 우리나라에는 도시나 시골을 막론하고 박물관이라는 이름의 건물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게 되었다. 우후죽순격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그럴듯한지도 모르겠다. 별별 박물관이 다 생겼다. 도시나 시골을 막론하고 박물관들이 생겼다. 하기야 박물관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먹고 사는데 여유가 생겼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먹고 사는데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이제 우리도 역사와 전통, 문화와 예술을 보존해야하고 이것들을 후세들이 알도록 해야 한다는 자각심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수 있어서 갸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박물관도 있다. 김치박물관, 떡박물관, 짜장면박물관, 막국수박물관 등등은 특이한 박물관들이다. 용산의 전쟁기념관, 인천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임진각, 통일전망대의 6.25전쟁 체험전시관 등등도 다른 나라에서는 볼수 없는 우리니라만의 역사공간이다. 어려웠던 시절을 되돌아보게 하는 달동네박물관도 있다. 그리고 기독교에 관한 박물관도 많이 있다. 절두산순교박물관, 새남터기념관, 양화진홀 등등이다.

 

우리나라 역사에 관한 박물관들을 보면 대개의 경우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에 대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고생하던 시절,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 시절을 절대로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인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비슷한 박물관이 또 하나 생겼다. 서울의 가장 중심지대에서 문을 열었다. 광화문의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개항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고난과 역경을 딛고 발전한 우리나라의 역사를 전시한 장소이다. 개항기의 이야기라면 인천시립박물관, 근대건축박물관 등에도 잘 전시되어 있지만 그런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박물관이다. 광화문에 새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 생겼다고 하니까 고조선으로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와 조선에 이어 현대까지의 역사를 웅장하게 보여주는 곳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건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개항기부터 대한민국 현재까지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우리들의 후대들에게 조국이 고난을 당했지만 분발하여 일어나서 번영을 이루게 되었다는 내용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후대들이 앞으로 더욱 빛나는 조국을 만들기 위해 다짐토록 하자는 뜻이 다분이 있는 귀중한 전시공간이다.

 

태극기 전시

 

서울에 살면서도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광화문에 있다고 하니까 '그거야 국립박물관인지 뭔지가 아닌가?'라고 무심하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과거에 중앙청(구조선총독부)건물에 국립박물관이 있었던 것을 생각해서 그런 얘기를 하는 모양이다. 또 어떤 사람은 현재 경복궁 경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이 한때에는 국립박물관으로 사용된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우정 생각해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과 혼돈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국립박물관과 관계가 없으며 경희궁 옆에 있는 서울시립박물관과도 관계가 없고 청계천 저 끝 마장동에 있는 청계천문화관과도 관계가 없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광화문에 있었던 정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박물관으로 꾸민 상당한 규모의 박물관이다. 아마 나이든 분들이라면 광화문 미국대사관 옆에 쌍둥이 건물처럼 서 있던 경제기획원(EPB) 건물이 생각날 것이다. 경제기획원 시대가 지나가고 나서는 얼마전까지만해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자리잡고 있었던 건물이었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지하철을 타고 찾아간다면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로 나와서 경복궁의 광화문 쪽으로 쭉 걸어가다보면 나온다. 버스를 타고 간다면 KT 광화문지사 앞에서 내리면 되고 길 건너라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내리면 된다. 교통이야 편하다. 그런데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는지 관람하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다. 그러니까 더욱 차분하게 관람할수 있어서 유리하다. 밤에는 당연히 관람할수 없다. 하지만 요즘엔 건물에 아름다운 조명을 해서 밤에 그것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가을 저녁에 광화문 일대를 두루두루 산책해 보는 것도 서울에 사는 멋과 멋이다.

 

분단의 역사소개와 38선 전시실

 

전시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또한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등에 대하여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박물관에 가면 누구든지 집어가도록 되어 있는 안내 팜플렛을 보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서 만들어낸 훌륭한 제목들과 함께 설명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을 구경하기 전에 미리 정보를 알고 싶으면 인터넷을 찾아보면 된다. 그러므로 굳이 정부 특유의 용어들을 나열해 가면서 역사박물관을 소개할 필요는 없다. 전시품들은 다 어디서 구해 왔는지 별별것들이 다 있다. 1967년도의 퍼블리카 자동차도 있다. 베트남 귀국상자라는 것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새로 나온 곡선형 TV도 있다. 마치 극장에서 시네마스코프 영화를 보는 것 같다. 그밖에도 신통한 것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옛날 일제시대 또는 사변 중에 사용했던 물건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보통 때 같으면 돈을 얹어 주고 가져가라고 해도 가져갈까 말까하는 물건들도 소중하게 전시되어 있다. 역사박물관의 디스플레이 박스 안에서 귀중하게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옛날에 이사 다닐 때 그런 물건들을 그냥 쓰레기로 버렸던 것이 후회가 될 지경이다. 예를 들어서 옛날에 국민학교 다닐 때에 가방에 넣고 다니던 양은 도시락, 문교부에서 나온 때묻은 교과서, 필통, 야구 장갑 등등은 보기도 싫어서 쓰레기 통에 던져버린 것이다.

 

70년대의 극장 풍경

 

국산차 1호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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