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세기의 모차르트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대별로 정리한 루드비히 쾨헬

정준극 2013. 9. 3. 19:57

루드비히 폰 쾨헬(Ludwig von Köchel)

모차르트의 전체 작품을 연대별로 정리...미완성인 레퀴엠은 626번

 

루드비히 폰 쾨헬

 

모차르트의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작품마다 K 또는 KV 이라는 기호와 함께 숫자가 붙어 있는 것을 알수 있다. 예를 들면 오페라 '마술피리'에는 K 620 이라는 번호가 붙어 있다. 모차르트가 620번째로 작곡한 작품이라는 뜻이다. K(카)라는 것은 모차르트의 전체 작품을 연대별로 꼼꼼하게 최초로 정리한 오스트리아의 음악학자인 루드비히 폰 쾨헬(Ludwig von Köchel: 1800-1877)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KV(카바우)라고 적혀 있기도 하다. KV 는 Köchel Verzeichnis(쾨헬 페어차이히니스), 즉 '쾨헬의 표시'라는 뜻이다. 아무튼 K 가 되었든지 KV 이 되었든지 넘버만 잘 알고 있으면 그 작품이 어느 때에 작곡된 것인지를 짐작할수 있으므로 모차르트 공부에 도움이 된다. 쾨헬의 카탈로그에 의하면 모차르트의 첫 작품은 피아노를 위한 안단테 C 장조이다. 잘츠부르크에서 다섯 살 때인 1761년에 작곡했다. 쾨헬 번호로는 K1a이다.

 

쾨헬의 풀 네임은 루드비히 알로이스 리터 폰 쾨헬(Ludwig Alois Ritter von Köchel)이다. 이름의 가운데에 있는 리터(Ritter)라는 것은 작위를 말한다. 남작과 거의 비슷한 기사의 작위이다. 쾨헬은 니더 외스터라이히주의 슈타인(Stein)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는 청운의 뜻을 품고 비엔나에 와서 법학을 공부하였고 1827년에는 이학박사 학위를 획득했다. 그후 그는 15년 동안 샤를르 대공의 네 아들을 위한 가정교사로서 봉사했다. 샤를르 대공은 오스트리아의 구국 영웅으로서 프란시스 1세 황제의 동생이며 나폴레옹 전쟁 때에 빛나는 전공을 세운 장군이다. 비엔나의 호프부르크 앞에 있는 헬덴플라츠의 기마상 중의 하나가 샤를르 대공이다. 쾨헬은 샤를르 대공의 아들들을 위한 가정교사로 봉사한 공적으로 기사작위를 받고 가정교사직을 그만 두었을 때 연금을 충분히 받게 되었다. 그 아들 중의 하나가 알브레헤트 대공으로서 알브레헤트 대공이 살던 저택(알브레헤트 궁전에)이 오늘날 알베르티나라고 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이다. 쾨헬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게 되자 남은 여생을 여러 연구를 하며 지냈다. 쾨헬의 연구 중의 하나가 모차르트의 전체 작품들을 연대별로 정리하는 것이었다. 쾨헬은 그같은 방대한 작업을 현재 알베르티나 미술관이 있는 알브레헤트 궁전에서 거처하면서 수행하였다. 그러므로 비엔나에서 알베르티나 미술관 옆을 지나가는 일이 있으면 '아하 여기서 쾨헬이 그 유명한 쾨헬 페어차이히니스를 정리했구나'라고 약간은 감탄할 필요가 있다.

 

슈타츠오퍼 뒷편의 알베르티나 미술관. 이 건물에서 쾨헬이 모차르트의 작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쾨헬은 식물학에 대하여도 그야말로 조예가 깊었다. 쾨헬은 식물채집을 위해서 여러 지역을 탐방하였다. 기차도 없고 비행기도 없던 당시에 북아프리카에도 갔었고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에도 갔었으며 영국과 러시아에도 갔었다. 그렇게하여 채집하고 정리한 식물표본은 오늘날 식물학 연구에서 귀중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는 또한 지질학과 광물학에 대하여도 깊은 관심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음악을 사랑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특별히 사랑했다. 그는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의 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쾨헬은 향년 77세로 암으로 비엔나에서 세상을 하직하였다.

 

모차르트 작품을 연대별로 정리한 쾨헬 카탈로그는 1862년에 발표되었다. 연대별로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주제별로도 정리했다. 이같은 방대한 규모의 작업은 과거에 어느누구도 시도한바가 없었기 때문에 쾨헬의 넘버링은 모차르트 연구의 초석이 되었다. 물론 혹가다가 모차르트의 미발표 작품이 나타나기도 하여 쾨헬 넘버를 수정할 필요가 있게 되었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제한된 것이었다. 쾨헬의 카탈로그에 의하면 모차르트가 남긴 작품은 모두 626편이 된다. 마지막 작품은 K. 626 또는 KV. 626으로서 미완성인 레퀴엠 D 단조이다. 쾨헬이 1862년에 펴낸 카탈로그의 제목은 Chronologisch-themetic Verzeichnis sammtlicher Tonwerke W. A. Mozarts(Chronological-thematic Catalogue of the Complete Musical Works of W. A. Mozart)이다. 쾨헬의 카탈로그는 그후 여러 음악학자들에 의해 몇번의 수정보완이 이루어졌다. 가장 최근에 수정보완된 것은 1964년으로 프란츠 기글링(Franz Giegling), 게르트 지버스(Gerd Sievers), 알렉산더 봐인만(Alexander Weinmann)에 의한 여섯번째 수정본이다. 쾨헬은 요한 푹스(Johann Fux)의 작품들도 카탈로그로 만들었다.

 

모차르트의 작품들을 주제별로 분류한 타이틀은 대강 다음과 같다.(Köchel's catalogue)

- 교향곡(Symphonies)

- 피아노 협주곡(Pianco concertos)

- 바이올린 협주곡(Violin concertos)

- 호른 협주곡(Horn concertos)

- 기타 협주곡(Other instrument concertos)

- 콘체르탄테 심포니

- 솔로 피아노 작품

- 듀얼 피아노 작품

- 바이올린 소나타

-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 현악 2중주곡과 3중주곡

- 현악 4중주곡

- 현악 5중주곡

- 피아노 트리오

- 기타 실내악

- 세레나데

- 디베르티멘티(희유곡)

- 기타 기악 작품

- 미사곡

- 기타 성곡

- 오페라

- 콘서트 아리아 및 노래곡

- 캐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