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합스부르크 왕조

합스부르크 왕조(합스부르크 제국)

정준극 2013. 10. 9. 17:20

합스부르크 왕조(합스부르크 제국)

 

합스부르크 왕조를 상징하는 쌍두의 독수리 앙블렘 조각.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당시

                                              

한때 유럽의 상당부분을 장악하고 통치하였던 합스부르크 왕조 또는 합스부르크 제국은 언제 시작하여 언제 막을 내렸는가? 이에 대하여는 학자들 사이에서 여러 주장이 나왔지만 크게는 두가지 기간으로 정리된다. 하나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합스부르크의 페르디난트 1세가 헝가리와 보헤미아의 왕까지 겸한 1526년으로부터 계산하여 1867년 오스트리아 제국이 헝가리와 대타협을 거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 명칭을 변경한 시점까지를 합스부르크 왕조의 시기 또는 합스부르크 제국의 시기라고 본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1526년의 시작은 같지만 프란시스 2세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나폴레옹의 영향으로 오스트리아 제국을 선포한 1804년까지를 합스부르크 왕조의 시기 또는 합스부르크 제국의 시기로 본다는 것이다. 프란시스 2세는 오스트리아 제국을 선포하고 프란시스 1세가 되었으며 1806년에는 6백년 이상 지탱해온 신성로마제국을 스스로 마감하였다.

 

스위스의 합스부르크 가문의 사람으로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선출되어 오스트리아를 사실상 통치하게된 합스부르크 왕조의 창시자 루돌프 1세(1218-1291)

 


그런가하면 어떤 학자들은 스위스의 산간에 칩거하고 있던 합스부르크 가문의 루돌프 1세가 오스타리키(현 오스트리아의 전신)를 통치하기 시작한 1273년부터 합스부르크 왕조 또는 합스부르크 제국이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떤 학자들은 한발 더 나아가서 합스부르크 가문이 스위스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1020년대부터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합스부르크 왕조가 막을 내린 시기에 대하여도 몇가지 주장이 있다. 샤를르 6세가 세상을 떠나고 그의 딸인 마리아 테레지아가 로레인의 프란시스와 결혼하여 합스부르크 가문이 합스부르크-로레인 가문으로 명칭을 바꾼 1740년을 합스부르크 왕조가 막이 내린 시기로 본다는 것이다. 또 어떤 학자는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큰 아들인 요셉 2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된 1780년을 합스부르크 왕조가 마지막을 장식한 시점으로 간주하였다. 하지만 요셉 2세의 아버지는 정통 합스부르크 가문 출신이 아니라 저 멀리 독일의 로트링겐(로레인) 가문 출신이므로 정확히 말해서 요셉 2세부터는 합스부르크 가문에 의한 신성로마제국의 통치가 아니라 로레인 가문에 의한 통치라고 간주할수 있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큰 아들인 요셉 2세는 이른바 계몽군주로서 구습을 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추구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루돌프 1세가 오스트마르크트를 통치하기 시작한 1278년부터 마리에 테레지아가 세상을 떠나고 새롭게 합스부르크-로레인 가문으로 이어진 1780년까지를 합스부르크 왕조 또는 합스부르크 제국의 시기라고 보는 견해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학자들은 1526년부터 1867년까지를 공식적인 합스부르크 왕조의 시기로 보고 있다. 합스부르크와 신성로마제국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합스부르크 출신으로 처음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선출된 사람은 프레데릭 3세(1452-1493)였다. 그후로 합스부르크 왕조는 12명의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배출하였으며 마리아 테레지아 이후의 합스부르크-로레인 왕조에서는 4명의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배출되었다. 요셉, 레오폴드, 페르디난트, 프란시스(프란츠) 황제이다.

 

호프부르크 궁전의 철책과 가로등. 합스부르크 왕조의 영광

                 

여러번 반복되는 설명이지만 합스부르크 가문은 스위스의 합스부르크 성에서 살던 가문으로부터 발전한 가문이다. 그 가문의 루돌프 1세가 1276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선출되고 이어 오스트리아를 통치하기 시작함으로서 합스부르크라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에 루돌프 1세가 통치했던 오스타리키(오스트마르크트-오스트리아)의 영토를 '합스부르크 세습 영토'라고 부른다. 그후 합스부르크 가문은 다른 왕국과의 결혼으로 유럽의 여러 영토들을 소유로 만들기 시작했고 이어 1515년 1차 비엔나 회의에서 막시밀리안 1세 황제가 채택한 조약에 의해 확장된 영토를 공식적으로 보유하게 되었다. 한편, 1526년에는 헝가리와 보헤미아의 왕 루이스 2세가 세상을 떠남으로서 합스부르크가 헝가리와 보헤미아까지 획득하였다. 루이스 2세는 터키와의 저 유명한 모하츠 전투에서 전사하였다(실은 말을 타고 가다가 호수에 빠졌는데 갑옷이 너무 무거워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만 익사하였다). 이에 따라 샤를르 5세의 동생으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된 페르디난트 대공이 보헤미아와 헝가리의 왕으로 즉위함으로서 이들 두 지역은 그후로 합스부르크의 통치를 받게 되었다. 페르디난트 1세가 보헤미아와 헝가리의 왕으로도 즉위하자 합스부르크 가문은 비로소 유럽에서 가장 두드러진 가문으로서 발돋움하게 되었다.

  

호프부르크에서 바라본 라트하우스(비엔나 신시청)와 보티프키르헤(봉헌교회)

 

합스부르크가 시니어와 주니어로 나뉘어진 경로에 대하여 잠시 언급이 필요할 것 같다. 합스부르크 백작인 루돌프가 1273년에 뜻하지 아니하게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선출되면서부터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의 휘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루돌프 황제로부터 6대가 지나서 1493년에 막시밀리안 1세가 신성로마제국 황제가 되었다. 막시밀리안 1세는 뜻한바 있어서 저 멀리 저지대 국가인 부르군디의 메리와 결혼하였다. 그래서 결국 부르군디도 합스부르크의 우산 아래에 들어가게 되었다. 막시밀리안 1세와 부르군디의 메리 사이에는 1남 1녀가 있었다. 그러다가 아들 필립이 스페인의 후안나 공주와 결혼하였다. 필립과 후안나는 2남 4녀를 두었다. 장남이 유명한 샤를르 5세이고 차남이 페르디난트 1세였다. 샤를르 5세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이면서 스페인도 통치하였다. 그러다가 샤를르 5세의 아들인 필립 2세는 신성로마제국과 오스트리아와는 관계 없이 스페인만 통치하였다. 그래서 필립 2세로부터 스페인 합스부르크가 비롯되었던 것이다. 필립 2세의 아들이 베르디의 오페라 '돈 카를로'로 유명한 돈 카를로였다. 그건 그렇고 샤를르 5세가 1558년에 세상을 떠나자 아들인 필립 2세는 스페인만을 통치토록 하고 오스트리아는 샤를르 5세의 동생인 페르디난트 1세가 다스리게 되었다. 페르디난트 1세가 인스부르크에 호프키르헤를 건설하고 할아버지인 막시밀리안 1세의 묘소를 장엄하고도 화려하게 만든 사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편에 설명하였으므로 참고 바란다. 페르디난트 1세는 2남 3녀를 두었는데 그 중에서 장남인 막시밀리안 2세가 아버지 페르디난트 1세의 뒤를 이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겸 오스트리아 대공이 되었다. 그나저나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막시밀리안 1세의 두 아들인 샤를르 5세와 페르디난트 1세가 스페인과 신성로마제국(오스트리아 포함)을 나누어 다스리게 되어 샤를르 5세가 형인 것을 존중하여서 스페인 합스부르크를 시니어라고 부르게 되었고 동생인 페르디난트 1세에 의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를 주니어라고 부르게 되었다. 보통 시니어는 아버지, 주니어는 아들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형을 시니어, 동생을 주니어라고 부르게 되었다.

 

신성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합스부르크-로레인 가문의 프란시스 2세 황제(오스트리아제국으로서는 프란시스 1세)


 


위의 도표는 합스부르크 왕조가 어떻게 스페인 합스부르크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로 분류되었으며 또한 정통 합스부르크 가문의 대가 끊어지고 로레인 가문과 합동하여 합스부르크-로레인 가문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좀 복잡하고 잘 보이지 않을 테지만 확대경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볼드 타입의 글자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선출된 인물들을 말한다. 물론 마리아 테레자(마리아 테레지아)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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