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Louise) - 루이제
귀스타브 샤르팽티에의 프랑스판 베리스모
귀스타브 샤펜티에
프랑스의 동북부, 독일과 가까운 로레인 지방의 듀즈(Dieuze)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귀스타브 샤르팽티에(Gustave Charpentier: 1860-1956)는 오페라 '루이스'(Louise: 루이제)로서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곡가이다. 이 오페라의 3막에 나오는 Depuis le jour(그날 이후)는 하이 소프라노라면 누구든지 한번쯤 불러보고 싶은 대단히 사랑스러운 아리아이다. 행복했던 지난 날을 회상하는 로맨틱하면서도 서정감에 넘쳐 있는 곡이다. 오페라 '루이스'에 나오는 Chant de l'apotheose(신에 대한 송가)도 아름다운 곡이다. 오페라 '루이스'는 화려한 환락의 도시 파리에 살고 있는 어떤 가난한 노동자의 가정이 무대이다. 주인공인 루이스는 어찌보면 고루하고 보수적인 부모의 품을 떠나 사랑과 쾌락을 위해 마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 나서는 것처럼 집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이 오페라는 당시에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시기적으로 그런 내용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지금보면 조금은 답답하고 한심하게 생각되는 내용이지만 당시로서는 변화하는 가치관의 사회상과 부합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만일 '루이스'가 몇년 일찍 나왔다면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루이스'는 현실주의(리얼리즘)와 이상주의(아이디얼리즘)가 묘하게 혼합되어 있는 내용이다. 당시로서는 가히 혁명적인 추세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다. '루이스'에서는 도시와 그 도시에서 일상을 사는 사름들이 활발하게 등장한다. 파리의 소음은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표현되고 있다. 파리의 사람들이 일상의 옷을 입고 그대로 무대를 누빈다. 화려한 드레스나 의상을 입은 신사들과 귀부인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루이스'에는 세 사람의 주역이 있다. 루이스와 줄리앙과 파리이다'라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존의 가치관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다.'루이스'는 프랑스판 베리스모의 전형이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레온카발로, 마스카니, 푸치니, 조르다노, 퐁키엘리 등에 의한 베리스모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샤펜티에의 '루이스'가 그런 풍조를 주도했다. '루이스'는 20세기가 시작되는 1900년 초에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그후 한 세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루이스'는 스탠다드 레퍼토리로서 세계의 오페라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2천년대에 들어와서만 해도 대표적인 공연으로서는 2008년 파리 오페라, 역시 2008년 두이스버그, 2009년에 이탈리아의 스폴레토 페스티발, 역시 2009년에 스트라스부르의 오페라 나쇼날 뒤 랭(Opera National du Rhin), 2010년에 뒤셀도르프에서 꾸준히 공연된 것만 보더라도 잘 알수 있는 일이다.
오페라 뒤 랭의 무대. 루이스와 줄리앙. 현대적 연출. 2009.
'루이스'의 대본은 작곡자인 샤펜티에가 주로 썼다. 상징주의 시인으로 초현실주의적 사상을 가지고 있던 생 폴 루(Saint-Pol-Roux)가 대본에서 몇군데를 썼다. '루이스'는 1900년 2월 2월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에서 초연되었다. 지휘는 작곡가이기도 한 앙드레 메사저(Andre Messager)가 맡았고 오페라 코미크의 감독인 알베르 캬레(Albert Carre)가 제작을 맡았다. 초연에서 루이스의 이미지는 소프라노 마르트 리오통(Marthe Rioton)이 창조했고 상대역인 줄리앙의 이미지는 테너 아돌프 마레샬(Adolphe Marechal)이 창조했다.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모두들 무언가 가슴이 찡하는 듯한 감동을 받았다. 파리의 거리에서나 카페에서나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루이스'에 대한 이야기가 우선이었다. 특히 주인공인 루이스와 같은 처지에 있는 파리의 의상실 여직원들은 '루이스'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보였다. 오페라 코미크의 감독인 알베르 캬레는 1900년 4월 30일의 공연에는 파리의 의상실 여직원 4백명을 무료 초청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루이스'는 초연이후 거의 1년 동안 100회의 공연을 기록했다. 그리고 1921년 1월에는 오페라 코미크에서의 5백회 공연을 기념하는 공연이 있었다. 그리고 1950년대 초반까지 무려 950회 이상의 공연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로 성장한 메리 가든(Mary Garden)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도 '루이스' 때문이었다. 메리 가든은 '루이스'의 초연 이후 여덟번째 공연에서 3막부터 출연했다.
루이스 역할로 유명한 소프라노 메리 가든
메리 가든 이후 소프라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루이스'의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했다. 많은 소프라노들이 오페라 '루이스'에 출연하였고 많은 소프라노들이 '루이스'의 빛나는 아리아인 Depuis le jour 를 취입하였다. 레온타인 프라이스(Leontyne Price), 비벌리 실스(Beverly Sills), 안나 모포(Anna Moffo), 도로시 메이노(Dorothy Maynor), 키리 테 카나와, 르네 플레밍, 루치아 폽(Lucia Popp), 홍혜경, 안나 네트렙코에 이르기까지 Depuis le jour 를 불렀다. 1900년에 파리에서 초연을 가진 '루이스'는 이듬해인 1901년에 알지에, 브뤼셀, 부다페스트, 밀라노에서 공연되었으며 1902년에는 베를린, 프라하, 비엔나, 제네바, 스톡홀름에서 공연되었다. 뉴욕에서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1908년이었다. 뉴욕의 맨하튼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되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처음 공연된 것은 1921년이었다. 소프라노 제랄딘 화라(Geraldine Farrar)가 타이틀 롤을 맡았다. 그로부터 루이스라고 하면 제랄딘 화라를 연상할 만큼 그는 만인의 사랑을 받았다. 메트로폴리탄에서는 그후에도 몇 번 리바이발 되었으나 1949년에 공연을 가진 이래 어쩐 일인지 오래동안 다시 공연되지 못하였다.
비벌리 실스가 취입한 '루이스' 음반
오페라 '루이스'에는 별별 직업을 가진 많은 인원이 등장한다. 19세기 후반기에 파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이다. 주역들은 화가인 줄리앙(Julien: T), 의상실 종업원인 루이스(Louise: S), 막노동으로 살아가고 있는 루이스의 아버지(Bar), 가난한 살림을 꾸려나가는 루이스의 어머니(MS)이다. 남자 출연자들로서는 웬 몽유병자(T)가 한사람 나오며 그밖에 경비원들(Guards: Bar와 B), 집시 노인(Boheme: B), 작사자(Chant'habits: T), 철학자들(T 와 Bar), 화가(Peintre: Bar), 조각가(Sculpteur: B), 노래가사 작사자(Chansonnier: Bar), 젊은 시인(Poete: B), 부랑자(Gavroche: S), 넝마주이(Chiffonnier: B), 공장노동자(Brocoleur: B), 감자 장수, 의인화 된 별꽃, 완두콩, 빗자루, 통, 헌 옷이다. 여자 출연자로는 이르마(Irma: S), 마르게리트(Marguerite: S), 카미유(Camille: S), 블랑셰(Blanche: S), 바느질 여자들(Plieuse: S), 거트루드(Gertrude: S), 수잔느(Suzanne: MS), 엘리스(Elise: S), 마들레이느(Madeleine: S), 드레스메이커들, 견습공들(Apprenti: 어린이 소프라노), 직공 주임(Premiere: S), 넝마주이 노파(Chiffoniere: S), 거리 청소원(Balayeuse: MS), 우유파는 여자(Laitiere: S), 폐품 줍는 여자(Glaneuse: S), 기타 각종 행상들이다. 그러고 보면 푸치니의 '라 보엠'과 어딘지 연관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라 보엠'에는 바느질하는 미미,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음악가 쇼나르, 철학자 콜리네가 나온다.
오페라 코미크에서의 공연 포스터. 줄리앙과 루이스.
[1막] 루이스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파리 교외의 집이 무대이다. 루이스의 아버지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명예만은 무엇보다도 존중하는 사람이다. 루이스는 이웃에 살고 있는 줄리앙과 사랑에 빠진다. 줄리앙은 돈한푼 없는 젊은 화가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격은 내세울만한 것이 못되는 사람이다. 루이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하나 밖에 없는 사랑하는 딸을 불량배나 다름 없는 줄리앙의 마수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막이 오르면 루이스가 창문 밖에 있는 줄리앙과 두 사람이 서로 어떻게 만났는지를 회상하는 얘기를 나누고 있다. 루이스의 어머니가 두 사람의 대화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방해한다. 그러면서 줄리앙에게 노골적으로 루이스에게서 멀리 떨어지라고 책망한다. 줄리앙은 루이스와의 결혼이 루이스 부모의 반대로 이루어 질수 없다고 생각하여 루이스와 야반도주할 생각까지 한다. 아버지가 일터에서 돌아온다.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막노동을 해야 하니 힘이 들어서 피곤하다. 루이스와 루이스의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제발 힘든 막일은 하지 말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집안 식구들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힘든 일이라고 하지 않을수가 없다고 말한다.
루이스와 줄리앙과 어머니. 오페라 뒤 랭의 무대
저녁이 되어 세 식구가 식탁에 둘어 앉아 저녁을 먹는다. 아버지는 줄리앙에 두고 간 편지를 보고 읽어 본다. 루이스와 결혼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아버지는 그런 편지를 읽고서도 무관심한 표정이다. 아버지는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고 심신이 피곤하다. 물론 아버지는 줄리앙의 청혼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버지는 루이스에게 어째서 줄리앙과 결혼할수 없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우선 루이스가 사회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 큰 이유이다. 아버지는 사랑은 눈먼 것이어서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 법이라고 말하면서 루이스의 나이 때에는 모든 것이 장미 빛처럼 보이고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에 평생을 함께 할 남편을 선택할 때에도 마치 인형을 고르는 것처럼 할수 있다고 얘기해 준다. 아버지는 루이스에게 줄리앙과의 결혼을 반대한다고 해서 지금은 괴롭고 고통스럽겠지만 그런 것은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혀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딸을 가진 어머니의 심정은 다르다. 줄리앙의 편지를 읽어본 어머니는 너무나 속이 상하여 루이스에게 어쩌다가 저런 불량배 같은 놈과 어울리게 되었느냐면서 화를 낸다. 루이스가 줄리앙이 뭐가 어때서 그러냐면서 줄리앙의 편을 들자 어머니는 참지 못하고 식탁 건너편에 있는 루이스의 뺨을 때린다. 루이스가 어쩔줄 모르고 있을 때에 아버지가 루이스에게 화내지 말고 앉아서 신문이나 읽어 달라고 부탁한다. 루이스는 파리의 봄철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는다. 그러더니 갑자기 마음이 뭉클해져서 눈물을 터트린다. 자기는 어째서 파리의 봄을 즐기지도 못하고 가난하게 힘든 생활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한탄의 눈물이다. 루이스는 파리의 파티에 가고 싶다.
줄리앙이 루이스(르네 플레밍)에게 집을 떠나 파리에서 함께 살자고 설득하고 있는 장면
[2막] 1장은 파리의 어떤 거리이다. 파리의 아침이 밝아오는 것을 상징하는 전주곡이 연주되고 이어 막이 오른다. 4월의 아침 다섯시이다. 파리의 거리에서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어떤 몽유병자가 아가씨들을 데리고 나타나서 자기는 '파리의 즐거움'의 정령이라고 소개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몽유병자는 외투를 벗어 던진다. 봄이 왔다는 것이다. 넝마주이 노파는 '이런 시간에 비단에 싸여서 잠을 자고 있는 신세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하며 불공평한 세상을 탓한다. 몽유병자가 급히 뛰어 가다가 넝머주이 노파와 부딪혀 노파를 쓰러 트린다. 노파는 '나에게 딸이 하나 있었는데 언젠가 저런 몽유병자가 유혹하는 바람에 집을 나갔다'고 하면서 불한당 같은 몽유병자을 비난한다. 잠시후 줄리앙이 보헤미안과 같은 친구들을 데리고 나타난다. 루이스가 일하고 있는 곳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줄리앙은 만일 루이스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기들의 결혼을 계속 거부한다면 어쩔수 없지만 루이스를 집에서 데려 나올 생각이라고 말한다. 줄리앙은 친구들과 함께 떠나면서 거리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를 마치 메들리처럼 노래한다. 줄리앙은 그것이 파리의 소리라고 말한다. 잠시후 루이스와 루이스의 어머니가 루이스가 일하고 있는 의상실(양장점)에 도착한다. 루이스의 어머니는 딸 루이스를 매일 아침마다 집에서부터 의상실까지 데려다 준다. 도중에 혹시라도 줄리앙이 나타나서 수작을 부릴 것 같아서이다. 어머니가 떠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줄리앙이 나타난다. 줄리앙을 만난 루이스는 자기가 줄리앙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어머니도 사랑하기 때문에 그들을 그대로 두고 떠날수는 도저히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리앙은 루이스에게 함께 남들이 모르는 곳으로 가서 살자고 집요하게 설득한다. 마침내 루이스가 줄리앙의 설득을 이기지 못하여 그렇게 하자고 승락한다.
2막의 2장은 루이스가 일하고 있는 의상실이 무대이다. 다른 아가씨들이 루이스가 정신을 잃은듯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아무래도 루이스가 지나치게 사랑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놀린다. 누군가가 루이스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너무 고집이 세어서 루이스와 결혼하겠다는 청년을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해 준다. 루이스의 아버지가 루이스를 아직도 어린 아이로 취급하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도 한다. 또 어떤 아가씨는 루이스가 분수도 모르고 사랑에 눈이 멀어 있다면서 비난을 한다. 그때 창밖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줄리앙이 세레나데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줄리앙이 루이스를 위해 악단을 주선하고 세레나데를 부르는 것이다. 아가씨들이 창문 쪽으로 가서 밖을 내다본다. 아가씨들은 줄리앙의 훤칠한 모습과 멋있게 노래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루이스가 마음을 빼앗긴 것이 당연하다고 입을 모은다. 루이스가 몸이 아프다면서 하던 일을 그대로 놓아두고 나간다. 잠시후 루이스가 줄리앙과 멀리 사라지는 모습이 보인다.
아버지(사뮈엘 레이미)와 루이스(르네 플레밍). 메트로폴리탄
[3막] 파리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몽마르트 언덕 위의 작은 오두막집이 무대이다. 3막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인 Depuis le jour로 시작한다. 줄리앙과 루이스는 파리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의 어떤 작은 집에 방을 얻어 실고 있다. 루이스의 아리아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면서 느끼고 있는 행복을 노래한 것이다. 잠시 가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당신에게 모든 것을 바친 그날 이후
나의 운명은 꽃밭에 있는 듯 하구요
요정의 나라에서 꿈을 꾸는 듯 하답니다
나의 영혼은 지금도 당신의 첫 키스에 사로잡혀 있어요
아 얼마나 멋진 삶인가요
나의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니었어요
오 나는 너무나 행복합니다
사랑의 날개가 나를 온통 뒤덮고 있고
나의 마음의 정원엔
새로운 기쁨이 노래하지요
(중략) 아, 나는 너무나 행복해요
첫날의 즐거운 추억, 사랑의 추억
루이스의 아리가에 이어 두 사람이 부르는 듀엣이 계속된다. 서로를 사랑하고 있으며 파리를 사랑한다는 내용이다. 줄리앙의 보헤미안 친구들이 나타나서 루이스를 '몽마르트의 여왕'으로 삼아서 마치 대관식을 갖는 것처럼 소란을 핀다. 몽유병자가 바보들의 왕으로 행세하며 대관식을 진행한다. 그럴 때에 루이스의 어머니가 나타난다. 축제는 슬며시 막을 내린다. 루이스가 살고 있는 곳을 겨우 찾아 온 어머니는 아버지가 병에 걸려 위독하다고 말하며 아버지는 루이스가 보고 싶어서 밤마다 루이스의 방에 올라가서 지키고 앉아 있다고 얘기해 준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루이스를 죽은 저식으로 생각하여 아예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도 덧 붙인다. 이 말에 루이스는 양심의 가책을 느낀듯 말을 하지 못한다. 루이스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회상하고 눈물을 흘린다. 줄리앙도 감동한다. 줄리앙은 루이스에게 집으로 가보라고 말하고 언제든지 오고 싶을 때에 돌아오라고 덧붙인다.
루이스 역의 나탈리아 코바로바. 스트라스부르 오페라 뒤 랭
[4막] 루이스 부모가 살고 있는 집이다. 아버지는 돌아온 루이스를 무릎에 앉히고 옛날 불렀던 자장가를 불러준다. 아버지의 눈에는 어느덧 안개가 서린다. 아버지는 루이스가 돌아오자 기력을 되찾고 다시 일을 하러 나간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을 면하지는 못한다. 아버지는 하나 밖에 없는 딸에게 넉넉하게 해주지 못하는 것이 못내 속상하다. 아버지는 가난을 숙명으로 받아 들인다. 루이스는 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마음 써주며 되도록이면 편하게 지내도록 해주고 있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지나자 루이스는 줄리앙이 보고 싶어서 못견딘다. 거리에서 즐거운 왈츠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를 들은 루이스는 더구나 몽마르트 언덕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루이스는 사랑과 자유에 대한 노래를 마음껏 불러서 답답한 심정을 위로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런 루이스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특히 아버지는 루이스가 줄리앙과 살던 생각만 하고 있자 더 할수 없이 화를 내며 정말 그렇게 사는 것이 소원이라면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친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말리지만 아버지는 '맘대로 하라고 그래. 가서 맘껏 춤도 추고 웃기도 하라고 그래'라면서 완강하다. 아버지는 루이스에게 몽둥이를 들어 때리고자 한다. 어머니는 한쪽에 서 있기만 하다. 루이스는 집을 뛰쳐 나와 줄리앙이 있는 곳으로 간다. 루이스가 집에서 뛰쳐 나가자 아버지는 그제서야 '루이스, 루이스'라면서 이름을 부르지만 대답이 있을 리가 없다. 아버지는 절망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사랑하는 딸을 빼앗아간 파리를 향하여 울분의 고함을 지른다. 절망에 넘친 아버지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중에 막이 내린다.
'루이스'의 스토리를 단축하여 영화로 만든 것이 있다. 나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던 1939년에 만들었다. 샤펜티에 자신이 영화제작의 자문을 맡았다. 오페라와는 달리 대화체의 대사들이 나오는 영화이다. 루이스 역은 인기여배우 그레이스 무어(Grace Moore)가 맡았고 줄리앙은 조르즈 틸, 아버지는 앙드레 페르네(Andre Pernet)가 맡았다.
1939년도 영화 '루이스'의 한 장면. 루이스 역에 그레이스 무어이며 아버지 역에 앙드레 페르네이다.
[명음반] 루이스, 아버지, 줄리앙, 어머니 - 지휘자, 오케스트라
- 1956: 베르트 몽마르(Berthe Monmart), 루이스 뮈시(Louis Musy), 앙드레 라로즈(Andre Laroze), 졸랑게 미셀(Solange Michel) - 장 푸르네, 오페라 코미크 오케스트라
- 1976: 일레아나 코트루바스(Ileana Cotrubas), 가브리엘 바퀴에(Gabriel Bacquier), 플라치도 도밍고, 제인 베르비에(Jane Berbie) - 조르즈 프레트르, 뉴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암부르시안 오페라 코러스
- 1978: 비벌리 실스, 호세 반 담, 니콜라이 겟다, 미뇽 던(Mignon Dunn) - 울리우스 루델, 프랑스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 1983: 펠리시티 로트(Felicity Lott), 에르네스트 블랑크(Ernest Blanc), 제롬 프루에트(Jerome Pruett), 리타 고르 - 실비안 캠브렐링, 심포니크 드 로페라 드 벨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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