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48. 조아키노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La Cenerentola)

정준극 2014. 2. 25. 12:43

라 체네렌톨라(La Cenerentola) - Cinderella(신데렐라)

조아키노 로시니의 3막 드라마 조코소(dramma giocoso)

콘트랄토가 프리마 돈나인 오페라

 

조아키노 로시니

 

'신데렐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신데렐라면 신데렐라이지 체네렌톨라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같다. 이탈리아에서는 신데렐라를 체네렌톨라라고 부른다. 프랑스에서는 센드리용(Cendrillon)이라고 부른다. 신데렐라이건 체네렌톨라이건 또는 센드리용이라고 하던 그 뜻은 부엌에서 잿더미를 뒤집어 쓰며 일을 하는 하녀를 말한다. 독일에서는 신데렐라를 아셴푸텔(Aschenputtel) 또는 아셴브뢰델(Aschenbrödel)이라고 부른다. 아셴은 재를 말하고 브뢰델은 빗자루를 말하니 역시 부엌떼기, 하녀, 의붓딸이라는 뜻이다. '라 체네렌톨라'는 조아키노 로시니(Gioachino Rossini: 1792-1868)가 약관의 25세 때인 1817년에 완성하여 로마에서 초연된 오페라이다. 대본은 유명한 시인 겸 극작가 겸 오페라 대본가인 자코포 페레티(Jacopo Ferretti: 1784-1852)가 프랑스의 샤를르 페로(Charles Perrault: 1628-1703)가 쓴 '센드리용'이라는 동화를 바탕으로 해서 작성했다. '센드리용'은 페로의 '이야기집'(Histoires) 또는 '과거의 꽁트들'(contes du temps passé)에 나오는 단편이다. 2막으로 구성된 '라 체네렌톨라'는 오페라의 장르로 볼때 드라마 조코사에 속한다. 익살스런 드라마라는 뜻이다. '라 체네렌톨라'는 로시니가 그 전 해에 '세빌리아의 이발사'로 대히트를 이룬 후에 나온 작품이다. 세계적 걸작인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24세의 청년이 작곡한 것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할 지경다. 로시니는 37세 때에 이미 39편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실로 초스피드 작곡가가 아닐수 없다. 로시니는 오페라로서 상당한 돈을 벌었다. 더 이상 돈을 벌려고 애쓸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로부터 그는 갑자기 은퇴를 선언하고 집에 들어 앉아서 맛있는 요리나 해 먹으며 39년을 더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다른 작곡가들 같으면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작곡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을 터인데, 그래서 어떤 작곡가는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미완성으로 남겨 놓은채 저 세상으로 가는 형편인데 로시니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1829년에 '귀욤 텔'(Guillaume Tell)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작곡을 하지 않기로 선언하고 편하게 여생을 보냈다. 40세도 되지 않은 청년시절에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여생을 보내기 시작했으니 세상에 팔자 좋기로 말하자면 로시니를 따라 갈 사람이 없을 것이다.

 

2010년 페사로 로시니 페스티발에서의 공연

 

'라 체네렌톨라'는 로시니의 20번째 오페라이다. 로시니는 1816년에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발표하여 하루 아침에 인기 작곡가로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이에 힘입은 로시니는 그 해에 '라 가제타'(La gazzetta)와 '오텔로'(Otello)를 작곡하여 '초스피드 작곡가'라는 타이틀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로마의 테아트로 발레(발레 극장)가 로시니에게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공연할 오페라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로시니는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문제는 대본이었다. 당장 마땅한 대본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문제는 바티칸의 검열이었다. 당시에는 오페라건 연극이건 공연하려면 대본을 미리 바티칸에 제출하여 검열을 받아야 했다. 로시니가 오페라로 만들겠다고 대본을 제출하면 바티칸은 로시니와 무슨 감정이 그렇게도 많은지 번번히 퇴짜를 놓았다. 하나는 카니발 시즌을 앞 둔 작품인데 너무 심각하다면서 퇴짜를 놓았고 다른 하나는 내용이 너무 복잡하다면서 거부했다. 또 다른 하나는 무대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든다면서 승인을 하지 않았고 또 다른 하나는 성악가들이 소화를 하지 못하는 음악이라면서 거부했다. 그러다보니 약속한 시간은 다가오고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대본이 없으니 오페라를 작곡하지 못하고 있었다.

  

샤를르 페로의 오리지널 '센드리용'의 유리 구두 삽화.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에는 유리구두 대신에 왕자와 나누어 가진 팔찌가 나온다

 

그때 나타난 대본가가 자코포 페레티였다. 프랑스의 샤를르 페로의 동화집인 '센드리용'을 '라 체네렌톨라'라고  이탈리아어로 번역하고 대본을 만들었다. 자코포 페레티는 '라 체네렌톨라'의 대본은 밤을 새워서 단 이틀 만에 완성했다. 로시니도 스피드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작곡가였지만 페레티도 로시니에 못지 않은 초스피드의 대본가였으니 역시 두 사람의 콤비는 다른 사람들이 당할 재간이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초스피드 실력을 십분발휘한다고 하더라도 '라 체네렌톨라'를 12월 24일에 리허설까지 마쳐서 무대에 올리는 것은 무리였다. 하기야 로시니는 '라 체네렌톨라'를 3주 만에 완성했다. 그러나 로시니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라 가제타'의 서곡을 거의 그대로 사용했고 이어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나오는 아리아 하나를 그대로 썼으며 동료인 루카 아골리니(Luca Agolini)를 최대로 활용하여 그로 하여금 '라 체네렌톨라'에 나오는 세코 레치타티보들을 쓰도록 했으며 노래도 세곡이나 만들어 넣도록 했다. 즉, 알리도로의 Vasto teatro e il mondo, 클로린다의 Sventurata!, 그리고 합창인 Ah! della bella incognita 이다. 그렇게 해서 비록 예정일보다는 늦었지만 꼭 한달 후인 1817년 1월 25일에 로마의 테아트로 발레에서 역사적인 초연을 가질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 '라 체네렌톨라'의 서곡은 콘서트의 스탠다드 레퍼토리로 되어 있다.

 

안젤리나와 두 의붓 언니인 클로린다와 티스베

 

'신데렐라'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상 중세로부터 유럽의 전역에서 이런 저런 스타일로 유행해 왔던 동화이다. 그것을 프랑스의 샤를르 페로와 독일의 그림 형제가 각각 정리해서 책으로 펴냈다. 1697년에 나온 샤를르 페로의 동화집은 제목을 '이야기집'(Histoires)라고 했고 그림 형제의 동화집은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Kinder- und Hausmärchen)라고 했다. 보통 KHM 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샤를르 페로의 동화집에는 우리가 잘 아는 '신데렐라'를 포함하여 '리틀 레드 라이딩 후드' '잠자는 숲속의 미녀' '푸른 수염'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림 동화집에는 모두 200 여편의 동화가 들어 있다. 그중에서 21번째가 '아셴푸텔'(신데렐라)이다. 그림 동화집에는 우리가 잘 아는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라푼젤' '브레멘 음악대' 등이 들어 있다. 그림 동화집은 1812년에 출판되었다.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점령하였으나 퇴각한 바로 그 해이다. 로시니와 페레티는 샤를르 페로의 전통 동화에서 '라 체네렌톨라'의 주인공들을 마치 마법의 주문을 외워서 불러내는 것처럼 불러냈다. 핸섬한 왕자, 잔혹한 의붓 아버지, 허구헌날 말다툼이나 벌이는 못된 의붓 언니들, 그리고 아름다운 우리의 주인공 안젤리나를 창조해 냈다. 원래 샤를르 페로의 '센드리용'은 마술 아주머니, 호박 마차, 그리고 유리 구두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에는 그런 요소들은 나오지 않는다. 로시니는 극장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해야 실용적인 공연이 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마술 아주머니의 호박마차와 같은 이야기는 무대에 수용하지 않았다.  

 

안젤리나를 위로하는 알리도로

 

마찬가지로 그림 형제의 아셴브뢰델과도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는 새들이 신데렐라(아셴브뢰델)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의붓 언니들이 유리 구두에 발이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조금이지만 발가락을 잘라버리는 내용도 있지만 '라 체네렌톨라'에는 그런 어려운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는 마지막 장면이 히치코크의 공포영화를 보는 것처럼 마무리 되어 있다. 새들이 못된 의붓 언니들의 눈알을 쪼아 먹는다는 것이다.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에는 물론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로시니는 처음에 유리 구두 대신에 팔찌를 등장시켜서 안젤리나와 왕자가 팔찌를 나누어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서로 대조해 본다는 얘기로 구성하였다. 그런데 1817년 1월 25일 로마의 테아트로 발레에서 첫 공연을 가질 때에 몇몇 사람들이 팔찌에 대하여 곤란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더구나 안젤리나를 맡은 디바(콘트랄토 겔트루데 리게티)의 발이 못 생겨서 유리 구두 장면이 삭제 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콘르랄토 겔트루데 리게티는 그런 소문에 대하여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면서 그런 중사모략의 비방을 죽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신문사에 해명서를 보내면서 '파리와 같은 파격적인 도시에서는 여자가 맨발을 내보여도 허용될지 모르지만 가톨릭의 본산인 로마에서는 여성이 무대에서 맨발을 보이는 것은 금지될수 밖에 없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안젤리나가 발을 보이며 구두를 신는 장면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메트로폴리탄 무대. 안젤리나 역에 엘리나 가란차

 

로시니의 스토리는 그림 형제의 것보다는 샤를르 페로의 것을 더 많이 참고로 한 것이다. 사실 샤를르 페로의 센드리용을 바탕으로 해서는 1814년에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파베시(Stefano Pavesi: 1779-1850)가 '아가티나'(Agatina) 또는 '덕성의 승리'(La virtu premiata)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만든 것이 있다. 로시니와 페레티는 스테파노 파베시의 '아가티나'를 많이 참고로 했다. 그런데 파베시의 '아가티나'도 사실 따지고 보면 1810년에 말타 출신으로 파리에서 활동한 니콜라스 이수아르드(Nicolas Isouard: 1773-1818)가 작곡한 '센드리용'의 내용을 많이 참고한 것이다. 마음씨 착한 마술 아주머니를 철학자 알리도로(Alidoro)로 바꾼 것이 바로 파베시의 '아가티나'였다. 그리고 이수아르는 못된 계모 대신에 욕심 많은 계부인 돈 마그니피코(Don Magnifico)를 기용하였다. 나중에 로시니도 이수아르드의 뒤를 이어 계모 대신에 계부를 등장시켰다. 다만, 로시니는 아가티나라는 이름 대신에 안젤리나라는 이름을 만들어 냈다. 지금까지 몇 편의 신데렐라 오페라가 나왔지만 결론은 해피 엔딩! 진정한 사랑과 용서가 모든 악함을 이겨낸다는 해피엔딩이다. '라 체네렌톨라'는 로시니의 오페라 중에서도 가장 찬란하고 화려한 콜로라투라의 아리아가 넘쳐 있는 것이며 열광적이라고까지 말할수 있는 앙상블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아마 오페라 중에서 이만큼 활기에 넘치고 마음에 와 닿튼 멜로디로 가득찬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한번 보고나면 또 보고 싶어서 참을수 없게 되는 작품이 바로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이다. 그만큼 재미있고 매력에 넘쳐 있는 오페라이다.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무대

 

1817년 1월 로마에서의 초연은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가 몇 번의 공연이 있은 후부터는 점차 인기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1819년에는 리스본에 도착했고 1820년에는 런던에 상륙했으며 1826년에는 뉴욕을 방문했다. 그리하여 19세기에 걸쳐서 '라 체네렌톨라'는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못지 않는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가 주인공 안젤리나를 맡는 콜로라투라 콘트랄토를 구하기가 어렵게 되자 '라 체네렌톨라'는 점차 무대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라 체네렌톨라'는 오리지널 동화와 내용에 있어서 몇가지 차이가 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샤를르 페로의 동화에 익숙하여 있던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즉, 사람들은 마술 아주머니와 호박 마차를 기대하고 왔지만 그런 것은 볼수 없었다. 로시니는 무대에서 특수효과를 만들어 넣을수 없기 때문에 마술적인 요소들을 모두 삭제했다. 무대에서 호박을 마차로 만들고 생쥐들을 말로 만드는 마술을 보여줄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오늘날 '라 체네렌톨라'는 세계의 스탠다드 레퍼토리에 포함되고 있으며 영국의 오페라베이스가 최근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라 체네렌톨라'는 세계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 리스트 중에서 28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무대에서 클로린다와 티스베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안젤리나(Angelina: Cenerentola: Cinderella: Cont)

- 라미로 왕자(Prince Ramiro: T)

- 단디니(Dandini: Bar) - 라미로 왕자의 시종

- 돈 마그니피코(Don Magnifico: B) - 안젤리나의 의붓 아버지

- 알리도로(Alidoro: B) - 철학자, 라미로 왕자의 과거 가정교사

- 클로린다(Clorinda: S) - 돈 마그니피코의 큰 딸, 안젤리나의 의붓 언니

- 티스베(Tisbe: MS) - 돈 마그니피토의 둘째 딸, 안젤리나의 의붓 언니

이밖에 라미로 왕자 궁전의 사람들(테너와 베이스들). 시기는 18세기 말, 또는 19세기 초이며 장소는 이탈리아이다.

 

블람세 오페라 무대

 

[1막] 돈 마그니피코의 다 허물어겨 가고 있는 집이다. 돈 마그니피코는 안젤리나의 의붓 아버지이다. 안젤리나는 이 집안의 어엿한 딸인데도 불구하고 하녀보다 더 힘든 일만 하고 있다. 오죽하면 부엌에서 잿더미나 뒤집어 쓰고 일만하기 때문에 체네렌톨라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이날도 안젤리나의 의붓 언니들인 클로린다와 티스베는 이옷 저옷을 입어보고 각종 악세사리들도 이것 저것 걸쳐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안젤리나는 할 일이 태산과 같다. 안젤리나는 일을 하면서 옛날 어떤 임금님이 하찮은 평민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졌는데 결국 그 평민 여인과 결혼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자기도 지금은 이 지경 이 모양이지만 언젠가는 왕자가 찾아와서 자기를 사랑하게 되고 자기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Una volta c'era un re). 그때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십자가 지팡이를 든 나이 많은 거지가 배가 고파서 구걸을 하러 온 것이다. 클로린다와 티스베는 재수 없다는 생각에서 어서 저 거지를 내 쫓으라고 말한다. 하지만 안젤리나는 자기도 불쌍한 처지이지만 자기보다 더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성격이어서 언니들이 무어라고 하던 말던 그 거지를 집안으로 들어 오도록해서 빵과 따듯한 커피를 대접한다. 잠시후 궁전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라미로 왕자가 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찾아서 신부로 맞아 들이기로 했다고 하면서 이제 조금 후에는 라미로 왕자가 직접 이 마을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한다.

 

헝가리 무대. 헝가리에서는 신데렐라(체네렌톨라)를 하무피푀크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라미로 왕자가 도착한다. 그런데 왕자는 자기의 시종처럼 가장을 하고 있다. 여자들이 자기의 신분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에서이다. 라미로 왕자는 안젤리나를 보자마자 무언지 모르는 매력에 끌려서 사랑하는 마음이 솟아난다. 안젤리나도 비록 왕자의 시종에 불과하지만 그를 보고 사랑의 마음이 생긴다. 두 사람의 듀엣이 Un soave non so che 이다. 안젤리나는 시종(실은 라미로 왕자)과 얘기를 나눌 틈도 없이 언니들이 부르는 바람에 자리를 뜬다. 돈 마그니피코가 나타나자 시종(실은 라미로 왕자)는 이제 곧 있으면 라미로 왕자가 도착한다고 전한다. 왕자가 도착한다. 실은 라미로 왕자의 시종인 단디니가 왕자로 분장한 것이다. 두 언니들이 나타나서 왕자(실은 단디니)에게 극진히 인사를 한다. 단디니는 두 언니들을 왕궁의 무도회에 초청한다. 안젤리나도 왕궁의 무도회에 가고 싶다. 그러나 돈 마그니피코는 안젤리나에게 집을 지키고 있으라고 말한다.  다섯 사람의 중창이 Signor, una parola 이다. 라미로는 이 집에서 안젤리나를 너무 학대하고 있는 것을 알고 놀란다. 이때 아직도 거지 복장을 하고 있는 알리도로가 나타나서 돈 마그니피코에게 이 집에 셋째 딸이 있다고 하는데 만나보고 싶다고 말한다. 돈 마그니피코는 알리도로에게 셋째 딸은 이미 죽어서 없다고 말한다. 모두 나가고 알리도로와 안젤리나만이 남아 있게 되자 알리도로는 안젤리나에게 왕궁의 무도회에 함께 가자고 권한다. 알리도로는 거지의 복장을 벗어던지고 자기의 진짜 신분은 라미로 왕자의 가정교사를 지낸 사람으로 지금은 궁전에서 지낸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안젤리나처럼 착한 사람에게는 하늘에서 상을 줄것이라고 말한다. 알이도로의 아리아가 La del ciel nell'arcano profondo 이다.

 

현대적 연출의 무대. 돈 마그니피코와 클로린다와 티스베. 이건 또 무슨 난리들인지?

 

두 의붓언니들과 돈 마그니피코가 라미로 왕자의 궁전에 도착한다. 단디니는 아직도 왕자의 역할을 맡아 하고 있다. 단디니는 돈 마그니피코에게 지하의 포도주 저장고를 구경시켜 주며 마음대로 마시라고 한다. 돈 마그니피코를 술 취하도록 만들고 싶은 생각에서이다. 과연 술에 취한 돈 마그니피코는 집에서 딸들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 이번에는 딸들이 미련하고 고집이 세며 밉살스럽다는 사실을 털어 놓는다. 라미로는 알리도로가 딸들 중에서 하나는 아주 사람이 관찮다고 칭찬을 했는데 정작 그 아버지는 딸들이 모두 미련하고 밉살스럽다고 말하니 무어가 무언지 혼돈이 생긴다. 클로린다와 티스베가 들어와서 단니니에게 어서 누군지 한 사람을 신부로 선택하라고 조른다. 이들은 아직도 단니니가 진짜 왕자인줄로 알고 있다. 단디니는 이렇다 저렇다 대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이상한 질문을 던진다. '거절 당한 딸은 누구와 결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시종(실은 라미로)이 남편으로 어떠냐고 묻는다. 옆에 있는 라미로가 시종에 불과한 신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두 딸들은 라미로를 면전에서 모욕하며 남편이라니 말도 안된다고 말한다. 이때 알리도로가 어떤 화려한 옷을 입은 귀부인의 도착을 알린다. 모두들 처음 보는 여인이라서 궁금해 한다. 실은 안젤리나이다. 두 딸들은 이 여인이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어디서 만났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그러면서도 알듯말듯해서 대단히 궁금해 한다.

 

체네렌톨라(안젤리나)

 

[2막] 돈 마그니피코, 클로린다. 티스베가 라미로 왕자의 궁전에 와 있다. 돈 마그니피코는 알수 없는 어떤 여인 때문에 초조하다. 왜냐하면 그 여자가 자기 딸들이 왕자의 신부로 선택될 가능성에 위협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돈 마그니피코의 아리아가 Sia qualunque delle figlia 이다. 여자들이 모두 나가고 라미로 왕자가 들어온다. 라미로 왕자는 미지의 그 여인이 아무리 생각해도 그날 아침에 마을에서 만난 체네렌톨라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왕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여자를 아내로 삼아야 겠다고 다짐한다. 라미로의 아리아가 Si, ritrovarla io giuro 이다. 왕자는 단디니가 체네렌톨라와 함께 들어오자 잠시 몸을 숨긴다. 단디니는 체네렌톨라에게 구혼을 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체네렌톨라는 단디니의 구혼을 예의 바르게 거절한다. 체네렌톨라는 단디니에게 실은 그의 시종을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체네렌톨라는 시종이 실은 라미로 왕자이며 왕자는 시종인 단디니인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때 시종으로 가장한 라미로가 나와서 체네렌톨라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자 체네렌톨라는 시종으로 가장한 왕자에게 한 쌍의 팔찌 중에서 하나를 주면서 만일 그가 자기를 계속 사랑한다면 자기를 찾아 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체네렌톨라는 자리를 떠난다. 알리도로는 왕자에게 그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어서 찾아가라고 말한다. 그 말에 용기를 얻은 왕자는 부하들과 함께 체네렌톨라를 찾으러 나간다. 한편, 단디니는 돈 마그니피코에게 사실은 자기가 왕자의 시종이라고 고백한다. 그 말을 들은 돈 마그니피코는 대단히 화를 낸다. 그런 그를 보고 단디니가 어서 궁전에서 나가라고 명령한다. 두 사람의 듀엣이 Un segreto d'importanza 이다.

 

조이스 디도나토와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

 

다시 돈 마그니피코의 집이다. 체네렌톨라는 전처럼 누더기를 걸치고서 아궁이에 불을 살피고 있다. 그러면서 평소에 잘 부르던 노래를 부른다. 돈 마그니피코와 두 딸은 기분이 좋지 않아서 집으로 돌아온다. 이들은 체네렌톨라에게 어서 저녁을 차리라고 말한다. 천둥번개가 친다. 단디니가 갑자기 나타나서 라미로 왕자의 마차가 바로 집 앞에서 전복되었다면서 왕자를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체네렌톨라가 의자를 가져와서 왕자에게 앉으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왕자를 보니 다름아닌 라미로이다. 왕자가 체네렌톨라의 팔에 있는 팔찌를 알아본다. 왕자와 안젤리나(체네렌톨라)는 드디어 반갑게 포옹한다. 6중창이 Siete voi? 이다.  돈 마그니피코, 클로린다. 티스베는 분해서 어쩔 줄을 몰라한다. 라미로 왕자는 한 식구이면서도 안젤리나를 학대한 이들을 보고 분개한다. 그러면서 그들 모두를 처벌하겠다고 말한다. 체네렌톨라가 왕자에게 관용을 베풀라고 간청한다. 체네렌톨라가 왕자와 함께 떠나자 알리도로는 해피 엔딩이 된것을 하늘에 감사한다. 라미로의 궁전에 있는 대관식 홀이다. 돈 마그니피코는 새로 왕자비가 된 안젤리나에게 제발 자기와 자기 딸들을 벌주지 말아 달라고 사정을 한다. 하지만 체네렌톨라는 오직 아버지의 딸로서 인정받기 만을 원한다고 말한다. 체네렌톨라는 왕자에게 아버지와 두 언니를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체네렌톨라가 이제 자기가 부엌에서 아궁이나 살피며 지내던 때는 지나갔다고 선언하자 의붓 아버지인 돈 마그니피코와 의붓 언니들인 클로린다와 티스베는 체네렌톨라를 얼싸 안고서 감사의 뜻을 표한다. 체네렌톨라의 피날레 아리아가 Non piu mesta이다. 대단한 기교를 필요로 하는 아리아이다.

 

함부르크 슈타츠오퍼 무대

 

[주요 아리아] - 너무나 재미난 아리아들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만 골라보면,

- Miei rampolli femminini - Don Magnifico 1막

- Come un'ape ne' giorni d'aprile - Dandini 1막

- Si, ritrovarla io giuro - Ramiro 2막

- Questo e un nodo avviluppato - Ensemble 2막

- Nacqui all'affanno...Non piu mesta - Angelina 2막

 

체네렌톨라의 쿠르존 마이페어

 

[명음반] - 체네렌톨라, 클로린다, 티스베, 라미로, 단디니, 마그니피코 - 지휘자, 오케스트라

 

○ 1971: Teresa Berganza, Margherita Gugliemi, Laura Zannini, Luigi Alva, Renato Capecchi, Paolo Montarsolo - Claudio Abbado, Scottish Opera Chorus - London Symphony Orchestra

○ 1976: Lucia Valentini Terrani, Margherita Gugliemi, Luigi Alva, Enzo Dara, Paolo Montarsolo - Claudio Abbado, Teatro alla Scala di Milano Orchestra and Chorus

○ 1980: Susanne Marsee, Gianna Rolandi, RoseMarie Freni, Rockwell Blake, Alan Titus, James Billings - Brian Salesky, New York City Opera Orchestra and Chorus

○ 1981: Frederica von Stade, Margherita Gugliemi, Laura Zannini, Francisco Araiza, Paolo Montarsolo - Claudio Abbado, Teatro alla Scala Orchestra and Chorus

○ 1987: Bianca Maria Casoni, Giovanna di Rocco, Teresa Rocchino, Ugo Benelli, Sesto Bruscantini, Alfredo Mariotti - Piero Bellugi, Chor der Staatsoper Berlin - Rundfunk-Sinfonieorchester Berlin

○ 1993: Cecilia Bartoli, Fernanda Costa, Gloria Banditelli, William Matteuzzi, Alessandro Corbelli, Enzo Dara - Riccardo Chailly, Orchestra and Chorus of the Teatro Comunale di Bologna

○ 1995: Jennifer Larmore, Adelini Scarabelli, Laura Polverelli, Raul Gimenez, Gino Quilico, Alessandro Corbelli - Carlo Rizzi, Royal Opera House Orchestra and Covent Garden Opera Chorus

○ 2007: Joyce DiDonato, Cristina Obregon, Otxaro Mentxaka, Juand Diego Florez, David Menendez, Bruno De Simone - Patrick Summers, Orchestra and Chorus of the Teatro Liceu(Barcelona)

○ 2009: Elina Garanca, Rachelle Durkin, Patricia Risley, Lawrence Brownlee, Simone Alberghini, Alessandro Crobelli - Maruizio Benini, Metropolitan Opera Orchestra and Chorus

 

엘리나 가란차가 타이틀 롤을 맡은 메트 공연의 DV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