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고다르의 '조슬린'- 80

정준극 2014. 3. 9. 18:29

조슬린(Jocelyn) - 조슬랭

벤자민 고다르(Benjamin Godard)의 4막 오페라

'조슬린의 자장가'로 유명한 작품

 

벤자민 고다르

 

'조슬린의 자장가'라는 곡이 있다. 요즘은 방송에서 잘 들려주지 않지만 전에는 자주 들려주던 곡이다. 애잔한 멜로디가 마음에 와 닿는 곡이다. '조슬린의 자장가'(Lullaby of Jocelyn)는 다른 이름으로 '베르세우스'(Berceuse)라고 부른다. 자장가라는 뜻이다. 자장가(베르세우스)라는 제목의 음악작품이 많이 만들어졌다. 쇼팽의 피아노 곡인 베르세우스도 있고 구노의 오페라 '필레몬과 바시우스'에는 '주피터의 베르세우스'가 나온다. 그런가하면 가브리엘 포레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베르세우스'가 있고 차이코브스키는 '솔로 피아노를 위한 D장조 베르세우스'를 작곡했다. 이밖에도 많이 있다. 제르세우스는 독일어로 비겐리트(Wiegenlied)라고 하며 영어로는 당연히 럴라바이(Lullaby)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조슬린의 자장가'(Berceuse de Jocelyn)를 어떻게 해서 알고 있지만 이 곡이 어디에 나오는 곡인지, 그리고 조슬린이란 말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작곡가인 벤자민 루이 폴 고다르(Benjamin Louis Paul Godard: 1849-1895)가 작곡한 오페라 '조슬린'(Jocelyn)에 나오는 베르세우스(자장가)이다. 조슬린은 이 오페라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조슬린'은 벤자민 고다르가 완성하여 1888년 2월 25일에 벨기에의 브뤼셀의 라 모네 극장(Le Théâtre Royal de la Monnaie)에서 초연을 가진 오페라이다. 대본은 시인인 폴 아르망 실베스트르(Paul Armand Silvestre: 1837-1901)와 이름난 리릭 테너이면서 오페라 대본도 쓰는 빅토르 카풀(Victor Capoul: 1839-1924)이 프랑스의 작가, 시인, 정치가인 알퐁스 드 라마르탱(Alphonse de Lamartine: 1790-1869)가 1836년에 발표한 '조슬린'이라는 시집을 바탕으로 공동으로 대본을 썼다. '조슬린'의 시대적 배경은 18세기 말이며 장소는 프랑스의 산악지대인 그레노블과 그 인근으로 설정되어 있다. 작곡자인 벤자민 고다르는 오페라 '조슬린'을 다니엘 바르통(Daniel Barton)에게 헌정하였다. 그래서 오리지널 스코어의 표지에 A mon ami Daniel Barton 이라고 적었다. 오페라 '조슬린'은 고다르의 가장 대표작이다. '조슬린'의 음악은 우아하고 마음에 와 닿는 정겨운, 그러면서도 날렵한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다. 이 오페라에 나오는 대표적인 곡인 '조슬린의 자장가'는 실제로 Oh! ne t'éveille pas encore(오, 아직 깨우지 마라)라는 가사로 되어 있다. 영어로는 Angels Guard Thee(천사가 지켜주시기를)이라고 번역되어 있다. '조슬린의 자장가'는 테너 빅토르 카풀을 비롯해서 존 매코맥, 에드몽 클레망, 유시 비욜링, 플라치도 도밍고(1990) 등이 불러서 더욱 유명해졌고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첼로곡으로 연주한 것이 있어서 사랑을 받았다. 1946년에 빙 크로스비도 '조슬린의 자장가'를 불렀고 1927년에는 소프라노 로테 레만이 불러서 큰 인기를 차지한바 있다.

 

'조슬린'의 초연은 1888년 2월에 브뤼셀에서 있었지만 그후 고다르가 음악을 일부 수정해서 그해 10월 13일에 파리의 테아트르 리릭크 나쇼날(Théâtre-Lyrique-National)에서 초연 아닌 초연을 가졌다. 파리 초연에서는 타이틀 롤을 당연히 테너 빅토르 카풀이 맡았다. 벤자민 고다르는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작곡자이지만 어쩐 일인지 20세기에 들어와서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도 다만 몇가지만 남아 있을 뿐이다. 고다르는 '조슬린'이 공연을 가질 때에 가장 활기찬 나날을 보냈다. '모던 콘서트'를 지휘했으며 파리음악원의 교수가 되었고 1889년에는 레종 도뇌를 훈장을 받았으며 이어 4편의 오페라를 더 작곡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4편의 오페라는 '잘라메아의 페드로'(Pedro de Zalamea: 1884), '단테'(Dante: 1890), '잔느 다크'(Jeanne d'Arc: 1891), '루이 블라스'(Ruy Blas: 1891)이었다. 이중에서 '단테'만이 '조슬린'과 거의 비슷한 성공을 거두었고 미안하지만 나머지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루이 블라스'는 작곡은 되었지만 공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다르는 한편의 오페라를 더 시도했다. 오페라 코미크인 '라 비방디에르'(La vivandiere: 주막집 여주인)였다. 그러나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미완성으로 남을수 밖에 없었다. '라 비방디에르'의 오케스트레이션은 고다르가 세상을 떠난 후 폴 비달(Paul Vidal: 1863-1931)이 완성했다. '라 비방디에르'는 1900년까지 80회의 공연을 가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심지어 1차 대전의 와중에도 공연되었다.

 

오페라 '조슬린'은 뛰어난 멜로디의 작품이지만 오늘날 거의 잊혀져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극적인 요소가 결여되어 있으며 감동적인 메시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오페라 '조슬린'의 줄거리는 대단히 복잡하지만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프랑스 혁명 기간 중에 난리를 피하여 어떤 사람이 그레노블에 있는 어떤 수도원을 찾아와서 아기 하나를 맡기고 잘 길러 달라고 부탁한다. 전투의 와중에 우연하 발견한 아이라고 했다. 그 사람은 뒤쫓아온 군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수도원의 젊은 수도사는 어쩔수 없이 그 아이를 맡아 기른다. 남자 아이라고 했다. 원장은 혁명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산속에 들어가서 지내며 기른다. 이 아이는 점차 수도사의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역할을 한다. '조슬린의 자장가'는 수도사인 조슬린이 아기를 위해 부르는 자장가이다. 세월이 흘렀다. 이 아이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다. 여자 아이는 어느덧 성장하여 아름다운 소녀가 된다. 조슬린은 이 소녀를 사랑하게 된다. 세월이 더 흘러서 그 교구의 주교가 임종을 맞게 된다. 주교는 고해성사를 해야 하지만 받아줄 사제가 없었다. 수도사(또는 신학생)가 어쩔수 없이 신부가 되는 서약을 해야 했다. 수도사는 일단 사제가 되는 서약을 하면 속세의 사랑을 할수 없다. 다만, 내세에서 소녀와 다시 만나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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