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장원(Straszny dwor) - The Haunted Manor
스타니슬라부 모니우츠코의 4막 오페라
폴란드 국민오페라의 대표작
폴란드 국민오페라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스타니슬라브 모니우츠코
'유령의 장원'(The Haunted Manor)은 폴란드 국민오페라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스타니슬라브 모니우츠코(Stanislaw Moniuszko: 1819-1872)의 대표작이다. 모니우츠코의 또 다른 대표적인 국민오페라는 '할카'(Halka)이다. '유령의 장원'과 '할카'는 폴란드에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오페라이다. 그만큼 자주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폴란드의 민속적인 색채가 강하여서 무대가 화려하고 음악이 흥겹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폴란드 이외의 나라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유령의 장원'은 모니우츠코가 1861-64년에 작곡한 4막의 오페라이다. 대본은 폴란드의 시인인 얀 체친스키(Jan Checinski: 1826-1874)가 썼다. '유령의 장원'은 으스스한 공포 오페라처럼 생각되지만 실은 로맨틱하면서도 코믹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오페라의 진면목은 애국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폴란드는 수세기 동안 인근 강대국의 압박을 받아 왔다. 나라가 갈라지고 찢겨지고 빼앗긴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폴란드가 러시아, 독일, 오스트리아에 의해 분할되는 비운을 겪었을 때 폴란드 국민오페라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외세들은 폴란드의 문화를 '러시아화' '독일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당시 폴란드의 뜻있는 문화예술가들은 자기들의 작품을 통하여 외세의 압정에 항거코자 했다. '유령의 집'은 폴란드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이어서 국민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폴란드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던 제정러시아에게는 달갑지 않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공연금지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칼리노바 마을에 있는 무르치노브스키 장원. '유령의 장원'의 실제 모델이 된 저택이라고 한다.
'유령의 장원'의 스토리는 두 가지 내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나는 폴란드 시골 장원에서의 목가적인 삶을 소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군인으로서 애국적인 국토방위의 의무를 모든 것에 우선하여 담당한다는 것을 다짐하는 것이다. 특히 군인으로서 조국을 침략한 적군을 물리치기 위해 언제라도 조국이 부르면 무기를 들고 달려나가서 용감하게 싸우겠다는 내용이 표현되어 있다. 그렇다고해서 가족의 중요성이 강조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처음 장면에서도 그러한 갈등이 보여진다. 한편으로는 애국적인 감정이 솟구쳐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남자의 소망인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여 안락한 가정을 꾸리는 것 사이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갈등을 하는 것이다. '유령의 장원'은 폴란드에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오페라의 하나이다. 우선 음악이 풍부한 하모니로 이루어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대를 넘치게 만드는 화려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오케스트라 음악은 날렵하고 컬러풀하다. 폴란드 민요와 댄스들이 종합되어 있다. 특히 댄스 장면에서는 마주르카(mazurka), 폴로네이스(polonaise), 바르소비안느(varsovienne), 폴카, 둠카(dumka), 크라코비아크(krakowiak) 등의 춤곡이 소개되므로 그것만 보는 것도 흥겨운 일이 아닐수 없다. 무엇보다도 전반적으로 폴란드 분위기가 무대를 압도하는 것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충분한 원인이 되고 있다.
'유령의 장원'에는 여러 종류의 폴란드 민속무용이 나오기 때문에 볼거리로서도 충분하다. 르보브 오페라 무대
'유령의 장원'은 1865년 9월 28일 바르샤바 대극장(테아트르 비엘키: Teatr Wielki)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그러나 겨우 2회 공연을 마치고 제정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공연금지를 받았다. 당시에 제정러시아는 폴란드를 통치하고 있었으며 폴란드의 독립이나 애국심을 높이는 어떠한 내용의 공연도 금지했었다. 더구나 1월 봉시가 일어나서 진정된지 겨우 2년 반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정러시아 당국으로서는 모든 면에서 신경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었다. 모니우츠코는 그로부터 7년 후인 1872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 7년의 기간 중에 '유령의 장원'은 한번도 다시 공연되지 못하였다. '유령의 장원'이 서방세계에 정식으로 소개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후인 1970년에 가서였다. '유령의 장원'의 대본이 영어로 번역되어 1970년 영국의 브리스톨대학교 오페라협회가 영어 대본에 의한 공연을 가졌다. '유령의 장원'이 1970년에 영국에서 공연될 때에도 폴란드는 소련의 지배아래에 있었다. 그래서 영국의 폴란드 망명자들은 '유령의 장원'이 처음 바르샤바에서 공연될 때에도 제정러시아의 압제 아래 있었던 것을 생각하고 깊은 감회와 함께 조국 폴란드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표현했다. 브리스톨에서 '유령의 장원'이 공연된다고 하자 영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던 폴란드인들이 거리가 멀다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브리스톨로 몰려 온 것은 신문에도 난 일이었다. 브리스톨의 공연은 사실 아마추어 오페라 애호가들의 공연이었지만 대부분이 폴란드 이민자들인 관중들을 브리스톨 대학생들의 공연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후 영어 대본에 의한 '유령의 장원'은 영국에서 여러 번 공연되었고 2001년에는 오페라 사우스가 공연했다. 2009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포켓 오페라가 영어 대본을 사용한 공연을 했다.
'유령의 장원'이 초연을 가질 당시의 바르샤바 대극장(테아트르 비엘키)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미에츠니크(Miesznik: Bar)는 폴란드 귀족으로서 한 마을의 영주나 다름없는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원래의 타이틀은 스워드 베어러(sword bearer)로 되어 있다. 왕의 뒤에서 왕권을 상징하는 장검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말한다. 그만큼 왕의 신임을 얻고 있는 사람이다. 폴란드에서 스워드 베어러는 지역 군대의 사령관을 말하기도 한다.
- 한나(Hanna: S)는 미에츠니크의 딸로서 야드비가(Jadwiga: MS)의 언니이다.
- 스테판(Stefan: T)은 경기병으로서 츠비그니에프(Zbigneiw: B)의 형이다.
- 체스니코바(Czesnikowa: Cont)는 스테판과 츠비그니에프 형제의 숙모이다. 두 형제를 적당한 아가씨들과 맺어주어 결혼시키고자 하는 사람이다.
- 마치에이(Maciej: Bar)는 체스니코바의 집에서 일하고 있는 하인이다.
- 스콜루바(Skoluba: B)는 미에츠니크 집에서 일하고 있는 하인 우두머리이다. 문지기이기도 하다.
- 판 다마치(Pan Damazy: T)는 멋쟁이 변호사이다. 미에츠니크의 딸인 한나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
- 마르터(Marta: MS)는 가정부이다. 그르체스(Grzes: Bar)는 농장 일꾼이다.
스테판과 츠비그니에브가 제대하여 고향집으로 가려고 하자 전우들이 환송한다.
[1막] 전쟁이 끝나자 두 형제인 스테판과 츠비그니에브는 하인 마치에이를 데리고 고향 집으로 돌아간다. 두 형제는 군대에서 동료들과 송별 파티를 하면서 자기들은 절대로 여자나 가정으로부터 속박을 받지 않고 지내겠다고 다짐한다. 왜냐하면 조국이 필요로 할 때에는 즉시 달려갈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만일 사랑하는 부인이 있고 가정이 있다면 미련때문에 전쟁터로 달려가기가 어렵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드디어 두 형제는 고향집에 도착한다. 식구들이 소금과 빵을 주면서 전통적인 환영으로 이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두 형제는 이제부터는 정말로 평화스럽고 조용한 생활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두 형제의 꿈은 갑자기 나타난 숙모인 체스니코바 때문에 깨진다. 숙모는 두 형제에게 자기가 찾아온 것은 두 형제의 결혼을 위해 이미 두 아가씨를 내정해 놓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난감해진 두 형제는 숙모에게 실은 부대를 떠날 때에 동료들에게 절대로 결혼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을 상기시키고 제발 관심을 갖지 말라고 당부한다.
두 형제의 숙모인 체스니코바가 두 형제를 결혼시키고자 하자 두 형제는 부대에서 동료들에게 결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도 숙모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느냐면서 바짝 다가오자 두 형제는 지금은 칼리노브(Kalinow)에 살고 있는 아버지의 친구인 미에츠니크를 어서 찾아가서 인사를 드려야 한다면서 자리를 피하고자 한다. 미에츠니크는 그 지방의 유지로서 큰 장원에 살고 있으며 말하자면 영주나 마찬가지의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미에츠니크에게는 두 딸이 있다. 아름답고 상냥하며 사리가 깊은 아가씨들이다. 언니는 한나이며 동생은 야드비가이다. 숙모는 두 형제가 미에츠니크의 집에 간다고 하니까 분명히 두 딸들을 만날 것이고 그러면 두 딸들에게 마음을 빼앗겨서 사랑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결혼을 하게 될 것이므로 그렇게 되면 자기가 계획하고 있는 다른 두 아가씨와 두 형제의 결혼은 성사가 안될 것이므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같다. 숙모는 어떻게 해서든지 두 형제가 미에츠니크의 집에 가지 못하도록 붙잡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생각다 못해서 실은 미에츠니크의 집이 유령들이 나타나는 으스스한 곳이므로 가지 않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에츠니크 장원에서 일하고 있는 하녀들. 이들도 어서 결혼하고 싶지만 신랑감들을 찾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2막] 장소는 바뀌어 '유령이 나오는 집'이라는 미에츠니크의 저택이다. 섣달 그믐날이다. 하룻밤만 지나면 새해를 맞이하는 날이다. 미에츠니크의 두 딸인 한나와 야드비가는 섣달 그믐달이면 왁스를 녹여 흘려서 어떤 모양이 되는지를 보고 새해의 운수를 점치는 일을 해보려고 준비하고 있다. 두 아가씨가 기대하고 있는 왁스점은 어떤 사람이 남편이 될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두 아가씨가 왁스를 녹여서 바닥에 흘려버린다. 군인의 투구와 창끝과 탄약장전통이 보인다. 두 아가씨는 왁스점이 보여준 대로 아무래도 나라를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용감한 군인들과 결혼하게 될 것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멋쟁이 변호사인 다마치가 찾아온다. 다마치는 한나를 좋아해서 청혼할 생각이다. 다마치는 두 아가씨가 왁스점을 보고 있자 자기도 한번 해 보겠다며 왁스를 녹여 흘려보낸다. 다마치는 자기가 쓰고 있는 가발의 모습과 자기가 입고 있는 연미복의 뒷자락이 보인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자기야 말로 운명적으로 정해진 한나의 배필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왁스점을 보고 있는 모습을 물끄럼히 바라보고 있던 미에츠니크는 잠깐 할 얘기가 있다고 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사위감이란 용감한 군인으로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자이며 폴란드의 전통과 관습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내세운다. 미에츠니크는 그 정도의 청년은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강조한다.
왁스점을 보고 있는 한나. 왼쪽에 말쑥한 차림에 가발을 쓰고 있는 다마치가 서 있다.
잠시 후에 체스니코바가 나타난다. 스테판, 츠비그니에브 형제들보다 먼저 도착한 것이다. 그렇게 부지런히 온 것은 미에츠니크에게 앞으로 인사를 하러 올 스테판과 츠비그니에브라는 젊은이들은 비겁하기가 이를데 없는 인물들이므로 그의 두 딸의 배필로는 절대로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야만 자기의 계획대로 두 형제의 결혼을 주도할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잠시후 미에츠니크 집안의 집사장인 스콜루바가 이끄는 한 무리의 사냥꾼들이 들이닥친다. 이들은 숲속에 있는 난폭한 곰 한마리를 죽인 일에 대하여 크게 얘기를 나눈다. 스콜루바는 자기가 분명히 그 곰을 죽였노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떤 두 젊은이가 하인 한명과 함께 지나가다가 그 난폭한 곰을 보고 총을 쏘아 명중시켜서 잡은 것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그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스테판과 츠비그니에브가 하인 마치에이와 함께 도착한다. 한나와 야드비가 자매는 체스니코바 아줌마가 두 형제에 대하여 한 말이 과연 맞는 것인지 테스트 해보기로 한다. 체스니코바는 스테판과 츠비그니에브가 아주 겁장이라고 말한바 있다. 멋쟁이 변호사인 다마치도 스테판과 츠비그니에브가 과연 겁장이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고 싶다. 만일 진짜 겁장이들이라면 한나에게 구혼하는 문제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집사장인 스콜루바도 두 형제에게 대하여 은근히 경계심을 갖는다. 두 형제가 숲에서 곰을 총으로 잡은 것이 분명하다면 체스니코바 아줌마의 얘기대로 그들이 겁장이가 아닌것 같으므로 그렇다면 자기의 체면도 손상이 되기 때문이다.
체스니코바가 미에츠니크에게 두 형제는 실은 겁장이라고 말한다.
[3막] 밤이 되었다. 두 형제는 방 하나를 배정받았으며 함께 온 하인 마치에이는 다른 방에 묵는다. 마치에이를 방으로 데려간 스콜루바는 마치에이에게 벽에 걸린 어떤 잘생긴 여인들의 실물대형 초상화와 벽시계를 보여주며 그것들이 혹시 마법을 지니고 있을지 모르므로 조심해서 지켜보라고 말한다. 하인 마치에이는 초상화나 벽시계가 무슨 마법이 있겠느냐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스콜루바는 마치에이를 계속 설득하여 결국 정신을 빼앗아서 겁을 먹도록 한다. 스콜루바의 노래가 찬란한 3박자의 멜로디로 구성된 뛰어난 것이다. 스콜루바는 겁에 질려 있는 마치에이를 방에 혼자 남겨 두고 떠난다. 잠시후 스테판과 츠비그니에브 형제가 마치에이를 만나러 왔다가 미신 때문에 겁을 먹고 있는 마치에이를 보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가지고 겁에 질려 있다고 하면서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다. 츠비그니에브는 마치에이를 잠들게 하려고 도와준다. 방에는 스테판 혼자만 있다. 그때 벽시계기 신비하게 종을 뎅뎅 친다. 그소리를 들은 스테판은 자기도 모르게 어머니를 생각한다. 츠비그니에브가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면서 스테판과 얘기나 나누기 위해 온다. 두 형제는 비록 사랑도 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겠다고 서약했지만 각자 한나와 야드비가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털어 놓는다.
체스니코바와 초상화들
두 형제는 한나와 야드비가가 벽에 걸려 있는 초상화의 뒤에 교묘하게 숨어 있는 줄을 꿈에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다마치는 벽시계 속에 숨어 있는 것도 모른다. 두 자매와 다마치는 집사장 스콜루바의 도움을 받아서 미리 방안에 들어와 숨어 있었던 것이다. 두 형제가 과연 겁장이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두형제는 방 안에서 아무래도 무슨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그 소리의 정체가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한다. 벽시계 속에 숨어 있던 다마치는 두 형제에게 발각되어 곤혹을 치루느니 미리 모습을 보이는 것이 위기를 모면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마침 두 형제가 다른데 신경을 쓰고 있는 사이에 벽시계에서 빠져 나온다. 하지만 완전히 방 밖으로 도망가지는 못한다. 다마치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실은 이 집에 과거에 무슨 나쁜 일이 생겨서 혼령들이 아직도 밤이 되면 돌아다니나고 설명하고 혹시 이 방에도 나타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어 와 본것이라고 둘러댄다. (다마치의 노래가 아름답다.) 두 형제는 만일 억울하게 죽은 혼령들이 있다면 그 혼령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으므로 당장이라도 장원에서 나가기로 결정한다.
미에츠니크와 한나와 야드비가
[4막] 장원의 주인인 미에츠니크는 두 형제가 무엇이 겁이 나서인지 당장이라 떠나겠다는 소리를 듣자 과연 체스니코바가 말한대로 두 사람 모두 겁장이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왜 떠나겠다는 것인지에 대하여는 알지 못한다. 그때 하인인 마치에이가 나타나서 미에츠니크에게 이 장원에 옛날에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있어서 그 혼령이 지금도 밤중에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를 하며 두 형제는 유령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장원에서 나가려는 것일뿐 다른 뜻은 없다고 말한다. 미에츠니크는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 것이라면서 사실은 이 장원이 왜 쇠퇴해지고 있는지에 설명하려고 하는데 한 무리의 댄서들과 술꾼들이 들이 닥친다. 그 중에는 변장한 다마치도 포함되어 있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으로 변장한 다마치는 사람들에게 자기는 한나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선언하고 급히 밖으로 나간다.
두 형제와 하인 마치에이와 집사장 스콜루바
이제 미에츠니크가 이 장원의 내력에 대하여 설명한다. 그의 증조 할아버지에게는 아홉명의 아름다운 딸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장원을 찾아온 남자들은 각각 아홉 딸들 모두에게 청혼을 했다고 한다. 장원의 주변에 살고 있는 다른 어머니들과 딸들은 남자들의 장원의 딸들에게만 청혼을 하자 질투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장원을 마법의 힘이 넘쳐 있는 '유령의 집'이라고 소문을 낸다. 하지만 절대로 '유령의 집'이 아니라는 것이 미에츠니크의 설명이다. 그말을 들은 스테판과 츠비그니에브는 자기들이 오해를 해서 진짜 유령이 나타나는 집인줄로 의심한 것을 정중하게 사과한다. 그리고는 내친 김에 스테판은 한나를, 츠비그니에브는 야드비가를 사랑한다고 선언한다. 미에츠니크는 두 형제가 난폭한 곰을 잡았다는 얘기를 들었으므로 두 형제를 더 이상 겁장이라고 단언할 필요가 없게 된다. 미에츠니크는 두 형제의 청혼을 허락하고 두 형제와 자기의 두 딸들에게 축복을 내린다. 모두 행복하다. 다만, 중매장이 역할을 하려던 체스니코바 아줌마와 한나를 사랑한다고 나섰던 멋쟁이 변호사 다마치와 허풍만 떨던 집사장 스콜루바만이 행복하지 않다.
두 딸들을 축복하는 미에츠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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