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카(Halka)
스타니슬라브 모니우츠코의 4막 오페라
폴란드 국민오페라의 캐논
폴란드 국민오페라의 아버지 스타니슬라브 모니우츠코
'할카'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순박한 여인의 이름이다. '할카'(Halka)는 폴란드 국민오페라의 아버지라고 하는 스타니슬라브 모니우츠코(Stanislaw Moniuszko: 1819-1872)의 4막 오페라이다. 대본은 바르샤바의 촉망받는 시인인 블로드치미에르츠 볼스키(Wlodzimierz Wolski)가 썼다. 볼스키는 사회급진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젊은 시인이었다. 스타니슬라브 모니우츠코는 모두 14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그중에서 4편은 미완성이었다. 그러므로 완성된 오페라는 10편 뿐이다. 그의 첫 오페라가 '할카'이다. 그가 28세 때인 1847년에 착수하여 그해 말에 완성한 작품이다. 처음에는 2막으로 작곡했다. 그러다가 폴란드의 민속적인 향취가 더 많이 포함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1857년에 4막으로 확장하였다. '할카'는 1848년 1월 1일 리투아니아의 수도인 빌니우스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처음 소개되었다. 그러다가 6년 후인 1854년 2월 28일에 빌니우스에서 처음으로 무대 공연을 가졌다. 리투아니아는 상당기간동안 폴란도와 연방을 맺고 지낸 나라였으나 '할카'가 공연될 당시에는 제정러시아의 통치를 받고 있었다. 그러한 때에 모니우츠코의 '할카'를 그나마 빌니우스에서 공연할수 있었던 것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민들의 열성이 있어서였다. 바르샤바 초연은 빌니우스의 초연으로부터 또 4년 후인 1858년 1월 1일이었다. 그후 미국, 멕시코, 캐나다, 일본, 터키, 러시아, 쿠바 등지에서 오늘날까지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산속 마을 사람들이 지주 청년으로부터 버림받고 돌아온 할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경멸한다.
'할카'는 모니우츠코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할카'의 정겨운 멜로디가 풍부한 오페라이다. 폴란드의 정취와 서정이 흠씬 배어 있는 음악이다. 아리아는 감동을 주는 시이다. 예를 들면 '아침 햇살이 비칠 때까지'(Gdybym rannym slonkiem), 또는 '한숨 짓는 전나무'(Szumia jodly) 등은 한 편의 시이다. 폴란의 민속도 화려하게 선보이고 있다. 귀족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츨라흐타(Szlachta)와 산악지대에 살고 있는 부족들의 생활상인 고랄스(Gorals)를 볼수 있다. 특히 '할카'에서는 화려한 폴란드 민속무용이 여러번 펼쳐진다. 스토리는 주인공으로 고지대에 사는 '할카'라는 처녀와 귀족인 야누츠(Janusz)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것이다. 야누츠는 부유한 지방 유지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 앞날을 약속했던 할카를 헌신짝 처럼 버린다. 할카는 임신한 몸으로 마을에서 천대를 받는다. 오페라 '할카'는 질투와 희생을 주제로 삼고 있다.
스톨니크가 딸 조피아와 야누츠의 약혼을 선언하고 있다.
최근의 공연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2004년 폴란드의 크라코브에서 공연된 것이다. 크라코브의 차크르초베크 자연공원의 야외무대에서 공연되었다. 군마가 동원되고 축제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으며 무대 주변의 공간에 특수효과를 마련해 놓은 것이었다. 모두 6천여명의 시민들이 관람하였다. 크라코브 오페라단(Opera Krakowska)이 공연을 맡았으며 타이틀 롤인 할카는 폴란드의 정상급 소프라노인 에바 비에가스와 마리아 미트로츠(Maria Mitrosz)가 교대로 맡은 것이었다. 크라코브 오페라단은 2011년 12월에 크라코브에서 '할카'를 다시 공연하였다. 어찌나 환영을 받았던지 이듬해 2월까지 연속 공연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때에는 폴란드의 소프라노들인 마그달레나 바릴라크(Magdalena Barylak), 에바 베신(Ewa Vesin), 에바 비에가스(Ewa Biegas)가 번갈아서 할카의 역할을 맡았다. 2010년에는 영어 대본으로 포켓 오페라단이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에서 공연을 가졌다. 미국에서 '할카'가 처음 선을 보인 것은 영어 대본이 아닌 폴란드어 대본으로였다. 미국에 거주하는 폴란드 출신의 성악가들이 모인 '폴로니아 오페라단'(Polonia Opera Company)이 뉴욕의 카네기 홀, 디트로이트, 하트포드, 시카고 등 미국의 여러 도시를 순방하며 공연을 가졌다. 이같은 공연을 성사시킨 사람은 루이스 코발스키(Louis Kowalski)였다.
조피아와 약혼한 야누츠
[1막] 부유하고 젊은 지주인 야누츠(Janusz)와 그보다 더 부유한 지주인 스톨니크(Stolnik)의 딸 조피아(Zofia)와의 약혼식이 거행된다. 두 사람의 약혼은 두 지주들의 땅의 더욱 넓혀 주는 것이 된다. 스톨니크는 전부터 아들 하나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야누츠가 딸 조피아와 결혼하게 되면 진짜로 아들 하나를 얻는 셈이 되므로 속으로 마음이 흐믓히다. 그런데 약혼 파티는 밖에서 어떤 여자가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흥이 깨진다. 어떤 고통 속에 있는 여인이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 흐느껴 우는 것 같다. 마음씨 착한 조피아는 야누츠에게 어서 밖으로 나가서 누가 그렇게 슬프게 우는지 알아보고 도와줄수 있으면 도와주라고 당부한다. 야누츠는 싫지만 어쩔수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간다.
야누츠와 조피아의 약혼 파티
스톨니크 집에서 청지기로 일하고 있는 드치엠바(Dziemba)가 울고 있는 어떤 젊은 여자 하나를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온다. 할카이다. 사람들은 흐느껴 울었던 여자가 할카인 것을 알고 놀란다. 더 놀라운 것은 할카가 노골적으로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야누츠를 알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할카는 산속에서 살고 있는 처녀이다. 야누츠가 우연히 할카가 산속을 지나가다가 할카를 만나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은 어느덧 장래를 굳게 약속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다가 야누츠가 아무래도 부자집 여자와 결혼해서 가세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할카를 헌신짝 처럼 버리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그때까지만 해도 할카는 야누츠가 아랫마을의 젊은 지주인줄 모르고 있었다. 할카는 혹시라도 마을로 내려오면 아무 말도 없이 자취를 감춘 야누츠에 대한 소식을 알수 있을 것 같아서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마을에 내려와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야누츠 처럼 생긴 젊은 지주가 이 마을의 큰 지주인 스톨니크의 딸 조피아와 바로 오늘 약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마을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은 모두 조피아의 집에 가서 잔치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카는 야누츠를 만날 생각으로 조피아의 집까지 찾아온 것이다. 야누츠가 할카를 위로하는 척 하면서 조용한 곳으로 데려간다. 야누츠의 눈을 바라본 할카는 자기에 대한 야누츠의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고 느낀다. 할카는 그토록 보고 싶어한 야누츠를 만나게 되자 달려가서 팔을 벌여 얼싸 안는다. 할카를 얼싸 안은 야누츠는 할카에게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할카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할카에게 오늘 밤중에 강가에 있는 성모의 기념상 앞에서 만나서 어디론가 둘이서 멀리 도망가서 새 생활을 하자고 속삭인다. 할카가 야누츠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나간다. 야누츠는 사람들이 떠들석하게 모여 있는 파티 장소로 다시 돌아간다.
행복한 야누츠와 조피아
[2막] 밤중에 할카는 야누츠가 말한대로 강가의 성모 기념상 앞에서 야누츠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야누츠는 나타나지 않는다. 얼마후 어떤 사람이 하나 나타나는데 야누츠가 아니라 욘테크(Jontek)이다. 욘테크는 할카가 살고 있는 산속 마을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청년이다. 욘테크는 몇 년전부터 할카를 그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무조건 사랑해 온 사람이다. 할카는 욘테크가 자기를 끔찍히 사랑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야누츠 때문에 마음을 줄 수가 없다. 할카는 욘테크에게 오늘 야누츠를 만나보니 아직도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이제는 제발 자기를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욘테크는 할카가 배신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할카가 욘테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자 욘테크는 할카를 데리고 야누츠와 조피아의 약혼 파티가 아직도 열리고 있는 스톨니크의 집으로 데려간다. 할카는 창문을 통해서 야누츠와 조피아가 정식으로 약혼을 하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는 모습을 본다. 그제서야 할카는 자기가 버림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할카는 자기가 매에게 잡혀서 갈기갈기 찢김을 당한 한 마리의 비둘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마을 사람들의 결혼식 축하
[3막] 장면은 바뀌어 할카가 살고 있는 산속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이 평상시와 같이 즐겁게 지내는 모습이다. 욘테크가 어떤 여인과 함께 나타난다. 누구인지 알아 볼수 없는 여인이다. 마을 사람들은 욘테크를 잘 알고 있다. 할카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어떤 남루하고 이상한 여인을 데리고 온 것이다. 잠시후 욘테크가 데리고 온 여인이 놀랍게도 할카인 것이 알려진다. 마을 사람들은 할카를 사랑하여서 장래를 굳게 약속했던 야누츠가 다른 돈 많은 여자와 약혼했다는 얘기를 듣고 모두 분노한다. 마을 사람들이 더 분노하는 것은 할카가 임신을 하였다는 사실이다. 할카는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 처지가 된다. 모두들 할카를 외면한다. 할카는 외톨이가 된다. 할카는 자기가 매에게 잡혀서 찟김을 당한 비둘기라는 생각을 더 절실하게 한다.
화려한 결혼식 파티
[4막] 욘테크는 할카가 날이면 날마다 슬픔과 비탄 속에서 지내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프다. 마을에 일이 있어서 갔던 욘테크는 마을에서 떠들석한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알고 마침 피리부는 사람이 있어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피리부는 사람은 오늘이 야누츠와 조피아의 결혼식을 거행하는 날이라고 대답하며 흥겹게 피리를 분다. 피리부는 사람은 욘테크가 크게 낙심하고 있는 것을 보고 욘테크를 위로하기 위해 산속 마을에 대한 노래를 분다. 하지만 그 노래는 욘테크의 마음을 더욱 공허하게 만들어 줄 뿐이다. 욘테크는 욕심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보다는 자연의 신비한 아름다움이 넘쳐 있는 산속 마을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한다. 얼마후 신랑신부인 야누츠와 조피아가 마을에 나타난다. 마을 사람들은 할카를 생각해서 두 사람을 심히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신부 조피아의 집 청지기인 드치엠바가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여 앞으로 농사라도 짓게 된다면 대지주인 두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하자 어쩔수 없이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현대적 연출의 결혼식 장면
산속 마을에서 혼자 지내고 있던 할카는 소문에 야누츠가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자 모처럼 마을로 내려와 본다. 그러나 차마 결혼 축하 파티에는 참가하지 못한다. 조피아가 한쪽 구석에서 깊이 절망하고 있는 모습의 할카를 보고 어디서 한번 만난 것 같다는 느낌을 갖는다. 조피아는 할카에게 다가가서 무슨 걱정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런 모습을 본 야누츠가 조피아에게 어서 교회로 들어가서 결혼식을 올리자면서 데리고 간다. 그러면서 조피아에게 저 여자가 누구냐하면 전에 약혼식을 할 때에 갑자기 찾아와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여자라고 말해준다. 더 이상 숨기기만 하면 조피아가 더 궁금해 할것 같으므로 미리 입막음을 하자는 생각에서이다. 할카는 야누츠가 자기에게 말 한마디도 건네지 않고 조피아를 데리고 교회 안으로 들어가자 가슴이 찢어질듯 하다. 할카가 낳은 아기는 얼마후에 숨을 거두었다. 할카는 이제 자기 주위에 정말로 아무도 없다는 생각을 한다. 갑자기 분노에 넘친 할카는 교회에 불을 질러 야누츠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차마 그럴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할카는 야누츠를 죽이는 대신 자기가 강물에 빠진다.
할카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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