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 마리아 복음서(The Gospel of Mary Magdalene)
마크 아다모의 2막 오페라
작곡가 겸 대본가인 마크 아다모
세상에 별별 오페라가 다 있는 중에 성경 이야기를 내용으로 삼은 오페라도 상당히 많이 있다. 그런 중에 이번에는 미국의 마크 아다모(Mark Adamo: 1962-)가 '막달라 마리아 복음서'(The Gospel of Mary Magdalene)라는 제목의 2막 오페라를 내놓았다. '마리아 복음서'라고 하면 예수님을 끝까지 따라 다니며 보살펴 준 막달라 마리아의 복음서라고 해석할수 있다. 막달라 마리아에 대하여는 지금까지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등이 나와 있다. 예를 들면 '다빈치 코드'도 막달라 마리아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그리스도의 수난'(The Passion of Christ)도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얘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The Last Temptation of Christ)도 막달라 마리아와 예수님의 관계를 그린 것이다. '다빈치 코드'이건 또는 다른 작품이건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그가 예수님을 사랑해서 실은 결혼까지 했고 자녀까지 두었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도무지 알수 없는 사항이다. 그런 막달라 마리아인데 이번에는 그에 대한 오페라까지 등장했다. 2013년 6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초연되었다. 성서에 등장하는 인물들, 성서의 이야기...이런 것들을 소설이나 영화 등 예술작품으로 만들 때에는 무척 조심스럽고 긴장이 되는 법이다. 구약성서의 인물들이나 이야기를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면 별로 문제가 안되는데 신약성서의 경우는 다르다. 특히 예수님의 신성(神性)과 인성(人性) 문제를 다루는 것은 민감한 문제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자칫 신앙에 의문을 던지게 되는 작품들이 나오게 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예슈아를 위로하는 마리아
오페라 '막달라 마리아 복음서'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총감독인 데이빗 가클리(David Gockley)가 마크 아다모에게 의뢰한 오페라이다. 샌프란스시코 오페라로서 보면 아다모에게 의뢰한 첫번째 오페라이지만 데이빗 가들리로서는 세번째로 의뢰한 작품이 된다. 데이빗 가클리는 휴스턴 그랜드 오패라(HGO)의 총감독으로 있을 때에 마크 아다모에게 두번에 걸쳐 오페라를 위촉한바 있다. 첫번째는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이며 두번째는 '라이시스트라타'(Lysistrata)라는 것이었다. 마크 아다모는 '마리아 복음서'의 제작을 요청 받은후부터 거의 6년 동안 자료를 모으고 공부하고 대본을 만들었다. 마크 아다모는 현재 개신교와 가톨릭에서 사용하고 있는 신약 성서는 물론이고 경외서와 비서까지도 조사하였다. 그리하여 86페이지에 이르는 대본을 완성했는데 대본이 어떤 근거로 작성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주해를 무려 116페이지나 만들었다. 그러니 얼마나 철저하게 대본을 준비했는지 모를 일이다.
4 복음서에 나오는 막달라 마리아(mary Magdalene)는 어찌된 일인지 창녀라고 해서 오래 전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는 애써서 감추려 했고 일부러 들어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마리아 복음서'라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집트에서 나타났다. 마리아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짐작컨대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기록이라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이다. 이 '마리아 복음서'에 의하면 지금까지 비천하게 여겨졌던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스토리가 전혀 다르게 전개된다. 어떤 내용인지는 천천히 알아 보도록 하고 일단 마크 아다모의 오페라와 관련해서 생각해 보면 오페라 '마리아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애에 대한 메시지가 초점으로 되어 있다. 우선 마크 아다모는 자기의 작품인 '마리아 복음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아보자. 마크 아다모는 이 오페라의 대본도 직접 썼기 때문에 어떻게 내용을 전개했으며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막달라 마리아(사샤 쿠크)
마크 아다모는 "어떤 복음서도 역사로서 기록된 것은 없다. 그러나 신약성서에 들어 있는 복음서들을 포함해서 모든 복음서는 나사렛 예수의 생애와 그를 따르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단편적으로나마 역사에 바탕을 두고 기록하였다. 나는 그런 단편적인 내용을 좀 더 개발해서 성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하나의 인간으로서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에 대하여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대체로 나중에 사람들이 만든 얘기가 많이 있다. 그것이 진정한 해석이었을까? 신약성서에는 여인들의 이름도 여러 명이 등장하지만 제대로의 설명이 되어 있는 경우는 없다. 여인들도 남자들처럼 감동적으로 설명되면 안될까? 오히려 신약성서보다는 외경 또는 비교적인 복음서에서는 간혹 여인들의 생애를 더 자세히 그려 놓은 경우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성서에 등장하는 여인들을 단순히 성스러운 여인, 천사와 같은 여인, 또는 죄지은 여인으로 그리는 것보다는 그들의 살아 있는 숨결, 열정, 용기, 담대함, 관용, 고귀함....이런 면도 부각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오페라 '막달라 마리아 복음서'가 나의 대답이다"라고 말했다.
예슈아와 베드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미리암과 마리아가 바라보고 있다.
오페라 '마리아 복음서'의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현대적 해석이므로 뉴스캐스터, 경찰 등이 등장한다.
- 막달라 마리아(Mary Magdalene) - 예슈아를 따르는 여인. 나중에 예슈아와 결혼.
- 미리암(Miriam) - 예슈아의 어머니
- 베드로(Peter) - 예슈아를 따르는 제자 중에서 가장 우두머리
- 예슈아(Yeshua) - 나사렛 출신의 전도자
- 다말/구도자/소녀/뉴스캐스터(Tamar/Seeker/Girl/Nescaster)
- 경찰(Policeman)
- 따르는 사람/구도자/설교자/뉴스캐스터(Follower/Seeker/Preacher/Newscaster)
- 시몬/따르는 사람/방관자/뉴스캐스터(Simon/Follower/onlooker/Newscaster)
- 바리새인/뉴스캐스터(Pharisee/Newscaster)
예슈아의 어머니인 미리암
[1막] 성지에서 고고학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단의 학자들은 지하를 파내려 가다가 성서시대의 지층을 발견하고 그것이 성서적인 역사를 이야기해 줄것으로 믿는다. 만일 고고학적 조사에 의해서 성서의 내용이 달라지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건 대단한 사건이다. 발굴자들은 합창으로서 자기들의 고뇌를 노래한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성서의 스토리가 잘못 알려진 것이 있으면 바로 잡고 또한 부족한 점이 있으면 완성되기를 바란다. 그때 고대문서가 하나 발견된다.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는 문서이다. 이윽고 막달라 마리아가 폐러호부터 나타난다. 그리고 무대는 서기 1세기의 유대땅으로 전환된다.
예슈아(나탄 건)와 마리아(사샤 쿠크). 오페라에서는 예수라는 이름 대신에 아람어의 예수아를 사용하고 있다.
마리아가 가버나움에 있는 자기 집으로 들어선다. 마리아는 육체적인 열정을 통해서 영적인 초월함을 구하고자 한다. 마리아는 최근에 새로운 연인인 시몬이 자기를 떠난 것을 생각한다. 시몬은 유부남이다. 시몬은 자기 부인이 마리아의 존재를 알고 마리아를 사람들이 처벌토록 했다고 말하며 관계를 끊으라고 위협한다. 그래서 시몬은 두려워서 마리아를 떠난것이다. 사람들이 마리아에게 돌을 던지려 할 때 전도자인 예슈아(예수)가 나타나서 마리아를 구원한다. 마리아는 예슈아에게 어떻게 보답하면 좋겠느냐고 묻는다. 예슈아는 마리아에게 가버나움 회당에 오면 자기를 만날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날, 회당을 찾아간 마리아는 설교하고 있는 예슈아를 발견한다. 예슈아의 설교는 마리아에게 감동을 준다. 마리아를 발견한 예슈아는 마리아가 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듯 말한다. 어떤 바리새인이 예슈아에게 어찌하여 창녀와 상대하느냐면서 비난한다. 예슈아에 대한 사람들의 눈길이 험악해진다. 예슈아의 어머니인 미리암(메리)이 나타나서 상황을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쓴다. 예슈아는 어머니를 무시하고 어디론가 떠난다. 미리암은 마리아에게 자기 아들에게서 제발 떨어져 있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마리아는 예슈아의 무리와 합류키로 결심한다.
결혼의 의식
예슈아의 수제자인 베드로는 마리아를 제자들의 무리에서 제외하려고 하지만 예슈아가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리아는 예슈아의 까다로운 제자들로부터 환영을 받는다. 로마의 경찰이 세례 요한이 반체제 운동을 했기 때문에 살해되었다고 전한다. 예슈아는 친구이며 멘토였던 세례 요한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에 크게 상심한다. 그런 예슈아를 마리아가 위로한다. 다음날 아침, 마리아는 예슈아가 혼자서만 있고 싶어하는 것을 발견한다. 마리아는 이제 더 이상 예슈아에게 필요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떠나려 한다. 그러나 예슈아는 마리아에게 남아 있어 달라고 부탁한다. 예슈아와 마리아의 결혼식이 열리는 밤이다. 마리아는 결혼식 전에 신부가 신랑의 방을 찾아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전통을 무시하고 예슈아의 방을 찾아간다. 미리암이 마리아의 뒤를 몰래 따가간다. 마리아는 예슈아의 방에서 베드로가 계속 예슈아에게 마리아를 멀리 하라고 요구하는 소리를 엿듣는다. 예슈아는 베드로의 그런 주장을 음모라고 하면서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마리아가 당장 방 안으로 들어가서 베드로에게 따지려고 하자 미리암이 그런 마리아를 막아서며 쫓아 보낸다. 미리암은 예슈아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기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마리아가 미리암에게 어째서 예슈아의 잘못이 자기 때문이라고 말하느냐고 묻자 미리암은 말 못할 뼈아픈 사연이 있다고 말한다. 미리암이 15살 때에 결혼을 앞두고 예슈아를 출산했다는 것이다. 마리아가 '그럼 예슈아의 아버지는 누구인가요?'라고 묻자 마리아는 '그게 무슨 상관이 있느냐'면서 '아무튼 그는 나의 남편이 아니었다'라고 대답한다. 마리아가 미리암을 위로한다. 마리아는 예슈아를 만나서 베드로와 자기 둘 중에서 한 사람을 택하라고 요구한다. 예슈아는 마리아를 택한다. 마리아는 예슈아를 침대로 이끈다.
예슈아의 십자가형
[2막] 몇 달후 예슈아가 언덕에서 무리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마리아와 미리암이 함께 따르고 있다. 예슈아에게 열광적인 군중들은 예슈아를 자기들의 정치적인 메시아라고 주장한다. 경찰들이 와서 집회를 해산시킨다. 베드로가 예슈아에게 군중들의 뜻을 받아 들이라고 주장한다. 마리아는 안된다면서 베드로와 언쟁을 벌인다. 베드로와 베드로를 따르는 무리들은 정치적인 봉기를 계획하고 있다. 마리아는 예슈아를 잃게 된다는 생각으로 베드로와 그의 무리들과 투쟁하기로 결심한다. 예슈아는 반란죄로 체포되어 십자가형을 받게 된다. 군중들에게 에워싸인 베드로는 예슈아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인한다. 나중에 베드로는 자기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며 번민한다. 마리아가 그런 베드로를 위로하면서 이제 서로 다투지 말고 평화롭게 지내자고 제안한다. 미리암이 마리아와 함께 예슈아의 시신에 향유를 바르려고 무덤을 찾아간다. 마리아는 미리암에게 이제 아들을 마지막으로 만날 터인데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고 묻는다. 미리암은 그저 마지막 작별을 고할 뿐이라고 대답한다. 무덤에 들어간 마리아는 기이한 비전을 본다. 예슈아의 부활한 육신의 모습이 아니라 혼령이 서 있는 것이다. 예슈아와 마리아는 서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면서 사랑의 노래를 부드럽게 부른다. 그저 노래를 부른다. 작곡자는 이 오페라에서 마리아를 예슈아의 가장 중요한 제자로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예슈아의 아내로 그렸다. 그리고 마리아를 관능적이면서도 대단히 지적인 여인으로 표현했다. 마리아는 예수아로부터 배움을 받지만 반대로 어떤 사항에 대하여는 예수아를 가르치기도 했다.
무덤에서 예슈아의 시신을 바라보는 마리아. 혼령으로 나타난 예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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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복음서가 뭐길래]
'마리아 복음서'는 1896년에 발견된 경외서(apocryphal book: 출처가 분명치 않는 문서)로서 5세기경의 파피루스에 기록되어 있는 문서이다. '마리아 복음서'는 카이로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우여곡절 끝에 독일의 학자인 카를 라인하르트가 매입했다. 이 문서는 일반적으로 '마리아 복음서'라고 알려졌지만 그렇다고 성서에 포함될 정도의 정경이 아니며 복음서로 분류될 정도의 것도 아니라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이다. 앤드류 베른하르트라는 학자는 '정경이라는 것은 예수가 성인으로서 수행한 전도의 사역과 그밖의 활동을 기록한 문서'라고 규정했다. 그렇다면 '마리아 복음서'는 내용에 있어서 그런 사항이 부족하므로 정경으로 간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마리아 복음서'의 마리아가 과연 어떤 마리아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막달라 마리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떤 학자들은 나사렛의 마리아, 즉 예수의 어머니를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막달라 마리아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를 따르던 여인들 중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예수의 부활이라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건을 처음으로 목격한 증인이었고 또한 초대 교회의 문서에도 간혹 등장할 정도로 기독교회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므로 틀림 없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한 성서기록은, 누가복음 8장 2절에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와 동행했다고 되어 있고 마태복음 27장 56절에는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에 그 자리에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또한 요한복음 14장 16절과 마가복음 16장 9절에는 예수의 부활하심을 처음으로 목격한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다.
1616년 귀도 르네의 작품 '막달라 마리아'. 한 손에 향유병을 들고 있으면 긴머리가 양쪽 어깨를 뒤덮고 있다. 그만한 머리칼이면 예수님의 발에 떨어진 자기의 눈물을 닦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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