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폴라 킴퍼의 '페이션스와 사라' - 97

정준극 2014. 4. 22. 13:43

페이션스와 사라(Patience & Sarah)

이사벨 밀러의 원작을 폴라 킴퍼가 2막 오페라로 작곡

최초의 동성애 주제의 오페라

 

폴라 킴퍼

 

레스비안을 주제로 삼은 오페라가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레스비안이라고 하면 여성간의 동성연애 또는 그런 연애를 하는 여자들을 말한다. 원작은 필명을 이사벨 밀러(Isabel Miller)라고 하는 알마 라우트송(Alma Routsong: 1924-1886)의 1969년도 소설인 '페이션스와 사라'이다. 이사벨 밀러는 19세기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두 여인의 스토리로부터 영감을 받아 그 소설을 썼다고 한다. 두 여인은 화가인 메리 앤 윌슨(Mary Ann Wilson)과 그의 파트너인 미스 브런데이지(Miss Brundage)이다. 두 사람은 뉴욕의 그린 카운티(Greene County)에서 작은 목장을 운영하며 살았다. 메리 앤 윌슨은 뛰어난 화가로서 나중에 그의 작품이 워싱턴DC의 내셔널 갤러리, 보스턴 미술관 등에 상설 전시되었다. 서양에서 동성연애는 전통적으로 기독교 신앙에 어긋나기 때문에 금기시되어 왔고 그에 대한 어떤 형태의 예술도 억제되어 왔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남자와 여자를 따로 만드시어 이 세상에서 부부가 되어 번성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동성간의 연애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슬리는 것이므로 배척되어 왔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미국의 여성 작가인 이사벨 밀러가 여성간의 동성연애, 즉 레스비안을 주제로 삼은 소설을 썼고 또 그것을 미국의 여성 작곡가인 폴라 킴퍼가 오페라로 만들었으니 관심을 끌지 않을 수 없다. 이사벨 밀러는 어느때 뉴욕의 쿠퍼스타운에 있는 민속예술박물관에 갔다가 메리 앤 윌슨의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아서 윌슨과 브런데이지에 대한 이야기를 조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윌슨과 브런데이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 지역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를 레스비안이라고 부르기에는 섣부를 수가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들의 관계를 보스턴 매리지(Boston marriage)라고 불렀다.

 

대본을 쓴 웬드 퍼슨스

 

이야기는 1816년 미국 동부의 코네티커트 주에 있는 어떤 마을에서 시작된다. 페이션스는 '인내'라는 뜻의 단어이지만 여기서는 주인공 여인의 이름이다. 풀 네임은 페이션스 화이트(Patience White)이며 화가이다. 그러므로 아마 메리 앤 윌슨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페이션스는 코네티커트에서 중류층 지주로 행세하는 사람의 여동생이다.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여인이다. 페이션스의 파트너인 또 다른 주인공은 사라 다울링(Sarah Dowling)이다. 성격이 남자처럼 터프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여인이다. 사라는 가난한 농부의 딸이다. 두 젊은 여인은 어느덧 사랑의 감정을 가지게 되어 자기의 생애를 바쳐서라도 서로를 사랑하기로 결심한다. 두 여인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집안 식구들과 주변환경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로부터 탈출하려는 꿈을 똑 같이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다른 지역으로 가서 새로운 생애를 개척해 나가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페이션스는 그런 내용을 미리 알게 된 식구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못가게 막는 바람에 사라와 함께 떠나지 못한다. 그래서 사라 혼자서 우선 집을 떠난다. 사라는 젊은 여자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남장을 하고 다닌다. 그리고 이름도 샘이라고 지었다.

 

원작자인 이사벨 밀러(알마 라우트송)

                    

샘(사라)은 길을 가는 중에 파슨 다니엘 필(Parson Daniel Peel)이라고 하는 방문 책장사를 만난다. 파슨은 샘에게 별로 목적도 없이 여행을 한다면 기왕에 같이 다니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다니다 보니 파슨은 여자처럼 생긴 샘에게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다. 파슨은 기본적으로 게이였던 것이다. 곤란해진 샘(사라)은 파슨에게 자기의 실제 정체를 밝힌 후에 공연히 돌아만 다니다가 봉변을 당할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집에 돌아온 사라는 그렇게 좋아 지내던 페이션스를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쁜기 한량 없다. 페이션스와 사라는 날이면 날마다 만나서 소설이나 시를 함께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날 페이션스의 식구들이 모두 외출을 하고 집에는 그의 올캐만이 남아서 집안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페이션스의 올캐가 우연히 페이션스의 방을 들여다 보다가 페이션스와 사라가 서로 포옹한채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결국 페이션스의 오빠는 페이션스에게 집을 나가서 살라고 말한다. 페이션스는 그러지 않아도 집에서 나갈 생각이었다. 페이션스와 사라는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멀리 떠나서 새로운 생활을 개척해 나가기로 한다. 두 사람은 배를 타고 제네시(Genesee)라는 곳으로 가서 땅을 사고 집을 지어 가정을 꾸릴 생각이다. 드디어 페이션스와 사라가 배를 타고 함께 떠나면서 갑판에서 앞으로 그들의 앞에 펼쳐질 새로운 삶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 소설에서는 두 사람이 목적지에 도착해서 농장을 일구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오페라 '페이션스와 사라'는 어메리칸 오페라 프로젝트(American Opera Project)라는 단체가 작곡자인 킴퍼와 대본가인 퍼슨스에게 위촉한 작품이다. 대본을 쓴 웬드 퍼슨스(Wende Persons)는 원래 마케팅 전문가로서 한때 피츠버그 오페라단의 홍보담당으로도 일했던 사람이다. 퍼슨스도 역시 레스비안의 기질이 있는 사람이었다. 어떤 레스비안 오페라 소프라노에게 푹 빠져 있었다. 퍼슨스는 그 오페라 소프라노에게서 영향을 받아서 이사벨 밀러의 소설 '페이션스와 사라'를 언젠가는 오페라로 만들어서 자기가 사랑하는 그 소프라노가 주역을 맡기를 바랬다. 그래서 실상 1981년부터 대본을 쓰기 시작했으나 별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 소프라노가 자기가 왜 다른 여자들을 위해서 사랑의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얘기를 하자 이에 자극을 받아서 대본에 박차를 가하여 첫 파트를 완성해서 그 소프라노에게 보여 주었다. 그 소프라노는 상당히 감동을 받아 어서 대본을 완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퍼슨스는 작곡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시 주목을 받고 있던 여류 작곡가 폴라 킴퍼에게 함께 일하자고 요청했다. 작곡가 킴퍼는 영화 음악도 만들었고 연극을 위한 극음악도 만든 경험이 있다. 그러나 레스비안 주제의 오페라를 작곡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나 1993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바그너의 링 사이클을 보고 한 후에 생각이 바뀌어져서 '페이션스와 사라'의 음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원작자인 이사벨 밀러는 1996년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대본을 쓰는 퍼슨스와 작곡을 맡을 킴퍼에게 오페라를 만드는데 따른 저작권을 양해하였다.

 

킴퍼와 퍼슨스는 작품을 완성하면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두 사람은 오페라를 만들되 '제작에 있어서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는' 오페라를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규모도 줄이고 합창도 넣지 않았으며 출연자도 한정했다. 출연자는 8명이다. 페이션스 화이트(Patience White: S), 사라 다울링(Sarah Dowling: MS), 파슨 다니엘 필(Parson Daniel Peel: T: 방문 책장사), 에드워드 화이트(Edward White: Tㅣ 페이션스의 오빠), 마사 화이트(Martha White: Cont: 페이션스의 올캐언니), 파 다울링(Pa Dowling: B: 사라의 아버지), 마 다울링(Ma Dowling: MS: 사라의 어머니), 레이첼 다울링(Rachel Dowling: S: 사라의 여동생)이다.

 

메리 앤 윌슨이 그린 '두여인'. 이사벨 밀러는 이 그림을 보고 소설을 쓸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어메리칸 오페라 프로젝트'는 주로 미국의 소설을 미국의 중견 작곡가들에게 오페라로 위촉하고 그 오페라가 진행되는 중간중간에 보고회 형식의 모임을 가져 그 오페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증진하는 모임이다. '페이션스와 사라'의 경우에도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이 오페라가 완성된 부분까지 중간연주회를 가졌고 1996년 7월에 작품이 완성되자 우선 피아노 반주로 소규모의 시범공연을 하였다. 정식 초연은 1998년 7월 8일 링컨 센터 페스티발 기간 중에 이루어졌다. 초연에는 일반인들과 함께 레스비안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마침 링컨 센터에서 이 오페라가 초연을 가질 때에 미국민속예술박물관(Ammerican Folk Art Museum)에서 메리 앤 윌슨의 작품 전시회가 열려서 관심을 끌었다. 앞에서도 언급한 대로 메리 앤 윌슨은 이사벨 밀러가 '페이션스와 사라'를 쓰도록 모티프를 제공한 사람이다. '페이션스와 사라'는 링컨 센터에서의 초연이후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공연되었다. 주로 전편이 공연되 어떤 때는 발췌곡만을 연주하기도 했다. 2막에서 페이션스와 사라의 듀엣인 '나는 살고 싶어'(I Want To Live)는 미국레스비안작곡가 앨범에 수록되었다. Composers Recordings, Inc. 라는 회사가 발매하고 있는 미국게이작곡가(Gay American Composers) 시리즈에 포함된 앨범이다.

 

'페이션스와 사라'가 공연되자 각계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뉴욕 타임스는 우선 킴퍼의 음악이 찬송가 스타일 및 가벼운 살롱 음악 같은 것이며 간혹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대체적으로 부담감이 없으며 오히려 상당히 서정적이어서 매력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어떤 평론가는 '페이션스와 사라'의 음악이 버질 톰슨의 '베이비 도를 위한 발라드'(The Ballad of Baby Doe)와 비교될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평론가는 킴퍼의 음악은 대본을 마치 자연스런 연설을 하는 것처럼 만든 센스가 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어떤 평론가는 오페라의 공연 시간이 너무 길다고 한마디 했다. 하지만 몇몇 음악은 놀랄만큼 감동적이었다는 얘기를 곁들였다. 예를 들면 2막에서 사라의 훌륭한 아리아, 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파슨스의 눈물을 쥐어 짜게 하는 발라드, 성스러운 '주의 기도', 그리고 앞에서도 설명 했듯이 페이션스와 사라의 듀엣인 '나는 살고 싶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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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의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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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주인공들인 페이션스와 사라가 1인칭으로 이야기하는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파트는 페이션스 화이트가 얘기를 한다. 페이션스는 마을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여자이다. 집안도 부유한 편이며 좋은 교육을 받은, 말하자면 양가집 규수이다. 페이션스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상당한 재산을 남겨 주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지낼수 있다. 페이션스는 결혼도 하지 않은 입장에서 혼자 나가서 살기가 쉽지 않아서 오빠네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 자기만의 공간이 있기 때문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오빠의 부인, 즉 올케인 마사는 그런 페이션스가 일종의 특권을 누리고 살고 있다고 생각해서 못마땅한 눈치이기는 하다. 올캐는 아이들 뒤치닥꺼리도 해야 하는데 시누이인 페이션스에 대하여서까지 이모저모로 신경을 써야 하니 귀찮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페이션스도 시간이 나는대로 아이들을 돌보아 주어서 올캐 언니의 집안 일을 덜어 주고 있다. 그래도 사이가 썩 좋을 리가 없다. 페이션스는 주로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페이션스는 사라에 대하여 이런 저런 얘기를 들은 일은 있지만 실제로 만난 적은 없었다. 사라는 마을에서 소문이 많은 여자였다. 남자처럼 바지를 입고 다니고 비록 작지만 농장에서도 남자 일을 하기 때문에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입장에서 자주 얘기꺼리가 되고 있다. 사라네 집에는 아들이 없다. 사라의 아래로 모두 여동생들만 있다. 그래서 사라의 아버지는 사라를 마치 아들처럼 부려 먹고 있다. 어느날 사라가 페이션스의 집에 장작을 배달하러 가서 페이션스의 올캐언니인 마사와 얘기를 나누자 그 모습을 본 페이션스가 말로만 듣던 사라를 이번 기회에 직접 만나서 자기도 얘기나 나누어 보자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나타나서 사라에게 바쁘지 않으면 들어와서 얘기나 나누고 차나 한잔 하자고 권한다. 사라도 페이션스에 대하여 얘기를 들어 알고 있으므로 자기와는 다른 지체의 페이션스와 차를 나누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사라는 페이션스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자기는 집을 떠나서 서부로 가서 작은 농장이라도 마련해서 직접 농사도 지으면서 독립해서 살겠다는 생각을 털어 놓는다. 사라는 설마 페이션스가 자기 처럼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아무런 부담 없이 그런 얘기를 한다. 그런데 페이션스가 사라에게 참으로 대단한 계획이라고 하면서 자기도 함께 가자고 말한다. 두 사람은 서부로 가는 계획을 세우느라고 머리를 맛댄다. 그러는 사이에 사라는 페이션스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페이션스도 사라에 대하여 깊이 끌리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좋아한다는 것이 당시의 가치관으로 볼때 말도 안되는 일이며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런 위험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통하게 된다.

 

페이션스와 서부로 떠날 계획을 세운 사라는 흡족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사라의 집은 작은 오두막집이다. 방이라고는 하나 밖에 없다. 그 방에서 온 식구들이 함께 지낸다. 사라는 바로 아래 동생인 레이첼에게 페이션스와 함께 서부로 떠날 계획을 세웠다고 말해 준다. 적어도 자기를 가장 따르는 동생 레이첼에게 만은 비밀로 할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레이첼은 언니 사라가 자기 대신에 페이션스와 함께 떠나기로 했다고 하자 속으로 섭섭한 마음을 금할수 없게 된다. 자기도 집을 떠나고 싶었는데 언니가 다른 여자와 함께 떠나기로 했다고 하자 속이 상했던 것이다. 그래서 레이첼은 사라가 떠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 사실을 아버지에게 일러 바친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민 아버지는 사라를 붙잡고 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사라를 페이션스의 집으로 끌고 가서는 도대체 사라와 페이션스의 관계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는다. 당황한 페이션스는 사라에 대하여 아무런 감정도 없다고 선언하고 사라와 서부로 떠나기로 했다는 것은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두번째 파트는 사라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사라는 아버지에게 얻어 맞은 것이 어느정도 낫자 머리를 남자처럼 깎고 도끼 한 자루를 들고 혼하 집을 떠나 서부로 간다. 그리고 누가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샘'이라고 대답하여 남자라고 알게 한다. 말도 없이 마차도 없이 집을 나선 샘(사라)은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자기 집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간다. 하지만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자유였다. 샘은 길을 가는 도중에 파슨이라는 사람을 만난다. 말 한마리가 끄는 마차를 타고 이 마을 저 마을로 책을 팔러 다니는 사람이다. 파슨은 먹고 자는 것을 거의 모두 마차에서 해결한다. 샘은 파슨과 동행이 되어 얘기도 나누면서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닌다. 파슨은 샘에게 다른 남자 애들이 시비를 걸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이어서 요리를 하는 법, 그리고 성경도 가르쳐 주고 여러가지 문화예술에 대하여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글을 읽는 법을 가르쳐 준 것이다. 샘은 파슨은 선생님처럼 존경한다. 그런데 파슨은 남자인 샘에게서 묘한 애정을 느낀다. 어느날 저녁에 파슨이 젊은 남자로서 샘을 유혹코자 하자 샘은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서 자기의 정체를 밝힌다.

 

사라가 집을 떠난지도 거의 반년이나 지난다. 사라는 파슨과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파슨은 원래 그의 고향인 뉴욕으로 가서 사업을 하고자 한다. 사라가 집으로 돌아온 것을 알게 된 페이션스는 다음날 사라를 선데이 딘너에 오라고 초청한다. 사라가 페이션스의 초청을 받아 들인다. 그로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다시 피어난다. 페이션스는 자기가 용기가 없어서 지난 날에 사라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사라는 거의 매주마다 페이션스를 찾아가서 식사도 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지낸다. 사라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페이션스를 찾아 갈때에 동생 레이첼이나 또는 어머니와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어느날 페이션스의 올캐 언니인 마사가 우연히 페이션스의 방을 지나치다가 페이션스와 사라가 서로 포옹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페이션스의 오빠인 에드워드는 페이션스에게 이젠 집에서 나갈 때가 되었다고 선언한다. 에드워드로서는 페이션스가 미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제는 페이션스가 독립된 삶을 살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페이션스와 사라는 뉴욕으로 떠난다. 배에서 선원이 사라를 보고 사라가 하류층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모욕을 한다. 마침 페이션스가 옆에 있어서 사라가 더 이상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한다. 그때부터 페이션스는 사라에게 숙녀로서의 필요한 사항들을 가르친다. 그로부터 두 사람은 숙녀로서 선장과 함게 식사도 하며 살롱에도 참석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처음으로 한 방에서 함께 지낸다. 두 사람은 마치 부부처럼 그들의 관계를 완성한다. 뉴욕에 도착한 두 사람은 파슨을 만나 어디에 정착할지 조언을 받는다. 마침내 두 사람은 뉴욕 북쪽의 그린 카운티에 정착키로 한다. 그곳은 아직도 땅값이 적당하고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아서 조용하다. 두 사람은 그린 카운티에 도착해서 작은 농장을 적당한 값에 매입한다. 두 사람은 밭에 농사를 지으면서 두 사람만의 생활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