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하미쉬 맥컨의 '지니 딘스' - 98

정준극 2014. 4. 24. 19:24

지니 딘스(Jeanie Deans)

월터 스코트 원작의 '미들로티안의 하트'를 하미쉬 맥컨이 4막 오페라로 작곡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에 영향을 준 작품

 

하미쉬 맥컨

 

영국의 세계적인 문호 월터 스코트(Walter Scott: 1771-1832)의 소설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The Heart of Midlothian)을 20세기 초 영국의 작곡가인 하미쉬 맥컨(Hamish MacCunn: 1868-1916)이 '지니 딘스'(Jeanie Deans)라는 제목의 4막 오페라로 만들었다. 지니 딘스는 사형선고를 받아 죽을 수 밖에 없는 언니 에피 딘스를 위해 런던의 여왕을 직접 찾아가 호소하여 사면장을 받아 언니를 살린 여인이다. 언니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지만 자기가 낳은 아기를 죽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감옥에 갇히고 사형 선고를 받았었다. 이야기는 간단하지만 이 작품에는 영국의 학정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려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뜨거운 심정이 전편에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코트의 원작과 그것을 오페라로 만든 '지니 딘스'는 특히 스코틀랜드 일원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공연되어 왔다. '지니 딘스'는 칼 로사 오페라단(Carl Rosa Opera Co.)이 의뢰하여 만든 오페라이다. 칼 로사 오페라단은 독일 출신의 유명한 임프레사리오인 칼 로사가 영국에 와서 창립한 단체로서 영국의 작곡가에게 영국의 소재로 오페라를 만들도록 의뢰하고 공연하고 있다. '지니 딘스'의 대본은 조셉 베네트(Joseph Bennett)가 썼다. '지니 딘스'는 1894년 11월 15일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로열 리체움 극장(Royal Lyceum Theatre)에서 초연을 가져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지니 딘스'가 초연을 가진 에딘버러의 로열 리체움 극장

 

월터 스코트의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은 그가 쓴 웨이벌리 연작소설집(Waverley Novels)에서 일곱번째의 것이다. 웨이벌리 소설들이라는 명칭이 붙은 것은 월터 스코트가 상당수의 소설에 저자의 이름을 본명으로 사용하지 않고 웨이벌리라는 이름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붙었다. 월터 스코트는 사람들이 그가 가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동안 계속 웨이벌리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발표했고 더러는 또 다른 이름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웨이벌리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소설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상 '웨이벌리 소설'이라고 하면 월터 스코트의 거의 모든 작품을 일컫는다. 웨이벌리 소설에는 너무나 유명한 '람메무어의 신부'(The Bride of Lammermoor: 도니체티가 오페라 '람메무어의 루치아'를 만듬), '아이반호'(Ivanhoe), '케닐워스'(Kenilworth), '로브 로이'(Rob Roy), '기 맨너링'(Guy Mannering), '탈리스만'(The Talisman) 등이 망라되어 있다. 그중의 하나가 '미들로시안의 하트'이다. 이 소설에서 '하트'라는 단어는 번역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하트라고 부르기로 한다. 영국의 학정에 대항했던 스코틀랜드의 영웅인 윌러스를 브레이브하트(Braveheart)라고 부르는 것도 눈여겨 볼 사항이다.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축구팀 중에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라는 팀이 있다는 것도 생각난 김에 덧 붙인다.

 

웥터 스코트가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웨이벌리라는 이름을 내세우자 사람들은 처음에 도대체 웨이벌리가 누군지 궁금해 하다가 얼마 후에는 그 사람이 월터 스코트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월터 스코트는 그렇게 저자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계속 필명 또는 가명을 사용하여 소설을 발표했다. '미들로시안의 하트'는 제데디아 클레이쉬보탐(Jedediah Cleishbotham)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발표한 소설이다. 월터 스코트는 그러면서 저자인 제데디아 클레이쉬보탐을 간더클러(Gandercleugh)의 학교교장 겸 교구 서기라고 소개했다. 아무튼 월터 스코트는 장난끼가 다분한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은 유명한 '로브 로이'를 발표한 다음에 나온 것이다. 우리는 별로 잘 알지 못하지만 '로브 로이'는 영국에서 지금도 대단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참고로 말하지만 프리드리히 플로토우가 '로브 로이'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를 작곡한 것이 있고 프랑스의 엑토르 베를리오즈가 교향적 서곡을 작곡한 것이 있다. 그보다도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은 하미쉬 맥컨이 오페라로 만들기 전에 실은 여러 사람들이 오페라로 만들었다. '홈 스위트 홈'으로 유명한 헨리 비숍(Henry Bishop)이 1819년에 뮤지컬 드라마를 작곡했고 나폴리 출신의 미켈레 엔리코 카라파(Michele Enrico Carafa: 1787-1872)가 작곡한 프랑스어 대본의 오페라도 있다. 또한 이탈리아의 페데리코 리치(Federico Ricci)는 이탈리아어 대본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그런가하면 네덜랜드의 A. W. 베를리인(Berlijn)이 작곡한 네덜랜드어 대본의 오페라도 있다. 하미쉬 매컨의 '지니 딘스'는 영어 대본이다.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은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에 있는 올드 톨부스 감옥소(Old Tolbooth Prison)를 말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당시에는 스코틀랜드의 미들로시안 카운티(군과 같은 행정구역)의 중심지(하트)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소설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의 배경에는 포르트오우스 폭동(Porteour Riot)이 있다. 1736년에 에딘버러에서 영국 당국이 두 명의 스코틀랜드인을 밀수꾼이라는 죄명으로 사형에 처하자 주민들이 부당한 처사라며 폭동을 일으켰다. 당시 에딘버러 경비대장이던 존 포르트오우스 대위는 주민들에게 발포하라고 명령했다. 이 발포로 인하여 주민 몇 명이 죽었다. 흥분한 주민들은 올드 톨부스 감옥소로 쳐들어갔고 포르트오우스 대위를 붙잡아서 린치를 가한 후에 죽였다. 월터 스코트는 그의 소설에서 포르트오우스 대위에 대한 린치 장면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포르트오우스를 염색 기둥에 밧줄로 묶어 매달았다. 그런 후에는 다시 내려서 웃옷을 벗겨서 그것으로 얼굴을 가렸다. 포르트오우스는 두 팔이 묶이지 않아서 밧줄로 기둥에 매달았다가 마치 두레박처럼 바닥에 내동이쳤다가 다시 끌어 올리기를 반복하였다. 사람들은 포르트오우스의 손을 묶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기둥 꼭대기로 끌어 올리고 다시 바닥에 떨어트릴 때마다 손을 휘저으며 살라달라고 소리쳤다. 사람들은 그런 포르트오우스의 두 팔과 어깨 뼈를 분질러서 더 이상 휘젓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는 중에 어떤 사람이 포르트오우스의 맨발에 횃불을 들이 댔다. 포르트오우스가 고통스럽게 몸부림치자 사람들은 그를 끌어 내려서 이번에는 몽둥이로 구타하기 시작했다. 잠시후 포르트오우스는 숨을 거두었다. 1736년 9월 7일 자정 바로 직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 다음의 이야기는 스코트가 익명의 독자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을 토대로 그 이후의 이야기를 만들어 넣었다. 편지의 내용은 헬렌 워커라는 여인에 대한 것이었다. 헬렌은 언니가 영아 살해라는 죄명을 억울하게 뒤집어 쓰고 사형에 처할 운명에 놓이게 되자 여왕으로부터의 사면을 얻어 내기 위해 에딘버러로부터 그 먼 런던까지 걸어서 가서 마침내 사면장을 얻어 내어 언니를 죽음 직전에 살렸다는 것이다. 월터 스코트는 그 이야기에 감동을 받아서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의 중심인물로서 헬렌 워커를 등장시키기로 결심했다. 다만, 이름을 지니 딘스라고 바꾸었고 지니 딘스의 가정배경도 작성하여 넣었다. 이에 의하면 지니 딘스는 독실한 장로교 가정의 사람으로 되어 있다. 지니 딘스는 런던에 가서 아르길 공작(Duke of Argyll)을 통해 여왕을 만났다고 한다. 아르길 공작은 스코틀랜드 출신으로서 영국 전역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귀족 가문의 사람이었다.

 

스코트의 여러 소설 중에서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첫번째 경우가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의 지니 딘스이다. 그 후에 '호수의 여인'(The Lady of the Lake)가 나왔다. 지니 딘스는 스코트의 주인공으로서는 처음으로 서민계층의 출신이다. 그 후에 나온 '호수의 여인'의 경우에는 여주인공이 귀족 출신이다. 그리고 소설에서 지니 딘스를 신앙적으로 독실하고 또한 도덕적으로도 청렴한 인물로 그렸지만 스코트는 지니 딘스가 속해 있는 장로교의 한 종파인 카메로니안(Cameronian)의 도덕성 주장을 사회실정에 맞지 않는 지나친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또한 이 소설에는 자코비티즘(Jacobitism)에 대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자코비티즘은 18세기 초 영국에서 스튜어드 왕조를 복원코자 하는 정치적인 운동이며 아울러 로마 가톨릭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운동이다. 자코비티즘에 대한 이야기는 스코트의 소설에 자주 등장한다. 또한 런던에 있는 아르길 공작이 지니 딘스를 위해 여러가지로 도와준 이야기도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었다. 

 

소설의 내용은 대충 그러하지만 하미쉬 맥컨의 오페라에서는 내용이 조금 다르게 엮어져 있다. 오페라의 피날레에는 지니 딘스의 언니인 에피 딘스가 톨부스 감옥소에서 석방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원작에는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역시 피날레의 군중 장면은 원작 소설의 첫 머리에 나오는 포르트오우스 폭동의 장면을 인용한 것이다. 아무튼 오페라의 피날레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그렇지만 에피의 석방 이후에 지니와 에피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지니 딘스'는 1894년에 에딘버러에서 초연을 가져 대단한 찬사와 박수를 받았지만 그로부터 2년 후의 런던 공연은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었다. 하지만 빅토리아 여왕이 보고 좋아했다고는 한다. '지니 딘스'가 에딘버러에서 리바이발 된 것은 1938년이었다. 그리고 1951년에는 글라스고우 그랜도 오페라가 공연하였다. 이때에 타이틀 롤은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우 출신의 소프라노 조앤 알렉산더(Joan Alexander)가 맡았다.

 

에피 딘스와 스타운턴이 만나는 장면.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지니 딘스(Jeanie Deans) - 독실한 신앙의 젊은 여인. 에피 딘스의 동생.

- 에피 딘스(Ellfie Deans) - 지니 딘스의 언니. 원래 이름은 유페미아(Euphemia). '성레오나드의 백합'이라는 별명이 있다.

- 데이빗 딘스(David Deans) - 지니와 에피의 아버지. 데이비 딘스라고도 부름

- 로이벤 버틀러(Reuben Butler) - 지니 딘스의 약혼자

- 바르톨린 새들트리(Bartoline Salletree) - 말안장 만드는 사람. 에피를 고용한 사람

- 덤비다이크스(Dumbiedikes) - 스코틀랜드 지방의 지주. 지니 딘스를 사랑함

- 조지 로버트슨(George Robertson) - 사악한 인물. 조지 스타운턴(George Staunton)이라고도 함.

- 맷지 와일드화이어(Madge Wildfire) - 미친 여자. 마그달렌 머독슨이라고도 함.

- 메그(Meg) 또는 마가렛 머독슨(Margaret Murdockson) - 맷지의 어머니

- 아그릴 공작(Duke of Argyll)

- 카롤린 여왕(Queen Caroline)

- 헨리에타 하워드(Henrietta Howard) - 서포크 백작부인

 

[1막] 데이빗 딘스의 집 앞이다. 동네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다. 그 모습을 본 데이빗이 나와서 이들에게 욕을 퍼부으면서 질책한다. 동네 사람들이 불평을 하며 흩어진다. 잠시후 지주인 덤비다이크가 찾아온다. 데이빗의 딸 지니에게 청혼하러 온 것이다. 소설에서는 덤비다이크를 고리타분하고 보잘것 없는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오페라에서는 별로 그런 느낌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관객들의 동정을 사는 입장이다. 지니는 덥비다이크에 대하여 관심이 없다. 지니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언니 에피가 무슨 커다란 어려움에 있는 것 같아서 그것이 걱정이다. 과연 그랬다. 언니 에피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아기가 없다. 지니가 어디 있느냐고 묻지만 대답을 하지 않는다. 다만, 아기의 아빠가 되는 사람은 아무런 잘못도 저질르지 않았다는 말만 한다. 아기의 아뻐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니는 아기가 죽었다는 느낌을 갖는다. 경찰 두명이 에피를 찾아온다. 영아 살인죄로 체포하기 위해서이다. 덤비다이크가 경찰들에게 뇌물을 주어서 그냥 돌려 보내려고 하지만 소용이 없다. 데이빗은 에피에게 집안 망치는 화냥년(매춘부)라고 욕을 하며 당장 집에서 내쫓는다. 경찰들에게 마음대로 하라는 뜻이다. 데이빗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에피는 경찰에게 붙잡혀서 끌려간다.

 

[2막] 지니는 아기의 아빠를 찾아야 겠다고 생각한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심증이 가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지니는 동네에서 미친여자 취급을 받는 맷지 와일드화이어가 혹시 무엇을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맷지 와일드화이어는 지니를 동네에서 한참 나가서 황량한 벌판으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진다. 잠시후 조지 스타운턴이라는 사람이 나타난다. 스타운턴은 지니에게 에피는 결백하다는 얘기를 한다. (스타운턴이 아기의 아빠이다.) 소설에서는 스타운턴을 사악한 인물로 그렸지만 오페라에서는 상당히 친근감이 가는 사람으로 그려 놓았다. 그러나 지니가 자기는 에피를 구하기 위해서 있는 그대로를 모두 말할 작정이라고 하자 스타운턴은 권총을 꺼내어 지니에게 겨누며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위협한다. 폭풍이 몰려온다. 그런 중에 맷지 와일드화이어가 다시 나타나서 스타운턴과 옷을 바꾸어 입는다. 아마 스타운턴이 허름한 사람으로 보일 필요가 있었던 모양이다. 장면은 바뀌어 악명 높은 톨부스 감옥소이다. 하트 오브 미들로시안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에피가 음침한 감방에 갇혀 있다. 에피는 행복했던 지난 날을 낮으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때 밖에서 군중들의 고함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톨부스 감옥소에 처들어 온 것이다. 그중에는 맷지로 가장한 스타운턴도 들어 있다. 이 난동은 역사적 사실인 포르트오우스 폭동을 무대로 옮긴 것이다. 스타운턴은 에피에게 군중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있는 틈을 타서 어서 도망가자고 설득한다. 하지만 에피는 지금 도망가면 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그럴수 없다고 하면서 스타운턴의 제안을 거절한다. 스타운턴은 할수 없이 에피를 그대로 두고 떠난다.

 

[3막] 지니가 감방에 있는 에피를 만난다. 지니는 런던에 가서 여왕을 만나 호소하여 에피에 대한 여왕의 사면장을 얻기 위해 가겠다고 말한다. 스타운턴이 목사님으로 가장하여 에피를 찾아온다. (이 장면은 소설에 없는 것이다.) 스타운턴은 에피에게 사람들을 선동해서 다시 폭동을 일으킬 수 있으니 그 틈을 이용해서 함께 도망가자고 다시 다시 설득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에피는 무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감방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지니가 스타운턴에게 자기의 계획을 얘기해 준다. 스타운턴은 지니의 용기에 깊은 감동을 받는다. 그러면서 지니에게 런던에 가면 우선 아리갈 공작을 만나라고 말한다. 현재의 아리갈 공작은 과거에 카메로니안 신도라고 해서 당국으로부터 핍박을 받았던 공작의 후손이기 때문에 지니의 사정을 잘 이해할 것이라는 말도 덧 붙인다. 지니의 가족들은 모두 카메로니안 신도들이다. 그후 지니는 내키지 않지만 덤비다이크를 만나러 간다. 아무래도 여행경비가 필요하므로 빌리기 위해서이다. 덤비다이크 집의 가정부인 미세스 발크리스티가 지니를 차갑게 대한다. 가난한 농부의 딸로서 감히 지주를 만나러 온것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니가 덤비다이크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하자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사정 이야기를 들은 다음에는 아무런 조건 없이 돈을 빌려 준다.

 

[4막] 첫 장면은 런던의 리치몬드 파크이다. 지니가 마침내 여왕을 만나기 위해 나타난다. 지니는 여왕을 만나서 언니 에피의 무죄를 호소하여 여왕으로부터 사면장을 얻어 낼 생각이다. 궁정의 귀부인들이 마드리갈 노래를 부른다. 오프 스테이지 오케스트라가 메뉴엣을 연주한다. 헨델의 수상 음악에 나오는 메뉴엣이다. 마침내 아르길 공작이 지니를 여왕에게 소개하자 지니는 여왕에게 에피를 살려 달라고 호소하며 그간의 상황을 설명한다. 여왕은 지니의 헌신적인 충성심와 뜨거운 형제애, 그리고 에피의 성실함에 감동을 받아서 도와주겠다고 약속한다. 장면은 바뀌어 톨부스 감옥소가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몰려 들어서 에피에 대한 처형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맷지 와일드화이어에게 노래를 불러서 침울한 분위기를 바꾸어 달라고 요청한다. 스타운턴이 남자들 여러 명과 함께 나타난다. 스타운턴은 런던에 간 지니가 분명히 사면장을 가지고 올 것이므로 사형집행을 지연시키기 위해 남자들과 함께 다시한번 감옥소를 습격하는 소란을 필 계획이다. 덤비다이크와 데이빗 딘스도 나타난다. 데이빗은 1막에서 에피에게 저주를 퍼부었던 것과는 달리 용기를 가지라고 소리친다. 그러면서 '딸아,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말한다. 잠시후 사형집행이 준비되자 스타운턴은 더 이상 기다리기가 어려워서 남자들을 데리고 감옥을 공격한다. 그 순간에 지니가 도착한다. 물론 여왕의 사면장을 가지고 온다. 아르길 공작은 지니가 어서 속히 에딘버러에 돌아갈수 있도록 말을 준비해 주었고 더구나 종자들도 여러명이 함께 가도록 해주었다. 에피에 대한 사형집행이 중지된다. 경찰을 대신에 폭동죄로 스타운턴을 체포코자 한다. 소설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지니는 그런 경우에 대비하여 이미 여왕으로부터 폭동죄로 수배를 당하고 있는 스타운턴을 위한 사면장까지 가져왔다. 이어 스타운턴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리고 스타운턴은 다름아닌 윌링엄(Willingham) 남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스타운턴은 에피에게 결혼해 달라고 정식으로 청혼한다. 모두들 즐거운 합창으로서 지니의 용감함을 찬양한다. 해피엔딩이다. 데이빗은 그저 어안이 벙벙해서 어쩔 줄을 몰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