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 왕(Le roi Carotte) - King Carrot
자크 오펜바흐의 4막 동화적 오페라 부프(Opera-bouffe-féerie)
동양적 향취 가득한 야채와 곤충들의 등장
오펜바흐는 별별 내용의 오페레타를 다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채소와 곤충들이 의인화하여 나오는 오페레타를 만들어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1872년 1월 15일에 파리의 테아트르 드 라 게테(Théatre de la Gaité)에서 처음 공연된 '홍당무 왕'(Le roi Carotte: King Carrot)이다. 대본은 빅토리앙 사르두(Victorien Sardou)가 맡았다. 독일의 ETA 호프만의 원작 극본을 바탕으로 삼았다. ETA 호프만은 오펜바흐를 위해 여러 편의 오페라 대본을 썼다. 대표적인 오페라로서는 저 유명한 '호프만의 이야기'가 있다. '홍당무 왕'은 대인기를 얻어서 초연 이래 195회의 공연을 가졌다. 매일 3천 프랑의 수익을 보았다고 한다. 그 돈이 오늘날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돈벌이가 아주 잘 되었음을 알수 있다. 그리고 소프라노인 안나 주디크(Anna Judic)를 파리 최고의 인기성악가로 만들어준 공연이었다. 안나 주디크는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이기도 했다. 이 오페라는 당시의 오페레타들과는 달리 대규모의 무대가 필요하고 출연자들의 의상도 복잡화려해야 했다. 나폴레옹 3세 치하에서는 오페레타에 5명 이상이 출연하면 안되며 공연시간도 90분을 넘으면 안된다는 등의 이상한 규제가 있었으나 아마 그 규제가 풀린 후에 나온 작품인지 수없이 많은 인물들이 나오며 공연시간도 거의 2시간에 이른다. 그런가하면 '홍당무 왕'은 배경 장소가 자주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무대장치가 꽤나 복잡하고 웅장한 것이어야 했다. 한편 이 오페라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곳곳에 보나파르트주의자, 군주제 지지자, 심지어 공화주의자들을 풍자하는 내용이 나오지만 그러나 보불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대본이 써졌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홍당무 왕'은 파리에서의 초연이 있은 해에 런던에서도 초연을 가졌으며 비엔나 초연은 파리 초연으로부터 4년 후인 1876년이었다.
'홍당무 왕'에서 쿠네공드 공주역을 맡았던 소프라노 안나 주디크
우선 등장인물들을 살펴본다. 홍당무 왕(Roi Carrote: T), 프리돌린 24세 공자(Prince Fridolin XXIV: T), 코네공드 공주(Princess Conégonde: S), 로뱅 뤼롱(Robin Luron: MS), 로제 뒤 수아르(저녁 장미: Rosée du soir: S), 마녀 콜로퀸트(The sorcerress Coloquinte: MS), 경찰국장 파이퍼트렁크(Pipertrunck: B), 마법사 퀴 비비(Enchanter Qui bibi), 대강령술사 트럭(Grand necromancer Truck: B), 대재무관 코프르 남작(Baron Korffe, grand paymaster), 자문관 쇼프 백작(Comte Schopp, councillor), 쇼프 백작부인(Comtesse Schopp), 대신 겸 육군 원수 트락(Fieldmarshall Trac), 젊은 남녀들, 마을 사람들, 학생들, 기사들, 무장인들(Armed-men), 홍당무 왕의 수행원들, 홍당무들(Carrots), 비트들(Beetroots), 순무들(Turnips), 무들(Radishes), 호스래디쉬들(Horseradishes), 폼페이에서 온 상인들, 시벨르의 사제들(Priests of Cybéle), 피리부는 사람들(Flautists), 에티오피아 어릿광대들, 기타 치는 사람들(Guitarists), 하프 연주자들(Harp-players), 시리아와 그리스 무용수들, 노예들, 자유인들(Freemen), 어린이들, 농부들, 군인들, 시민들, 애벌레 운반자들(Porters of the litter), 개미들, 풍뎅이들(Scarabs), 메뚜기들, 벼룩들, 왕풍뎅이들(Maybugs), 매미들(Cicadas), 나비들, 잠자리들, 벌들, 말벌들(Wasps), 음악가들, 궁정인들(Courtiers), 귀부인들, 웨이터들...대단하다.
쿠네공드 공주와 홍당무 왕
왕국의 재정위기를 타개 하기위해 프리돌린 24세는 부자 과부인 쿠네공드 공주와 결혼해야 한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쿠네공드 공주가 프리돌린과 결혼하기 위해 왕국으로 온다. 프리돌린은 대신들과 함께 쿠네공드를 마중한다. 다만, 쿠네공드에게는 자기가 프리돌린이라는 것을 감춘다. 한편, 모라비아 변경백(Palatine)의 딸인 로제 뒤 수아르는 무슨 연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녀 콜로퀸트의 다락방에 벌써 10년이나 감금되어 있다. 로제 뒤 수아르는 오래전부터 프리돌린 왕자와 사랑하는 사이였다. 로제 뒤 수아르는 프리돌린이 쿠네공드와 결혼한다는 얘기를 듣고 더 이상 다락방에 감금되어 지낼수가 없어서 마침내 로뱅 뤼롱(로빈 후드가 아님)의 도움을 받아서 탈출한다. 마녀 콜로퀸트는 대단히 화가 나서 채소왕국에게 프리돌린을 왕좌에서 쫓아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는 중에 왕궁에서는 프리돌린이 쿠네공드 공주를 환영하는 연회를 성대하게 개최한다. 그리고 연회장소에서 쿠네공드는 장차 남편이 될 프리돌린을 처음으로 알아보고 만난다. 여기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그러나 마녀의 부탁을 받은 채소 왕국의 홍당무 왕이 도착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엉망이 된다. 홍당무 왕은 연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로부터 프리돌린이 받아야 하는 찬사와 칭송을 받는다. 대신에 프리돌린은 홍당무 왕이 받아야 하는 모든 비난과 욕설을 받는다. 이런 엉뚱한 사태는 마녀 콜로퀸트가 화가 나서 꾸민 일이다. 그리하여 프리돌린은 왕좌에서 밀려나 멀리 추방 당한다.
프리돌린을 따르는 로제 뒤 수아르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기차를 타고 폼페이로 간다.
프리돌린은 자기를 따르는 충성스런 신하들인 대강령술사 트럭, 경찰국장 파이퍼트렁크, 모라비아 변경백의 딸인 로제 뒤 수아르, 그리고 로뱅 뤼롱과 함께 노마법사인 키리비비(Kiribibi 또는 Quiribibi)가 있는 곳을 찾아간다. 마녀 콜로퀸트의 마법에서 벗어날수 있는 방법을 알고자 해서이다. 노마법사는 프리돌린과 그 일행에게 폼페이에 가서 마법의 반지를 찾으라고 말한다. 그 반지만 있으면 홍당무 왕을 물리칠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돌린은 시간이 없으니 당장 마법을 풀어달라고 간청하자 노마법사는 프리돌린이 죽어서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야만 마법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한다. 프리돌린이 그렇게 해 달라고 요청하자 노마법사는 프리돌린을 죽인다. 그러자 프리돌린은 젊은이가 되어 나타난다. 이들은 모두 폼페이로 향한다. 그러나 이들은 중도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 헤매다가 안타깝게도 베스비우스 화산이 폭발한 후에 폼페이에 도착한다. 이들은 그 와중에서 찬란한 문명이 한 줌의 폐허가 된 아쉬움을 노래한다. 그러나 이들은 다행하게도 살아 있는 폼페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마법의 램프의 도움을 받아서 폐허가 되지 않은 폼페이에 도착한다.
이들은 마침 기차가 지나가기에 기차를 집어 타고 폐허가 되지 않은 폼페이에 도착한다. 이들은 폼페이에서 검투사들과 원로원 의원들을 속여서 마법의 반지를 손에 넣는다. 그러는데 프리돌린이 어디로 갔는지 찾을수가 없다. 로뱅, 파이퍼트렁크, 로제 뒤 수아르는 프리돌린 왕이 분명히 왕국의 궁전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해서 행상하는 사람들로 변장하여 홍당무 왕이 있는 궁전에 들어가서 프리돌린을 찾는다. 그러다가 홍당무 왕을 만난다. 한편, 쿠네공드는 프리돌린을 만나자 프리돌린이 가지고 있는 마법의 반지를 훔친다. 홍당무를 망하게 둘수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마녀 콜로퀸트는 프리돌린을 이번에는 곤충들의 나라고 쫓아 보낸다. 프리돌린은 풍뎅이, 개미, 매미 등 공격해 오는 곤충들을 용감히 물리친다. 하지만 싸움이 끝나자 역시 혼자서만 남아 있게 된다. 그런데 홍당무 왕이 지나치게 독재를 일삼고 있으며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라서 서민들의 생활이 궁핍해 지고 또한 사회 곳곳에서 불의가 판을 치고 있기 때문에 홍당무 왕을 반대하는 봉기가 일어난다. 왕실 군악대가 봉기에 가담한다. 드디어 홍당무 왕의 부하들이 백기를 든다. 백성들은 프리돌린을 다시 왕좌에 앉힌다. 홍당무 왕은 마법에 의해 멀리 사라진다.
프리돌린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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