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와 유태인/오스트리아 유태인

비엔나 유태박물관

정준극 2014. 12. 11. 20:27

비엔나 유태박물관(Jüdisches Museum Wien) - Jüdisches Museum der Stadt Wien GmbH

Jewish Museum Vienna

세계 최초의 유태사회 역사, 생활, 신앙에 대한 박물관

 

도로테어가쎄의 유태박물관 외관. 유태인 귀족인 에스켈레스 가족들이 살던 시내궁전을 박물관으로 개조하였다.

 

비엔나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려면 비엔나의 유태인 사회에 대하여 좀 더 아는 것도 필요하다. 유태인들은 비엔나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기여를 했지만 그만큼 박해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태인들은 히틀러의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이후에는 말할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 지내왔다. 비엔나 유태인 사회의 역사와 문화와 생활과 종교를 조리있게 살펴 볼수 있는 장소가 있다. 비엔나의 유태박물관이다. 비엔나에는 유태박물관이 두 곳이나 있다. 하나는 호프부르크 부근의 도로테어가쎄 11번지 팔레 에스켈레스의 건물에 있는 비엔나유태박물관(Jüdisches Museum Wien)이고 다른 하나는 역시 1구의 유덴플라츠에 있는 유태박물관(Judenplatz Museum)이다. 본란에서는 도로테어가쎄 11번지에 있는 비엔나유태박물관에 대하여 소개코자 한다. 원래의 명칭은 Jüdisches Museum der Stadt Wien GmbH(비엔나시 유태박물관 유한회사)이다. [GmbH는 Gesellschaft mit beschränkter Haftung의 약자로서 유한회사를 말한다.]

 

유태박물관의 기증품 전시실

 

비엔나에 처음으로 유태박물관이 생긴 것은 지금으로부터 1백 20여년 전인 1896년이다. 아마 유태인의 역사와 생활, 종교를 소개하는 박물관으로서는 세계에서 처음 생긴 것일 것이다. 비엔나유태박물관은 유태사회 역사적 기념물 및 예술품 수집보존 협회(Gesellschaft für jüdische Volkskunde)가 지원운영하고 있다. 현재 비엔나유태박물관은 특별히 비엔나와 갈리치아를 중심으로 한 오스트로-헝가리제국 시대의 유태인의 문화와 역사를 대상으로 관련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시온주의도 논란이 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다. 유태박물관은 실은 1895년에 유덴플라츠 인근의 어떤 유태인의 개인 저택에서 문을 열었다. 그 유태인이 그가 소장하고 있던 자료들을 기증해서 시작되었다. 이듬해에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서 박물관으로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서 그렇게 했다. 그러다가 1913년에 2구 레오폴드슈타트의 탈무드 토라 학교(Talmud-Thora-Schule)로 이전했다. 이때 이미 전시품목은 3천 4백여점에 이르렀다. 1938년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독일에 합병하자 레오폴드슈타트의 유태박물관도 문을 닫게 되었다. 유태박물관의 소장품들은 인종박물관(Museum für Völkerkunde), 자연사박물관(Naturhistorisches Museum Wien), 기타 다른 문서보관서 등으로 분산되었다. 자연사박물관은 유태박물관에서 가져온 자료들을 반유태주의 전시목적으로 이용하였다. 예를 들면 자연사박물관이 기획한 '유태인의 육체적 및 정신적 소유물'(The Corporeal and Spiritual Properties of Jews) 전시회 등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1950년대에 이르러 비엔나의 여러 곳에 분산되었던 전시품들은 비엔나의 유태인 협회에 환원되었다. 비엔나이스라엘문화협회(Israelitische Kulturgemeinde Wien)가 주관하여 전시품들의 반환을 주도하였다.

 

유태박물관 전시실

 

비엔나 유태인 사회는 새로운 건물의 유태박물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1964년 12월 31일, 2구 레오폴드슈타트의 템펠가쎄 3번지에 있는 데시더 프리드만 호프(Desider-Friedmann-Hof)에 규모는 작지만 유태박물관의 문을 열수 있었다. 그러나 장소가 워낙 좁은 골목길에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더구나 건물이 노후되어 박물관으로서는 제격이 아니었다. 1967년에 박물관 건물을 보수키로 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다시 박물관이 문을 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때 쯤해서 비엔나의 유태인들은 제대로 된 박물관을 누구나 쉽게 찾아갈수 있는 곳에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는 중에 세월만 흘렀다. 1986년 뉴욕에서는 '1900년대 비엔나 - 예술, 건축, 디자인'이라는 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회의 개막식에 참석한 당시 비엔나 시장인 헬무트 칠크는 '비엔나시의 결정에 따라 비엔나에 유태박물관을 새로 마련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오스트리아 정부 대표, 비엔나 시 대료, 비엔나 유태인 사회 대표, 비엔나 필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여기에 뉴욕 필하모닉의 지휘자인 레오나드 번슈타인, 비엔나 시장인 헬무트 칠크가 참여하였다. 비엔나유태박물관 설립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자 유태계 저명인사들의 소장품 기증이 줄을 이었다. 1993년에는 오스트리아의 수집가인 마르틴 슐라프가 1490년으로부터 1946년에 이르기까지의 유태사회 관련 소장품 약 5천 점을 비엔나시에 기증하였다. 문제는 박물관이 들어설 건물이었다.

 

유태박물관 전시실

 

1993년에 도로테어가쎄 11번지에 있는 팔레 에스켈레스(Palais Eskeles)가 경매에 붙여지게 되었다. 유태박물관이 그 건물을 입수했다. 포츠담 소재의 유럽 유태 연구 모세 멘델스존 센터(Moses Mendelssohn Zentrum fur europaisch-judische Studien)의 율리우스 쇠프스가 유태박물관의 관장으로 임명되었다. 그리하여 1994년 11월 24일 비엔나 이스라엘 문화협회(Israelitische Kultusgemeinde Wien)는 팔레 에스켈레스에 우선 유태도서관부터 문을 열었다. 그후 건물을 보수하고 확장하여 전시공간을 만들었고 이어 커피 하우스와 기념품 상점 겸 서점도 오픈했다. 그후 1998년에 가서 도로테어가쎄의 유태박물관은 일반에게 공개되기 시작했다. 이어 2000년 10월 25일에는 유덴플라츠의 홀로코스트 기념조형물의 제막과 함께 유덴플라츠 유태박물관도 문을 열게 되었다. 2010년에는 ORF의 베테란 저널리스트인 다니엘레 슈페라가 박물관 관리를 맡게 되었다. 슈페라 여사는 유태박물관이 공포와 편견을 추방하고 비유태인도 오스트리아 유태인 사회가 경험한 참혹한 과거뿐만 아니라 활동적인 현재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차세대 어린이들과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비엔나 유태사회의 진정한 면모를 보여주는 노력이 강조되었다. 이를 위해 도로테어가쎄 유태박물관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시작되었다. 오스트리아의 각종 사회단체는 물론이고 미국의 유태인 사회로부터도 기금을 모집하였다. 공사는 2011년 1월부터 시작하여 10월까지 수행되었다. 그리하여 2011년 10월 19일 유태박물관은 재개관되었다. 오늘날 도로테어가쎄의 유태박물관은 비엔나 탐방의 필수코스가 되어 있다. 도로테어가쎄의 유태박물관은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픈한다. 토요일은 휴관이다. 다만, 12월 24일은 오후 4시까지이다.

 

유태박물관에서의 세미나

 

* 비엔나 남쪽 부르겐란트의 주도인 아이젠슈타트에도 유태인박물관이 있다. 아이젠슈타트는 에스터하지궁전이 있어서 유명하지만 하이든의 묘소와 하이든 기념관이 있어서 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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