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프란츠 요제프 1세

발레 '마이엘링'

정준극 2015. 1. 3. 18:27

발레 '마이엘링'

케네스 맥밀란 안무, 존 랜치베리 편곡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인 케네스 맥밀란

 

루돌프 황태자와 마리아 베체라의 스캔들을 콘텐츠로 삼은 예술작품으로는 여러 형태가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영화이다. 오마 샤리프와 캬트리느 드뇌브가 주연한 영화 '마이엘링'(우리나라에서는 비수(悲愁)라고 번역)이 있고 오드리 헵번과 멜 페러가 주연한 TV 영화 '마이엘링'도 있으며 드라마 시리즈인 '크라운 프린스'(황태자)도 있다. 이밖에도 영화와 연극으로 많이 연출되어 있다. 뮤지컬도 있다. 헝가리의 프랑크 빌트호른(Frank Wildhorn)이 작곡한 '루돌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황태자 루돌프'라는 제목으로 공연되었다. 발레 '루돌프'는 1978년에 영국의 저명한 안무가이며 무용가인 케네스 맥밀란(Kenneth MacMillan: 1929-1992)이런던의 로열 발레를 위해 제작한 작품이다. 1978년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런던 코벤트 가든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되었다. 시나리오는 영국의 질리안 프리만(Gilliam Freeman)이 썼으며 음악은 영국의 작곡가 겸 지휘자인 존 란치베리(John Lanchbery: 1923-2003)가 프란츠 리스트의 작품들 중에서 발췌하여 완성했다. 존 란치베리는 로얄 발레의 수석 지휘자였으며 세계적으로 발레음악 편곡으로 유면한 인물이다. 그는 나중에 호주로 가서 활동했다. 존 란치베리는 발레 '루돌프'의 초연을 지휘했다. 발레 '루돌프'는 로열 발레의 창단자인 프레데릭 아쉬턴 경(Sir Frederick Ashton)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코벤트 가든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발레 '루돌프'가 끝난후 박수를 받고 있는 존 란치베리(가운데)

 

초연은 그런대로 성공을 거두었다. 초연 이후 12회 연속 공연이 있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 작품이 너무 길다는 비평이 있었다.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과 차이가 나는 점들이 있어서 혼돈을 빚고 있다는 비평도 받았다. 그러나 다른 평론가들은 전체적으로 무난하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루돌프 황태자의 격정과 고뇌, 또한 당시 비엔나 궁정 생활을 착실하게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모두 실존 인물들이었다. 우리가 사실적으로 알고 있는 루돌프 스토리와 발레의 스토리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볼수 있다.

 

- 루돌프 황태자(Crown Prince Rudolf: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차기 황위 계승자: 1858-1889)

- 마리 베체라 남작부인(Baroness Mary Vetsera: 마리아 베체라, 루돌프 황태자의 애인: 1871-1889)

- 스테파니 공주(Princess Stephanie: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비, 벨기에 공주: 1864-1945)

- 프란츠 요셉 황제(Emperor Franz Josef: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제: 1830-1916)

- 엘리자베트 황비(Empress Elisabeth: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비, 애칭 씨씨: 1837-1898)

- 마리 라리슈 백작부인(Countess Marie Larisch: 엘리자베트 황비의 시녀, 루돌프 황태자의 전 애인, 마리 베체라와 루돌프를 엮어준 여인: 1858-1940)

 

이밖에

- 조피 대공녀(Archduchess Sophie). 프란츠 요셉 황제의 어머니, 루돌프 황태자의 할머니

- 브라트피슈(Bratfisch). 루돌프 황태자의 개인 운전기사

- 미치 카스파르(Mitzi Caspar). 고급창녀, 루돌프 황태자의 단골 정부

- 카타리나 슈라트(Katharina Schratt). 프란츠 요셉 황제의 여자친구

- 알프레드 그륀펠트(Alfred Grunfeld). 피아니스트

- 헬레네 베체라 남작부인(Baroness Helene Vetsera). 마리아 베체라 남작부인의 어머니

- 에드아루트 타페 백작(Count Eduard Taaffe).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상

- 루이제 공주(Prinzessin Louise). 벨기에의 스테파니 공주의 여동생

- 코부르크의 필립 왕자(Prinz Philipp von Coburg). 루이제(루이스) 공주의 남편

- 기젤라 공주(Erzherzogin Gisella). 루돌프 황태자의 누이

- 발레리 공주(Erzherzogin Valerie). 루돌프 황태자의 여동생

- 로세크(Loschek). 루돌프 황태자의 시종

- 라리슈 백작(Count Larisch). 마리 라리슈 백작부인의 남편

- 헝가리 장교들(루돌프 황태자의 친구들), 손님들, 시녀들, 창녀들, 하인들도 등장한다.

 

   

루돌프 황태자, 루돌프의 애인 마리아 베체라, 루돌프으이 부인 스테파니 공주

   

라리슈 백작부인, 루돌프의 아버지 프란츠 요셉 황제, 루돌프의 어머니 엘리자베트 황비(씨씨) 

 

1막 1장. 비엔나 호프부르크 궁전의 대무도회장.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루돌프 황태자와 벨기에의 스테파니 공주의 결혼을 축하하는 무도회가 열리고 있다. 루돌프는 자기와 결혼할 스테파니 공주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오히려 스테파니의 여동생인 루이스 공주와 어울린다. 루돌프의 행동에 대하여 스테파니 공주와 루돌프의 아버지인 프란츠 요셉 황제, 그리고 어머니인 엘리자베트 황비가 대단히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런 중에 루돌프는 전 애인이었던 마리 라리슈 백작부인의 소개로 베체라 남작부인과 인사를 나눈다. 베체라 남작부인은 자기 딸인 마리아(메리)를 황태자에게 인사시킨다. 마리아는 17세이지만 아름답다. 루돌프의 친구들인 헝가리 장교들이 무도회장에 들어선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헝가리의 분리독립에 대하여 논쟁을 벌인다. 라리슈 백작부인은 루돌프와의 관계에 다시 한번 촛불을 키고자 루돌프에게 접근해 본다. 하지만 루돌프는 라리슈에게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어리게 보이는 마리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 모습을 본 황제는 루돌프에게 부인이 될 스테파니 공주를 보살펴 주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루돌프는 별로 들은 척을 하지 않는다.

 

루돌프와 미치 캬스파르. 비엔나의 주점에서.

 

1막 2장은 호프부르트의 엘리자베트 황비의 아파트이다. 엘리자베트 황비가 지루한 무도회에서 빠져나와 쉬고 있다. 시녀들이 황비를 시중들고 있다. 그때 루돌프가 어머니인 황비의 방에 들어선다. 다음날 결혼식을 올릴 스테파니 공주가 자기 방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늑장을 부리며 황비를 만나러 간 것이다. 루돌프는 어머니인 황비에게 이번 결혼이 정략적으로 억지로 추진된 것이어서 말할수 없이 불행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루돌프는 어머니로부터 사랑과 위로를 받고 싶어서 어머니를 포옹코자 하지만 어머니 황비는 차가울 정도로 루돌프의 손길을 뿌리친다. 사랑하는 아들이 결혼하여 부인을 두게 되었다는 데 대한 어머니로서의 반응인지도 모른다. 황비가 평소와는 달리 자기를 차갑게 대하자 루돌프는 마치 절망에 빠진 사람처럼 어머니의 방을 나선다. 1막 3장은 호프부르크의 루돌프 아파트이다. 스테파니 공주는 내일 아침으로 다가온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해 마음으로 바쁘다. 스테파니는 이제부터 황태자비로서 그리고 장래의 황비로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 걱정이면서도 결혼전야에 대한 감상에 젖어 있다. 그때 루돌프가 들어와서 이제 결혼할 사이이니 육체관계를 맺자고 주장한다. 스테파니가 그럴수 없다고 거절하자 루돌프는 권총을 꺼내어 스테파니를 위협하고 강제로 육체관계를 맺는다. 스테파니는 앞으로 평생을 남편으로 살아야 할 사람이므로 루돌프의 요구에 어쩔수 없이 순종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크게 실망한다.

 

베체라 남작부인을 방문한 마리 라리슈가 마리아 베체라에게 루돌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다.

 

2막 1장은 어떤 천박한 주점이다. 루돌프와 스테파니가 평민처럼 가장하고 주점에 들어선다. 두 사람을 수행하는 사람은 운전기사 브라트리슈 뿐이다. 브라트피슈는 침울해 있는 스테파니의 기분을 살려주기 위해서 이런 저런 노력을 한다. 창녀들이 나타나서 루돌프를 포함한 남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그 모습을 본 스테파니는 기분이 역겨워서 도망치듯 주점을 빠져 나온다. 잠시후 루돌프는 헝가리 친구들을 만난다. 비밀경찰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는 창녀들이 있는 주점에서 헝가리 밀사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그럴듯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헝가리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것이다. 루돌프는 물론 평소부터 단골로 지내던 미치 카스파르라는 창녀와도 어울린다. 경찰이 주점을 검색하기 위해 나타난다. 루돌프와 미치 카스파르, 그리고 헝가리 친구들은 경찰의 눈에 띠지 않기 위해서 얼른 숨는다. 경찰들은 떠나기 전에 그래도 무언가 수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술집에서 당국에 대하여 불평을 늘어 놓았던 몇명의 시민들을 체포하여 데리고 나간다. 루돌프로서는 이런 상황이 너무나 실망적이고 싫다. 루돌프는 미치에게 함께 죽자고 제안한다. 미치는 죽고 싶지가 않다. 그때 수상인 타페 백작이 루돌프를 찾으러 주점에 들어선다. 루돌프는 다시 몸을 숨기지만 미치가 타페 백작에게 루돌프의 숨은 장소를 가르쳐 준다. 백작과 미치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간다. 2막 2장은 주점 밖이다. 주점 밖에서 라리슈 백작부인이 마리아 베체라와 함께 루돌프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라리슈는 루돌프가 좋아할만한 일을 하면 자기에게 감사하여 마음이 돌아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라리슈는 의도적으로 루돌프에게 마리아를 소개한다.

 

마리아와 루돌프

 

2막 3장은 베체라 남작의 저택이다. 라리슈 백작부인은 지나가던 길에 잠시 들렸다고 하면서 일부러 베체라 남작부인을 찾아 온다. 라리슈는 마리아가 루돌프의 초상화를 보면서 마치 넋을 잃은 사람처럼 앉아 있는 모습을 본다. 라리슈에게는 그 모습이 자못 측은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라리슈는 마리아에게 앞날에 무슨 일이 있을지 카드 점을 쳐 주겠다고 한다. 라리슈는 마리아에게 로맨틱한 꿈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 준다. 마리아는 그 말에 용기를 얻는다. 마리아는 루돌프에게 보내는 편지를 라리슈에게 주며 전해 달라고 부탁한다. 마리아가 밤새 번민하면서 써놓은 사랑의 편지이다. 2막 4장은 호프부르크 궁전이다. 프란츠 요셉 황제의 생일을 축하하는 모임이 열리고 있다. 타페 백작은 헝가리 반란에 대한 팜플렛을 내보이며 그 배후에 루돌프가 있다고 주장한다. 베이 미들턴 대령(씨씨와 로맨스가 있다고 생각되는 영국의 승마인)이 타페 백작을 조롱하는 농담 한마디를 던진다. 그 얘기를 들은 루돌프가 크게 기뻐한다. 엘리자베트 황비가 황제의 여친인 카테리나 슈라트의 초상화를 내보인다. 불꽃이 터트려진다. 모두들 좋아한다. 황제와 베이 미들턴만이 별로 즐거워하는 눈치가 아니다. 루돌프는 황제와 카테라니 슈라트, 황비와 베이 미들턴이 서로 사랑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고 대단히 후회한다. 라리슈 백작부인이 루돌프를 놀리는 듯하면서 마리아의 편지를 은밀히 전한다.  2막 5장. 호프부르크의 루돌프 아파트이다. 마리아와 루돌프가 처음으로 은밀히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 포옹하며 사랑의 감정을 키운다.

  

루돌프(에드워드 왓슨)와 마리아(사라 램)이 서로의 사랑을 다짐하고 있다.

 

3막 1장. 시골의 황실 사냥터이다. 루돌프는 사냥을 나와서 아무데나 총을 쏘아댄다. 아무도 루돌프가 왜 그래는지 아유를 알수 없다. 루돌프가 함부로 총을 쏘아 대는 바람에 황제가 총알을 맞을 뻔 했으나 대신 신하 중의 한 사람이 총알에 맞아 죽는다. 3막 2장은 다시 호프부르크 루돌프의 아파트이다. 엘리자베트 황비는 우연히 루돌프의 방에 들어왔다가 루돌프가 라리슈 백작부인과 단 둘이서 있는 것을 본다. 황비는 화를 내면서 라리슈를 나가라고 한다. 그러나 황비는 마리아가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황비가 떠나자 마리아가 들어온다. 루돌프는 마리아에게 함께 죽자고 말한다. 3막 3장은 마이엘링에 있는 사냥 숙사이다. 루돌프는 코부르크의 필립 왕자와 호요스 백작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얼마후 루돌프는 이들에게 몸이 불편하니 이제 그만 나가라고 말한다. 잠시후 황태자의 운전기사인 브라트피슈가 마리아를 데리고 나타난다. 루돌프는 브라트피슈에게 자기와 마리아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익살을 부리던지 춤을 추던지 하라고 말한다. 브라트피슈가 황태자를 즐겁게 해주지만 얼마후 황태자가 더 이상 자기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슬며시 자리를 뜬다. 루돌프는 긴장하고 흥분된 감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자기 팔에 몰핀을 주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리아를 포옹한다. 루돌프는 먼저 마리아를 쏜다. 다른 방에 있던 호요스와 필립 왕자 등이 총소리를 듣고 뛰어와서 방문을 두드린다. 루돌프는 이들에게 별일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서 쉬라고 말한다. 이들이 물러가자 루돌프는 자기에게 총을 쏜다. 친구들이 또 다른 총소리를 듣고 다시 뛰어 온다. 이들은 루돌프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너무나 충격을 받아서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에필로그. 새벽이 밝아 온다.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의 공동묘지가 처량한 모습을 보인다.

 

자살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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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루돌프'에 대하여는 본 블로그의 '뮤지컬 스토리' 편에 포함하였으니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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