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하우스/유명 오페라극장 2

키쉬너우의 '몰도바 국립 오페라-발레 극장'

정준극 2015. 2. 15. 06:20

몰도바 국립 오페라-발레 극장(National Opera and Ballet Theater of Moldova)

Teatrul National de Opera si Balet Maria Biesu din Republica Modova

(몰도바 공화국 마리아 비에수 기념 국립 오페라-발레 극장)

 

키스너우 국립오페라-발레극장. 러시아 출신의 유명한 오페라 소프라노인 마리아 비에수를 기념하여 그의 이름을 극장이름에 붙였다.

 

구소련이 붕괴되자 그 우산 아래에 있던 공산 유고슬라비아가 붕괴되고 유고슬라비아에 속해 있던 여러 민족들이 또 다시 민족자결주의의 기치를 내걸고 서로 경쟁하다시피 독립을 선언하여 새로운 공화국으로 출범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몰도바 공화국(Republic of Moldova: Republica Moldova)이다. 1991년에 신생 공화국이 되었다. 몰도바 공화국의 전체 인구는 약 360만명에 이른다. 수도는 키쉬너우(Chisinau: 키슈나우)이다. 키쉬너우의 인구는 약 50만명이다. 몰도바라는 이름은 몰도바 강으로부터 연유한 것이며 키쉬너우라는 이름은 '새로운 샘'이라는 뜻이다. 샘물이 솟아 나오는 곳에 정착해서 도시를 일구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몰도바 공화국이라고 하면 '그건 도대체 어디에 있는 나라냐?'라고 묻기가 일수이다. 몰도바는 서쪽으로 루마니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동, 남, 북쪽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둘러싸여 있는 내륙국가이다. 혹시 몰디브(몰다이브)라는 섬나라가 있어서 혼돈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신을 차리고 혼돈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몰도바 출신의 소프라노 마리아 비에수

 

몰도바의 오페라 극장은 수도 키쉬너우에 하나 있다. 그렇다고 오페라 전용 극장은 아니다. 오히려 발레가 더 활발한 극장이다. 그리하여 풀 네임은 '몰도바 국립 오페라-발레 극장'(루마니아어로 Teatrul National de Opera si Balet din Republica Moldova)이다. 과거 공산권에 있던 국가들의 오페라 극장들이 대체로 그런 것처럼 몰도바 국립 오페라-발레 극장도 유명한 문화예술가에게 명명되었다. 2012년에 몰도바 출신의 드라마틱 소프라노 마리아 비에수(Maria Biesu: 1935-2012)를 기념하여 명명되었다. 마리아 비에수는 몰도바의 스테판 보다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서 키쉬너우(키쉬네프)에서 활동하다가 2012년에 세상을 떠난 오페라 소프라노로서 유럽 각국에서 몰도바의 명예를 높이 떨친바 있다. 몰도바 국립 오페라-발레 극장은 오페라단, 발레단,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오페라보다는 발레로서 더 유명하다.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서이다. 몰도바 출신의 발레 무용수들이 소련의 레닌그라드에 가서 훈련을 받고 돌아와서 1957년에 키쉬너우에서 본격적인 발레 활동을 시작했다. 곧이어 몰도바 작곡가들이 몰도바 발레단을 위해 음악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경우는 바실레 자고르스키(Vasile Zagorsky)가 발레곡인 '일출'(Rassvet: Sunrise)을 쓴 것이다. 애두아르드 라자레프(Eduard Lazarev)라는 작곡가는 '부러진 칼'(Broken Sword)라는 발레음악을 작곡했다. '부러진 칼'은 몰도바 출신의 저명 작가인 미하이 에미네스쿠의 '유령'이라는 서정시를 바탕으로 삼은 작품이다.

 

키쉬너우 오페라-발레 극장

 

키쉬너우의 몰도바 국립발레단은 창설된후 10여년 동안 눈부신 활동을 하였다. 우선 잘 알려진 클래시컬 발레들을 레퍼토리에 포함하였다. 지젤,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스파르타쿠스, 코펠리아 등이다. 몰도바 국립발레단은 모스크바, 키에프, 불가리아 등지에서 순회공연을 가졌다. 몰도바 국립발레단은 현대 작품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예를 들면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바탕으로 삼은 '젊은 아가씨와 건달'(A Young Lady and a Hooligan)이다. 몰도바 국립오페라단은 1940년대 중반에 설립되었다. 그러다가 1956년에 전문 단체로서 재출범하였다. 몰도바 국립오페라단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공연을 가지기도 했다. 카르멘, 투란도트, 나부코 등을 공연했다. 몰도바 출신의 오페라 성악가로서 언급하지 않을수 없는 인물이 소프라노 마리아 세보타리(Maria Cebotari)이다. 1910년 키쉬너우에서 태어났다. 마리아 세보타리는 훌륭한 소프라노일 뿐만 아니라 뛰어난 배우였다.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1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었다. 그중에서 잊지 못할 작품은 1942년도에 이탈리아-루마니아가 공동으로 제작한 '화염에 싸인 오데사'(Odessa in Flames)이다. 이 영화에서 마리아 세보타리는 유명한 성악가 마리아 테오도레스쿠의 역할을 맡았다. 마리아 세보타리는 생애의 대부분을 독일에서 지냈으며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바사라비아 여인이다'라고 강조했다. 바사라비아는 몰도바의 옛 이름이다.

 

마리아 시보타리 기념우표. 카르멘과 나비부인에 출연했던 모습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