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이-나포코의 '루시안 블라가 국립극장'

클루이-나포코의 루시안 블라가 국립극장(Lucian Blaga National Theater in Cluj-Napoco)

Teatrul National Lucian Blaga, Cluj-Napoco, Romania

루마니아 국립오페라(Romanian National Opera, Cluj-Napoco: Opera Nationala Romana din Cluj-Napoco)

 

클루이-나포코의 루시안 블라가 국립극장

 

클루이-나포코는 루마니아 북서쪽에 있는 도시이다. 클루이-나포코는 독일어로 클라우젠부르크(Klausenburg)라고 하며 헝가리어로는 콜로츠바르(Kolozsvar)라고 한다. 클루이-나포코는 18세기 이후로부터 오랫동안 트란실바니아 대공국의 수도였다. 그래서 지금도 트란실바니아의 비공식 수도라고 부르고 있다. 클루이-나포코는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오랜 전통과 경력을 가진 도시이다. 도시 전체가 문화재이다. 그래서 '보물도시'(Treasure City)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클루이-나포코는 부쿠레스티에 이어 루마니아 제2의 도시이지만 학문과 문화예술에 있어서는 루마니아 제1의 도시이다. 클루이-나포코에는 루마니아 제1의 대학교인 바베스-볼리아이(Babes-Bolyai) 대학교가 있다. 이와 함게 루시안 블라가 국립극장이 있다. 루시안 블라가 국립극장은 오페라는 물론 발레와 연극, 그리고 콘서트 연주회장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국립극장이다. 루시안 블라가 국립극장은 루마니아에 있는 여러 국립극장 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그런 국립극장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극장이다. 루시안 블라가(Lucian Blaga: 1895-1961)는 루마니아의 중부 란크람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지만 클루이-나포코에서 활동하다가 세상을 떠난 루마니아의 저명한 시인, 극작가, 소설가, 철학자이다. 루마니아의 시비우(Sibiu)에 있는 대학교는 루시안 블라가를 기념해서 '루시안 블라가 대학교'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무튼 그런 루시안 블라가의 이름을 클루이-나포코의 국립극장에도 기념으로 붙였다. 클루이-나포코는 보통 '클루이'라고 부른다.

 

클루이의 루마니아 국립극장의 계단

 

클루이의 루시안 블라가 국립극장은 1906년에 완성된 건물이다. 유럽에서 극장건축으로 유명한 비엔나의 펠너와 헬머(Fellner and Helmer) 건축회사가 맡았다. 펠너와 헬머 건축회사는 루마니아의 이아시(Iasi), 오라데아(Oradea), 티미소아라(Timisoara), 케르니브치(Chernivitsi: Cernauti)의 극장을 설계했다. 클루이의 국립극장을 건설하는 데에는 정부당국의 재정 지원을 하나도 받지 않았다. 개인 자금만을 사용했다. 산도르 우이팔피라는 사람이 자기 소유의 땅과 건물 등을 국립극장 건설자금을 위해 기증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극장은 1906년 9월 8일에 오픈되었다. 헝가리 출신의 저명한 극작가인 페렌츠 헤르체그(Ferenc Herczeg: 1863-1954)의 '부이도소크'(Bujdosok)가 공연되었다. 새로운 극장의 오디토리움은 1천 석 정도가 되는 것으로 잡았다. 클루이의 루마니아 국립극장은 1차 대전 등 이런 저런 사연으로1919년 9월 18일 정식 개관식을 가졌다. 이날 루마니아 오페라단이 동시에 창단되었고 게오르게 디마 음악원(Gheorghe Dima Music Academy)도 문을 열었다. 개관기념 공연은 1919년 12월 1일 자하리아 바르산(Zaharia Barsan)의 '포에물 우니레이'(Poemul Unirei: The Unification Poem: 통일시)이었다. 배우겸 극작가이고 무대 감독인 자하리아 바르산은 클루이 국립극장의 창설자 중의 한사람이며 동시에 초대 감독이었다.

  

클루이의 루마니아 국립극장의 야외 공연

 

클루이의 루마니아 국립오페라단의 창단 기념 공연은 창단된 이듬해인 1920년 5월 루마니아어 대본의 '아이다'였다. 아릎레드 노바크가 지휘했고 라다메스는 유명한 콘스탄틴 파벨이 맡았다. 콘스탄틴 파벨은 초대 오페라 감독이었다. 클루이의 루마니아 국립오페라단은 2년 동안 99회의 공연을 가질만큼 발전을 이루었다. 베르디의 '아이다', 구노의 '파우스트', 푸치니의 '나비부인', 니콜라에 브레탄의 '루세아파룰'(Luceafarul),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바그너의 '탄호이저', 그리고 전속 오케스트라로서 15회의 교향악 연주회를 가졌다. 클루이의 루마니아 국립오페라단은 루마니아 작곡가에 의한 작품에 대하여도 깊은 관심을 가졌다. 게오르게 에네스쿠의 '외디페'와 시기스문드 토두타의 '메스테룰 마놀레'를 무대에 올렸다.

 

클루이의 루마니아 국립극장 오디토리움

 

클루이의 국립극장은 클루이가 1919년까지 헝가리왕국에 속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헝가리국립극장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국립극장에 소속된 극단도 헝가리국립극단의 일원이었으므로 헝가리 극작가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던 것이다. 클루이 국립극장의 헝가리극단이 마지막으로 공연한 것은 1919년 9월 30일이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공연하였다. 이 때에 햄릿이 친구 호레이쇼에게 한 말은 마치 헝가리극단의 마지막을 듣는 것 같아서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Horatio, I am dead; Thou livest; report me and my cause aright. To the unsatisfied. 이다. 1940년 8월 30일, 히틀러의 나치 독일과 무솔리니의 파치스트 이탈리아는 이른바 '제2의 비엔나 상'(Second Vienna Award)을 통해서 북부 트란실바니아 영토의 재분배를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클루이는 루마니아에서 헝가리로 이관되었다. 두달 후인 그해 10월 31일, 루마니아와 헝가리 배우들은 클루이의 해방을 축하해서 공동 공연을 가졌고 입장 수입은 러시아와 루마니아 부상병들을 위해 기증했다. 그러나 클루이에 본부를 두고 있던 극단과 오페라단 등 루마니아 예술단체들은 인위적으로 분할한 트란실바니아의 루마니아 파트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클루이의 루마니아 대학교는 시비우(Sibiu)로 옮겼으며 국립극장은 티미소아라로 옮겼다. 1945년 12월, 종전의 여파로 클루이는 다시 루마니아 소속이 되었다. 집을 떠났던 극단이나 오페라단은 다시 클루이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클루이의 루마니아 국립극장 야경

 

클루이의 예술단체들은 1948년부터 공산 정권하에서 사회주의에 부합하는 활동을 해야 했다. 하지만 루마니아의 예술활동을 주도하는 인사들은 사상보다는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965년에 블라드 무구르(Vlad Mugur)가 클루이 국립극장의 감독이 되었다. 그는 특히 사상적인 면보다는 심미적인 사항에 중점을 두었다. 공연은 고전주의와 현대주의가 균형있게 배분된 것이었다. 클루이의 국립극장은 유럽에서도 유명한 존재가 되었다. 클루이 국립극장은 이탈리아에서 유리피데스의 '타우리스의 이피제니',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 알베르 까뮈의 '칼리굴라'(Caligula) 등을 공연하여 대단한 찬사를 받았다. 블라드 무구르 이후의 감독들도 공산주의 검열을 피하며 예술성 있는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루마니아 국립오페라의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