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하우스/유명 오페라극장 2

뭄바이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

정준극 2015. 2. 23. 05:26

뭄바이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Royal Opera House) - Opera House

인도대륙 유일의 오페라 하우스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

 

인도의 뭄바이(구 봄베이)에도 오페라 하우스가 있다. 뭄바이에 있는 '로열 오페라 하우스' 또는 간단히 '오페라 하우스'라고 부르는 오페라 극장이다. 인도 대륙에 유일하게 존재하여 있는 오페라 하우스이다. 하기야 인도는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으므로 인도에 살고 있는 영국인들을 위해서 오페라 극장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수 일이다. 뭄바이의 기르가움 쵸우파티(Girgaum Chowpatti) 부근의 갸르니 로우드(Charni Road)에 있는 이 오페라 하우스에 '로열'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이 건물의 정초가 영국의 식민통치 기간(British Raj) 중인 1909년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며 더구나 건물의 준공식은 마침 뭄바이를 방문한 조지 5세 영국왕에 의해서 완공을 1년 앞둔 1911년에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속건물까지 합해서 건물 전체가 완성된 것은 1915년이었다.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는 1993년에 폐관되어 사용되지 않고 있다가 그래도 역사적인 기념물이므로 보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서 정부의 주도 아래에 2011년에 보수를 마쳤으나 건물이 워낙 오래 되어서 보수공사는 계속 이루어져야 할 형편이다.

 

바로크 양식과 인도 전통 양식이 혼합된 건물이다,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는 1912년에 완성되었고 부속건물까지 완성된 것은 1915년이지만 그동안 오페라가 얼마나 많이 공연되었느냐는 것은 정확한 자료가 부족하여서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오페라 하우스라는 타이틀로 건물을 완성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세월이 지날수록 오페라에 대한 관심이 멀어졌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1930년에 인도에서는 영화가 대인기였다. 영화는 그야말로 신기한 활동사진이었다. 별로 할 일도 없는 인도 사람들은 신기한 활동사진에 대하여 죽어라고 열광하였다. 그런 열광은 훗날 인도가 세계 영화산업에 크게 기여하게 된 배경이었다. 아무튼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는 영화관으로서도 좋은 장소였다. 당국은 아예 오페라 하우스를 영화관으로 개조하였다. 영사기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었고 관객을 불러 들였다. 어떤 때는 패션 쇼도 개최하였다. 그러나 인도 사람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영화극장도 사양길에 접어들게 되었다. 영화관으로 개조한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도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는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DVD의 발달이 사람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부터 멀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오늘날 인도가 해적 DVD의 세계적인 온상이라는 것도 짐작할만한 일이다.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1991년 1월에 마지막 영화 상영이 있었다. 그후에 건물은 부호인 곤달(Gondal) 가문에 999년간 임차되었다. 그리고 1993년에는 마지막으로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가 열렸었다. 패션쇼였다. 그후로 마치 폐가나 마찬가지의 상태였다. 다만 전체 건물 중에서 쓸만한 공간은 찻집이나 상점으로 사용되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2008년에 정부 당국은 이 건물을 오리지날 그대로의 장엄한 상태로 만들어 영구적으로 보존키로 했다고 결정한 것이다.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의 전면. 상단의 조각들은 문화예술 분야 사람들을 상징한 것이다.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는 바로크 양식으로 건설되었지만 인도 건축 스타일과 유럽식의 혼합이라고 할수 있다. 1908년에 모리스 밴드맨이라고 하는 석탄 브로커회사의 사장이 오페라 하우스가 있어야 겠다고 생각하여 처음 계획되었다. 그리하여 케네디-샌드허스트 교량에 가까운 부지에 이탈리아에서 대리석을 수입하여 건설이 이루어졌다. 한 쌍의 독특한 디자인의 샹들리에도 설치되었다. 산 수치(Sans Souci)라는 별명이 붙은 샹들리에이다. 산 수치는 독일 포츠담에 있는 프러시아 프레데릭 대제의 화려한 여름 별궁을 말한다. 그로부터 화려한 궁중 스타일의 건물이나 물건들을 산 수치라고 불렀다. 현관 상단의 돔은 여덟 파트로 나뉘어져서 각가 시인, 극작가, 소설가, 대본가, 그리고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비유로서 상징했다. 셰익스피어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여신들의 모습이 아무래도 인도 여인의 모습을 닮았다. 무대 앞의 오케스트라 피트에는 연주자들을 위해 등나무 의자들을 마련해 놓았다. 오디토리움의 좌석들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보더라도 무대가 잘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음향은 천정을 통해 반사되어서 아무리 구석에 있더라도 무대로부터의 소리를 마치 무대 바로 앞에서 듣는 것처럼 분명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리고 극장 현관은 마차들이 현관 입구까지 들어 올수 있도록 램프가 설치되었다.

 

전면 상단 삼각 지붕아래의 조각들.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는 1912년 개관식을 가진 이래 뭄바이(당시에는 봄베이)의 자랑이었다. 인도대륙에서 유일한 오페라 하우스이기 때문이었다. 건물이 완성되고 나서 처음으로 가진 공연은 미국의 마술사인 레이몬드라는 사람이 마술 쇼를 가진 것이었다. 그후 이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여러 편의 볼리우드 영화(봄베이에서 제작된 영화)들에 대한 시사회가 열렸다. 그리고 물론 연극이나 버라이어티 쇼와 같은 흥행물도 공연되었다. 훗날 대단히 유명했던 인도의 배우 겸 가수인 라타 망게슈카르의 첫 공연도 이곳에서 있었다. 그러다가 1993년에 일반 대중들을 위한 행사가 마지막으로 치루어졌다. 디자이너 상기타 카티와다의 패션 쇼였다. 그리고 아주 간혹이지만 영국에서 사보이 오페라 스타일의 그룹이 와서 공연한 일도 있다. 

 

수리가 필요한 뭄바이 오페라 하우스의 객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