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하우스/초연의 오페라극장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ROH: Royal Opera House)

정준극 2015. 7. 6. 14:20

로열 오페라 하우스(Royal Opera House)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이라고도 부른다

 

코벤트 가든에 있는 로열 오페라 하우스

 

영국 오페라의 중심지는 런던 코벤트 가든 지역에 있는 로열 오페라 하우스(ROH)이다. 웅장한 모습이다. 사람들은 로열 오페라 하우스가 코벤트 가든에 있기 때문에 간단히 '코벤트 가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전신은 1732년에 세워진 테아터 로열(Theater Royal)이다. 주로 연극만을 공연했다. 그래서 개관기념 공연도 윌리엄 콘그레브(William Congreve)의 연극인 '세계의 길'(The Way of the World)이었다. 그러다가 1734년에 처음으로 발레가 공연되었고 그해에 처음으로 헨델의 오페라가 공연되었다. '선한 목자'(Il pastor fido)라는 오페라였다. 그후로 헨델은 테아터 로열을 위해 상당수의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등을 작곡했다. 런던에서 영국인에 의한 오페라가 처음 공연된 것은 아마 1728년일 것이다. 링컨 인 필드(Licoln Inn Field) 극장에 듀크극단이라는 단체가 소속되어 있었는데 듀크극단의 매니저인 존 리치(John Rich)라는 사람이 뜻한바 있어서 존 게이(John Gay)라는 작곡가에게 오페라 비슷한 것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였고 그래서 나온 것이 유명한 '거지 오페라'(The Beggar's Opera)이다. 그러다가 존 리치를 비롯한 극장 관계자들은 아무래도 런던에 연극도 하고 발레도 하며 오페라도 할수 있는 좀 규모가 큰 극장이 있어야 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후보지로 선정한 곳이 코벤트 가든이었다. 코벤트 가든은 런던 중심부의 지역으로서 광장도 있고 교회도 있었으며 특히 야채와 과일을 파는 시장까지 있었다. 코벤트 가든에서의 야채과일 시장은 1974년까지 유지되었다고 하니 대단하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오디토리움

 

코벤트 가든의 테아터 로열은 두번에 걸친 큰 화재를 당해서 건물을 거의 완전히 새로 지어야 했다. 첫 화재는 1808년에 일어났다. 1809년의 재개관 기념으로는 셰익스피어의 연극 '맥베스'가 공연되었다. 1856년에 또 큰 불이 났다. 2년 후인 1858년에 겨우 복구할수 있었다. 이때에는 마이에르베르의 '위그노'가 기념으로 공연되었다. 이와 함께 1858년부터 로열 잉글리쉬 오페라(Royal English Opera)단이 테아터 로열을 본부로 정하고 입주하였다. 그때로부터 테아터 로열은 사실상 오페라에 점점 많은 비중을 두게 되었다. 로열 잉글리쉬 오페라는 입주 기념으로 1858년 12월에 마이클 발프의 '사타넬라'(Satanella)를 무대에 올렸다. 테아터 로열은 1892년에 명칭을 로열 오페라 하우스로 바꾸었다. 이제로부터 본격적인 오페라 공연에 매진할 참이었다. 그러나 그후의 양대 전쟁으로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수난 아닌 수난을 겪어야 했다. 1차 대전 중에는 그 큰 건물이 창고로 사용되었다. 2차 대전 중에는 댄스홀로 사용되었다. 재개관은 전쟁이 끝난 후인 1946년 2월로서 차이코브스키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가 공연되었다. 곧이어 오페라로서는 헨리 퍼셀의 '요정 여왕'(The Fairy Queen)이 공연되었다. 그러나 '요정 여왕'은 발레단과의 합동 공연이어서 순수 오페라 공연이라고는 보기가 어려웠다. 전쟁 후의 첫 본격 오페라 공연은 1947년 1월의 '카르멘'이었다. 이후로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30여편에 이르는 세계 초연의 기록을 세우면서 영국 오페라의 명예를 세계에 드높였다.

 

보우(Bow) 스트리트에 면한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정면. 기둥과 그 안의 회랑 등은 1858년 재건축 이전의 것들이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세계 초연 오페라들은 다음과 같다.

 

○ 오레스테(Oreste). 1734년. 조지 프리데릭 헨델. 유리피데스의 '타우리스의 이피제니'를 바탕으로 지안구알베르토 바를로키(Giangualberto Barlocci)가 1723년에 '오레스트'(L'Oreste)라는 극본을 쓴 것을 헨델이 참고로 하였다. 헨델의 '오레스테'는 파스티치오로서 헨델이 다른 작품으로부터 여러 파트의 음악을 인용하여 만들었다.

○ 아리오단테(Ariodante). 1735년 1월. 조지 프리데릭 헨델. 대본은 루도비코 아리오스토(Ludovico Ariosto)의 '분노의 올란도'(Orlando furioso)를 바탕으로 삼았다. '아리오단테'에는 춤이 자주 등장한다. 헨델은 당대의 댄서인 마리 살레(Marie Salle)를 위해 '아리오단테'의 춤 음악을 작곡했다고 한다.

○ 알치나(Alcina). 1735뇬 4월. 조지 프리데릭 헨델. 대본은 1728년 로마에서 리체나르도 브로스키(Ricenardo Broschi)가 만든 오페라 대본을 바탕으로 삼았다. 원작은 루도비코 아리오스토의 '분노의 올란도'이다. 샬레마뉴 대제와 이슬람과의 전쟁 당시의 이야기이다.

○ 아탈란타(Atalanta). 1736년. 조지 프리데릭 헨델. 대본은 벨리사리오 발레리아니(Belisario Valeriani)의 '이탈리아에서의 사냥'(La Caccia in Etolia)를 참고로 했다. 아탈란타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자 운동선수의 이름이다.

○ 아르미니오(Arminio). 1737년. 조지 프리데릭 헨델. 대본은 안토니오 살비(Antonio Salvi)가 알레산드로 스칼라티(Alessandro Scarlatti)를 위해 만든 대본을 사용했다. 게르만 지도자로서 로마군을 물리친 아르미니우스의 이야기이다.

○ 주스티노(Giustino). 1737년. 조지 프리데릭 헨델. 챨스 6세 궁정시인 피에트로 파리아티()의 서사시 '주스티노'를 바탕으로 삼은 대본. 비발디와 토마소 알비노니도 같은 대본을 사용하여 오페라를 만든 것이 있다.

○ 베레니스(Berenice). 1737년. 조지 프리데릭 헨델. 안토니오 살비의 대본인 '이집트의 여왕 베레니체'(Berenice, regina d'Egitto)를 바탕으로 대본을 만들었다. 톨레미 9세의 딸 클레오파트라 베레니스의 이야기이다.

○ 토마스와 샐리(Thomas and Sally). 1760년. 토마스 아느. 대본은 아이작 비커스태프. 배를 타고 멀리 떠난 약혼자 토마스를 기다리는 샐리의 이야기. 유혹을 견디어 내어 마침내 토마스와 재회.

○ 아르타세르세스(Artaxerxes). 1762년. 토마스 아느(Thomas Arne).  메타스타시오의 대본 Artaserse를 작곡자 자신이 영어 대본으로 만들었다. 페르시아제국의 크세르크세스 대왕의 공주인 만다네와 장군의 아들 아르바체스의 사랑 이야기

 

아르타세르세스

 

○ 마을에서의 사랑(Love in a Village). 1762년. 토마스 아느. 아이작 비커스타프(Issac Bickerstaffe)가 챨스 존슨(Charles Johnson)의 1729년 희곡인 '마을 오페라'(Village Opera)를 바탕으로 대본을 만들었다. '마을에서의 사랑'은 전체 42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5곡만이 아느가 새로 작곡한 것이고 나머지는 그가 이미 작곡해 놓았던 것, 또는 다른 사람들이 작곡해 놓은 것을 인용한 것이다. Miller of Dee는 유명한 노래이다.

○ 요정왕자(The Fairy Prince). 1771년. 토마스 아느. 조지 콜맨 엘더(George Colman the Elder)의 대본. 1611년 벤 존슨의 '요정 왕자 오베론'(Oberon, the Fairy Prince)를 바탕으로 삼았다.

○ 로지나(Rosina). 1782년. 윌리엄 쉴드(William Shield). 프랑시스 브룩스(Frances Brooks)의 대본.

○ 오베른(Oberon). 1826년. 칼 마리아 폰 베버(Carl Maria von Weber). 대본은 제임스 로빈슨 플랑셰(James Robinson Planche). 독일 크리스토프 마르틴 빌란트()의 시 '오베론'을 바탕으로 삼았다. 빌란트의 '오베론'은 프랑스 중세의 민화인 Huon de Bordeaux에 영향을 받았다.

 

'오베론'

 

○ 킬라니의 백합(The Lily of Killarney). 1862년. 줄리어스 베네딕트(Julius Benedict). 대본은 존 옥슨포드(John Oxenford)와 디온 부시코(Dion Boucicault). 부시코의 희곡 '콜린 번'(The Colleen Bawn)을 바탕으로 삼았다. 콜린 번은 켈트어로 '예쁜 아가씨'를 말한다.

○ 낭트의 무기장이(The Armourer of Nantes). 1863년. 마이클 윌리엄 발프. 대본은 J.Y. 브릿지맨이 빅토르 위고의 '마리 튜도'(Marie Tudor)를 바탕으로 작성. 1498년 프랑스의 낭트가 무대.

○ 나바레 여인(La Navarraise). 1894년. 쥘르 마스네. 대본은 쥘르 클라레티(Jules Claretie)와 앙리 캥(Henri Cain). 초연에서의 타이틀 롤은 당대의 소프라노 엠마 칼베(Emman Calvé)가 맡았다. 프랑스식의 베리스모. 1874년 스페인의 내전이 무대.

○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 1901년. 챨스 빌러스 스탠포드(Charles Villers Stanford). 대본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줄리안 스터지스(Julian Sturgis)가 작성.

 

'헛소동'.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무대

 

○ 완벽한 바보(The Perfect Fool). 1923년. 구스타브 홀스트(Gustav Holst). 대본도 홀스트가 작성. 바보 농부, 마녀, 음유시인, 나그네, 공주, 바보의 어머니가 등장하는 해피 엔딩의 코미디.

○ 올림피안(The Olympians). 1949년. 아서 블리스(Arthur Bliss). 대본은 J.B. 프리스틀리. 1836년 여름 남프랑스의 작은 마을인 베라송에서 일어난 사건.

○ 빌리 버드(Billy Budd). 1951년. 벤자민 브리튼. E.M. 포스터와 에릭 크로치에(Eric Crozier)가 공동으로 대본 작성. 허만 멜빌(Herman Melville)의 단편 '빌리 버드'를 바탕으로 삼았다. 1797년 혁명 전쟁 중에 영국의 전함 HMS Indomitable 에서 일어난 사건.

○ 천로역장(The Pilgrim's Progress). 1951년. 랄프 본 윌리엄스. 대본도 작곡자가 작성. 존 번얀(John Bunyan)의 저서 '천로역정'을 바탕으로 삼은 도덕적 이야기의 오페라

○ 글로리아나(Gloriana). 1953년. 벤자민 브리튼. 대본은 윌리엄 플로머(William Plomer ). 라이튼 스트라치(Lytton Strachey)의 1928년도 희곡인 '엘리자베스와 에섹스: 비극 이야기'(Elizabeth and Essex: A Tragic History)를 바탕으로 삼았다.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한 작품.

 

브리튼의 '글로리아나'

                     

○ 트로일루스와 크레시다(Troilus and Cressida). 1954년. 윌리엄 월튼(William Walton). 대본은 크리스토퍼 하살(Christopher Hassall). 조프리 초서의 시 '트로일루스와 크리세이드'(Trroilus and Crideyde)를 바탕으로 삼은 작품. 트로이 전쟁이 끝난지 10년이 되는 해의 이야기.

○ 한여름의 결혼(The Midsummer Marriage). 1955년. 마이클 티페트(Michale Tippett). 작곡자가 대본도 썼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를 모델로 삼은 작품. 왕족 커플과 평민 커플이 온갖 테스트를 이겨내고 결혼에 성공한다는 이야기

○ 매듭 정원(The Knot Garden). 1970년. 마이클 티페트. 대본도 티페트. 10대 소녀들의 정신세계를 다룬 내용. 초연은 콜린 데이비스가 지휘.

○ 태버너(Taverner). 1972년.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 16세기 영국의 작곡가인 존 태버너의 생애를 그린 내용. 1968년에 완성하였으나 화재로 악보가 모두 소실되어서 1969년에 다시 작곡한 작품

○ 우리는 강에 다다르다(We Come to the River). 1976년. 한스 베르너 헨체(Hans Werner Henze). 대본은 에드워드 본드(Edward Bond). 오페라라기 보다는 Actions for Music. 상상 속의 제국이 무대.

  

'우리는 강에 다다르다'

 

○ 쇄빙선(The Ice Break). 1977년. 마이클 티페트. 티페트가 대본도 작성. 러시아에서 20년간 수감생활을 하다가 풀난 전직 교사 레브의 그의 가족들이 겪는 이야기. 초연의 지휘는 콜린 데이비스. 마이클 티페트는 이 작품을 콜린 데이비스에게 헌정했다.

○ 가웨인(Gawain). 1991년. 해리슨 버트위슬. 대본은 데이빗 하센트. 중세 영국의 전설인 가웨인 경과 프룬 기사(Sir Gawain and the Green Knight)를 바탕으로 삼았다.

○ 1984(Nineteen Eighty-Four). 2005년. 미국의 지휘자 겸 작곡자인 로린 마젤(Lorin Maazel)의 첫 오페라. 대본은 J.D. 맥클라치(MaClatchy)와 토마스 미한(Thomas Meehan)의 공동 작품. 조지 오웰의 동면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 2002년. 니콜라스 머(Nicholas Maw). 대본도 작곡자가 작성. 미국의 윌리엄 스타이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삼은 오페라. 1947년 브루클린이 무대. 아우슈비츠에서의 고통을 잊기 위한 몸부림.

○ 템페스트(폭풍: The Tempest). 2004년. 토마스 아데스(Thomas Adés). 대본은 메레디스 오크스(Meredith Oakes)가 셰익스피어 원작의 '템페스트'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토마스 아데스의 '템페스트'

 

○ 미노타우르(The Minotaur). 2008년. 마이클 티페트. 대본은 데이빗 하센트(David Harsent).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노타우르를 비유한 작품

○ 안나 니콜(Anna Nicole). 2011년. 마크 안소니 터니지(Mark Anthony Turnage). 대본은 리챠드 토마스(Richard Thomas). 플레이보이 잡지의 모델로 유명했던 안나 니콜 스미스가 석유재벌과 결혼한 이야기. 타이틀 롤은 소프라노 에바 마리아 웨스트브뢰크(Eva Maria Westbroek)가 맡았다.

 

'안나 니콜'. 로열 오페라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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