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레타 철저분석/오페레타의 세계

루이 바르니의 '수녀원의 총사들'

정준극 2016. 1. 6. 12:02

수녀원의 총사(銃士)들

Les Mousquetaires au couvent - The Musketeers at the Convent

루이 바르니의 3막 오페레타

 

오페레타 작곡가 루이 바르니

 

'수녀원의 총사들'은 미국 루이지애너주 뉴올리언즈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로 건너가서 활동했던 루이 바르니(Louis Varney: 1844-1908)의 3막 오페레타이다. 19세기 후반, 파리에서 오페레타가 대인기를 끌고 있을 시절에 발표되어 역시 대인기를 끈 작품이다. 대본은 쥘르 프레벨(Jules Prével)과 폴 페르니에(Paul Ferrier)가  1835년도 보드빌인 '옷은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L'habit ne fait pas le moine)를 바탕으로 공동으로 작성했다. 루이 바르니는 1876년으로부터 시작하여 1905년까지 무려 37편의 오페레타를 작곡하였는데 '수녀원의 총사들'은 그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서 오늘날 까지도 프랑스의 오페레타 레퍼토리에 올라와 있는 작품이다. '수도원의 총사들'은 1880년 3월 16일 파리의 테아트르 데 부프 파리지엔(Théâtre des Bouffes-Parisens)에서 초연되었다. 루이 바르니는 초연에서의 미흡한 점을 보완하여 수정본을 만들어서 그해 9월 초에 같은 장소에서 리바이발했다. 루이 바르니는 그후 1896년과 1906년에도 수정본을 만들었다.

 

수녀원 교실에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감사 기도

 

'수녀원의 총사들'은 내용이 재미나고 음악이 좋아서 파리의 여러 극장에서 번갈아서 장기 공연되었다. 테아트르 데 폴리 드라마티크()에서는 1886년부터 1909년까지 자주 공연되었고 테아트르 데 메뉘 플레지르(Théâtre des Menus-Plaisirs)에서는 1896년부터 1897년까지 공연되었으며 테아트르 들 라 게트(Théâtre de la Gaîté)에서는 1899년, 1901년, 1913년에 공연되었다. '수도원의 총사들'은 종전이 된 1945년 이후에는 프랑스에서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잊혀져갔다. 그러다가 1952년에 테아트르 들 라 게트 리릭크(Théâtre de la Gaîté-Lyrique)에 리바이발되어 루이 바르니의 이름을 기억하게 해 주었다. 그후에는 다른 나라에서도 공연이 되었고 가장 최근의 것은 2013년 로잔느에서의 공연이었다. 그런데 프랑스 사람들이야 자기 말로 대사를 하기 때문에 재미 있어서 죽고 싶어도 못 죽겠지만 프랑스어를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남이 웃으니까 한참 후에 따라서 웃어야 하는 서글픈 형편이므로 반드시 보라고 굳이 강권하고는 싶지 않다. 다만, 최근의 공연에서는 의상이 대단히 첨단적이며 화려하므로 의상에 취미가 있다고 하면 주인공들의 대화야 어찌되었든 한번 볼만하다. 아래 사진은 근자에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에서 공연했던 것들이다. 의상과 연출이 특이함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여관집 주인 피샤르. 오페라 코미크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나르시스 드 브리사크 자작(Vicomte Narcisse de Brissac: Bar). 총사대의 장교. 공트랑의 친구.

- 공트랑 드 솔란즈(Gontran de Solanges: T). 총사대의 장교

- 아베 브리덴(Abbe Bridaine: B)

- 투렝 총독, 퐁쿨라이 백작(Governor of Touraine: Comte de Pontcourlay: B)

- 마리 드 퐁쿨라이(Marie de Pontcourlay: S)

- 루이스 드 퐁쿨라이(Louis de Pontcourlay: S)

- 시몬느(Simone: S)

- 우르술라 수녀원장(La Superieure de Ursuline couvent: MS)

- 리고베르(Rigobert: B). 왕의 총사

이밖에 '기회'라는 이름의 수녀(Soeur Opportune), '녹색 총사'(Au Mousquetaire Gris) 여관집 주인인 피샤르(Pichard), 수도승 1, 2, 학생들인 자네통(Jeanneton), 클로딘(Claudine), 마르고(Margot), 아가테(Agathe), 마을 사람들, 총사들, 수녀들.

  

순례 신부의 옷을 입은 공트랑과 브리사크. 로잔느

 

장소는 투렝(Touraine)이며 시기는 프랑스의 루이 13세 치하이다. 1막은 '녹색총사' 여관집이다. 총사들과 마을 사람들이 포도주를 마시고 있다가 서로 언쟁을 벌이더니 마치 싸움이라도 벌일 기세이다. 여관집 주인의 딸인 시몬느가 이들을 가로 막고 나서서 그러지 말라고 말힌다. 시몬느는 노래를 불러서 일촉즉발의 이들의 마음을 누그려트려서 서로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한다. 총사들은 투렝 총독인 퐁쿨라이 백작의 명령으로 왕권을 노리는 음모자들을 색출하고 방어하기 위해 이 마을에 배치되어 있는 형편이다. 공트랑은 얼마전 총독의 조카인 마리를 보자 사랑에 빠져 있다. 공트랑의 친구로서 역시 총사대의 장교인 브리사크는 공트랑이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의 가정교사였으며 친구인 브리데인 신부를 투렝으로 급히 오도록 한다. 공트랑이 사랑하고 있는 마리는 동생 루이스와 함께 부브라이에 있는 우르술라 수녀원의 학생이다. 우르술라 수녀원은 외부인의 왕래를 철저히 금지하기 위해 수녀들이 엄격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브리데인 신부는 수녀원에 마음대로 드나들수 있다. 브리데인 신부는 공트랑을 위해 우선 수녀원장에게 얘기해서 마리가 공트랑의 감언이설에 빠져 들지 않도록 조심해 줄것을 당부할 생각이다.

 

수녀원에서의 고해성사 리허설

 

갑자기 퐁쿨라이 백작이 수녀원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퐁쿨라이 백작의 두 조카딸들인 마리와 루이스가 수녀가 되는 선서를 할것이라는 놀라운 소식도 전해진다. 브리데인 신부가 백작을 만나서 본인들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그럴수가 없다고 조언하였지만 두 조카딸들이 수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재상인 리슐리 추기경의 지시이기 때문에 절대로 반대할수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 얘기를 들은 공트랑의 실망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이다. 친구인 브리사크는 마리에 대한 공트랑의 마음이 일편단심인 것을 보고 감동하여서 궁여지책으로 공트랑에게 그러지 말고 마리를 데리고 멀리 도망가면 되지 않느냐고 권고한다. 마침내 두 사람은 수녀원에 몰래 스며들어가서 마리를 탈출시키기로 계획한다. 그런데 마침 여관에는 순례 수도승 두명이 찾아와서 방을 잡고 밤이 되어 잠들어 있다. 공트랑과 브리사크는 수녀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수도승으로 변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순례 수도승들이 잠들어 있는 방으로 몰래 들어가서 순례 수도승이 벗어 놓은 옷으로 갈아 입는다. 그런데 총사대의 또 다른 장교가 여관에 대한 순찰을 돌다가 두 명의 순례 수도승이 묵고 있는 방의 문을 밖에서 단단히 잠근다. 왜냐하면 혹시 반역자들이 수도승으로 변장하고 침투했을지도 모르므로 만사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였다. 수도승의 복장을 한 공트랑과 브리사크는 수녀원으로 향한다.

 

수녀원 담장 위에 올라가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있는 브리데인 신부

 

2막은 우르술라 수녀원의 교실이다. '기회'라는 이상한 이름의 수녀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원장 수녀가 교실에 나타나서 모두에게 투렝 총독의 요청에 따라 수녀원에 두명의 중요한 신부님들이 방문하게 되는데 이 두 신부님들은 학생들 모두의 고해성사를 주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모두들 고해성사 예행연습을 하며 난리이다. 루이스가 다른 학생들에게 고행성사를 해야 하지만 모두 똑같은 내용으로 얘기를 하자고 설득한다. 루이스는 수녀원 학교 생활이 따분하고 귀찮은 입장이다. 그런데 두 명의 중요한 신부님들이란 다름아닌 공트랑과 브리사크이다. 수녀원에 들어온 브리사크는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게 되자 자기도 모르게 군대 용어를 섞어 가면서 얘기한다. 학생들이 브리사크를 이상하게 여기지만 그래도 시치미를 떼면서 학생들 중에서 누가 마리이고 누가 루이스인지 살피느라고 정신이 없다. 공트랑은 좀 나은 편이다. 공트랑은 여차여차해서 마리와 단 둘이 만나게 되고 마리에게 비로소 자기가 누구인지 밝힌다. 잠시후 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로 교실에서 나간다. 브리사크는 자기가 신부인 것을 계속 주장하기 위해 오늘은 금식의 날이므로 주님의 뜻에 따라 식당에 함께 갈수 없다면서 그렇지만 별도의 점심을 마련해 놓았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수녀원 교실에서 마리가 공트랑을 생각하고 있다.

 

한편, 브리데인 신부는 여관에서 공트랑과 브리사크를 아무리 찾아도 없자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일단 수녀원으로 가서 공트랑보다 먼저 마리를 만나기로 한다. 수녀원에 온 브리데인 신부는 마리의 동생인 루이스를 만난다. 그때 쯤해서 루이스는 갑작이 나타난 두 명의 신부라는 사람들에 대하여 의심을 품기 시작하고 있었다. 브리데인 신부는 그런 루이스를 먼저 보내고 이어 마리를 만나서 마리에게 제발 공트랑에게 편지를 써서 자기는 공트랑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도 없다고 말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마리는 사실은 공트랑에게 마음을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리데인 신부께서 그렇게 부탁하시니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브리데인 신부는 마리에게 만일 마리가 공트랑을 포기한다면 아마도 리슐리 재상도 공트랑에게 무슨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잠시후 마리의 절교편지나 마찬가지인 편지를 받은 공트랑은 절망 속에 어찌할 줄을 모른다. 그러는데 공트랑은 우연히 마리의 책상  위에서 마리가 자기에게 쓴 또 다른 편지를 발견한다. 그 편지에는 마리가 자기를 상당히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공트랑은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더 이상 절망하지 않기로 한다. 한편, 술을 좋아하는 브리사크는 술을 마셔서 취한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강론의 말을 전하는 대신에 사랑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러준다. 신부로서는 뜻밖의 행동이었다. 원장 수녀는 그만 충격을 받아서 그 자리에 털석 주저 앉는다. 공트랑과 브리데인 신부는 학생들에게 이 순례 신부가 지난번에 팔레스타인 성지를 순례했을 때 일사병에 걸린 일이 있는데 아직도 저런 상태라면서 설명하기에 바쁘다. 아무튼 브리사크가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바람에 모두들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모두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3막은 수녀원의 안뜰이다. 공트랑의 연대가 공트랑의 명령을 받기 위해 수녀원에 도착한다. 연대의 병사들은 공트랑을 위해 마리를 몰래 수녀원에서 빼낼 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느덧 브리사크에게 마음을 둔 루이스가 남들의 눈을 피해 브리사크와 은밀히 얘기를 나눈다. 여관주인은 브리데인이 오랫동안 보이지 않자 시몬느를 시켜서 브리데인을 찾아 보도록 한다. 공트랑은 브리데인 신부에게 마리에게 보내는 이별의 편지를 쓰겠으니 펜과 종이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공트랑은 이별의 편지를 쓰는 척하면서 실은 마리에게 수녀원에서 탈출하기 위한 자세한 지시사항을 적는다. 수녀들이 다음날 방문할 백작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할 때 공트랑과 마리가 만나서 서로의 사랑을 다짐한다. 그러나 브리사크와 루이스가 나타나는 바람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루이즈는 기왕에 이렇게 된 바에야 브리사크를 따라 자기도 탈출하겠다고 주장한다.

 

수녀원 교실 수업

 

네 사람은 수도원의 높은 담을 넘기 위해 헛간에서 정원사의 사다리를 가져다가 막 담을 넘어가려고 할 때 느닷없이 브리데인의 목소리가 들리자 우선 몸을 숨긴다. 브리데인은 담에 걸쳐 있는 사다리를 보자 마리가 납치 당했다고 생각한다. 브리데인은 사다리를 타고 담장 위에 올라가서 무슨 일이 있는지 두루 살핀다. 그때 시몬느가 나타나서 웬 사다리가 담에 걸쳐 있는 것을 보고 치운다. 브리데인은 담 위에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그대로 매달려 있다. 마침 이때 총독이 수녀원의 정문에 도착한다. 총독은 부하들에게 두명의 순례 신부라는 사람들은 가짜이므로 발견하는 즉시 당장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총독은 두 명의 순례 신부라는 사람들이 다음날 수녀원을 방문하는 리슐리 추기경을 암살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덧붙인다. 그러자 공트랑과 브리사크는 그제야 신분을 밝히면서 수상한 그 두명의 순례 신부를 잡아서 여관집에 감금해 놓았다고 보고한다. 백작은 공트랑과 브리사크에게 영웅이라면서 치하를 한다. 백작이 두 사람에게 소원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말하라고 하자 공트랑과 브리사크는 마리와 루이즈와 결혼하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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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바르니(1844-1908)

루이 바르니의 아버지 알퐁스 바르니는 파리의 부프 파리지엔느와 그랑 테아트르 드 보르도의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다. 알퐁스 바르니는 다른 나라에서 프랑스 오페라 시즌이 개최되면 방문해서 지휘를 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프랑스 오페라/오페레타를 지휘했다. 그래서 아들 루이 바르니가 뉴올리언즈에서 태어난 것이다. 루이 바르니는 아버지로부터 음악을 배웠다. 그리고 파리의 아테네 코미크라는 극장에서 아버지처럼 수석 지휘자가 되어 활동했다. 루이 바르니는 지휘자로서 활동하면서 작곡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1876년에 발표한 Il signor Pulcinella(시뇨르 풀치넬라)는 아테네 코미크에서 초연을 가져 대성공을 거두었다. 루이 바르니의 명성이 높아지자 부프 파리지엔느가 그에게 오페레타 작곡을 의뢰하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수녀원의 총사들'이었다. 그후 루이 바르니는 약 40편에 이르는 오페레타를 작곡했다. 루이 바르니 오페레타의 특징은 음악이 우아하고 세련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오페레타로서는 Fanfan la tulipe(1882), Babolin(1884), Les petits mousquetaires(1885), L'age d'or(1905) 등이다. 모두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며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이다. 오늘날 루이 바르니의 오페레타들은 모두 어느 설합에 들어가서 나오지를 못하고 있다. 다만, '수녀원의 총사들'만이 생존하여 간혹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 공연되고 있을 뿐이다.

 

[루이 바르니의 오페레타 수첩] - 특별히 표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파리에서 초연

 

○ Il signor Pulcinella(1876) ○ Les mousquetaires au couvent(1880) ○ La reine des Halles(1881) ○ Conquelicot(1882) ○ Le petite reinette(1882 브뤼셀) ○ Fanfan la tupile(1882) ○ Babolin(1884) ○ Joséphine(1884 트루비유) ○ Le petits mousquetaires(1885) ○ L'amour mouillé(1887) ○ Dix jours aux Pyrénées(1887) ○ Divorcée(1888 캬부르) ○ La Japonaise(1888) ○ La Vénus d'Arles(1889) ○ La fée aux chèvres(1890) ○ La fille de Fanchon la vielleuse(1891) ○ La femme de Narcisse(1892) ○ Le brillant Achille(1892) ○ Miss Robinson(1892) ○ Cliquette(1893) ○ Les forains(1894) ○ La fille de Paillasse(1894) ○ La petites Brebis(1895) ○ La belle épicière(1895) ○ La falote(1896) ○ Le papa de Francine(1896) ○ Le pompier de service(897) ○ Pour sa couronne(1897) ○ Les demoiselles des Saint-Cyriens(1898) ○ La tour de bois(1898) ○ La petits Barnett(1898) ○ La fiancée de Thylda(1900) ○ Fregolinette(1900) ○ Mademoiselle George(1900) ○ Princesse Bébé(1902) ○ Le chien du régiment(1902) ○ L'age d'or(1905)

 

'시뇨르 풀치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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