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마스카니의 '리틀 마라' - 168

정준극 2016. 4. 9. 14:20

리틀 마라(Il piccolo Marat) - 꼬마 마라

마스카니의 3막 구원 오페라

 

피에트로 마스카니

 

단 한편 만의 오페라로 기억되는 작곡가들이 있다. 물론 알고 보면 그 작곡가는 여러 편의 오페라를 작곡했지만 사람들은 그 사람의 대표작만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 사람이 단 한편 만의 오페라를 작곡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앙브루아스 토마는 '미뇽' 하나 만을 작곡한 것으로 알고 있고 프리드리히 플로토우라고 하면 '마르타' 한편 만을 남긴 것으로 알고 있다. 마스카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마스카니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한편 만을 작곡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여러 편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다른 작품들은 미안하게도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그늘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한 경우이다. 마스카니는 '친구 프리츠'(L'Amico Fritz), '이리스'(Iris) 등을 남겼지만 아직도 이 오페라들은 스탠다드 레퍼토리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져 가고 있다. 마스카니는 '친구 프리츠'나 '이리스' 이외에도 몇 편의 오페라를 더 작곡했다. 모두 15편이나 된다. '굴리엘모 라트클리프'(Guglielmo Ratcliff), '실바노'(Silvano), 차네또(Zanetto), '가면'(La maschera), '로돌레타'(Lodoletta), '리틀 마라'(Il piccolo Marat) 등이다. 이런 오페라들은 간혹 희귀 오페라를 연구하는 단체들이 어쩌다 무대에 올리는 바람에 그나마 그런 것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3막의 '리틀 마라'는 1921년 5월 2일에 로마의 코스탄치 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대본은 이탈리아의 대본가 겸 극작가인 조바키노 포르차노(Giovacchino Forzano)가 맡은 것이다. 그후로는 이탈리아와 남미에서 여러번 공연되었으나 1930년대에 들어서서는 유럽의 정치적인 분위기, 그리고 이어 전쟁 때문인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시 공연되었다는 기록이 없다. 마스카니는 '리틀 마라'를 1926년에 미국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리허설을 위한 준비가 마련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은 무대에 올리지 못했던 일은 있었다. 그러다가 2006년 4월에 뉴욕의 에이버리 피셔 홀(Avery Fischer Hall)에서 이탈리아의 그라타치엘로(Grattacielo)극장팀이 리바이발하여 겨우 알려지게 되었다. '리틀 마라'가 음악적으로 대단한 작품이라고 해서 본 블로그의 '화제의 200편'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고 다만 '구원 오페라'의 장르에 들어가는 것이어서 소개하는 것이다. '구원 오페라'라는 것은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해주어서 박수를 받는 내용의 오페라를 말한다. 예를 들어 베토벤의 '휘델리오'도 구원 오페라에 속한다. '휘델리오'를 예로 든 것은 '작은 마라'의 내용이 '휘델리오'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리틀 마라 음반

 

출연자는 '리틀 마라'(Il piccolo Marat: T), 간수장 오르코(L'orco: B), 오르코의 조카인 마리엘라(Mariella: S), 플뢰리 공주(La principessa di Fleury: MS), 목수(Il carpentiere: Bar), 병사(Il soldato: Bar), 대위(Il capiitano) 등이다. 여기서 말하는 마라는 프랑스 정치인이며 저널리스트로서 프랑스 혁명의 주도한 장 폴 마라(Jean Paul Marat: 174301793)를 말한다. 마라는 지롱드당을 축출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반대파에 의해 욕실에서 암살 당했다. '작은 마라'는 장 폴 마라를 추종하여 혁명의 대열에 참여한 사람을 의미이다.

 

시기는 프랑스 혁명 기간 중이다. 오르코(또는 Ogre)가 간수장으로 있는 형무소에는 플뢰리 공주가 억울하게 잡혀와서 갇혀 있다. 플뢰리 공주의 아들은 자기가 마라를 추종하는 무리의 한 사람이라면서 혁명 세력에 참여하고 있다. 사람들은 마라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작은 마라'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공주의 아들이 혁명세력에 동참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내세운 것은 감옥에 갇히 어머니 공주를 구출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서이다. '리틀 마라'는 감옥소의 간수 보조원으로 일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공주의 행방을 알아보고 구출할 방도를 강구키로 한다. 그러는 중에 리틀 마라는 비열하고 잔혹한 간수장인 오르코의 조카 마리엘라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오르코는 별별 고문을 다 고안해 내서 죄수들을 죽도록 괴롭히고 있다. 마리엘라는 그런 삼촌에 대하여 대단히 실망하고 있다. 감옥에서 고문 기구를 만드는 목수가 있다. 목수는 자기가 만든 도구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고문하는데 사용되고 있는데 대하여 무척 괴로워하고 있다. 특히 목수는 최근에 만든 뗏목에 대하여 공연히 만들었다고 깊이 후회하고 있다. 오르코가 이 뗏목에 손발을 묶은 죄수들을 가득 태우고 강으로 데려가서 물에 빠트렸다가 다시 건져 올리는 고문을 했기 때문이다. 목수는 리틀 마라가 플뢰리 공주의 아들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두 사람을 구출하기로 작정한다. 목수가 비밀 통로를 통해서 두 사람을 밖으로 안내하여 나갈 때에 오르코가 앞을 가로 막는다. 목수는 있는 힘을 다해서 오르코를 칼로 찌른다. 그러나 목수도 큰 부상을 입는다. 목수는 플로리 공주와 리틀 나라를 무사히 강까지 데려와서 자기가 만든 뗏목에 태워 도망가도록 한다. 마리엘라가 미리 강가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