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 토크(A Water Bird Talk)
도미니크 아르젠토의 단막 모노오페라
도미니크 아르젠토
도미니크 아르젠토(Dominick Argento: 1927-)는 미국의 작곡가이지만 이탈리아계이기 때문에 미국과 이탈리아를 번갈아 다니면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음악 작곡가이다. 그는 특히 오페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주어서 지금까지 여러 작품들을 선보였고 그때마다 관심을 끌었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하면 '모로코로부터의 그림엽서'(Poscard from Morocco), '미스 하비샴의 불'(Miss Havisham's Fire), '애스펀 페퍼스'(The Aspern Papers) 등이다. '물새 토크'(Water Bird Talk)는 안톤 체호프의 단편집인 '담배의 해독에 대하여'(On the Harmful Effect of Tobacco)에 나오는 단편을 바탕으로 삼은 것으로 아르젠토 자신이 대본을 준비했다. 아르젠토는 대본을 쓰면서 19세기 미국의 저명한 조류학자인 존 제임스 오뒤본(John James Audubon)의 '미국의 새'(Birds of America)에서 이미지와 해설문들을 인용하였다. '물새 토크'는 1977년 5월, 뉴욕의 브루클린음악원(Broklyn Academy of Music)에서 세계 초연되었다. 모노드라마이므로 주인공은 한사람인데 바리톤(또는 로우 테너)이 맡도록 되어 있다. 이 오페라는 새를 주제로 삼았다는 데서 흥미를 끈다. 여러 새가 설명되며 그 새들의 행태를 사람의 관습으로 비유했다.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 등장하는 새들은 깜짝도요새(phalarope), 가마우지(cormorant), 섬새(puffin), 논병아리(grebe) 등이다. 아무튼 별 오페라가 다 있다.
강사가 물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시기는 19세기 후반, 장소는 메릴랜드나 버지니아의 주청사 회의실이다. 여성클럽을 위한 특별강연이 있는 날이다. 점잖게 생긴 강사가 물새에 대하여 강연을 한다. 그는 물새들의 특별한 행동을 자기 자신의 공처생활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부인이 무서운 것을 물새들의 특성에 비추어서 설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가마우지의 경우에는 새끼들이 상당히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둥지를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부모가 열심히 먹이를 구해서 주니까 굳이 나가서 먹이를 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해서 부모는 새끼가 둥지를 떠나지 않고 계속 눌러 앉아 있으니까 먹여 살릴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수컷 깜짝도요새의 경우이다. 집을 잘 지키는 새이다. 그래서 암컷이 밖으로 나다니면서 다른 수컷과 좋아서 지내도 상관하지 않는다. 다음은 섬새이다. 한번 짝을 만나면 평생을 부부로서 지낸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논병아리에 대한 설명이다. 점잖은 새이지만 겁이 많아서 다른 동물들이 잡아 먹으로 오면 대항해서 싸울 생각은 하지 않고 머리를 물속에 박고 나몰라라한다는 것이다. 강사는 각각 새들의 특성을 설명하는 중에 슬라이드를 벽면에 비추게 하여 청중들의 이해를 돕게 한다. 청중 중에는 바로 강사의 부인도 앉아 있다. 강사의 부인은 오늘의 강사가 자기의 남편인 것을 남들이 은근히 알아주었으면 하는 버램이다. 그런데 남편의 물새 설명을 듣다보니 그건 마치 자기와 자기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비꼬아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일부러 기침을 하거나 목소리를 가다듬는 소리를 내어서 주의를 끌고 말조심 해달라는 사인을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강사는 부인 쪽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딴 소리만 한다. 강연이 진행될수록 부인은 강사가 자기 얘기를 빗대어서 하는 것으로 확신한다. 그래서 더 이상 앉아 있기가 싫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간다. 그제서야 강사는 '나는 할말 다하고 사는 사람이니까 기분이 나쁘던지 말던지 맘대로 해보시오'라고 중얼거린다.
소규모 오케스트라 중에서 콘트라베이스가 강사의 부인 역할이다. 강사의 설명이 듣기 싫어서 헛기침을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느나고 야단이다. 강사는 그걸 다 눈치채고 오히려 모르는척 다른 얘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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