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349. 필립 글라스의 '완전한 미국인'

정준극 2016. 4. 20. 10:55

완전한 미국인(The Perfect American)

필립 글라스의 2012년도 2막 오페라

월트 디즈니의 생애 마지막 기간의 이야기

 

근년의 필립 글라스

 

필립 글라스(Philip Glass: 1937-)라고 하면 20세기에 가장 영향력있는 현대음악 작곡가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필립 글라스는 미니멀리즘을 이용한 신음악을 개발하여 작곡에 도입함으로서 세계적인 관심을 끈 사람이다.  그가 만든 오페라인 '해변의 아인슈타인', '아크나텐', '사티야그라하' 등은 나온지가 거의 40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화제에 오르내리고 있는 작품들이다. 글라스는 2016년으로 어느덧 80의 문턱에 이른 나이이므로 중견작곡가라기 보다는 원로작곡가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지만 그는 나이를 떠나서 계속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1-12년에 작곡한 '완전한 미국인'(The Perfect American)이라는 오페라도 화제가 되고 있다. 완전한 미국인이라고하니까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몰라서 여러 상상을 하게 되지만 이 경우에는 미키 마우스를 만들어 낸 월트 디즈니(Walt Disney: 1901-1966)를 말한다. 어째서 월트 디즈니를 '완전한 미국인'이라고 규정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월트 디즈니가 미키 마우스로서 어메리칸 드림을 이루었기 때문에 '완전한 미국인'이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 같다. 오페라는 월트 디즈지의 생애에서 마지막 3개월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면에서 꿈을 이루고 성공하여 미국인들의 우상처럼 되어 있는 그이지만 죽음을 앞둔 마당에서는 과연 자기의 지나온 생애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한 입장이다.

 

'완전한 미국인'의 대본은 캘리포니아의 산타 모니카 출신으로 오스트리아계 미국의 극작가인 피터 스테판 융크(Peter Stephan Jungk: 1952-)의 소설 '미국의 왕'(Der König von America)을 바탕으로 삼아서 오히아오 출신의 소설가 겸 극작가인 루디 월리처(Rudy Wurlitzer: 1937)가 썼다. '미국의 왕'은 물론 월트 디즈니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왕'은 밝고 자신에 넘쳐 있는 월트 디즈니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절망으로부터 탈풀할까로 고민하는 월트 디즈니를 조명한 소설이다. 물론 내용 중의 일부는 사실에 입각한 것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전적으로 만들어 낸 스토리라고 보면 된다. 소설을 쓴 융크의 부모는 디즈니의 과학고문이었던 의사 하인츠 하버(Heinz Haer)와 친밀한 사이여서 융크도 어릴 때부터 디즈니를 만났었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 때의 기억이 소설 '미국의 왕'을 쓰는데 많은 참고가 되었다고 한다.

 

월트 디즈니와 저 멀리 미소를 띠고 있는 미키 마우스

 

'완전한 미국인'의 작곡을 요청한 것은 특이하게도 미국이 아니라 스페인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뉴욕 시티 오페라(NYCO)가 의뢰했지만 어찌된 셈인지 마드리드의 왕립극장(Teatro Real)이 의뢰하게 되었다. 2013년 마드리드 왕립극장에서의 초연은 왕립극장과 영국의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과 공동으로 제작하였 다. 그러므로 미국 작곡가에 의한 작품이 미국이 아니라 저 멀리 스페인에서 처음 공연된 것은 미국으로서 미안한 일이 아닐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연에서 미국이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2013년 1월 23일 마드리드의 왕립극장에서 세계 초연을 가질 때에 미국 오하이오 출신의 드니스 러셀 데이비스(Dennis Russel Davies: 1944-)이 지휘를 맡았기 때문이다. 마드리드 공연의 대본은 독일어였다. 오리지널 대본이 독일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초연의 입장에서 어쩔수 없었다. 다만, 스페인어는 자막으로 처리하였다. 영어 대본으로 처음 공연된 것은 2013년 6월 1일 런던 콜리세움에서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에 의한 것이었다. 그 다음에는 호주의 브리스베인 페스티발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역시 영어 대본이었다. 비록 마드리드 왕립극장이 작곡을 의뢰하고 초연의 제작을 맡았지만 실상 '완전한 미국인'을 오페라로 만들 생각은 뉴욕 시티오페라(NYCO)였다. 2007년에 NYCO의 감독으로 임명된 제라드 모티어(Gerard Motier)가 피터 스테판 융크의 소설을 필립 글라스에게 주어서 오페라로 만들면 언젠가는 공연하겠다고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대신 마드리드의 테아트로 헤알(왕립극장)이 담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디즈니는 하나의 독재가와 같다.

 

융크의 소설 '미국의 왕'은 월트 디즈니의 생애의 마지막 석달 동안의 이야기를 소설식으로 쓴 것이라고 했지만 오스트리아 출신의 만화가인 빌헬름 단틴(Wilhelm Dantine)이 기록으로 남긴 소설적인 내용도 참고로 삼은 것이다. 빌헬름 단틴은 1940년부터 1950년까지 10년 동안 디즈니와 함께 일하다가 해고 당한 사람이다. 단틴은 무슨 유감이 있었는지 그의 글에서 디즈니를 과대망상증이 있는 인종주의자, 여성차별자, 반유태주의자, 나치동조자로 묘사했다. 물론 확실한 근거가 있어서 그렇게 표현한 것은 아니며 소설적인 입장에서 이런 저런 표현을 했지만 그렇다고 완전 허구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다. 우선 디즈리를 여성차별자로 낙인 찍은 것은 디즈니 만화를 제작함에 있어서 남자만이 만화의 그림을 그릴수 있도록 했고 여자는 남자가 그린 그림에 색채를 입히는 일만 하도록 했다는 것을 예로 삼았다. 인종주의자로 간주한 것은 그가 3명의 직원을 비미국적인 활동을 한 사람들을 평가하는 위원회에 넘겼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흑인에 대하여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 반유태주의, 나치 동정주의자였다는 것이다. 흑인에 대한 편견은 오페라에서 디즈니가 1963년 8월 워싱턴에서의 군중시위와 관련하여 말한 것을 보면 알수 있다. 우리말로 번역하기가 어려워서 영어 대사만을 소개한다. 각자 번역해 보시기를! Where leads all this freedom, negroes walkingn to Washington, the misfits who fornicate like rabbits? 이다.

 

세계의 디즈니

 

글라스는 디즈니의 마지막 3개월을 '상상할수 없는, 걱정스러운, 진실로 두려운'것이었다고 표현했다. 어째서 그런 표현을 했는지는 시놉시스를 읽어보면 파악할수 있다. 그러면서도 글라스는 디즈니를 '대단히 보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그러나 위대한 비전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정상적인 그러면서도 비정상적인 시대를 살았던 인간'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또한 '현대성의 이콘이며 고문화와 대중문화의 다리를 놓을줄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서 만화영화에서 차이코브스키의 음악을 사용한 것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다리를 놓고자 하는 의도에서였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즈니는 언제나 보통 사람들의 입장을 훌륭하게 의식하고 있었으며 아울러 대중들에게 고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글라스로서는 이 오페라가 다큐멘타리나 어떤 인물에 초점을 두어서 그린 초상화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히려 '시적이고 비극적인 여행일 뿐'이라고 말했다.

 

올빼미 머리를 한 루시의 등장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월트 디즈니(Walt Disney: Bar). 헐리우드 만화영화 제작자. 미키 마우스, 도날드 더크 등 캐릭터 개발

- 로이 디즈니(Roy Disney: B-Bar). 월트 디즈니의 동생, 동업자

- 릴리안 디즈니(Lillian Disney: S). 월트 디즈니의 부인

- 빌헬름 단틴(Wilhelm Dnatine: T). 월트 디즈니와 함께 일했던 만화가

- 헤이즐 조지(Hazel George: S)

- 샤론(Sharon: S). 월트 디즈니의 딸

- 다이안(Diane: S). 월트 디즈니의 딸

- 루시/조쉬(Lucy/Josh: S). 루시는 디즈니의 옆집에 사는 여자.

- 척/의사(Chuck/A doctor: T)

- 앤디 워홀(Andy Warhol: T). 영화제작자.

- 에이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 B). 흑인노예해방을 이룩한 미국 대통령.

이밖에 간호사, 비서 등이 등장한다.

 

'완전한 미국인'은 1, 2막을 통해서 계속적인 스토리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디즈니의 생애를 조명하는 것이지만 시간을 초월해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스토리이다. 그러다보니 스토리가 일관성이 없고 이랬다 저랬다하는 통에 혼돈을 주지만 하나하나의 장면에 의미를 두고 보면 그런대로 전체적인 윤곽이 보인다고 할수 있다. 한편, 어떤 내용은 사실에 부합하는 것이지만 어떤 내용은 소설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오페라를 관람하는 입장에서는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해야 할 것이다. 두 파트 중에서 첫번째 파트는 가족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대중들로부터는 존경을 받는 디즈니를 그린 것이다. 두번째 파트는 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그렸다. 정신세계는 괴로운 것이었지만 그는 비전을 가진 예술가로서 헌신했다. 그러다가 자기의 생애에는 죽음이란 것이 없다는 비전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제 죽음과 직면하여서는 어떻게 하면 불멸을 이룰수 있을까를 놓고 고민하는 사람이 되었다. 과연! 병상에 누워있는 월트 디즈니는 죽음을 거부한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만일 자기가 임종하게 될 것 같으면 자기를 극저온 저장고에 넣어서 보관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야 나중에 다시 살아날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제 각 장면의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디즈니는 하나의 신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1막] 프롤로그. 디즈니는 병상에서 환각 중에 갑자기 올빼미의 머리를 상상한다. 디즈니의 환각은 악몽으로 변한다. 올빼미의 머리가 자기를 집어 삼키려는 악몽이다. 디즈니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친다. '안돼, 안돼, 저리 가버려!' 그러면서 '도대체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사실이 아닌지 알수가 없단 말이야'라고 중얼거린다. 디즈니가 어릴 때에 우연히 올빼미 한마리를 발견하고 두 손으로 목을 졸라 죽인 일이 있다. 악몽에 나타난 올빼미는 바로 그 올빼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디즈니는 그런 사건이 있은후 올빼미가 흉조의 새라는 얘기를 듣는다. 디즈니는 지금 아무것도 앞날을 기약할수 없는 병상에 누워있다. 디즈니는 올빼미에 대한 기분나쁜 기억이 남아 있는 고향이지만 그래도 어린시절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미주리주의 마르셀린(Marceline)이다. 누가보더라도 순수하고 평화스러운 마을이다.

 

(장면 1) 디즈니와 동생 로이는 미국 중서부의 작은 마을인 마르셀린에서 어린 시절에 즐겁고도 단순한 생활을 했던 것을 생각한다. 마르셀린이야 말로 두 형제에게는 미래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수 있었던 마법적인 둥지였다. 콰이어가 '미국의 정신은 매일이 마법'이라는 합창을 부른다. 마침내 디즈니는 고향마을을 찾아간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주민들이 모두 나와서 디즈리를 마치 신처럼 여겨서 환영한다. 디즈니는 그가 마을에 기증한 공공 수영장의 개관식에 첨석한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는데 전에 디즈니의 직원이었던 빌헬름 단틴이 모습을 보인다. (장면 2) 다시 병실이다. 디즈니는  불현듯이 자기가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디즈니는 죽는다는 것이 싫다. 할수만 있으면 피하고 싶다. 디즈니의 백설공주인 간호원이 디즈니에게 '우린 모두는 같은 문제를 안고 있어요. 우리 모두는 어차피 죽는다는 거죠'라고 말하면서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라고 위로한다. 하지만 디즈니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점점 절망에 빠진다. 디즈니는 '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이룩한 나의 제국은 멸망할 것이지'라면서 걱정한다. 그러면서 '거울에 내 모습이 비치는 것처럼 누군가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 주던지 그렇지 않으면 나를 액체질소 속에 넣어서 나의 모습이 남아 있게 해 주시오'라고 말한다. 디즈니는 '얼었던 나의 몸이이 녹고 그동안 의술의 발달로 나의 병의 다 고쳐지면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모든 사람에게 메시아가 될 것이요'라고 덧붙인다. 디즈니의 부인인 릴리안과 딸들인 다이안과 샤론, 그리고 동생 로이가 찾아온다. 디즈니는 그들에게 자기 앞에서는 죽음이라는 말을 절대로 꺼내지 말라고 당부하며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을 미국의 성조기를 두고 서약하라고 요구한다. (장면 3) 몇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버뱅크에 있는 디즈니의 스튜디오이다. 디즈니는 동생 로이와 함께 만화영화로서 대성공을 거둔 것을 회상한다. 일본으로부터 몽골까지, 이어서 네팔, 포르투갈, 그린랜드, 페루 등등 수백,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월트 디즈니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한다. 디즈니는 명예와 부를 얻었지만 '더 잘 해야 한다.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소리친다. 디즈니와 로이는 꿈의 나라 디즈니랜드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두 사람은 현대화 또는 현대성이란 것이 얼마나 추한 것인지를 두고 개탄한다. 디즈니는 자기를 토마스 에디슨이나 헨리 포드와 비교해 본다. 디즈니는 자기의 힘으로 로날드 레이건을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에 자만한다. 디즈니는 자기가 산타 클로스, 모세, 제우스, 예수 그리스도보다 더 유명한 인물이라고 자만한다. 그러자 단틴이 앞으로 나와서 디즈니가 자기를 공정하지 않게 해고했다면서 비난을 퍼붓는다.

 

디즈니 영화제작소에서 사람들이 만화를 그리고 있다.

 

(장면 4) 릴리안이 디즈니에게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온다. 디즈니의 상태가 안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급히 퇴원한다. 로스안젤레스의 홈비 힐스(Holmby Hills)에 있는 디즈니의 자택에서는 그의 65세 생일을 축하하는 깜짝 파티가 열린다. 그때 누가 찾아왔는지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고보니 이웃에 사는 루시이다. 그런데 루시는 이상하게도 올빼미 마스크를 쓰고 있다. 루시는 디즈니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 같다. 미키 마우스도 모르고 도날드 더크도 모르는 모양이다. 디즈니는 올빼미 모습을 한 루시를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지 않고 그냥 가라고 말한다. 올빼미는 흉조의 새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 것이다. 루시가 가지 않겠다고 하자 결국 디즈니는 루시를 밀쳐네어 쫓아낸다. 디즈니는 어릴 때 죽인 올빼미의 악마를 쫓아낸 것 같아서 마음이 찜찜하다. (장면 5) 디즈니는 로보트처럼 만든 에이브라함 링컨이 제대로 작동이  안되자 고치고 있다. 디즈니는 링컨이나 자기가 모두 미국의 우상(아이콘)에 속한다고 확신한다. 디즈니는 '우리 앞에는 장애물이 많았지만 우리 자신은 결국 무언가를 만들아 냈다.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켰다. 우리는 대중들의 영웅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다가 어릴 때에 미국의 영웅으로 우러러본 링컨이 이제는 더 이상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디즈니는 로보트 링컨을 보고 '당신은 검은 종족(흑인)들의 옹호자였지요. 그것이 우리의 큰 차이지요. 대통령님, 난 당신은 경외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견해는 더 이상 일치되지 않는군요'라고 말한다. 로보트 링컨은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는그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을 떠듬떠듬 말하기 시작한다. 디즈니는 링컨의 연설을 무시한다. 그리고 미국의 힘은 링컨이 아니라 자기에게 있다고 선언한다.

 

디즈니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을 상징

 

[2막] 1977년의 앤디 워홀을 중심으로 삼은 장면들이다. (장면 1) 앤디 워홀이 미국의 수퍼스타의 초상화 시리즈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중에는 디즈니도 포함되어 있다. 워홀은 디즈니의 그림에 색칠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디즈니의 동생으로 디즈니와 동업자인 로이가 앤디 워홀에게 색칠을 하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형인 디즈니에게 워홀의 희망사항이 무엇인지는 전해주겠다고 말한다. 워홀은 디즈니를 좋아하는, 즉 디즈니를 위한 일을 하는 것이 자기의 운명이라는 점을 설명한다. 워홀은 '가서 말씀 드려주시오. 디즈니를 사랑한다고 말입니다. 디즈니의 일을 사랑한다고 전해 주시오. 우리는 하나이고 똑같다고 전해주시오'라고 말한다. (장면 2) 합창단이 '자동차를 빨리 몰던지 또는 천천히 몰던지 아무튼 LA로 갑시다. LA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을 할수 있는 곳입니다. LA에서는 세상이 하나의 운동장입니다. 꿈이 실현되는 곳입니다.'라고 노래부른다. 그리고는 미주리주와는 다른 곳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디즈니의 가족들이 정원에 모여 있다. 디즈니가 꼬마기차인 릴리 벨르(Lilly Belle)를 탄다. 꼬마기차는 잠시 가다가 탈선한다. 빌헬름 단틴이 다시 나타난다.

 

루시와 디즈니 직원들

 

(장면 3) 단틴을 본 디즈니는 그가 노조를 결성하려고 했고 더구나 어리석게도 좌익사상을 펼치려고 했기 때문에 해고했다는 것을 기억한다. 디즈니는 단틴이 비애국적이며 좌익적인 말을 서슴치 않았는데 이는 디즈니에 속한 모두를 모욕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디즈니는 단틴과 같은 불피요하고 골치아픈 존재를 보지 않으려면 기계를 도입해서 대신 일하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틴은 보상을 요구한다. 그러나 합창단은 디즈니가 마법사와 같은 인물이므로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노래한다. 단틴은 디즈니가 도둑이나 다름없으며 단순한 임프레사리오일 뿐이라고 비난한다. (장면 4) 디즈니가 중환자실로 자리를 옮긴다. 조시가 그런 그를 찾아간다. 조시는 어릴 때 옆집에 살았던 그저 그런 소년이 지금은 세계가 알아주는 인물이 된 것에 대하여 깊은 인상을 받는다. 그렇지만 조시는 디즈니가 어쩐지 동물들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동물들에게는 인정이라는 것이 없다는 생각도 해본다. 의사가 디즈니의 부인인 릴리안에게 디즈니의 병세는 폐암으로 진단되었는데 수술을 해서 폐의 암세포들을 떼어 낸다면 앞으로 2년 정도는 더 살것 같다고 말해 준다.

 

디즈니와 조시

 

(장면 5) 조시가 디즈니에게 어떻게 그렇게 여러 캐릭터들을 창조해 낼수 있었느냐고 묻는다. 디즈니는 자기가 실은 남들보다 뛰어난 이야기꾼이라고 말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자기의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었고 영감을 던져주었다고 말한다. 디즈니는 계속해서 그러한 자기가 없었더라면 영화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조시는 디즈니가 신과 같다고 말한다. 그말을 들은 디즈니는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하더니 '어떤 면에서는 나도 신과 같은 존재이지'라고 대답한다. 조시가 '신은 행복한가요?'라고 묻자 디즈니는 '어떤 때는 행복하지'라고 대답한다. 조시는 디즈니의 손을 붙잡으려고 하다가 그만 침대에 푹 쓰러진다. 너무 지쳐서이다. (장면 6) 디즈니가 마침내 죽는다. 합창단과 디즈니의 가족들은 디즈니의 고향마을인 마르셀린을 생각한다. 그리고 마르셀린이 순수하고 평온했던 것처럼 디즈니도 순진하고 평온한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그런 얘기를 디즈니의 영혼이 지켜본다. 루시가 나타나서 디즈니를 저 하늘나라로 데려가고자 한다. (에필로그) 남루한 옷을 입고 더러운 얼굴을 한 단틴이 장례식장에 나타난다. 장의사는 단틴에게 디즈니를 냉동시키지 않고 화장할 것이라고 말해 준다. 합창단은 디즈니가 꿈꾸었던 디즈니랜드가 기적적으로 실현되고 있음을 노래한다. 디즈니랜드에서는 '죽음'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디즈니가 죽음을 거절하고 있다. 루시가 디즈니를 데려가려고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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