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아돌프 아당의 '투우사' - 172

정준극 2016. 6. 25. 08:53

투우사(Le toreador) 또는 완전한 계약(L'accord parfait)

The Toreador - The Perfect Agreement

아돌프 아당의 2막 오페라 코미크


아돌프 아당


아돌프 아당(Adolphe Adam: 1803-1853)이라고 하면 발레 음악인 '지젤'(Giselle)이 생각 날 것이다. 모든 클래시컬 발레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아돌프 아당에 대하여 조금 더 관심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널리 불려지고 있는 '거룩한 밤'(O Holy Night)을 작곡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할 것이다. '거룩한 밤'은 아당이 작곡한 크리스마스 캐롤인 Minuit, chretiens!(신자들의 한 밤중: Cantique de Noel)에 나중에 영어가사를 붙여서 더 유명해진 노래이다. 아돌프 아당은 19세기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의 한 사람으로서 주로 오페라 코미크와 발레 음악을 작곡했다. 다작의 작곡가여서 무려 60편이 넘는 무대 음악을 작곡했다. 아돌프 아당은 처음에 보드빌로서 파리의 극장가에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보드빌은 19편을 작곡했다. 그후 그는 36편의 오페라 코미크, 3편의 오페라, 2편의 오페레타, 2편의 파스타치오, 1편의 드라마 리리크, 1편의 오페라 발레를 작곡했고 발레로서는 '지젤' 이외에도 '해적'(Le corsaire)을 남겼다. 대표적인 오페라 코믹으로서는 '롱주모의 마부'(Le postillon de Longjumeau), '투우사'(Le toreador), '내가 만일 왕이었다면'(Si j'eatis roi), '피에르와 캬트리느'(Pierre et Catherine) 등이 있다. 그는 뛰어난 작곡가이면서도 이름난 음악평론가였다. 또한 교육자로서 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는데 레오 들리브도 그의 제자 중의 하나였다. 


오페라 코미크인 '투우사'는 비교적 소규모의 작품이지만 노래 중에 모차르트의 '어머니에게 말할 거예요'(Ah! vous dirai-je, maman)의 변주곡이 화려하게 펼쳐지므로 특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모차르트는 비엔나에 정착하기 전에 일자리를 찾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파리에 머무른 일이 있었다. 그때 프랑스 전래 동요인 '어머니에게 말할 거예요'를 듣고 재미가 있어서 변주곡으로 만들었다. 모차르트의 어머니는 아들 모차르트와 함께 파리에 있을 때에 세상을 떠났는데 어머니를 생각하여서 이 곡을 변주곡으로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다. 모차르트에 의해 널리 알려지게 된 이 곡은 여러 나라에서 각색이 되어 즐겨 부르는 곡이 되었는데 예를 들면 '반짝 반짝 빛난 별'(Twinkle, twinkle, little star)라는 동요가 되었고 영어를 처음 배우는 어린이들을 위한 'A, B, C, D, EFG..."라는 노래로 변형되기도 했다. '투우사'에는 또한 앙드레 그레트리(Andre Gretry)의 대표적인 오페라인 '연인의 질투'(L'amat jaloux)에 나오는 아리아인 '모두 잠든 사이에'(Tandis que tout sommeille)가 인용되었고 또한 역시 그레트리의 오페라 '말하는 그림'(Le tableau parlant)에 나오는 아리아인 '영원한 불길을 태워라'(Je brulerai d'une flamme eternelle)도 인용되었다. 또한 '투우사'에는 프랑스의 민속 선율 뿐만 아니라 스페인의 환당고(fandango), 카추차(cachucha), 포이야(follia) 등의 멜로디도 나오기 때문에 더욱 친근미를 주고 있다. 아마 타이틀이 '투우사'이므로 스페인의 향취가 곳곳에 배어 있도록 했던 것 같다.


'투우사'의 대본은 당시 보드빌과 오페라 코미크의 대본을 다수 작성하였던 토마스 마리 프랑수아 소바즈(Thomas Marie Francois Sauvage)가 썼다. 초연은 1849년 5월 18일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에서였다. 초연은 대성공이었고 이어 1869년까지 오페라 코미크의 단골 메뉴로서 각광을 받았다. '투우사'는 당초에 단막으로 작곡되었으나 얼마후 아당이 2막으로 수정하였다. 왜냐하면 전반부에서 힘든 아리아를 불렀던 소프라노에게 잠시 휴식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여주인공인 코랄린의 역할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서 대단히 어려운 역할이다. 등장인물은 3명이다. 돈 벨플로르(Don Belflor: B)는 은퇴한 투우사이다. 코랄린(Coraline: S)은 그의 부인이다. 바르셀로나에 오기 전에 파리에서 오페라 소프라노였다. 트라콜린(Tracolin: T)은 플륫을 부는 사람(플로티스트)으로서 코랄린을 사모하고 있는 사람이다. 무대는 바르셀로나에 있는 돈 벨플로르의 집이다. 시기는 19세기 중반이라고 보면 된다. 


이 장면에서 유명한 '어머니에게 말할거예요 변주곡이 불려진다'.


1막. 한때 파리에서 오페라 소프라노로서 이름을 떨쳤던 코랄린은 어찌하다가 은퇴한 투우사(토레아도)인 돈 벨플로르와 결혼해서 바르셀로나에 와서 살고 있지만 그다지 행복한 것은 아니다. 카롤린은 파리에 있을 때에 플로티스트인 트라콜린이 자기를 얼마나 사랑했었는지를 기억하고 '그 때가 좋았지'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한 상황인데 트라콜린이 바르셀로나에 나타난 것이다. 트라콜린은 바르셀로나에서 연주회가 있어서 온 것이 아니라 옛날 사랑했던 코랄린을 만나서 옛 연정을 다시 불살라 보려는 의도에서 온 것이다. 트라콜린은 차마 코랄린의 집에 들어가서 코랄린을 만나지는 못하고 담장을 사이에 두고 겨우 코랄린을 만나서 러브 레터를 전해준다. 코랄린도 트라콜린에게 답장을 써서 담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트라콜린에게 전한다. 사실상 트라콜린은 코랄린의 남편인 돈 벨플로르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런데 일이 묘하게 돌아가느라고 트라콜린은 건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돈 벨플로르를 구해준 일이 있다. 그때문에 돈 벨플로르는 고마운 나머지 트라콜린을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식사라도 함께 하기로 한다. 돈 벨플로르를 만난 트라콜린은 자기가 바르셀로나에 온 것은 카리테아(Caritea)라고 하는 오페라의 댄서가 어느때 돈 벨플로르를 만난 일이 있는데 그로부터 카리테아는 멋진 돈 벨플로르를 사랑하게 되었으며 자기에게 중간에 나서서 중매해 달라고 간청해서 온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돈 벨플로르는 오페라의 수준 높은 예쁜 댄서가 자기를 죽자사자 좋아한다고 하니까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게 되지만 워낙 노련한 사람이라서 트라콜린에게 그러면 카리테아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증거를 가져다 주면 믿겠노라고 말한다. 트라콜린은 임기응변으로 주머니 속에 간직하고 있는 코랄린으로부터 받은 러브 레터를 카리테아가 돈 벨플로르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라고 하면서 보여준다. 구구절절이 사랑한다는 내용의 편지이다. 기분이 들뜨게 된 돈 벨플로가 당장 카리테아를 만나러 떠날 차비를 한다. 한편, 코랄린은 트라콜린으로부터 전후 사정을 전해 듣고 어디로 가려고 하는 돈 벨플로르를 붙잡고서는 바람이나 피는 못된 남편이라면서 비난을 터트린다. 그러는 순간에 돈 벨플로르가 잘못해서 카리테아가 보냈다는 러브 레터를 바닥에 떨어 트린다. 코랄린이 그 편지를 재빨리 집어 든다. 코랄린은 그 편지라는 것이 다름 아니라 자기가 쓴 것임을 알아보고 자기와 트라콜린의 관계를 남편 돈 벨플로르가 알고 있다고 생각되어서 오히려 걱정이 태산같이 된다.


2막. 코랄린은 자기의 편지를 가지고 있는 돈 벨플로르가 편지의 내용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면서 어째서 자기에게 단 한마디의 화도 내지 않는지 도무지 이상해서 견딜수가 없다. 잠시후 코랄린이 정원에 혼자서 가만히 있는데 트라콜린이 담장 위로 기어 올라와서는 코랄린에게 오래전부터 사랑해 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는 이어서 코랄린의 남편인 돈 벨플로르가 바람을 피우려하니 그런 줄 알고 있으라고 말하고서 급히 떠난다. 이에 힘을 얻은 코랄린은 돈 벨플로르가 하릴 없이 집에 돌아오자 붙잡고서는 바람이나 피는 못된 남자라면서 전보다 더 호되게 비난한다. 돈 벨플로르는 어쩔수 없이 카리테아라는 여자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해서 한번 만나보려고 했던 것 뿐이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고 변명하며 용서를 구한다. 그러자 코랄린은 트라콜린이란 남자가 훌륭한 음악가이니 그를 음악선생으로 모셔서 집에 머물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한다. 트라콜린이 한 집에서 살게 되면 로맨스를 피울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남편 돈 벨플로르는 부인이 그런 요구를 하자 두말하지 않고 찬성한다. 왜냐하면 코랄린이 지참금을 넉넉하게 가지고 왔기 때문에 돈 걱정 없이 지내고 있는 입장이므로 만일 코랄린의 뜻을 무시하게 된다면 지참금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므로 무조건 코랄린이 하자는 대로 승낙한 것이다. 


돈 벨플로르는 아내 코랄린이 하자는 대로 할수 밖에 없다. 지참금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