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닐워스 성(Il castello di Kenilworth) - Elisabetta al castello di Kenilworth
도니체티의 튜도 시대 배경의 4부작 중 첫번째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자비를 그린 멜로드라마 세리오
오늘날의 케닐워스 성. 아름다웠던 옛 모습은 간데 없고 폐허가 되어 있다
도니체티는 영국 튜도 시기를 배경으로 삼은 네 편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그중 첫번째가 '케닐워스 성'이다. 도니체티가 32세 때에 완성한 3막의 멜로드라마 세리오(melodramma serio)이다. 오페라의 장르로 보면 비극에 속하지만 내용은 해피엔딩이다. 엘리자베스 1세의 자비와 관용을 그린 내용이다. 도니체티가 1829년에 완성했을 때에는 제목을 '케닐워스 성의 엘리사베타'(Elisabetta al castello di Kenilworth)였다. 1829년 7월 6일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날 초연은 나폴리 왕비를 위한 갈라 공연이었기 때문에 도니체티의 '케닐워스 성'은 해피엔딩이 되어야 했다. 초연은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도니체티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오리지널의 일부를 수정해서 이듬해인 1830년 6월 24일에 다시 산 카를로 극장의 무대에 올렸다. 도니체티는 수정본의 제목을 간단히 '케닐워스 성'이라고 고쳤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공식 제목으로 되었다. 대본은 도니테체티와 오랜 인연이 있는 안드레아 레오네 토톨라(Andrea Leone Tottola)가 썼다. 토톨라는 도니체티를 위해서 '베르지의 가브리엘라'(Gabriella di Vergy), '집시여인'(La zingara), '알프레도 대왕'(Alfredo il grande), '람베르토의 이멜다'(Imelda de Lamberto) 등의 대본을 제공한바 있다. 이어 로시니를 위해서는 '이집트의 모세'(Mose in Egitto), '에르미오네'(Ermione), '호수의 여인'(La donna del lago), '첼미라'(Zelmira)의 대본을 썼으며 벨리니를 위해서는 '아델손과 살비리'(Adelson e Salviri)의 대본을 썼다. 이밖에도 토톨라는 당대의 오페라 작곡가들인 조반니 파치니(Giovanni Pacini), 사베리오 메르카단테(Saverio Mercadante), 요한 시몬 마이르(Johann Simon Mayr), 니콜라 바카이(Nicola Vaccai), 에리코 페트렐라(Errico Petrella), 페르디난도 파에르(Ferdinando Paer), 마누엘 가르시아(Manuel Garcia) 등에게 오페라 대본을 제공한바 있다.
토톨라의 대본은 빅토르 위고의 희곡인 '에이미 롭사르트'(Amy Robsart: 1828)와 외진 스크리브의 극본인 '레이체스터'(Leichester), 그리고 이탈리아의 게타노 바르비에리(Gaetano Barbieri)의 대본을 참고로 삼은 것이다. 위고와 스크리브의 극본은 스코틀랜드의 문호 월터 스코트(Walter Scott)의 소설 '케닐워스'(1821)를 원작으로 삼았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도니체티가 '케닐워스의 성'을 만들기 전에 워터 스코트의 원작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다니엘 오버(Daniel Auber: 1782-1871)가 외진 스크리브 및 바론 멜레스비유(Baron Melesville)의 대본으로 '레이체스터' 또는 '케닐워스 성'(Le chateau de Kenilworth)이라는 오페라를 만든 것이 있어서 비교가 되지만 도니체티의 작품이 워낙 뛰어나서 오버의 오페라는 그늘에 가려지고 말았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도니체티는 영국 역사 중에서 튜도 시대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일련의 오페라들을 만들었다. 첫번째가 '케닐워스 성'이고 두번째가 헨리 8세의 두번째 왕비로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생모인 앤 불린의 비극적인 생애를 그린 '안나 볼레나'(1830)이며 세번째가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의 비극적인 생애를 그린 '마리아 스투아르다'(1834-35)이고 마지막이 엘리자베스 1세가 총애하던 에섹스 경 로버토 드브러의 비극적인 생애를 그린 '로베르토 드브러'(1837)이다. 그리고 '안나 볼레나', '마리아 스투아르다', '로베르토 드브러'의 여주인공을 '스리 도니체티 퀸스'(Three Donizetti Queens)라고 부른다.
케닐워스 성은 영국 런던에서 서쪽에 있는 워위크셔어(Warwickshire) 지방의 케닐워스 마을에 있는 고성이다. 일찍이 12세기에 노르만족이 처음 세웠고 이어 13세기에는 존왕이 대대적으로 확장하여 마치 행궁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며 그후 15세기에 레이체스터 경의 소유가 되어 그가 다시 확장공사를 하여 르네상스 스타일의 성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나 그후 여러 내전을 겪으면서 황폐해 지기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폐허로서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1829년의 나폴리 초연에서 엘리사베타는 소프라노 아델라이데 토시(Adelaide Tosi)가 맡았고 더들리 경은 테너 조반니 다비드(Giovanni David)가 맡았으며 아멜리아의 이미지는 메조소프라노 루이지아 보카바다티(Luigia Boccabadati)가 창조하였다. 오페라 '케닐워스 성'의 주요 등장인물들과 대강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 엘리사베타(Elisabetta: S). 영국 여왕
- 로베르토 더들리(Roberto Dudley: T). 레이체스터 경(Earl of Leichester)
- 아멜리아 롭사르트(Amelia Robsart: S). 로베르토 더들리와 정혼한 여인
- 워니(Warney: Bar).
- 람본(Lambourne: B). 레이체스터의 하인
- 홰니(Fanny: MS)
- 이밖에 여왕의 기사들, 레이체스터의 하인들, 경비병들, 병사들, 백성들
초연에서 엘리사베타의 이미지를 창조한 소프라노 아델라이데 토시, 레이체스터 경 더들리를 맡은 테너 조반니 다비드, 아멜리아의 이미지를 창조한 메조소프라노 루이지아 보카바다티
엘리사베타 여왕이 레이체스터 경의 성인 케닐워스를 방문한다는 전갈이 온다. 레이체스터는 여왕이 총애하는 사람이지만 지금은 아멜리아를 새로운 신부로 맞아 들인 처지이다. 레이체스터는 여왕이 아멜리아와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되면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하인 람본에게 엘리사베타가 떠날 때까지 아멜리아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다. 아멜리아는 레이체스터의 시종인 워니의 안내로 케닐워스 성안에 있는 어떤 작은 방으로 안내되어 간다. 아멜리아가 워니에게 왜 골방으로 가서 있어야 하느냐고 묻자 워니는 이제 레이체스터가 더 이상 아멜리아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유폐시키려는 것이라고 거짓으로 둘러대며 오히려 아멜리아를 유혹하려 한다. 아멜리아가 그럴리가 없다면서 워니가 접근해 오는 것을 강하게 제지하자 워니는 어디 두고보자라며 복수를 다짐한다.
아멜리아는 갇혀 있는 독방에서 간신히 탈출하여 비밀 정원으로 나온다. 아멜리아는 정원에서 마침 산책 중인 엘리사베타 여왕을 만난다. 아멜리아는 워니의 간계에 의한 얘기가 거짓말인지도 모르고 여왕에게 레이체스터가 자기를 멀리하며 배신하니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겠느냐며 눈물로서 호소한다. 여왕은 자기가 총애하던 레이체스터가 은밀히 결혼까지 하였으며 시종인 워니를 앞세워서 아멜리아를 감금까기 했다는 것을 알고는 분노하여서 레이체스터와 워니에게 대저 사정이 어떤 것인지 설명하라고 요구한다. 레이체스터가 그제야 실은 아멜리아와 결혼한 사실을 여왕에게 고백하며 아멜리아를 감금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해명한다. 그러자 여왕은 더욱 분노하여서 레이체스터를 내쫓으라고 명령한다. 한편, 아멜리아에 대한 복수를 아직도 생각하고 있는 워니는 아멜리아를 독약으로 살해하려고 하지만 아멜리아의 충실한 하녀인 홰니가 그런 음모를 사전에 발각한다. 엘리사베타는 워니를 당장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엘리사베타는 레이체스터에게 복수를 한다든지 하는 마음을 버리고 다만 자기의 부덕을 후회하며 관용을 베푼다. 엘리사베타는 레이체스터와 아멜리아를 용서하며 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한다. 모두들 즐거워하는데 막이 내린다.
지금까지 많은 음반이 나오지는 못했다. 첫 음반은 1977년으로 엘리사베타를 자네트 프라이스(Janet Price)가, 아멜리아를 이본느 케니(Yvonne Kenny)가, 레이체스터를 모리스 아서(Maurice Arthur)가 맡은 것이었다. 1989년에 나온 음반은 엘리사베타를 마리엘라 데비아(Mariella Fevia)가, 아멜리아를 데니아 마쫄라(Denia Mazzola)가, 레이체스터를 요제프 쿤들라크(Jozef Kundlak)가 맡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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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여기서 월터 스코트의 원작 소설의 줄거리를 소개함으로서 도니체티의 오페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스코트의 소설은 1821년 1월에 출판되었다. 오페라와 스토리의 전개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다. 소설은 소설이고 오페라는 오페라이다. 스코트의 소설 '케닐워스'는 1575년에 세팅을 맞춘 것으로 로버트 더들리와 에이미 롭사르트의 비밀결혼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라고 할수 있다. 비극은 에이미가 로버트 더들리(레이체스터 경)와 결혼하기 위해 아버지로 몰래 집에서 도망쳐 나오고 약혼자인 트레실리안으로부터도 도피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결국 레이체스터와 에이미는 비밀결혼을 한다. 에이미는 남편 레이체스터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이에 대하여 남편 레이체스터도 에이미를 사랑한다. 하지만 레이체스터는 야망이 있는 사람이었다. 레이체스터는 에이미와 결혼한 것을 숨기고 엘리자베스의 총애를 받기 위해 노력한다. 엘리자베스와 가깝게 지내므로서 권력의 길에 오를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여왕이 진실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레이체스터에게는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에이미와의 비밀결혼 사실을 너무 늦게 밝혔다. 에이미는 레이체스터보다 더 야심이 많은 시종 바니(Varney)에 의해 살해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소설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대강 줄거리를 소개한다. 가일스 고슬링(Giles Gosling)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검은 곰' 여관이다. 마침 고슬링의 조카인 마이클 람본(Michael Lambourne)이 들어선다. 람본은 플란더스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람본은 인간성이 못된 사람이다. 거칠고 제멋대로인 사람이다. 악당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사람이다. 고슬링은 람본을 그래도 조카이므로 반갑게 맞이한다. 람본은 홀에 앉아 있는 트레실리안(Tressilian)이라는 사람에게 함께 술이라도 한잔 하자면서 초청한다. 에드먼드 트레실리안은 콘월 사람이다. 람본은 홀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술이나 함께 마시자면서 청한다. 술한잔을 걸친 람본은 사람들에게 레이체스터 경의 저택인 쿰노르 궁(Cumnor Palace)에서 집사장 포스터의 보호를 받고 있는 어떤 젊은 여인이 있는데 자기의 재능이면 그 여인을 만나는 일은 문제도 아니라고 하면서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 말을 들은 트레실리안은 람본에게 자기도 함께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쿰노르 궁에 도착한 트레실리안은 그 젊은 여인이 자기와 결혼 얘기가 있었던 에이미라는 것을 알게 된다. 트레실리안은 에이미에게 집에서 아버지가 걱정하고 계시니 자기와 함께 돌아가자고 권하지만 에이미는 단연코 거절한다. 그러자 레이체스터의 집사인 리챠드 바니(Richard Varney)가 나타나서 트레실리안에게 도대체 누군데 에이미를 데려가겠다고 하느냐면서 시비를 건다. 바니는 트레실리안을 마치 도둑이나 괴한처럼 여기고 칼을 빼어 들어 죽이려 한다. 트레실리안은 람본이 가운데 들어서서 말리지 않았다면 바니의 칼에 목숨을 잃을뻔 한다. 에이미는 레이체스터와의 결혼을 위해 가출했지만 실은 쿰노르 궁에서 갇힌 것과 같은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레이체스터는 그런 에이미를 위로하기 위해 가끔씩 값비싼 선물을 주지만 그렇다고 에이미의 마음을 풀어주지는 못한다. 어느날에는 에이미가 레이체스터에게 이젠 아버지에게 연락헤서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것을 알리고 인정을 받자고 말하지만 레이체스터는 별로 내키지 않아한다. 왜냐하면 결혼 사실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 엘리자베스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고 그러면 여왕의 총애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여왕의 분노를 사서 큰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저녁에 트레실리안은 성에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에이미가 레이체스터와 결혼하기 위해 자청해서 왔지만 실은 레이체스터의 함정에 빠진 것 같다는 얘기를 듣는다. 트레실리안은 밤중에 몰래 성을 빠져 나와 여러 난관을 겪은 후에 마침내 에이미의 아버지인 휴 롭사트의 저택에 도착한다. 트레실리안은 에이미의 아버지에게 납치된 에이미를 집으로 오게 해 달라고 여왕에게 청원코자 하니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트레실리안이 런던에 없는 사이에 레이체스터가 크게 아픈 일이 있다. 그때 우연히도 트레실리안의 하인인 웨일란드 스미스가 레이체스터의 병을 고쳐준 일이 있다. 트레실리안은 마침 여왕이 레이체스터를 병문하러 간다는 소식을 듣고 그 기회를 이용해서 에이미 사건의 탄원서를 전달할 생각이다. 트레실리안이 레이체스터의 런던 저택을 방문하는 것은 그의 하인인 스미스를 연줄로 삼았기 때문에 쉽사리 이루어질수 있었다. 트레실리안은 에이미가 레이체스터의 성에 납치되어 있으므로 구해달라는 청원서를 여왕에게 전달하였다. 여왕은 레이체스터가 비밀결혼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되어 마음에 심한 동요를 겪는다. 여왕은 사실확인을 위해 레이체스터의 집사인 바니를 불러오라고 한다. 바니는 감금되어 있다는 여인이 다름아니라 자기의 부인이라고 변명한다. 그래서 레이체스터가 비밀결혼을 해서 부인을 감금해 놓고 있다는 누명은 쓰지 않게 되었고 그리하여 레이체스터는 여왕의 총애를 계속 받게 되었다.
트레실리안의 하인인 웨일란드 스미스가 약장사 행상으로 변장해서 성에 들어가 연금되어 있는 에이미를 가까스로 만난다. 하인은 에이미에게 여왕이 얼마 후에 레이체스터와 결혼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에이미와 시녀인 자네트에게 레이체스터는 에이미를 귀찮은 존재로 생각할 것이므로 아마 독살할지도 모르니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한편, 레이체스터는 케닐워스 성에서 여왕을 접대한 준비를 하고있다. 여왕은 레이체스터에게 에이미라는 여인을 만나고 싶으니 미리 데려오라고 연락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레이체스터는 집사 바니에게 에이미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주며 어서 데려오라고 지시한다. 그러면서 에이미가 여왕을 위한 연회에 나오면 자기가 바니와 결혼할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해 달라고 간청한다. 에이미는 바니의 그런 요청을 단연코 거절한다. 에이미는 강심제를 먹었기 때문에 용기를 가지고 시녀 자네트의 도움으로 쿰노르에서 도망나어는데 성공한다. 에이미는 트레실리안의 하인인 웨일란드 스미스의 에스코트를 받아 케닐워스 성으로 향한다. 에이미와 자네트와 스미스는 마을 사람인 디키 슬러지의 도움으로 성문을 무사히 통과해서 성안의 어떤 방으로 안내되어 들어간다. 자네트가 에이미가 와서 기다리고 있다는 보내는 메모를 레이체스터에게 전한다. 이때 트레실리안이 뜻밖에 방으로 들어오자 에이미는 깜짝 놀란다. 에이미는 트레실리안에게 24시간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면서 그 안에는 제발 간섭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이윽고 여왕이 케닐워스 성으로 들어선다. 레이체스터가 수많은 시종들이 횃불을 밝힌 가운데 여왕을 영접한다. 저녁이 되어 연회가 시작된다. 여왕은 레이체스터에게 바니의 부인이 어찌 되었느냐고 묻는다. 레이체스터는 너무 몸이 아파서 참석하지 못했다고 대답한다. 트레실리안은 만일 24시간내로 에이미가 레이체스터에 의해 납치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제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레실리안의 말을 귀담아 들으려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가짜 신랑인 바니가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는다.
케닐워스 성에 들어온 에이미는 스미스를 통해서 레이체스터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장도 받지 못하자 초초해 한다. 사실 에이미의 편지는 스미스가 잃어버려서 전달이 되지 않았다. 밤새도록 레이체스터로부터의 회신을 기다리던 에이미는 다음날 아침이 되자 궁금해서 밖으로 나왔다가 정원의 어떤 동굴 앞에서 산책을 나온 여왕을 우연히 만난다. 여왕은 에이미가 바니의 부인인줄 알고 아는체를 한다. 그러자 에이미는 여왕 앞에 무릎을 꿇고 바니는 남편이 아니므로 제발 바니로부터 보호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리고는 레이체스터도 이 일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여 말한다. 여왕은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당장 레이체스터를 불러 오라고 지시한다. 바니가 나타나서 에이미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데 방금 전에 특별 치료를 받고 있던 중 도망갔다고 말한다. 레이체스터는 여왕에게 에이미를 별도로 만나서 얘기를 나누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에이미는 레이체스터에게 우리가 결혼한 사이라는 것을 어서 여왕에게 고백하라고 간청한다. 바니는 한술 더 떠서 에이미를 치료하는 것을 트레실리안도 묵인한 사실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여왕이 레이체스터에게 주었다는 반지를 내보인다. 그 반지는 레이체스터가 무슨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내보여서 사면을 받을수 있다는 반지이다. 그것을 바니가 어떻게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돌연히 여왕에게 내보인 것이다. 하지만 그 반지가 진짜인지는 판명할수 없다. 트레실리안이 레이체스터의 비굴함을 비난하며 결투를 신청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투는 마을의 유지인 디키 슬러지의 간섭으로 중단된다. 디키는 에이미가 레이체스터에게 보낸 편지를 내보이며 에이미는 무고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레이체스터가 할수 없이 에이미가 그의 부인이었다고 고백한다. 레이체스터는 여왕의 허락을 받아 에이미와 바니를 인단 쿰노르 성으로 먼저 보낸다.
에이미는 바니의 인솔로 다시 쿰노르 성으로 돌아간다. 바니는 에이미를 좁은 나무 다리를 건너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만 있는 방에 억지로 머물게 한다. 다음날 멀리서 말들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휘슬 소리가 들린다. 레이체스터의 도착을 알리는 휘슬이다. 에이미는 어서 나가서 만나야 겠다는 생각에 방에서 뛰어나와 좁은 나무 다리를 건너서 내려오는 중에 나무다리가 부서져 아래로 떨어져 숨진다. 아마 바니가 일부러 나무다리를 부셔놓았던 것 같다. 그후 바니는 스스로 독약을 마시고 죽었다고 한다. 그의 유해는 그가 돈을 몰래 숨겨 놓은 방에서 발견되었다. 레이체스터는 케닐워스에서 연회를 가지고 있을 때에 에이미의 죽음 소식을 들었다. 그후 레이체스터는 궁정의 직책을 사임하였다. 에이미가 죽은지 얼마 안되어서 그의 아버지인 휴 롭사르트 경도 세상을 떠났다. 롭사르트 경은 죽기 전에 모든 재산을 트레실리안에게 상속하는 절차를 마쳤다. 레이체스터는 에이미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는 고소가 있어서 재판에 회부되었다. 재판 결과, 에이미는 사고로 숨진 것이 확실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왜냐하면 레이체스터의 부인도 오래 전에 바로 그 나무 다리를 건너다가 떨어져서 목에 큰 부상을 입은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레이체스터가 여왕과 결혼하기 위해 자기 부인을 의도적으로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
케닐워스 성. 게오르그 잘 작품. 1866년
'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 > 집중탐구 150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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