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85. 제이 리스의 '라스푸틴'(Rasputin)

정준극 2016. 11. 11. 16:44

라스푸틴(Rasputin)

제이 리스의 2막 8장의 오페라

제정러시아 몰락의 빌미를 안겨준 요승 라스푸틴의 이야기..시베리아의 엘머 갠트리


 

제이 리스


2016년 10월부터는 우리나라가 요승 라스푸틴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는 나날이었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대의 국정농단, 국기문란, 부정부패, 비선실세의 행태로 인하여 국민 모두가 분노와 울화로 '이게 나라냐'라고 외치던 나날이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불의와 부조리의 중심에는 한국의 라스푸틴이라는 최태민이 있었고 그의 사악한 정기를 이어 받은 군상들이 부화뇌동하였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요승 라스푸틴은 과연 어떤 인물이었기에 오늘날 이 나라가 겪고 있는 불운의 국정농단 사태와 연관하여 그 이름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것일까? 우선 라스푸틴에 대한 이력을 소개하기에 앞서서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가 있어서 대신 소개코자 한다. 라스푸틴이라는 인간이 얼마나 악명이 높았으면 오페라로 만들어지기까지 했을까? 그런데 실은 한 편이 아니라 두편의 오페라가 나와 있다. 둘 다 제목이 '라스푸틴'이다. 그런가하면 비록 제목은 '라스푸틴'이 아니지만 라스푸틴을 주역으로 삼은 오페라가 또 하나 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여류 작곡가인 드보라 드라텔(Deborah Dratell: 1956-)이 2003년에 작곡한 '니콜라스와 알렉산드라'(Nicholas and Alexandra)가 그것이다. 제정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짜르)인 니콜라스와 황비 알렉산드라가 얼마나 요승 라스푸틴을 숙맥처럼 믿고 의지하였는지에 대한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는 LA오페라가 공연했으며 세기의 바리톤 플라시도 도밍고가 라스푸틴을, 소프라노 낸시 구스타프슨(Nancy Gustafson)이 알렉산드라를, 테너 로드 길프리(Rod Gilfry)가 니콜라스의 이미지를 창조한 것이었다.


그리고리 라스푸틴(Grigory Rasputin: 1869-1916). 시베리아의 농부였다. 한국에서는 최태민이라는 사람을 라스푸틴에 비유한다.


'라스푸틴'이라는 제목의 오페라는 미국의 제이 리스(Jay Reise: 1950-)와 핀랜드의 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Einojuhani Rautavaara: 1928-2016)가 각각 작곡했다. 뉴욕 출신의 제이 리스는 '라스푸틴'의 작곡을 뉴욕시티오페라(NYCO)의 비벌리 실스로부터 요청을 받아 완성했다. 제이 리스의 '라스푸틴'은 1988년, 서울에서 88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뉴욕시티오페라가 뉴욕에서 초연했다. 와싱턴 포스트지는 '라스푸틴'에 대해서 '매혹적이며 도전적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아름다운 창작물'이라면서 찬사를 보냈다. 그로부터 꼭 20년 후인  2008년, 제이 리스의 '라스푸틴'은 모스크바의 헬리콘 오페라에서 러시아 초연되어 역시 큰 환영을 받았다. 핀랜드의 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는 장 시벨리우스 이래 핀랜드의 명성을 가장 높인 뛰어난 작곡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15편이나 되는 오페라를 작곡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라스푸틴'이다. 오페라 '라스푸틴'은 2003년에 핀랜드국립오페라가 헬싱키에서 처음 공연했다. 미국에서 드보라 드라텔의 '니콜라스와 알렉산드라'가 초연을 가진 시기와 거의 같은 때였다. 라우타바라의 '라스푸틴'은 초연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이후에 나온 DVD를 통해서는 점차 진가가 환영받고 있다. 라우타바라의 '라스푸틴'에서 주인공인 라스푸틴은 기존질서를 위태롭게 만드는 인물로 그려져 있다.


 

오페라 '라스푸틴'을 작곡한 핀랜드의 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와 오페라 '니콜라스와 알렉산드라를 작곡한 미국의 드보라 드라텔


그리고리 라스푸틴은 20세기 제정러시아의 역사에서 좋게 말해서 가장 신비스러운, 나쁘게 말해서 가장 사악한 인물이었다. 라스푸틴은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생애와 비참한 죽음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우선 제정러시아에서 비교적(秘敎的)인 종파인 클리스티(Khlysty)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라스푸틴이 그 종파에 속한 인물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클리스티'(또는 클리스츠)는 17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러시아에서 은밀히 세력을 뻗치고 있었던 지하 종파이다. 원래는 러시아정교회에서 갈라져 나온 종파라고 한다. 말하자면 기독교의 신령파라고 보면 된다. 클리스트라는 말은 러시아어의 크리스토보베리(Khristovovery), 즉 '그리스도 신자'라는 단어에서 나온 말이지만 여기에 클리스트(Khlyst), 즉 '채찍'이라는 단어를 왜곡해서 인용한 것이라고 한다. 러시아어의 클리스트라는 단어는 원래 그리스어의 킬리아스트()에서 가져온 것인데 '깨끗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깨끗하게 되기 위해서는 고통이나 고난을 통해야 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제정러시아에서 클리스티 종파는 어떤 농부가 창시했다고 한다. 클리스티는 사제의 직분을 갖는 것을 거부하며 성서도 거부한다. 또한 성자들을 기리는 것도 거부한다. 다만, 성모만은 예외로 하고 있다. 클리스티에 속한 사람들은 성령과 직접 교통하고 대화할수 있다고 믿었고 그리스도가 육신을 입어서 오신 것도 믿었다. 클리스티의 가장 기본되는 이념은 고행에 있다. 이들은 죄악으로부터 하늘의 은혜를 얻기 위해 무아경에 몰입하는 의식을 행하였다. 그래서인지 한 때 이들이 난잡한 섹스에 집착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성적인 학대를 기꺼이 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것은 아마도 이들 단체의 이름인 클리스티가 러시아어의 클리스트, 즉 채찍과 흡사하기 때문에 그런 소문이 돌았던 것 같다. 클리스티는 혁명 이전의 러시아에 약 4만명의 추종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각 구역별로 소조직, 즉 셀(cell)로 나튀어져 모임을 가졌다. 클리스티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페름 공장지대였다. 각 셀에는 인도자가 있는데 남자든지 여자든지 상관이 없었다. 이런 셀의 지도자를 이들은 이상하게도 남자는 '그리스도', 여자는 '하나님의 어머니'(Mother of God)라고 불렀다. 그리고 각 셀은 자기들을 '방주'(Ark)라고 불렀다. 신학자들은 클리스티의 주장이 '죄사함을 받기 위해서는 죄를 지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무튼 이들은 러시아 정교회로서 볼 때에는 이단이기 때문에 박해를 받아야 했다. 그러한 때에 그리고리 라스푸틴이 등장하였다.


제이 리스의 오페라 '라스푸틴'은 음악적으로 볼때 미국적인 미니멀리즘과 유럽의 로맨티시즘이 융합된 것이라고 볼수 있다. 말하자면 폭스트롯이 차이코브스키의 '백조의 호수'의 왈츠와 만난 것이다. 스토리만 해도 그렇다. 오페라의 내용은 그동안 라스푸틴에 대하여 나와 있던 여러 기록들의 내용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픽션적인 내용이 상당히 가미되어 있는 스토리이다. 우선 오페라의 줄거리부터 소개한다.


[1막 1장] 라스푸틴과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클리스티 모임을 갖고 있다. 클리스티는 러시아정교회에서 빠져 나온 이단종파이다. 라스푸틴은 '구원은 고통과 죽을수 밖에 없는 죄를 통해서 얻을수 있다'고 설교한다. 열성 수도승인 일리오도르가 그런 주장은 신성모독이라고 비난하자 라스푸틴은 오히려 그를 심하게 책망한다. 곧이어 광란의 섹스 파티와 채찍을 휘두르는 자학적인 매질이 벌어진다. 이런 것들도 이들이 주장하는 종교의식이기 때문이다. 라스푸틴은 하나님에게 만일 이러한 광란의 모임을 만족하지 않는다면 자기를 더욱 채찍질 해 달라고 기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스푸틴에게 어떠한 채찍도 내려지지 않자 클리스티 신도들은 라스푸틴을 자기들의 구세주라고 선언한다. 일리도르가 이들의 부당함을 참지 못하고 소리치지만 이내 라스푸틴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압을 당하여 옴짝달싹도 하지 못한다.


[1막 2장] 펠릭스 유수포프 공자와 드미트리 파블로비치 대공이 겨울 궁정의 무도회에서 만난다. 러시아가 대전쟁(1차 대전)에 참전키로 한것을 축하하는 무도회이다. 두 사람은 농부 출신의 사악한 수도승인 라스푸틴이 급작히 나타난 것을 두고 어찌해야 할지 얘기를 나눈다. 라스푸틴은 자기 자신을 하나님과 백성들의 음성이라고 말해 왔다. 잠시후 짜르 니콜라스와 알렉산드라 황비가 무도회에 도착한다. 겨울 궁전의 밖에서는 백성들이 모여 당국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의 시위는 과격한 양상이어서 황비는 겨우 이들을 헤치고 겨울 궁전의 무도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황비 알렉산드라는 예언을 생각한다. 러시아의 귀족계급이 몰락하지 않는한 러시아는 독일을 이겨낼수 없다는 예언이다. 라스푸틴이 등장한다. 지나치게 과장된 제스추어로서 짜르 니콜라스에게 인사를 드린다. 한편, 궁전 밖에서는 마침내 백성들이 폭동을 일으킨다. 니콜라스 황제는 어떤 결정을 내리지도 못하고 주저할 뿐이다. 라스푸틴이 니콜라스에게 백성들을 안심시키라고 마치 명령조로 말한다. 유수포프 공자가 라스푸틴의 무례함을 참지 못하여 칼을 빼어들려고 한다. 그러자 알렉산드라가 황비가 니콜라스에게 라스푸틴의 말을 순종하라고 말한다. 유수포프는 참지 못해서 근위병들에게 라스푸틴을 체포하라고 지시한다. 라스푸틴이 근위병들을 밀쳐내고 니콜라스와 함께 군중들이 보이는 곳으로 간다. 그런 모습을 보고 군중들이 일순 잠잠해 진다. 알렉산드라는 라스푸틴이 자기들을 구원해 줄것을 확신한다. 유수포프는 라스푸틴을 제거해서 귀족들의 안전을 보장하리라고 결심한다. 유수포르는 무도회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러시아의 승리를 기원하는 축배를 들도록 한다.


[1막 3장] 니콜라스와 알렉산드라는 외아들인 알렉세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알렉세이는 황위(짜르) 계승자이다. 그렇지만 니콜라스는 궁전 밖에서 총소리가 들리자 상당히 당황한다. 알렉산드라는 알렉세이가 죽을 것이라는 예언에 대하여 불안해 한다. 알렉산드라 황비는 황태자인 알렉세이를 붙잡고서 마음을 가라 앉히려고 한다. 그런데 니콜라스가 알렉세이의 등을 보니 피가 흘러내려서 배어 있다. 알렉세이는 피가 멈추지 않는 혈우병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급히 황실의사인 소콜스키가 불려왔지만 출혈을 막지 못한다. 그때 라스푸틴이 갑작스레 나타난다. 그리고는 마치 마법을 부리듯이 어린 알렉세이의 등에서 흘러 내리는 출혈을 멈추게 만든다. 그러는데 전령이 들어와서 니콜라스에게 코사크 병사들이 궁전 안으로 몰려 들어오려는 시위군중들에게 발포했다는 보고를 한다. 니콜라스가 군중들을 진정시키려고 나가자 그 때를 이용해서 라스푸틴은 알렉산드라 황비에게 얘기해서 황실주치의인 소콜스키를 해고토록 한다. 알렉산드리아는 자기 때문에 아들 알렉세이에게 혈우병이 유전된 것을 몹시 한탄한다. 그러자 라스푸틴은 황비를 위로하면서 '성모께서 러시아와 알렉세이를 더욱 강건하게 만드시겠다고 약속하셨다'고 말한다. 라스푸틴은 만일 알렉산드라가 자기의 자문을 따른다면 알렉세이 황태자의 건강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한다.


[1막 4장] 라스푸틴은 짜르와 짜리나를 완전히 콜트롤 할수 있게 되었다면서 만족해 한다. 이제 어느 누구도 라스푸틴이 러시아를 지배하는 것을 막을수 없게 된다. 1막 4장이 끝나면 인터미션이 있다. 2믹은 프롤로그로부터 시작된다. 레닌은 혁명을 위해서는 폭력과 테러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2막 1장] 유수포프 공자는 서민처럼 남루한 옷을 입고 캬바레에서 멋진 공연을 한다. 사람들이 큰 박수로서 그의 공연을 환영한다. 유수포프는 무대 뒤에서 친구 소콜스키 박사를 만난다. 소콜스키는 라스푸틴이 자기를 황실 주치의의 자리에서 파면했다고 말한다. 유수포프가 알렉산드라 황비가 내린 조치이므로 어쩔수가 없다고 말한다. 낙심한 소콜스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유수포프는 이 모든 일이 라스푸틴 때문이라고 믿어서 친구를 위해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2막 2장] 라스푸틴은 그의 아파트에서 뭇 여성들과 난교의 파티를 갖는다. 유수포프는 부인인 이리나도 라스푸틴을 추종하여서 난교의 파티에 참석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라스푸틴의 아파트에 가서 잠겨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서 보니 과연 이리나가 다른 여인들과 함께 라스푸틴을 에워싸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유수포프는 함께 온 수하들에게 라스푸틴을 결박하도록 지시한다. 라스푸틴을 유수포프에게 듣기 좋은 말로 아첨을 하더니 그것도 모자라서 뇌물을 주겠으니 모른채 해 달라고 부탁한다. 유수포프가 듣지 않자 이번에는 정치적으로 동맹하여 정권을 잡자고 제안한다. 유수포프가 당연히 그같은 제안을 거절하자 완력으로 유수포프를 제압하더니 최면술을 걸어서 꼼짝 못하게 만든 다음 유유히 사라진다.


[2막 3장] 궁전의 대접견실에서 알렉산드라 황비와 라스푸틴이 니콜라스 황제가 군주로서 무능하므로 의학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나누고 있다. 라스푸닌은 니콜라스가 알렉세이 황태자에게 양위를 하고 알렉산드라 황비가 어린 황제를 대신하여 섭정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유수포프, 스메르드스키, 드미트리, 체바도프 장군은 라스푸틴이 권세를 부리지 못하도록 만들자고 합의한다. 니콜라스 황제는 마치 병자 취급을 받으면서 방으로 들어온다. 니콜라스를 기다리고 있던 유수포프는 니콜라스에게 항간에 나돌고 있는 만화를 보여주며 라스푸틴을 추방하라고 요구한다. 만화는 라스푸틴이 알렉산드라 황비와 딸들과 함께 있는 것을 그린 것이다. 니콜라스는 마침내 정신을 잃고 환각상태에 빠지더니 군대에 명령을 내리는가 하면 장관들에게 혁명을 방지할수 있는 계획서들을 가져오라고 소리친다. 유수포프는 짜르와 짜리나가 모두 라스푸틴의 최면술에 걸려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유수포프는 라스푸틴을 파멸시키려면 우선 싫어도 그와 화해를 해서 친근하게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알렉산드라는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고 있는 남편 니콜라스에게 자기와 라스푸틴이 협력하여 러시아를 구하겠다고 약속한다. 유수포프를 친구로 생각한 라스푸틴은 자기들의 계획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다. 어린 알렉세이 짜레비치를 새로운 짜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2막 4장] 유수포프의 저택이다. 스메르드스키, 드미트리, 체바도프는 포도주와 케이크에 독을 넣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라스푸틴을 독살하기 위한 것들이다. 잠시후 유수포프가 라스푸틴과 함께 들어온다. 유수포프는 라스푸틴에게 두 사람의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자기의 저택에 가서 술을 나누자고 말해서 라스푸틴을 겨우 데려온 것이다. 유스포프는 라스푸틴이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택의 2층에 자기의 부인인 이리나가 여러 여인들과 함께 파티를 열고 있도록 준비한다. 이리나에 대하여 평소에 흑심을 품고 있던 라스푸틴은 이리나를 만나게 될지 모른다느 기대감에 유수포프의 집에 함께 온것이다. 유수포프는 라스푸틴을 안심시키기 위해 다음 황위 계승자는 알렉세이 황태자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유수포프는 라스푸틴에게 포도주와 케이크를 마시고 먹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라스푸틴은 이상하게도 거절하며 마시고 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유수포프는 일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자 점점 조바심이 난다. 마침내 라스푸틴이 마지못해서 케이크만 조금 먹지만 독이 약해서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 그러면서 라스푸틴은 이리나가 왜 이리 늦느냐고 묻는다. 유수포프가 자주 이층으로 올라간 것은 이리나를 데려오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동지들과 함께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협의하기 위해서였다. 라스푸틴이 계속 포도주와 케이크를 거절하자 유수포프는 이러다가는 목적을 이룰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자기 방에서 피스톨을 가져와서 마침내 라스푸틴을 쏜다. 동지들이 라스푸틴의 시체를 강에 버릴 준비를 한다. 그런데 라스푸틴은 어떤 영적인 힘에 의해서인지 소생한다. 놀란 유수포프가 동지들을 부른다. 유수포프와 동지들은 칼과 몽둥이로 라스푸틴을 제압하여 다시는 소생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에필로그] 러시아 전역에서 혁명이 불길처럼 일어난다. 그리고 짜르를 비롯한 가족들 모두가 처형당한다.



모스크바 헬리콘 오페라 무대. 라스푸틴과 알렉산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