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89. 토마스 아데스의 '템페스트'(The Tempest)

정준극 2016. 11. 20. 20:43

템페스트(The Tempest) - 폭풍

토마스 아데스의 3막 오페라

셰익스피어 원작의 희곡을 오페라화


 

작곡가 토마스 아데와 대본을 쓴 메레디스 오크스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가 남긴 작품들은 너무나 훌륭하여서 수많은 작곡가들이 오페라로 만들어서 음악이 포함된 종합예술로서 표현하였다. 그 중의 하나가 '템페스트'(The Tempest)이다. 템페스트라는 단어는 폭풍우, 사나운 비바람을 말한다. 그래서 오페라의 제목을 '폭풍우'라고 해도 되는데 그러면 무언지 오리지널 희곡의 기분이 감소되는 것 같아서 그냥 '템페스트'라고 부르게 되었다. 지금까지 '템페스트'를 바탕으로 삼아서 만들어진 오페라로는 대체로 여섯 편이 있다. 가장 먼저 나온 오페라는 1756년 런던에서 초연된 영국의 존 크리스토퍼 스미스(John Christopher Smith)가 작곡한 '템페스트'이다. 부제목은 '마법의 섬'(The Enchanted Isle)인 오페라이다. 그 다음에 나온 오페라는 스위스의 프랑크 마르틴(Frank Martin)이 작곡한 '폭풍'(Der Sturm)이다. 1955년 비엔나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세번째는 1984년 이탈리아의 루치아노 베리오(Luciano Berio)가 작곡한 '왕이 듣도다'(Un re in ascolto)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에서 초연되었다. 이 오페라는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의 내용을 비유로서 삼은 내용이다. 그 다음에는 1991년 영국의 마이클 나이만(Michael Nyman: 1944-)이 작곡한 '소음, 소리 그리고 달콤한 노래'(Noises, Sounds and Sweet Airs)라는 이상한 제목의 오페라이다. 프랑스의 칼바도스에서 초연되었다. 대본도 작곡자 자신이 만든 오페라이다. 다음은 2004년에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된 토마스 아데의 '템페스트'이다. 가장 근자에 나온 작품은 2011년 12월 31일에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된 '마법의 섬'(The Enchanted Island)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여러 작곡가들의 음악을 발췌하여 인용한 이른바 파스티치오(Pasticcio: Pastiche)이다. 헨델, 비발디, 장 필립 라로 등의 음악을 이곳저곳에서 가져와서 짜집기 한 작품이다. 그리고 내용도 '템페스트'와 '한여름 밤의 꿈'을 적당히 혼합한 것이다. 영국의 제레미 샘스(Jeremy Sams: 1957-)라는 극장감독이 고안해서 만든 작품이다.


윌리엄 호가스의 1735년 그림. 마법의 섬에 있는 미란다와 프로스페로. 그리고 페르디난드와 땔감을 지고 있는 칼리반


2004년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을 가진 '템페스트'의 작곡가 토마스 아데스(Thomas Ades: 1971-)는 런던 출신으로 피아니스트이며 지휘자이기도 하다. 작곡가로서 그는 여러 작품들을 남겼는데 오페라는 지금까지 세편을 만들었다. 첫번째는 1995년에 만든 실내 오페라로서 '그여자의 얼굴에 화장을 하라'(Powder Her Face)이다. 두번째가 2004년 2월에 코벤트 가든에서 초연된 '템페스트'이다. 그후 '템페스트'는 2005년에 스트라스부르 오페라, 코펜하겐 오페라에서 공연되었고 미국 초연은 2006년 산타 페 오페라에서였다. 2007년에는 코벤트 가든에서 토마스 아데스의 지휘로 리바이발 되었는데 열광적인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이 공연은 음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로서 토마스 아데스는 2010년 '올해의 작곡가'로 선정되었다. 2010년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 초연이 있었다. 메트로폴리탄은 2012-13 시즌에 '템페스트'를 토마스 아데스의 지휘로 공연하였다. 메트에서의 공연은 로버트 르페이지(Robert Lepage)가 케벡 오페라 페스티발과 공동으로 제작한 것으로 2015년 똑같은 제작이 비엔나에서 이루어졌다. 주역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바리톤인 사이몬 킨리사이드(Simon Keenlyside)였다. 세번째 오페라는 '제거당한 천사'(The Exterminating Angel)로 201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에서 초연되었다. 이 오페라는 스페인의 영화감독인 루이스 부뉴엘(Luis Bunuel: 1900-1983)의 1962년도 영화 El angel exterminador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조지 롬니의 그림. 프로스페로가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옆에는 미란다


토마스 아데스가 24세 때인 1995년에 만든 '그여자의 얼굴에 화장을 하라'가 성공을 거두자 코벤트 가든의 로열 오페라는 토마스 아데스에게 새로운 오페라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대본은 '1978년도 존스타운의 대학살'(Jonestown Massacrre of 1978)을 시로 만든 것이 후보로 올랐다. 남미 기아나(Guyana)에서 피플스 템플이라는 종교집단의 리더인 존스라는 사람의 지시로 추종자 918명이 집단 자살을 한 사건이다. 그러나 토마스 아데스는 집단학살의 내용을 오페라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결국 대본가로 유명한 메레디스 오크스(Meredith Oakes; 1946-)와 협동하여 새로운 대본을 찾기로 했다. 그렇게하여 태어난 것이 '템페스트'이다. 메레디스 오크스의 대본은 원작을 가장 찬란하게 반영한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냥 원작의 내용을 무대로 옮겼다기 보다는 원작에 무대로서의 광채를 더했다는 것이다. 대본은 셰익스피어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그 무엇도 담은 것이라는 얘기였다. 다른 그 무엇이란 메레디스 오크스 자신만의 특수성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토마스 아데의 음악은 어떠한가? 1막의 어떤 부분은 불협화음으로 구성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투명할 정도로 서정적인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미란다와 페르디난드의 사랑의 듀엣이다. 현대 오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서정적인 것이다. 그리고 3막에서의 5중창인 파사칼리아(passacaglia: 조용한 3박자의 춤곡 스타일의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2004년 2월 10일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 초연은 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와 스트라스부르의 랭국립오페라(Opera national du Rhin)와의 공동제작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듬해인 2005년에는 코펜하겐과 스트라스부르에서 각각 리바이발되었던 것이다.


난파선을 바라보고 있는 미란다.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그림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2004년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세계 초연에서는 미란다의 이미지를 메조소프라노 크리스틴 라이스(Christine Rice)가 창조했고 프로스페로는 바리톤 사이몬 킨리사이드가, 아리엘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신디아 지덴(Syndia Sieden)이, 그리고 페르디난드는 테너 토비 스펜스(Toby Sepnce)가 각각 이미지를 창조했다. 2006년 산타페 오페라의 미국 초연에서는 미란다를 패트리시아 리슬리(Patricia Risley)가, 프로스페로를 바리톤 로드 길프리(Rod Gilfry)가 맡았다. 아리엘은 역시 신디아 지덴이, 페르디난드도 역시 토비 스펜스가 맡았다. 프리마 돈나인 미란다는 메조소프라노가 맡도록 되어 있다.


- 미란다(Miranda: MS). 프로스페로의 딸. 나폴리 공국의 왕자인 페르디난드와 사랑에 빠짐.

- 프로스페로(Prospero: Bar). 적법한 밀라노 공작. 동생 안토니오에 의해 왕좌를 찬탈 당한 사람. 어느 고도에 살고 있으며 위대한 마법사가 되었음.

- 아리엘(Ariel: Coloratura S). 못된 정령. 간혹 성질도 부림. 프로스페로의 말에는 순종함.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프로스페로에게만 보임. 프로스페로의 노예가 됨. 왜냐하면 시코락스()에 의해 나무에 붙잡혀 있는 것을 프로스페로가 구해 주었기 때문임. 나중에는 프로스페로로부터 자유의 몸이 됨.

- 칼리반(Caliban: T). 섬의 원주민으로 사악함. 프로스페로가 섬에 오기 전에 섬을 지배했던 시코락스의 불구자 아들. 프로스페로의 하인이 되었지만 프로스페로를 비난하고 저주함. 시코락스는 무대에는 나오지 않음. 시코락스는 원래 알제리 출신의 마녀임. 프로스페로보다 먼저 섬에 와서 아리엘을 비롯한 섬의 정령들을 노예로 삼았음.

- 페르디난드(Ferdinand: T). 알폰소 왕의 아들. 미란다를 만나서 서로 사랑하게 됨.

- 스테파노(Stefano: B-Bar). 술주정뱅이 집사. 이릿광대인 트린쿨로의 친구. 원주민인 칼리반을 도와서 주인인 프로스페로를 내쫓는 일을 돕고자 함.

- 트린쿨로(Trinculo: Countertenor). 어릿광대. 스테파노의 친구

- 안토니오(Antonio: T). 프로스페로의 동생. 밀라노의 왕좌를 형 프로스페로로부터 찬탈함. 세바스티안과 공모해서 알론소를 시해코자 하지만 실패로 돌아감.

- 세바스티안(Sebastian: Bar). 알론소 왕의 사악한 동생. 알론소를 배신코자 함.

- 곤살로(Gonzalo: B-Bar). 나폴리 공국의 정직한 가신. 프로스페로와 미란다가 바다로 추방 당할 때 음식과 책과 기타 생활용품들을 은밀히 제공함.

- 알론소(Alonso: T). 나폴리 왕

- 이밖에 알론소 왕의 손님들(합창단). 연극에는 미란다와 페르디난드를 위한 마스크 공연에 정령들이 이리스, 체레스, 주노의 역할을 맡아서 춤을 춤.


프로스페로(로드 길프리)와 미란다(이사벨 레오나드)


오페라 '템페스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셰익스피어의 원작 희곡인 '템페스트'의 줄거리부터 소개한다.

마법사인 프로스페로는 원래 밀라노 공작이었다. 그러나 욕심많은 그의 동생 안토니오가 나폴리 왕 알론소의 도움을 받아서 프로스페로를 몰아내고 왕좌를 찬탈하였다. 새로 밀라노의 공작이 된 안토니오는 프로스페로와 세살짜리 딸 미란다를 보트에 태워 먼 바다로 떠내려 보낸다. 안토니오의 가신인 곤잘로가 보트에 식량과 먹을 물과 두터운 옷 몇벌과 덮고 잘 시트와 다른 필요한 물건들, 그리고 프로스페로가 귀중하게 여기는 몇 권의 책을 몰래 실어 놓는다. 프로스페로는 평소에 책을 많이 읽고 밤새도록 공부를 하여 이제는 마법을 부릴 정도가 되어있다. 프로스페로와 어린 딸 미란다는 어느 절해의 고도에 도착한다. 프로스페로는 섬에서 어떤 커다란 나무에 묶여 있는 정령 아리엘을 구해준다. 아리엘은 섬에 살고 있는 정령들을 지배하고 있는 못된 시코락스 노파에게 복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붙잡혀서 죽을뻔 하다가 구출된 것이다. 프로스페로는 공기처럼 날아다니는 정령인 아리엘에게 언젠가는 자유롭게 해주겠으니 당분간은 충성스럽게 봉사해 달라고 말해서 아리엘을 계속 붙잡아 두고 시종처럼 부린다. 마녀 시코락스는 알제리에서 마법으로 도시를 잿더미로 파괴했기 때문에 추방당해서 이 섬으로 온 것이다. 그러다가 프로스페로가 파도에 실려 이 섬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숨을 거두었다. 그래서 아리엘을 나무에서 풀어주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칼리반(알란 오크)


시코락스의 유일한 아들이 칼리반이다. 칼리반은 괴물처럼 생겼다. 프로스페로가 이 섬에 오기 전에는 이 섬에 살고 있는 유일한 비정령이었다. 프로스페로는 칼리반을 불쌍히 여겨서 그를 거두어서 하인처럼 데리고 있었다. 칼리반은 프로스페로에게 어떻게 하면 섬에서 생존할수 있는지를 일러주었고 반대로 프로스페로와 미란다는 기독교와 라틴어를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칼리반은 세월이 지날수록 프로스페로를 증오하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자기 어머니인 시코락스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칼리반은 프로스페로뿐만 아니라 미란다까지 미워하기시작했다. 프로스페로와 미란다는 칼리반이 계속 밉살스럽게 굴자 역시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프로스페로는 무대에서 단 한번만 직접 마법을 행사한다. 페르디난드의 무장을 해제할 때이다. 그외에는 부하처럼 부리는 정령들이 프로스페로를 대신하여 마법을 행사한다. 당시에는 마법사라는 사람들이 자기가 직접 마법을 행사하지 않고 조수들을 통해서 마법을 행사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아리엘과 프로스페로. 메트로폴리탄


어느날, 프로스페로는 신의 계시를 받았는지 자기의 자리를 빼앗고 자기와 미란다를 추방한 동생 안토니오가 배를 타고 마법의 섬 근처를 항해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배에는 안토니오의 친구이며 왕위 찬탈의 공모자인 나폴리 왕 알론소, 알론소의 동생인 세바스티안, 알론소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알론소가 믿고 의지하는 가신인 곤살로 그리고 선원들과 병사들과 수행원들이 타고 있다. 이들은 알론소의 딸인 클라리벨과 투니스 왕과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프로스페로는 안토니오의 배를 침몰시키기 위해 마법으로 무서운 폭풍을 일으킨다. 배에 탔던 사람들은 모두 배가 침몰되어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외딴 섬에 표류해서 겨우 목숨만을 건지게 되었다. 프로스페로는 마법으로 해안에 흩어져 있는 난파선의 생존자들을 몇개의 그룹으로 나눈다. 그렇게해서 알론소와 페르디난드를 떨어져 있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가 죽었다고 믿는다. 그 다음에는 세가지 스토리가 있다.


아리엘(신디아 지덴)


첫번째 스토리는 칼리반이 술주정뱅이 집사인 스테파노 및 어릿광대인 트린쿨로와 아주 친하게 된다는 것이다. 칼리반은 스테파노를 '천상의 술을 자기고 있는 용감한 신'이라고 믿는다. 세 사람은 작당해서 프로스페로에게 쿠테타를 일으키려고 하지만 실패에 돌아간다. 두번째 스토리는 프로스페로가 사랑하는 딸 미란다와 페르디난드가 로맨틱한 관계를 가지도록 만드는 얘기이다.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던 미란다와 페르디난드는 프로스페로의 마법의 힘으로 이내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프로스페로는 두 사람이 아무런 난관도 없이 금방 사랑에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가벼운 사랑은 결과도 가벼워진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래서 페르디난드에게 자기의 환심을 사려면 자기에게 하인으로서 봉사를 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그러면서 페르디난드를 자기에게 대항하는 세력들의 스파이로 간주하는 척한다. 페르디난드의 본심을 떠보자는 생각에서이다. 세번째 스토리는 안토니오와 알론소의 동생 세바스티안이 공모하여서 알론소를 죽이고 내친 김에 알론소의 충성스런 가신인 곤잘로까지 살해하여 탐욕스런 세바스티안을 나폴리의 왕으로 만든다는 얘기이다. 그런 음모를 알아차린 프로스페로는 아리엘에게 지시해서 이들의 음모를 훼방한다. 아리엘은 하피()로 변장해서 이 세사람, 즉 안토니오, 일론소, 세바스티안의 앞에 나타난다. 하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존재로서 얼굴과 상반신은 추녀의 모습이며 새처럼 날개가 있고 꼬리가 있으며 날카로운 발톱이 있는 모습이다. 하피의 모습인 아리엘은 세 사람의 사악한 음모자들에게 프로스페로를 배반한데 대하여 호되게 꾸짖는다. 세 사람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또는 처벌이 두려워서인지 모두 정신없이 도망가기에 바쁘다. 곤살로와 다른 가신들이 이들을 쫓아간다. 이들이 혹시 무아지경에서 어떤 돌발적인 행동을 할지 모르므로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프로스페로(사이몬 킨리사이드)


프로스페로는 페르디난드에게 실은 자기가 그를 테스트했었다고 설명해준다. 그리고는 기꺼운 심정으로 미란다와 페르디난드를 약혼시킨다. 프로스페로는 기쁜 날이라고 하면서 아리엘에게 정령들을 불러모아서 두 사람의 연인들을 위한 가면극을 공연하라고 지시한다. 정령들은 무지개의 여신인 이리스, 농사의 여신인 케레스, 결혼의 여신인 주노로 분장하여 두 사람에게 축복을 내리고 이어 춤을 추어 모두를 기쁘게 한다. 갑자기 프로스페로는 자기의 목숨을 노리는 칼리반 등의 음모를 기억하고는 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정령들을 모두 내보낸다. 프로스페로는 미란다와 페르디난드도 자리를 비키도록 한다. 그리고는 칼리반, 스페파노, 트린쿨로를 잡을 함정을 만들어 놓는다. 이들 세명의 못된 사람들은 무대 밖에서 사냥개로 변한 도깨비들의 추격을 받아 도망다니기에 바쁘다. 결국 모두 사로 잡힌다. 이제 프로스페로는 자기의 적들을 모두 제압하고 모든 권력을 잡는다. 프로스페로가 가만히 보니까 아리엘은 잡혀 있는 사람들을 불쌍하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아리엘은 마치 프로스페로가 인간이라면 모두를 용서해 줄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프로스페로는 자기를 죽이려던 모두를 용서하기로 결정한다. 프로스페로는 모두에게 걸었던 마법을 풀어준다. 그리고 아리엘에게 모든 귀족들을 대려오라고 지시한다. 모두들 프로스페로의 앞에 데려 나온다. 프로스페로는 알론소, 안토니오, 세바스티안을 용서한다. 프로스페로는 아리엘에게 이들이 탄 배가 안전하게 나폴리로 돌아갈수 있도록 순풍을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아리엘이 모든 준비를 끝낸다. 그런 후에 프로스페로는 마침내 아리엘을 자유스럽게 해 준다. 픙로스페로는 칼리반도 용서한다. 프로스페로는 칼리반에게 모든 사람들이 떠나기 전에 마지막 밤을 축하하는 파티를 준비하도록 지시한다. 파티가 끝난 후에 칼리반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폴리로 떠났는지 그렇지 않으면 섬에 남아 있게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프로스페로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지금까지 마법의 섬에서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얘기해 주겠다고 말한다. 프로스페로는 다시는 마법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마법의 지팡이를 부러트리고 마법에 관한 책들을 바다 속에 던져 넣는다. 프로스페로는 에필로그로서 관중들에게 아무런 마법의 힘도 없는 자기를 마법의 섬에서 자유스럽게 만들어 달라고 당부한다. 관중들은 박수로서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한다.  


더치 내셔널 발레단의 '템페스트'. 미란다와 페르디난드


그러면 이제 오페라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1막] 1장의 밀라노 왕실의 선박이다. 프로스페로는 동생 안토니오가 탄 배가 가까이 오자 바다에 큰 폭풍을 일으킨다. 동생 안토니오는 밀라노 공작인 프로스페로의 자리를 찬탈한 자이다. 배에는 안토니오와 함께 나폴리 공작인 알론소 왕, 알론소의 아들인 페르디난드도 함께 타고 있다. 왕실의 선박은 마침내 파손되고 사람들은 섬의 해안에 내동이쳐 진다. 2장에는 미란다와 프로스페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미란다는 바닷가에서 사람들이 탄 커다란 배가 난파되자 두렵고 놀라워한다. 미란다는 아버지 프로스페로가 일으킨 폭풍 때문에 배가 파선된 것을 알고 더욱 두려워한다. 프로스페로는 미란다에게 12년 전에 동생인 안토니오가 밀라노 왕이 되려는 욕심으로 자기를 축출해서 어린 미란다와 함께 작은 보트에 실려 표류하다가 이 섬까지 오게된 이야기를 해 준다. 프로스페로는 성실한 가신인 곤잘로의 도움이 없었다면 살아 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해준다. 미란다는 그런 얘기를 비로소 듣고는 너무나 놀란다. 프로스페로는 미란다가 더 이상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에 가서 잠을 자도록한다. 3장은 아리엘과 프로스페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아리엘은 프로스페로의 지시대로 미란다를 방에 데려다 주고 왔다고 말한다. 프로스페로는 아리엘에게 난파선에서 빠져 나온 사람들을 그룹으로 나누어 관리하라고 지시한다. '머리카락 할 올도 상하지 않는 사람들, 옷에 얼룩하나 묻지 않는 사람들'과 '옷을 깨끗하게 빨아주고 말려 주어야 하는 사람들, 섬에 있는 사람들에게 공격을 할 사람들'으로 나누라고 지시한다.


비엔나 슈타츠오퍼 무대. 프로스페로와 미란다


4장은 칼리반과 프로스페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미란다는 잠들어 있다. 칼리반이 타나타서 프로스페로가 어째서 저런 재난을 일으켰는지 의아해 한다. 프로스페로는 칼리반에게 나가 있으라고 말하면서 '지겨운 노에같으니라구, 어서 너의 동굴로 가거라'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아리엘을 다시 부른다. 5장은 프로스페로와 아리엘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미란다는 계속 잠들어 있다. 미란다는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리엘이 프로스페로에게 지시한대로 모두 수행했다고 보고한다. 프로스페로는 아리엘에게 섬의 다른 쪽에 있는 알론소 왕의 아들인 페르디난드를 데려오라고 지시한다. 아리엘은 지금까지 프로스페로의 분부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들어왔기 때문에 그러면 언제끔 자유를 줄 것이냐고 묻는다. 프로스페로는 앞으로 12년 후에는 틀림 없이 자유를 주겠다고 대답한다. 프로스페로와 아리엘은 그런 대화를 나눈 후에 어디론가 떠나고 무대에는 해변에 잠들어 있는 미란다만이 남아 있다. 6장의 부제는 페르디난드와 미란다이다. 프로스페로와 아리엘은 이 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해변에 도착한 페르디난드는 잠들어 있는 미란다를 발견한다. 페르디난드는 처음에 미란다가 정령이라고 생각한다. 잠시후 미란다가 깨어난다. 미란다는 앞에 서 있는 페르디난드를 보고 누구인지 의아해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금방 서로 매력을 느낀다. 그때 프로스페로가 나타난다. 프로스페로는 페르디난드에게 알론소가 과거에 행한 일들을 얘기해 준다. 그런 얘기를 들은 페르디난드는 처음 듣는 얘기이므로 충격을 받아 꼼짝도 못한다. 페르디난드는 미란다를 깊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프로스페로가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프로스페로는 페르디난드가 미란다에게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이번에는 아리엘에게 알론스와 그의 일행을 데려 오라고 지시한다.


프로스페로(사이몬 킨리사이드)와 미란다(이사벨 레오나드). 메트로폴리탄 무대


[2막] 1장에는 왕, 섬에서의 무리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합창단(선워들과 모든 사람들)은 그 험난한 폭풍 속에서 어떻게 생존할수 있었는지 놀라운 뿐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그러자 한쪽에 숨어 있던 프로스페로는 아리엘에게 '저들을 조롱하고 괴롭히고 화가 나게 만들고 못살게 굴거라. 그리고 막대기로 찌르고 위해주는 척 하면서 골탕을 먹이거라. 저들에게 아무런 평안도 주지 말아라'라고 지시한다. 이 장면의 영어 대본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Taunt them, haunt them. Goad and tease. Prick then, trick them, Gove them no pease 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알론소 왕의 마음을 비통하게 만든 것은 아들 페르디난드를 잃은 것이다. 그런 알론소를 곤살로가 위로한다. 이러할 즈음에 아리엘의 짖궂은 장난이 시작된다. 무리 중의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무리들을 서로 오해하게 만들어서 편을 가르도록 한다. 갈라진 사람들은 서로 다투기 시작한다. 그때 칼리반이 도착함으로서 두 편의 다툼은 중지된다. 2잠에는 칼리반과 무리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곧이어 트린쿨로와 스테파노가 칼리반에게 술을 마시라고 거의 강제적으로 권유한다. 아리엘은 자기의 마음대로 사람들이 편을 갈라서 다투자 신이 나서 짖궂은 장난을 계속한다. 사람들이 아리엘에게 이 섬에서는 언제나 이렇게 소란스러우냐고 묻자 아리엘은 이 섬은 원래부터 소란과 소음으로 가득차 있으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폭풍 속의 아리엘


아리엘은 이참에 섬을 지배하는 사람이 다름 아니라 과거에 밀라노의 왕이었던 프로스페로라고 밝히려다가 마침 프로스페로가 등장하자 입을 다물고 어디론가 바삐 사라진다. 알론소 왕과 곤살로는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혼돈스럽기만 하다. 두 사람은 어찌되었든 섬을 모두 뒤져서라도 아들 페르디난드를 찾기로 작정한다. 이에 프로스페로는 마법으로서 이들을 엉뚱한 곳을 찾아다니도록 한다. 프로스페로의 노래가 Search where there's no path. Go in circles. Drink the salt marsh 이다. 길이 없는 곳으로 찾아다니도록 하라, 빙빙 돌면서 제자리로 오게 만들어라. 목이 마르면 늪지대의 소금물을 마시도록 하라는 내용이다. 3장에는 칼리반, 스테파노, 트린쿨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아주 잠시이지만 무리들은 칼리반이 과거에 이 섬의 주인이었다는 말을 듣고 그를 섬의 주인으로 다시 만들려는 음모를 꾸미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4장은 페르디난드와 미란다의 장면이다. 페르디난드와 미란다는 이제 죽고 못사는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미란다는 페르디난드를 아버지 프로스페로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그전에 프로스페로는 페르디난드에게 자기의 하인이 되어 종사하라고 요구한바 있다. 프로스페로는 미란다는 페르디난드에게 빼앗긴 것 같아서 슬프다. 하지만 미란다가 행복하다면 자기의 슬픔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스페로의 노래가 Miranda. I've lost her. I cannot rule their minds. My child has conquered me. A stronger power than mine. Has set the young man free. 이다.



미란다(이사벨 레오나드)가 프로스페로에게 잡혀 있는 페르디난드(알렉 슈라더)를 자유롭게 만들고자 한다.


[3막] 1장은 칼리반, 트린콜로, 스테파노...모두 취한 사람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못나고 못된 세 사람은 섬을 가로 지르며 마치 망아지처럼 겅충겅충 뛰어다닌다. 세 사람은 스테파노가 섬의 왕의 되는 순간이 온다고 선포하며 아울러 칼리반은 마법으로부터 자유롭게 된다고 선언한다. 2장은 프로스페로와 아리엘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아리엘은 프로스페로에게 사람들을 섬의 이곳저곳으로 데리고 다녔다고 보고하고 이어서 이제는 자기를 자유롭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과연, 알론소 왕과 기타 사람들이 몹시 지쳐서 들어온다. 이들은 당장이라도 쓰러질것 같다. 프로스페로의 못된 동생인 안토니오와 알론소 왕의 못된 동생인 세바스티안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피곤했던지 금방 잠에 골아 떨어진다. 두 사람은 자면서 알론소 왕을 살해하는 음모를 꾸민다. 이들의 음모는 아리엘이 사람들에게 어서들 깨어나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좌절된다. 아리엘은 아마도 프로스페로의 지시에 의해서인지 야외에서 잔치를 준비한다. 그리고는 아무 소리도 없이 사라진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아리엘마저 없어지자 더 큰 혼란에 빠진다. 프로스페로는 자기의 원수들이 무리를 이제 마음대로 콘트롤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페르디난드(토비 스펜스)와 미란다(패트리시아 리슬리). 산타페 오페라


3장은 미란다와 페르디난드에 대한 내용이다. 두 사람은 프로스페로에게 자기들이 이미 결혼했다고 말한다. 그때 아리엘이 도착해서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한다. 이어서 아리엘은 페르니단드의 아버지인 알론소 왕이 사실을 살해 당하지 않고 살아 있다고 보고한다. 프로스페로는 이제 더 이상 마법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우리의 잔치는 끝났도다. 모든 것은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칼리반이 스테파노, 트린콜로와 함께 나타난다. 칼리반은 아직도 미란다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본 프로스페로는 세 사람을 사라지게 만든다. 프로스페로는 아리엘에게 한시간 안으로 자유롭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4장은 칼리반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무대이다. 프로스페로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의 정체를 비로소 밝힌다. 그리고 알론소 왕에게 미란다와 페르디난드가 결혼한 사실을 밝힌다. 스테파노와 프린콜로가 다시 등장하자 모두들 즐거워하며 서로서로 감사주고 위해 준다. 곤살로가 '이 섬에 축복이 있을지어다. 프로스페로는 왕국을 찾았고 페르디난드는 신부를 만났도다.'라며 찬양한다. 모두들 배를 수리하기 위해 떠난다. 프로스페로는 자기를 왕좌에서 쫓아낸 동생 안토니오를 용서한다. 그리고는 마법의 지팡이를 부러트린다. 아리엘이 떠나는 소리가 무대 뒤에서 들린다. 5장은 칼리반이 혼자 있는 무대이다. 아리엘은 무대 뒤에 있다. 칼리반은 갑자기 모든 것이 변한 것을 깨닫는다. '여기에 누가 있었던가? 그들은 모두 어리도 갔단 말인가?'이다. 아리엘의 즐거운 음성이 무대 뒤에서 들린다.



연회장면에서의 아리엘, 안토니오, 알론소, 세비스티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