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97. 리하르트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

정준극 2017. 1. 6. 15:19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 - The Rhinegold

'니벨룽의 반지' 전 4편 중 첫번째


라인의 처녀들.



바그너는 '링 사이클'을 하루에 한 편씩 3일 동안 공연하는 것으로 구상했다. 그러다가 '링 사이클'에 대한 사전지식을 알려 줄 별도의 드라마도 하나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서막인 셈이다. 그래서 '라인의 황금'이 마련되었다. 바그너가 구상했던 3 Days+Preliminary Evening 이 성사된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라인의 황금'을 굳이 사전 드라마라고 간주하지는 않는다. '링 사이클'의 첫번째 오페라로 인정하고 있다. 바그너가 '링 사이클'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바바리아의 루드비히 왕은 남들보다 먼저 보고 싶었다. 그래서 바그너에게 '라인의 황금'과 '발퀴레'만이라도 우선 볼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바그너는 루드비히 왕이 많은 후원을 했기 때문에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1869년 9월 22일 뮌헨 국립극장에서 '라인의 황금'을 처음 공연했다. 베이스 아우구스트 킨더만(August Kindermann)이 보탄을 맡았고 바리톤 칼 피셔(Karl Fischer)가 알베리히를, 테너 하인리히 포글(Heinrich Vogl)이 로게를 맡았으며 라인의 세 처녀는 소프라노 안나 카우프만(Anna Kaufmann), 소프라노 '테레제 포글(Therese Vogl), 메조소프라노 빌헬미네 리터(Wilhemine Ritter)가 맡은 공연이었다. '링 사이클'의 전편 모두가 처음으로 공연된 것은 그로부터 무려 7년 후인 1876년 8월 13-17일 새로 건축한 바이로이트 페스트슈필하우스(Festspielhaus)에서였다.


현재의 뮌헨국립극장. 2차 대전 중 폭격으로 파괴되어서 1963년에 다시 건축한 건물이다. '라인의 황금'이 초연된 국립극장은 1825년에 지은 것이다. 뮌헨의 막스 요제프 플라츠에 있다. 광장에 있는 동상은 막시밀리안 요제프 왕이다.


'라인의 황금'은 '링 사이클'을 구성하고 있는 4편의 오페라 중에서 첫번째에 해당하는 것이고 4편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먼저 일반에게 선을 보인 작품이지만 바그너가 '링 사이클'을 작곡할 때에는 가장 나중에 완성한 것이다. 바그너는 애초에 주인공인 지그프리트의 죽음만을 내용으로 삼아서 한 편의 오페라를 작곡하려 했다. 그러다가 지그프리트의 청년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다보니 발키리들의 이야기도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으며 이어서 브륀힐데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3편의 오페라를 만들어서 매일 한 편씩 공연하는 계획을 세웠다. 바그너가 1851년 8월에 Eine Mittheilung an meine Freunde(나의 친구와의 편지)라는 글을 통해서 3편의 오페라를 만들 계획임을 선언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였다. 그러다가 10월에는 '아무래도 서막 형태의 또 하나 오페라가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그너는 즉시 서막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오페라의 작곡에 돌입했다. 바그너는 작곡을 시작했지만 제목은 무엇으로 해야할지 망설였다. '도둑: 서막'(Der Raub: Vorspiel)을 생각해 보았다. 니벨룽인 알베리히가 라인의 황금을 훔쳐갔기 때문이다. '라인 황금 도둑'(Der Raub des Rheingoldes)라고도 생각해 보았다. 결국 '라인의 황금'(Das Rheingold)로 최종 결정했다.  


난장이 알베리히가 라인의 황금을 훔치는 장면. 라인의 처녀들이 막으려고 하지만 어쩔수 없이 빼앗긴다.


'라인의 황금'은 1869년 9월 22일 뮌헨 국립극장에서 단독으로 처음 공연되었다. 루드비히 2세 왕의 부탁에 의해서였다. 지휘자는 프란츠 뷜너(Franz Wüllner)였다. '라인의 황금'이 '링 사이클'의 한 파트로서 초연된 것은 1876년 8월 13일 바이로이트 극장에서였다. 지휘자는 한스 리히터(Hans Richter)였다. '라인의 황금'의 출연진은 라인의 처녀들, 신들, 니벨룽들, 거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1869년 뮌헨 국립극장에서의 출연자들과 1876년 바이로이트 극장에서의 출연자들이 누구였는지 함께 소개한다.


2015년 바이로이트 무대. 라인의 세 처녀와 알베리히


[라인의 처녀들]

- 보글린데(Woglinge: S): Anna Kaufmann, Lilli Lehmann

- 벨군데(Wellgunde: S 또는 MS): Therese Vogl, Marie Lehmann

- 플로스힐데(Flosshilde: MS): Wilhelmine Ritter, Minna Lammert

[신들]

- 보탄(Wotan: B-Bar): August Kindermann, Franz Betz 

- 로게(Loge: T): Heinrich Vogl, Heinrich Vogl

- 프리카(Fricka: MS): Sophie Stehle, Friederike Grün

- 프라이아(Freia: S): Henriette Müller, Marie Haupt

- 돈너(Donner: Bar): Karl Samuel Heinrich, Eugen Gura

- 에르다(Erda: Cont): Emma Seehofer, Luise Jaide

[니벨룽들]

- 알베리히(Alberich: Bar): Karl Fisicher, Karl Hill

- 미메(Mime: T): Max Schlosser, Max Schlosser

[거인들]

- 파솔트(Fasolt: B-Bar 또는 B): Toni Petzer, Albert Eilers

- 파프너(Fafner: B): Kaspar Bausewein, Franz von Reichenberg


1876년 '라인의 황금' 바이로이트 초연의 무대 스케치.


'라인의 황금'은 후속인 3편에 비하여 공연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2시간 반 정도가 걸릴 뿐이다. '라인의 황금'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 오페라에서처럼 막간의 휴식이 없이 계속 공연되도록 하고 있다. '라인의 황금'의 전체 음악은 서곡에 해당하는 도입부에 집약되어 있다. 서곡은 상당히 오랜 시간 지속된다. 136 음절(Bar)로 구성되어 있으며 4분 이상이나 시속되고 있다. 잔잔하면서도 무거운 듯한 서곡의 음악은 도도히 흐르고 있는 라인강을 표현한 것이다.


1933년 독일에서 발행한 '라인의 홤금' 기념우표


[1장] 라인의 세 처녀들(어떤 버전에는 라인의 님프들. 보글린데, 벨룬데, 플로스힐데)이 라인강에서 헤엄을 치면서 장난스럽게 놀고 있다. 보글린데가 아주 천진스러운 노래를 부른다. 보글린데의 멜로디는 나중에 라인의 처녀들을 상징하는 멜로디로서 자주 사용된다. 주로 밤에만 활동하는 난장이 니벨룽인 알베리히가 라인의 처녀들에게 마음이 빼앗겨서 그 중에서 한 처녀만이라도 붙잡으려 하지만 라인의 처녀들은 이리저리 피하면서 오히려 추하게 생긴 알베리히를 조롱하며 무시한다. 알베리히는 라인의 처녀들로부터 모욕을 당했다고 믿어서 화를 내며 내심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잠시후 태양이 솟아 오르자 찬란한 태양 빛으로 근처의 바위 위에 있는 황금이 작열하듯 보인다. 라인의 처녀들이 라인의 황금을 찬양하자 알베리히는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라인의 처녀들은 알베리히에게 이들의 아버지가 황금을 지키고 있으라고 명령했음을 상기시키고 덧 붙여서 만일 이 황금으로 마법의 반지를 만들면 그 반지를 지닌 사람은 세상을 지배할수 있게 될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그러나 아무나 반지를 소유할 수는 없으며 처음으로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만이 가질수 있다고 말한다. 라인의 처녀들은 난장이 알베리히가 탐욕스러운 인물이라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라인의 황금을 훔쳐갈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인의 처녀들이 알베리히에게 마음 놓고 그런 얘기를 해 주는 것은 알베리히가 사랑을 도저히 포기할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인의 처녀들의 생각은 틀린 것이다. 라인의 처녀들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조롱을 받았으며 사랑에 대한 저주를 받은 알베리히는 분노의 마음이 솟구쳐서 모든 사랑을 거부하고 저주한 후에 황금을 훔쳐서 자기의 소굴로 돌아간다. 라인의 황금을 뜻하지 아니하게 빼앗긴 라인의 처녀들은 알베리히를 염려하지 않았던 것을 크게 후회하며 울부짖지만 소용이 없다.


라인의 처녀들과 알베리히.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2장] 신들의 지배자인 보탄(북구에서는 오딘)이 산정에서 부인인 결혼의 여신 프리카와 함께 잠들어 있다. 잠시후 잠에서 깨어난 프리카는 자기 뒤에 나타난 웅장한 궁전을 보고 감동한다. 프리카는 잠들어 있는 보탄을 깨워서 새로운 궁전(성)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거인 형제인 파솔트와 파프너가 보탄의 부탁으로 지은 궁전이다. 보탄은 영악한 로게의 말대로 거인 형제에게 궁전을 완성하면 프리카의 동생이며 청춘과 미의 여신인 프라이아(프레야)를 넘겨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보탄은 그렇게 약속했지만 실제로 프라이아를 넘겨 줄 생각은 가지지 않았었다. 보탄은 영리한 하인인 로게에게 세상에 내려가서 거인들에게 줄 다른 물건을 찾아보도록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전을 예정보다 일찍 완공한 거인 형제들은 약속대로 프라이아를 데리고 가겠다고 나선다. 거인들에게 붙잡히지 않으려는 프라이아가 정신을 나간듯 도망쳐 뛰어 들어온다. 보탄이 거인 형제들을 막아서자 파솔트가 보탄에게 일을 끝냈으니 약속한 대로 프라이아를 달라고 요구한다. 파솔트는 보탄이 창끝으로 계약의 내용을 새겼으니 절대로 약속을 깨트릴수는 없다고 말한다. 천둥의 신 돈너(북구에서는 토르)와 봄의 신 프로가 자기들의 여동생인 프라이아가 거인들에게 빼앗기는 것을 막기 위해 도착한다. 돈너가 두 거인에게 햄머를 흔들려고 하자 보탄이 제지하며 약속은 약속이므로 힘으로 깨트릴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세상에 보낸 로게가 어서 좋은 선물을 가지고 와서 프라이아 대신에 주게 되기를 바란다.


거인 형제와 제신들


얼마후 로게가 화염을 흩날리면서 돌아오지만 실망스런 소식을 전한다. 남자들에게 여인에 대한 사랑을 포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포기하는 댓가로 줄 마땅한 물건을 찾지 못해서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 한 사람을 만나긴 했는데 알베리히라는 니벨룽이었다는 것이다. 알베리히는 라인의 황금을 훔쳐서 막강한 권력의 반지를 만들어서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무슨 사연이 있는지 여인에 대한 사랑을 거부했다는 것이다.(앞서서 알베리히는 라인의 처녀들에게 사랑을 포기하고 거부한다고 선언하고서 황금을 훔쳐온바 있다.)  보탄을 비롯한 돈너와 프로, 그리고 프리카 등은 누구든지 그런 반지가 있다면 소유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 소리를 들은 파프너가 니벨룽의 반지를 주면 프라이아 대신에 받겠다고 말한다. 실은 보탄도 세상을 지배할수 있는 니벨룽의 반지를 차지하고 싶지만 프라이아를 생각하면 그러기도 어려워서 난처한 입장이다. 그러나 어쨋든 거인들에게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거인 형제들은 보탄이 반지와 프라이아 중에서 어떤 것을 주어야 할지 주저하자 마냥 기다릴수만은 없다면서 일단 프라이아를 데리고 가고자 한다. 그러면서 그날 저녁때까지 반지를 구해서 주지 않으면 프라이아를 영원히 데리고 있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프라이아가 가지고 있는 황금 사과는 신들이 영원한 젊음을 지닐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프라이아가 떠나서 거인들과 함께 지내게 된다면 황금 사과를 얻지 못해서 금방 늙고 쇠약해 질것이라는 걱정이다. 마침내 보탄은 프라이아를 찾아오기 위해서 지하세계에 있는 알베리히의 왕국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지하세계의 왕국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로게가 보탄의 가이드로서 동행키로 한다. 이어 오케스트라 간주곡이 뒤따른다. 보탄과 로게가 니벨룽의 왕국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묘사한 간주곡이다. 오케스트라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18개의 소리를 내는 모루들의 합창과 같은 연주가 시작된다. 니벨룽의 주제이다. 니벨하임(Nibelheim)에서 노예처럼 일하고 있는 난장이들의 장면을 그린 것이다. (니벨하임은 북구의 신화에 나오는 안개의 나라를 말한다. 지구 최북단의 어둡고 추운 나라이다.)


거대한 용으로 변신한 알베리히를 대적하는 보탄과 로게


[3장] 니벨하임에서 알베리히가 반지의 힘으로 니벨룽 난장이들을 노예처럼 부려먹고 있다. 알베리히는 동생으로서 대단히 재주가 좋은 대장장이인 미메에게 마법의 헬멧을 만들라고 강요한다. 타른헬름(Tarnhelm)이다. 알베리히는 타른헬름을 쓰고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서 난장이들을 더욱 고통 속에 부려먹을 생각이다. 그런데 타른헬름은 쓴 사람의 모습도 바꿀수가 있고 그 사람을 먼 곳으로 이동시킬수도 있다. 지하세계의 니벨룽 왕국에 내려간 보탄과 미메는 우선 미메를 만난다. 미메는 알베리히가 라인의 황금으로 마법의 반지를 만들어서 니벨룽들을 혹독하게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준다. 알베리히가 돌아와서 노예들을 두 편으로 가른후 엄청난 양의 황금 더미를 쌓도록 한다. 난장이 노예들이 작업을 마치자 알베리히는 노예들을 모두 해산시키고 그제서야 자기를 찾아온 두 사람에게 시선을 돌린다. 알베리히는 보탄과 로게에게 황금으로 세상을 정복할 계획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해 준다. 로게가 알베리히에게 잠들어 있을 때 도둑이 들어와서 황금을 훔쳐가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다. 알베리히는 타른헬름이 자기를 투명인간으로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다른 형상으로도 만들어 줄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로게는 타른헬름의 효능을 믿지 못하겠다면서 어디 한번 시범을 보여 달라고 얘기한다. 알베리히가 타른헬름을 쓰고 커다란 뱀(또는 해석에 따라서 용)으로 변한다. 로게는 대단히 감동을 받은 것처럼 감탄하며 알베리히에게 이번에는 만일 사이즈가 작으면 숨기에 좋을 것이니 사이즈를 줄일수도 있느냐고 묻는다. 알베리히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듯 이번에는 작은 두꺼비로 변한다. 보탄과 로게는 순간 두꺼비를 잡아서 꽁꽁 묶고는 산꼭대기로 끌고 올라간다.


스페인 오비에도 무대. 라인의 처녀들과 난장이 니벨룽인 알베리히


[4장] 산정에서 보탄과 로게는 알베리히에게 그가 가지고 있는 재산을 내놓으면 풀어주겠다고 말한다. 보탄과 로게는 알베리히의 오른 팔을 풀어준다. 알베리히는 반지를 사용해서 니벨룽 노예들을 불러온후 이들에게 황금 더미를 옮겨오라고 지시한다. 황금이 모두 옮겨지자 알베리히는 타른헬름을 돌려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로게는 타른헬름은 몸값의 일부이므로 돌려줄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결국 보탄은 마침내 알베리히에게 반지를 내 놓으라고 요구한다. 알베리히가 완강히 반대하지만 보탄은 알베리히의 손가락에서 억지로 반지를 빼내어서 자기의 손가락에 낀다. 알베리히는 반지를 빼앗기자 절망에 빠진다. 알베리히는 이들의 틈을 헤치고 도망치듯 빠져나가면서 마지막으로 반지에게 저주를 내린다. 반지가 자기의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 누군가 가지고 있는 사람은 반지를 가지고 있는 한 걱정과 불안 속에 살게 될 것이며 결국에는 다른 사람에게 죽임을 당해서 반지를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저주이다. 또 새로 반지를 차지한 사람도 역시 불안한 삶을 살다가 누군가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고 반지를 빼앗길 것이라는 것이다. 알베리히의 '죽음의 저주'에 대한 라이트모티프는 '링 사이클' 전반에 걸쳐 수시로 등장하는 것이다. 산정에서 신들이 다시 모인다. 파솔트와 파프너가 전에 강제로 데려갔던 프라이아를 메고 도착한다. 파솔트는 프라이아를 그냥 보내주기가 싫은 모양이다. 보탄에게 황금을 프라이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높이까지 쌓아서 달라고 말한다. 그보다도 우선 프라이아의 모습을 숨겨서 다시는 거인들이 찾이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보탄은 어쩔수 없이 가지고 있던 타른헬름을 프라이아에게 주어 모습을 감추도록 한다. 그런데 파솔트가 황금 더미에 있는 틈을 통해서 프라이아의 눈동자를 본다. 파솔트는 보탄에게 반지로 황금에 생긴 틈을 막아 달라고 요구한다. 이에 로게는 반지의 원래 주인은 라인의 처녀들의 것이라고 설명한다. 반지에 대한 알베리히의 저주를 생각해서이다. 그러자 보탄이 화를 내면서 반지는 그의 것이니 그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선언한다. 거인들이 프라이아를 다시 붙잡고 떠나고자 한다. 이번에는 아주 영원히 데려가려는 것이다.


니벨하임에서 난장이 니벨룽들을 노예로 부려먹고 있는 알베리히


갑자기 땅의 여신인 에르다가 땅속으로부터 솟아 나온다. 에르다는 보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던 신이다. 에르다는 보탄에게 곧 영겁의 파멸이 있을 것이니 저주받은 반지를 속히 포기하라고 강조한다. 보탄은 아무래도 저주받은 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내키지 않아서 곧바로 저만치 떠나고 있는 거인 형제들을 불러서 반지를 주겠으니 프라이아를 내려 놓으라고 말한다. 거인들은 프라이아를 내주고 쌓여있는 황금을 나누기 시작한다. 하지만 누가 반지를 가질것이냐를 두고서는 서로 심하게 다툰다. 파프너가 몽둥이로 파솔트를 때려서 결국 죽이고 황금을 모두 차지한다. (오케스트라는 죽음의 저주에 대한 라이트모티프를 반복에서 연주한다.) 보탄은 알베리히의 저주가 무서운 파워가 있음을 알고 심히 두려워한다. 로게는 보탄이 정말로 행운의 존재라면서 감탄한다. 왜냐하면 보탄이 포기한 황금 때문에 원수인 거인 형제들이 서로 죽이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파프너가 황금을 가지고 떠나자 신들은 마침내 자기들의 새로운 집인 궁전으로 들어가게 된다. 돈너는 공기를 맑게하기 위해 천둥을 동반한 폭우를 부른다. 천둥폭우가 지나가자 프로가 무지개 다리를 만들어서 궁전으로 건너가도록 만든다. 보탄이 신들을 이끌고 다리를 건너서 궁전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보탄은 궁전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그자리에서 침묵하고 있더니 새로운 궁전을 발할라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선언한다. 프리카가 보탄에게 발할라는 이름이 무슨 의미냐고 묻자 보탄은 자기의 계획이 모두 결실을 맺게 되면 그 의미를 알수 있게 될것이라고 마치 수수께끼처럼 알수 없는 대답을 한다. 로게만이 신들과 함께 새로운 궁전으로 건너가지 않는다. 그러면서 신들은 자기들의 종말을 공연히 서두르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로게는 관중들에게 신들을 모두 파괴하는 유혹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로게는 신들이 모두 거짓으로 영광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도 덧 붙인다. 저 아래로부터는 황금을 잃어버린데 대하여 슬퍼하고 있는 라인의 처녀들의 노래소리가 들린다. 보탄이 로게에게 라인의 처녀들이 노래를 부르지 않도록 하라고 말하지만 라인의 처녀들은 노래를 그치려 하지 않는다. 신들은 라인의 처녀들을 무시하고 새로운 궁전으로 들어간다. 라인의 처녀들은 신들의 영광이란 것은 한낱 환영일 뿐이라고 말한다.


발할라로 건너가려는 신들. 메트로폴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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