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98. 리하르트 바그너의 '발퀴레'(Die Walküre)

정준극 2017. 1. 12. 10:16

발퀴레(Die Walküre) - The Valkyrie

'니벨룽의 반지'의 두번째 오페라

발퀴레는 전장에서 죽은 영웅들의 혼령을 발할라로 데려가는 여신들


발키리들.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발퀴레'는 바그너의 악극인 '니벨룽의 반지'에서 두번째 작품이다. 그런데 바그너는 '라인의 황금'을 서막으로 간주하였으므로 그렇다면 3막의 '발퀴레'는 3부작(Tetralogy)의 첫번째 작품이 된다. 바그너는 '링 사이클'이라고도 불리는 '니벨룽의 반지'를  A Stage-festival drama for three days and a preliminary evening(3일, 그리고 전야를 위한 무대 드라마)라고 불렀다. 그래서 '발퀴레'는 3부작 '니벨룽의 반지'의 첫날 공연작품이 된다(The first day of the tetralogy 'Der Ring des Nibelungen'). '니벨룽의 반지'의 모든 대본은 바그너 자신이 작성했다. '발퀴레'는 1870년 6월 26일 뮌헨의 왕립궁정국립극장(Königliches Hof- und National-Theater)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현재의 뮌헨 국립극장이다. 바그너는 '발퀴레'를 훗날 전체 '링 사이클' 공연의 일환으로 공연하고 싶었으나 바그너의 후원자인 바바리아의 루드비히 2세가 어서 보고 싶다고 해서 어쩔수 없이 미리 단독으로 공연하게 되었다. '발퀴레'가 '링 사이클'의 일환으로서 처음 공연된 것은 그로부터 6년 후인 1876년 8월 14일 새로 지은 바이로이트 페스트슈필하우스에서였다. 실상 '링 사이클'은 1876년 8월 13일에 '라인의 황금'으로부터 시작하여 다음날 '발퀴레'를 거쳐 '지그프리트'가 공연되었고 8월 17일에 '신들의 황혼'으로서 첫 완전 공연을 마무리하였다. 1876년 8월 바이로이트에서의 '링 사이클' 공연은 오늘날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발의 전신이다. '링 사이클'이 바이로이트 이외의 나라에서 처음 공연된 것은 이듬해인 1877년 4월 미국 뉴욕에서 뉴욕음악원에 의한 것이었다. 바그너는 자기의 '링 사이클'이 바이로이트 이외에서 공연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그는 공연뿐만 아니라 발췌곡의 콘서트 연주도 싫어했다. 특히 '발퀴레'에서 '발키리들의 기행'만이 별도로 연주되는 것을 싫어했다. 일종의 자존심 문제 때문이었다. '발퀴레'가 1870년 뮌헨의 국립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고 이어 1876년 바이로이트 극장에서 전체 사이클의 일환으로 공연된 이래 사람들은 '발키리의 기행'을 별도로 연주할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했지만 바그너는 철저하게 엠바고를 걸어 놓았다. 그러나 그러한 엠바고도 실은 바그너 자신이 깨트린 셈이 되었으니 '발퀴레'가 일단 바이로이트 극장에서 초연을 갖자 그 후부터는 엠바고를 풀었기 때문이다. 즉, 이듬해인 1877년 5월 12일에 런던 초연이 있었고 더구나 바그너가 그 초연을 직접 지휘했다.  


1870년 초연의 사진. 지글린데(테레제 포글)가 지그문트(하인리히 포글)에게 꿀술인 미드를 뿔잔에 담아 마시도록 한다.


'발퀴레'의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이름은 1870년 뮌헨 국립극장에서의 초연에서의 캐스트, 두번째 이름은 1876년 바이로이트 페스트슈필하우스에서의 전체 '링 사이클' 초연시의 캐스트이다.


[인간들]

- 지그문트(Siegmund: T). Heinrich Vogl, Albert Niemann

- 지글린데(Sieglinde: S). Therese Vogl, Josephine Schefsky

- 훈딩(Hunding: B). Kaspar Bausewein, Josef Niering

[신들]

- 보탄(Wotan: B-Bar). August Kindermann, Franz Betz

- 프리카(Fricka: MS). Anna Kaufmann, Friederike Grün

[발키리들]

- 브륀힐데(Bruhnhilde: S). Sophie Stehle, Amalie Materna

- 게르힐데(Gerhilde: S). Karoline Lenoff, Marie Haupt

- 오르틀린데(Ortlinde: S). Henriette Müller, Marie Lehmann

- 발트라우테(Waltraute: MS). Hamauer, Luise Jaide

- 슈베르틀라이테(Schwertleite: Cont.). Emma Seehofer, Johanna Jachmann-Wagner

- 헬름뷔게(Helmwige: S). Anna Possart-Deinet, Lilli Lehmann

- 지그루네(Siegrune: MS). Anna Eichheim, Antoine Amann

- 그림게르데(Grimgerde: MS). Wilhemine Ritter, Hedwig Reicher-Kindermann

- 로쓰봐이쎄(Rossweisse: MS). Juliane Tyroler, Maie Lammert


브륀힐데. 메트. 드보라 보이그트


[1막] 무서운 폭풍이 몰아친다. 지그문트는 어떤 집 한채를 발견하고 몸을 피하고자 한다. 전사인 훈딩의 집이다. 훈딩은 집에 없고 지글린데가 지그문트를 맞이한다. 지글린데는 훈딩과 결혼하여 살고 있다. 하지만 지글린데의 생활은 불행하다. 의심이 많고 폭력적이다. 지그문트는 지글린데에게 적들의 추격을 피해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지글린데는 지그문트에게 꿀술(미드)을 권하며 기운을 차리라고 말한다. 지그문트는 미드를 마신 후에 지글린데가 자기로 인하여 불행한 저주를 받게 될지도 모르므로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자 지글린데는 지그문트를 만류하면서 '이미 이 집에는 불행이 살고 있으므로 당신으로 인해서 더 이상 불행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잠시후 훈딩이 돌아온다. 훈딩은 지그문트가 있는 것을 못마땅해 하지만 관습에 의해서 집에 찾아온 손님을 푸대접할수는 없으므로 마지못해 지그문트를 환영하며 머물러 쉬라고 말한다. 지글린데는 어쩐 일인지 불현듯 찾아온 지그문트에 대해서 무언가 점점 끌리고 있다. 그래서 지그문트에게 그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한다. 지그문트는 어느날 아버지와 함께 집에 돌아와보니 어머니는 죽임을 당해 있고 쌍둥이 누이는 납치되어 어디론가 갔다고 한다. 그후 지그문트는 아버지와 함께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지냈으며 그러다가 아버지와도 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날 지그문트는 어떤 사람이 자기의 딸을 어떤 남자와 강제로 결혼시키려하자 참을수 없어서 소녀의 친척들과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고 한다. 지그문트의 창은 부러지고 소녀는 죽임을 당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그문트는 사람들의 추격을 피해서 도망다니다가 훈딩의 집을 발견하고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는 얘기를 한다. 지그문트는 처음부터 자기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는 지글린데와 훈딩에게 자기의 이름이 베발트(Wehwalt)라고 소개했다. 원한으로 가득차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마리인스키 무대. 지글린데와 브뤼힐데 그리고 발키리들


지그문트의 이야기가 끝나자 훈딩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서서 자기야 말로 지그문트를 추격하던 사람 중의 하나였다고 말한다. 훈딩은 지그문트에게 오늘 밤은 자기 집에서 쉬도록 하겠지만 내일 아침에는 자기와 결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훈딩은 지글린데를 데리고 다른 방으로 간다. 지그문트와 지글린데가 함께 있는 것이 싫어서이다. 지글린데는 지그문트를 그대로 두고 포악한 훈딩과 함께 있어야 해서 마음이 괴롭다. 한편, 지그문트는 피신해 온 곳이 자기를 추격하던 훈딩의 집인 것을 알고 자기의 더없는 불운을 탄식한다. 지그문트는 내일 아침의 결투를 피할수 없다는 생각과 함께 아버지가 해주었던 말을 상기한다. 아버지는 지그문트에게 지그문트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검을 찾아 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잠시후 지글린데가 지그문트에게 다시 돌아온다. 훈딩에게는 잠오는 약을 먹여서 깊은 잠에 들게 하고 온 것이다. 지글린데는 강요에 의해서 어쩔수 없이 훈딩과 결혼했다고 밝힌다. 그런데 훈딩과의 결혼식 중에 어떤 노인이 나타나서 집안의 방 한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물푸레나무에 검을 박아 넣었는데 기운이 센 훈딩이 아니라 누구라도 꺼낼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글린데는 어느 영웅이 나타나서 물푸레나무에서 검을 빼내어 자기를 고통 속에서 구원해 주기를 바래 왔다고 말한다. 지그문트는 아름다운 지글린데에 대한 연민의 정이 솟구쳐서 지글린데를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지글린데도 지그문트를 사랑한다고 대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글린데의 마음 속에는 이 남자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감정이 솟구쳐 오른다. 지그문트가 자기 아버지의 이름이 밸제(Wälse: 어떤 버전에는 볼중)라고 말하자 지글린데는 크게 놀라며 그렇다면 당신은 베발트가 아니라 지그문트가 틀림없다고 소리친다. 이어 지글린데는 홀연히 나타난 노인이 남겨 놓은 검이 바로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말에 힘을 얻은 자그문트가 물푸레나무에 박힌 검을 손쉽게 빼낸다. 베발트라는 청년이 지그프리트라는 것을 확인한 지글린데는 자기가 바로 쌍둥이 누이인 지글린데라고 밝힌다. 감격한 지그문트는 자기의 검을 노퉁(Nothung)이라고 부르겠다고 선언한다. 이제 곧 있을 훈딩과의 결투에 필요한 검이라는 의미이다. 지그문트가 지글린데를 '나의 신부이며 나의 누이'라고 말하녀 지글린데를 끌어안는다. 두 사람이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Winterstürme wichen dem Wonnemond).


1876년 초연에서의 스케치. 훈딩의 집에 있는 물푸레나무에서 노퉁 검을 꺼낸 지그문트와 지그문트와 쌍둥이 인 지글린데


[2막] 보탄이 발키리인 딸 브륀힐데와 함께 바위산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보탄은 브륀힐데에게 내려가서 훈딩과 결투를 할 지그문트를 보호하라고 지시한다. 그때 보탄의 아내이며 결혼의 여신인 프리카가 나타나서 지그문트와 지글린데가 간통을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근친상간이라는 크나큰 죄를 저질렀으므로 마땅히 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리카는 보탄이 벨제라는 인간으로 모습을 바꾸어서 쌍둥이 남매인 지그문트와 지글린데의 아버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보탄은 사실 자기의 원대한 계획을 도와줄 영웅이 한 사람 있었그면 했는데 그영웅은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는, 심지어 제신의 왕이라고 하는 보탄 자신의 지배도 받지 않는 자유스런 영웅이어야 하며 그가 바로 지그문트이기 때문에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자 프리카는 지그문트가 누구의 간섭이나 지배도 받지 않는 자유스런 영웅이 아니라 보탄이 만든 창조물이기 때문에 그는 알지 못하겠지만 보탄에게 저당잡힌 사람이라고 대꾸한다. 궁지에 몰린 보탄은 어쩔수 없이 지그문트가 죽도록 놓아 두겠다고 약속한다. 프리카가 보탄과 브륀힐데를 남긴채 밖으로 나간다. 보탄은 브륀힐데에게 자기의 고민을 얘기한다. 보탄은 예전에 땅의 여신인 에르다가 세상의 종말에 대하여 예언하자 그 예언에 대하여 좀 더 알기 위해 에르다를 유혹하였고 그리하여 브륀힐데가 태어난 것을 얘기해 준다. ('라인의 황금'의 마지막 파트에 에르다의 예언이 나온다). 보탄은 브륀힐데와 여덟 명의 여동생들을 발키리로서 길렀다. 보탄이 딸들을 발키리로 양육한 것은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전사한 영웅들의 혼령들을 거두어 발할라로 데려와서 새로운 군대를 만들어 알베리히에 대적하기 위해서였다. 보탄은 알베리히가 세상을 지배할수 있는 반지를 사용하면 아무리 영웅들의 혼령들로 구성된 군대라고 해도 패배할 것을 잘 알고 있다. 보탄은 알베리히의 반지는 지금 거인 파프너가 가지고 있으므로 그로부터 반지를 되찾는 것이 급하다는 생각을 한다.


보탄과 브륀힐데.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파프너는 거대한 용으로 변하여서 숲속에 숨어서 니벨룽에게서 빼앗아 온 황금 보물들을 지키고 있다. 보탄은 파프너가 가지고 있는 반지를 되찾고 싶지만 반지를 빼앗긴 것은 보탄과 거인 형제와의 계약에 의해서이므로 아직도 계약이 효력이 있는한 보탄은 파프너로부터 반지를 마음대로 빼앗을수 없다. 그러므로 속박이나 약속이나 계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영웅이 필요했던 것이다. 보탄은 그 영웅이 자기를 대신해서 파프너를 물리치고 반지를 빼앗아 오기를 바랬던 것이고 그런 영웅으로서 자기의 아들인 지그문트를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프리카가 지적한 대로 지그문트는 누구의 구속도 받지 않는 자유스러운 영웅이지만 따지고 보면 보탄의 아들이므로 예속관계가 성립되므로 그런 관계라고 하면 파프너와의 싸움에서 질 것이므로 고민을 했던 것이다. 보탄은 프리카의 주장대로 지그문트를 죽게 만들기 위해 브륀힐데에게 지그문트와 훈딩과의 결투에서 훈딩이 이기도록 도와주라고 당부한다. 한편, 지그문트는 훈딩과의 결투를 피하기 위해서 지글린데를 데리고 훈딩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다. 두 사람은 겨우 험준한 협곡에 이르렀으나 지글린데는 죄책감과 함께 지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브륀힐데가 지그문트에게 다가와서 안타까운듯 지그문트가 죽을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말해준다. 그러나 지그문트는 브륀힐데가 자기를 발할라로 데려가기는 하지만 지글린데는 함께 갈수 없다고 하자 그렇다면 브륀힐데를 따라서 가기를 거절한다. 지그문트가 브륀힐데의 경고의 말을 무시한 것은 그에게 밸제의 검이 있기 때문이다. 지그문트는 그의 아버지가  밸제 검을 가지고 있으면 어떠한 결투에서도 승리할수 있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지그문트와 지글린데를 살리기 위해 아버지 보탄의 지시를 거역하는 브륀힐데


그러나 브륀힐데는 지그문트에게 그 검은 이미 효력을 잃었다고 말해준다. 그러자 지그문트는 브륀힐데의 말을 믿지 못하는듯 검을 꺼내어 정말로 자기만 발할라로 데려가고 지글린데는 데려가지 않겠다면 당장이라도 지글린데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위협한다. 브륀힐데는 지그문트의 열정적인 마음에 감동해서 비록 보탄이 지그문트를 훈딩과의 결투에서 패배하도록 지시했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지그문트가 승리하도록 도와주기로 마음 먹는다. 잠시후 훈딩이 지그문트와의 결투를 위해서 등장한다. 지그문트가 브륀힐데의 축복을 받아서 훈딩을 크게 제압하고 노퉁(검)으로 내려치려고 할 때 보탄이 나타나서 그의 창으로 지그문트의 노퉁을 쳐서 산산조각으로 만든다. 무기가 없어서 무방비 상태의 지그문트를 훈딩이 칼로 찔러 결국 죽인다. 보탄은 그래도 연민의 정이 있어서 지그문트의 시신을 내려다 보며 비통한 표정이다(보탄의 모놀로그). 한편, 브륀힐데는 산산조각이 난 노통의 파편들을 주어 모은후 지글린데를 말에 태워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보탄은 모욕적인 제스추어로 훈딩을 창으로 내리쳐서 죽인다. 그리고는 비록 자기의 딸이지만 자기에게 복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단히 화가나서 브륀힐데를 잡기 위해 떠난다.


지그문트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보탄. 마리인스키 무대


[3막] 브륀힐데를 제외한 나머지 발키리들이 산정에 모여 든다. 각자의 말안장에는 발할라로 데려갈 죽은 영웅들이 얹혀 있다. 잠시후 브륀힐데가 인간 여인인 지글린데를 말에 태워서 나타나자 모두들 놀란다. 브륀힐데는 동생 발키리들에게 도와 달라고 말하지만 모두들 열화와 같은 아버지를 거역하기가 어려워서 주저하며 더러는 거절한다. 지글린데는 브륀힐데에게 지그문트가 죽어서 너무 슬퍼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브륀힐데는 지글린데에게 지그문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으니 아이를 위해서라도 목숨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한다. 브륀힐데는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지그프리트라고 부르라고 말한다. 브륀힐데는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른다면서 지그문트의 검인 노통의 파편들을 지글린데에게 준다. 그리고는 보탄이 곧이어 추격할 것이지만 자기가 막아서 지체시킬 것이니 그동안 어서 멀리 피신하라고 말한다. 이때까지의 음악이 저 유명한 '발키리의 기행(騎行)'이다.


산정에 모여 있는 발키리들


보탄이 나타나서 자기에게 복종하지 않은 브륀힐데에게 벌을 주기 위해 재판한다. 브륀힐데는 발키리라는 지위를 박탈 당하고 신이 아닌 인간 여인으로서 산중에서 마법에 의해 깊은 잠에 빠져 있게 한다. 그리고 누구든지 그런 브륀힐데를 처음 보는 사람이 브륀힐데를 구할수 있게 한다. 이같은 선언을 들은 다른 발키리들은 크게 실망하고 안타까워해서 모두 자리를 피해 어디론가 사라진다. 브륀힐데는 보탄에게 자비를 구한다. 실상 브륀힐데는 보탄이 가장 총애햐는 딸이다. 브륀힐데는 그가 지그문트를 보호한 것은 그것이 보탄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말하자면 자기의 행동은 보탄의 뜻을 예상하고 그것을 따른 것이라는 얘기이다. 브륀힐데의 노래가 Der diese Liebe mir ins Herz gehaucht(He who breathed this love into me)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탄은 브륀힐데를 자유스럽게 만들어주지 않고 대신 브륀힐데의 마지막 청을 들어주기로 한다(브륀힐데의 노래가 War es so schmählich 이다). 산정에 브륀힐데를 두고 화염으로 둘러싸서 오직 용감한 영웅만이 화염을 물리치고 브륀힐데를 구원할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보탄과 브륀힐데는 그 영웅이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지그프리트라는 것을 직감한다. 이때에 지그프리트의 라이트모티프가 소개된다). 보탄은 브륀힐데를 바위 아래에 있도록 하고 마지막 작별을 위해 오랜 포옹을 한 후에 눈에 입맞춤을 하여 브륀힐데를 영원한 마법의 잠에 빠지게 한다. 그런 후에 보탄은 불의 반신반인인 로게에게 브륀힐데를 보호하는 화염 서클에 불을 붙이도록 한다. 그후 보탄은 '누구던지 나의 창끝을 두려워하는 자는 이 불길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선언한 후 비탄에 빠져 천천히 떠난다(보탄의 노래 Leb' wohl). 브륀힐데를 둘러싼 불길이 치솟기 시작할 때에 막이 내린다.


브륀힐데를 화염의 서클 안에 두고 영원한 잠에 빠지게 한 보탄


'발퀴레'에서 주목해야 할 음악들은 다음과 같다.

- 1막의 전주곡(폭풍이 치는 장면)

- 1막에서 지그문트의 '봄노래'와 지글린데와의 듀엣(Winterstürme wichen dem Wonnemond)

- 2막의 전주곡

- 2막에서 보탄의 독백

- 2막에서 브륀힐데가 지그문트의 죽음을 발표하는 장면의 음악

- 3막에서 '발키리의 기행'(전주곡 포함)(Hojotoho! Heiaha)

- 3막에서 브륀힐데의 간청장면(War es so schmählich)

- 3막에서 보탄의 작별의 노래(Leb' wohl)

- 3막에서 마법의 화염이 타오를 때의 음악


'발퀴레'에 대한 음반은 여러 개가 나와 있다. 가장 처음 취입된 것은 1940년 에리히 라인스도르프(Erich Leinsdorf)가 지휘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라우리츠 멜히오르(Lauritz Melchior), 마조리 로렌스(Marjorie Lawrence), 율리우스 휜(Julius Hühn), 키르스텐 플라그스타드(Kirsten Flagstad), 에마누엘 리스트(Emanuel List), 카린 브란첼(Karin Branzell)이 노래를 부른 것이다. 가장 최근의 음반은 2013년 발레리 게르기에프(Valery Gergiev)가 지휘하는 마리인스키 극장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요나스 카우프만(Jonas Kaufmann), 아냐 캄페(Anja Kampe), 르네 파페(Rene Pape), 니나 슈템메(Nina Stemme), 미하일 페트렌코(Mikhail Petrenko), 에카테리나 구바노바(Ekaterina Gubanova)가 노래를 부른 것, 그리고 2014년에 아셔 피슈(Asher Fisch)의 지휘로 시애틀 오페라, 시애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시애틀 오페라 코러스가 연주하고 스튜어트 스켈톤(Stuart Skelton), 마가렛 제인 레이(Margaret Jane Wray), 그리어 그림슬리(Greer Grimsley), 알윈 멜러(Alwyn Mellor), 안드레아 실버스트렐리(Andrea Silverstrelli), 스테파니 블라이스(Stephanie Blythe)가 노래를 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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