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99. 리하르트 바그너의 '지그프리트'(Siegfried)

정준극 2017. 1. 15. 21:11

지그프리트(Siegfried)

'링 사이클'(니벨룽의 반지)의 세번째 오페라

처음 제목은 '젊은 지그프리트'(Jung-Siegfried)


화염의 서클 안에서 영원한 잠에 빠져 있는 브륀힐데를 바라보고 있는 지그프리트. 해리 조지 테아터 작.


'지그프리트'(Siegfried)는 전 4편으로 구성된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에서 세번째 작품이다. 초연은 1876년 8월 16일 바이로이트 페스트슈필하우스에서 '링 사이클'의 전편 초연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타이틀 롤인 지그프리트는 지그문트와 지글린데 사이에서 태어났다. 지그문트와 지글린데는 제신의 왕인 보탄이 땅의 여신 에르다와 관계하여 낳은 쌍둥이 남매이다. 전편인 '발퀴레'에서 지그문트는 지글린데의 남편인 훈딩과의 결투에서 죽임을 당한다. 실제로는 보탄이 지그문트의 죽음을 후원하였다. 왜냐하면 보탄의 아내로서 결혼의 여신인 프리카가 지그문트와 지글린데 두 사람이 남매로서 근친상간을 하였기 때문에 그냥 두고 볼수만은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지그문트는 보탄에 의해 죽임을 당했지만 지글린데는 발키리인 브륀힐데의 도움을 받아 멀리 도피하여 살아 남는다. 보탄은 그런 브륀힐데에게 벌을 내린다. 마법으로 붙타는 화염의 서클 안에 갇혀서 영원한 잠에 빠지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총애했던 딸이었기 때문에 한가지 해결 방법을 두었다. 누구던지 한 사람의 영웅이 나타나서 화염의 서클 속에 잠들어 있는 브륀힐데를 구출해 주면 된다는 것이다. 다만 그 영웅은 보탄의 무적의 창끝을 피할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벌어지는 이야기가 '지그프리트'이다. 바그너는 '지그프리트'의 대본 초안을 1852년 11-12월에 마련했다. 바그너는 원래 Jung-Siegfried(젊은 지그프리트)라는 제목을 달았으나 나중에 Der junge Siegfried 라고 바꾸었고 더 나중에는 그냥 Siegfried 라는 제목으로 확정했다. 음악은 1856년에 시작해서 1871년에 마무리했다. 계산상으로는 완성하기까지 무려 15년이나 걸린 셈이다. 본 블로그의 다른 항목에서 이미 설명한바와 같이 바그너는 '링 사이클'을 완성함에 있어서 '라인의 황금' - '발퀴레' - '지그프리트' - '신들의 황혼'의 순서대로 완성한 것이 아니라 역순으로 만들었다. 즉, '신들의 황혼'부터 구상하고 그 다음으로 '지그프리트'를 만들었으며 그 후에 '발퀴레'와 '라인의 황금'을 만든 것이다.


독일 브레멘에 있는 지구르드 기념상. 지구르드가 용인 파프너르를 제압하고 있는 장면


바그너는 처음에 '지그프리트의 죽음'(Siegfrieds Tod)이라는 오페라(또는 뮤직 드라마) 한 편만을 만들 생각이었으나 지그프리트가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또한 지그프리트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떻게 자랐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서 스토리를 확대하다보니 전 4편을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원래 생각했던 '지그프리트의 죽음'은 '신들의 황혼'(Gotterdammerung)이 되었고 '젊은 지그프리트'는 그냥 '지그프리트'로 하였으며 지그프리트가 태어나기 까지의 배경을 그린 것은 '발퀴레'가 되었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서막 역할을 하는 작품으로 '라인의 황금'을 만들었다. 바그너는 '지그프리트'를 작곡함에 있어서 1막과 2막은 1857년 8월 경에 완성했다. 그러다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와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작곡해야 하는 바람에 '지그프리트'는 한 쪽으로 밀어 놓고 있었다. 바그너는 1869년까지에도 '지그프리트'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1869년부터 3막의 작곡에 몰입하였다. 그리하여 1871년 2월에 음악을 모두 완성하였다. 그러나 첫 공연은 5년 후인 1876년이었다. 바그너는 루두비히 2세의 간청에 의해서 어쩔수 없이 '라인의 황금'과 '발퀴레'를 1870년에 뮌헨의 국립극장에서 첫선을 보였으나 그 뒤의 '지그프리트'와 '신들이 황혼'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구실을 대어서 미리 공연을 하지 않고 있다가 바이로이트 극장이 완성되고 나서 전채 '링 사이클'을 초연하는 중에 '지그프리트'도 초연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지그프리트가 지그문트의 노퉁 검의 조각으로 새로운 검을 만들어서 시험하기 위해 모루를 내려치니 둘로 갈라졌다.


 바그너는 '지그프리트'에 대한 소재를 주로 북구의 신화인 뵐중가 사가(Völsunga saga)에서 가져왔지만 또 다른 사가인 티드레크스사가(Thidrekssaga)도 참고로 했다. 그리고 3막의 1장, 방랑자(보탄)와 에르다 사이의 이야기는 북구의 서사시인 발드르스 드라우마르(Baldrs draumar: 발드르의 꿈)와 평행을 이룰 정도로 줄거리가 같은 것으로 보아 이것도 참고로 했을 것이다. '발드르의 꿈'애 의하면 발드르가 악몽을 꾸었는데 오딘이 말을 타고 내려와서 뵐바의 무덤을 발견하고 뵐바(Völva)를 부활하게 만들며 오딘에게 발드르의 운명에 대하여 물어 보는 것으로 되어 있다. 뵐봐는 북구의 신화에 등장하는 무녀, 또는 예언자를 말한다. 또 하나 바그너가 참고로 삼은 내용은 Märchen von einem, der auszog das Fürchten zu lernen(두려움이 무엇인지를 배우기 위해 멀리 떠난 어떤 소년의 이야기: The Story of the Youth Who Went Forth to Learn What Fear Was)라는 그림형제의 동화로서 두려움이라는 것을 모르는 어떤 대단히 미련한 소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바그너는 그 소년과 지그프리트가 똑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소년은 두려움이 무엇인지를 아내로부터 배운다. 마찬가지로 지그프리트도 잠들어 있는 브륀힐데를 발견하고서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를 배운다는 것이다. 지나칠 정도로 순진한 청년의 이야기로는 독일 전설에 나오는 파르지팔도 빼놓을수 없다. 한편, 2막에서 지그프리트가 미메(Mime)의 간사한 거짓말을 알아채는 내용은 19세기에 '파우스트' 버전으로 거리에서 공연되었던 연극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한다.


3막에서 방랑자(보탄)을 위협하는 지그프리트. 메트


'지그프리트'의 등장인물들은 '링 사이클'의 다른 오페라에 비하여 간단한 편이다. 1876년 8월 16일 바이로이트의 초연은 한스 리히터(Hans Richter)가 지휘했으며 테너 게오르그 웅거(George Unger)가 지그프리트의 이미지를, 테너 막스 슐로써(Max Schlosser)가 미메의 이미지를, 베이스 프란츠 베츠(Franz Betz)가 보탄의 이미지를, 소프라노 아말리 마테르나(Amalie Materna)가 브륀힐데의 이미지를 각각 창조했다.


- 자그프리트(Siegfried: T). 아버지는 지그문트이며 어머니는 지글린데. 지그문트와 지글린데는 남매이다.

- 미메(Mime: T). 난장이 니벨룽. 알베리히의 동생. 지그프리트의 양아버지.

- 보탄(Wotan: B-Bar). 사실상 지그문트의 아버지. 딸들이 브륀힐데를 포함한 발키리들.

- 알베리히(Alberich: Bar). 니벨룽의 왕. 라인의 황금을 훔쳐서 반지를 만들었다.

- 파프너(Fafner: B). 거인. 파솔트와 형제.

- 발트포겔(Waldvogel: S). 숲속의 새.

- 에르다(Erda: Cont.). 땅의 여신. 방랑자(보탄()과 관계하여 지그문트를 낳음.

- 브륀힐데(Brühnhilde: S). 보탄의 첫째 딸. 발키리들의 언니.


  

1876년 바이로이트 초연에서의 게오르그 웅거(지그프리트), 프란츠 베츠(보탄), 아말리 마테르나(브륀힐데)


[1막]. 1장. 숲속에 있는 동굴이다. 오케스트라 전주곡은 니벨룽들, 특히 알베리히에 대한 라이트모티프가 연주되는 것이다. 알베리히의 동생인 난장이 미메가 용광로와 모루를 이용해서 검을 만들고 있다. 미메는 형인 알베리히가 만든 반지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이다. 현재 반지는 거인 파프너가 가지고 있다. 파프너는 라인의 황금도 모두 가지고 있다. 파프너는 보물들을 지키기 위해서 거대한 용으로 변해 있다. 미메는 인간 소년을 어릴 때부터 양아들로서 키워왔다. 나중에 커서 파프너를 죽이게 하기 위해서이다. 지그프리트이다. 미메가 칼을 만들고 있는 것은 지그프리트가 파프터를 죽일 때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미메는 그동안 여러 칼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지그프리트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서 부러트렸다. 그래서 미메가 새로운 칼을 다시 만들고 있는 중이다. 잠시후 지그프리트가 사냥에서 돌아온다. 커다란 멧돼지 한마리를 잡아서 끌고 온다. 지그프리트는 미메가 새로 만들 칼을 보자 한번 들어보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서 부러트린다. 그러자 미메는 지그프리트가 아주 어릴 때에 데려다가 길러놓았더니 지금은 고마움 조차 모른다면서 불평한다(Als zullendes Kind). 지그프리트는 미메가 자기를 저렇게도 비난하는데 무엇하러 집에 돌아와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그프리트는 이제는 자기의 생부생모가 누구인지 알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미메에게 진짜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얘기를 해 달라고 막무가내듯이 묻는다. 미메는 지그프리트의 어머니인 지글린데가 우연히 이곳에 와서 아기를 낳는 중에 죽었다고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 미메는 지글린데가 가져온 부러진 칼(노퉁)을 비로소 지그프리트에게 보여준다. 지그프리트는 미메에게 부러진 칼을 용광로에 넣고 녹여서 다시 칼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미메는 해내지 못한다. 지그프리트는 잠시 나갔다 올테니 그 안에 검을 다시 말들어 보라고 말한다. 미메는 번번히 실패한 것에 대하여 크게 실망하고 있다.


라인의 황금을 지키고 있는 파프너. 라이프치히 오페라


2장. 어떤 노인이 미메의 집 문을 두드린다. 노인은 자기를 방랑자(Wanderer)라고만 소개한다. 실은 보탄이 노인으로 변장한 것이다. 미메가 방랑자를 따듯하게 대접하자 방랑자는 친절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무엇이든지 세가지를 질문하면 대답해 주겠다고 말한다. 난장이 미메는 방랑자에게 땅속에, 땅위에, 그리고 하늘에 살고 있는 종족들이 누구냐고 묻는다. 방랑자는 니벨룽들, 거인들, 신들이라고 대답한다. 이번에는 방랑자가 미메에게 세가지 질문을 던질 것이니 대답해 달라고 말한다. 제신의 왕인 보탄이 가장 총애하면서도 대단히 거칠게 대해주는 종족이 누구인지, 파프너를 파멸시킬수 있는 검은 무엇인지, 그 검을 수리할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이다. 방랑자는 수수께끼와 같은 세가지 질문을 던진다. 미메는 처음 두가지 질문에는 대답을 한다. 밸중스(Wälsungs: 지그문트와 지글린데)와 노퉁(Nothung)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방랑자(보탄)는 대신 대답을 해 주겠다고 하면서 '두려움을 모르는 자'만이 노퉁을 다시 만들수 있다고 말한다.


노퉁 검을 만들고 있는 지그프리트. 바바리아 슈타츠오퍼


3장. 미메는 파프너가 말할수 없이 간악하기 때문에 그가 가지고 있는 반지를 빼앗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생각하고 실망에 빠진다. 오케스트라는 번쩍이는 불빛과 마치 사자가 포효하는 듯한 화염을 표현하며 연주한다. 잠시후 지그프리트가 돌아온다. 지그프리트는 미메가 아직도 검을 완성하지 못한데 대하여 못마땅한 태도이다. 미메는 지그프리트가 방랑자가 말한대로 두려움을 모르는 자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방랑자가 말한 대로 지그프리트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그가 자기를 죽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미메는 지그프리트에게 두려움이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이 가질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재능이라고 말해 준다. 지그프리트는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자 미메는 그렇다면 파프너에게 데려가서 두려움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겠다고 말한다. 지그프리트는 미메가 노퉁을 절대로 완성하지 못할 것을 알고 그가 직접 만들기로 한다. 지그프리트는 몇가지 금속을 혼합하여 넣어서 마침내 새로운 노퉁을 만든다. 한편, 미메는 지그프리트가 파프너를 물리치고 난후 그에게 마시게하여 죽일 독약을 만든다. 지그프리트는 노퉁을 다 만든 후에 노퉁의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앞에 놓여 있는 모루를 단칼에 내리쳐서 둘로 가른다. 노퉁은 무쇠도 자를수 있는 뛰어난 검인 것이 입증된다.


노퉁 검을 만들고 있는 지그프리트. 바바리아 슈타츠오퍼


[2막] 1장. 숲속 깊은 곳이다. 방랑자(보탄)가 파프너가 있는 동굴의 입구에 다다른다. 동굴에서는 알베리히가 밤샘 경비를 서고 있다. 방랑자와 알베리히는 금방 서로를 알아본다. 적이기 때문이다. 알베리히는 반지를 되찾아서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며 한껏 뽐낸다. 보탄은 간섭하지 않고 지켜보고만 있겠다고 응수한다. 보탄은 할술 더 떠서 반지를 두고 거래를 할수 있도록 반지를 가지고 있는 파프터(용)을 깨워주겠다고 제안한다. 파프너를 만난 알베리히는 이제 어떤 영웅이 그를 죽이려고 올것인데 반지를 주면 그를 막아주겠다고 말한다. 알베리히도 지그프리트가 파프너를 죽이고 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올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파프너는 알베리히의 그런 위협 겸 제안을 거절하며 귀찮다는 듯이 다시 잠든다. 보탄은 더 할수 있는 일이 없다면서 자리를 떠난다. 알베리히는 계속 파프너를 처치하겠다고 중얼거리지만 그도 역시 떠난다.


지그프리트(제이 헌터 모리스)와 브륀힐데(니나 슈템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2장. 새벽에 지그프리트와 미메가 파프너의 동굴 앞에 도착한다. 미메는 지그프리트에게 동굴 안에 있는 용이 두려움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줄 것이라고 말하고 두려워서인지 뒤로 물러선다. 지그프리트는 용이 뭐 대단한 것이냐고 하면서 동굴에서 용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숲속의 새가 마치 지그프리트에게 말을 하듯 노래를 부른다. 지그프리트는 설마 새가 자기에게 무슨 말을 하는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고 새소리가 듣기 좋아서 자기도 새소리를 내보려고 풀잎으로 피리를 만들어서 불어보지만 잘 되지 않는다. 지그프리트는 마침 가지고 있던 뿔피리로서 새의 노래를 불러본다. 그러자 파프너(용)가 뿔피리 소리를 듣고 그제서야 동굴에서 나온다. 파프너는 지그프리트를 보고 귀찮게 여겨서 당장 떠나라고 위협한다. 두려움이 무엇인지 모르는 지그프리트는 파프너가 싸우기 시작한다. 지그프리트가 새로 만든 노퉁 검으로 용의 심장을 찌른다. 파프너는 죽어가면서 자기를 죽인 사람이 지그프리트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파프너는 지그프리트에게 누군가가 그를 배반할 것이니 조심하라고 말해주고 숨을 거둔다. 지그프리트가 파프너의 몸에서 노퉁 검을 꺼집어 낼 때 흘러내리는 용의 피 때문에 손에 화상을 입는다. 지그프리트는 손이 뜨거워서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간다. 그때에 지그프리트는 용의 피를 마신다. 그러자 지그프리트는 숲속의 새가 노래하는 의미를 알수 있게 된다. 숲속의 새는 지그프리트에게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 것이다. 지그프리트는 숲속의 새의 지시대로 파프너가 간직하고 있는 보물더미 속에서 반지와 마법의 투구인 타른헬름(tarnhelm)을 찾아내어 가진다.


지그프리트가 숲속의 새의 노래를 듣고 있다.


3장. 파프너의 동굴 밖에서는 알베리히와 미메가 보물을 두고 다투고 있다. 그때 지그프리트가 동굴로부터 나오자 알베리히는 얼른 몸을 숨긴다. 지그프리트는 미메에게 아직도 두려움이 무엇인지 배우지 못했다고 불만을 털어 놓는다. 미메는 지그프리트가 반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준비해온 독약을 주어 마시도록 한다. 그러나 지그프리트는 용의 피를 마셨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는다. 지그프리트는 미메의 배신적인 마음을 알고 노퉁 미메를 검으로 찔러 죽인다. 지그프리트는 미메의 시신을 동굴 안으로 던져 버리고 거인 파프너의 시신으로 동굴 문을 막아 놓는다. 숲속의 새는 지그프리트에게 어떤 여인이 마법의 불에 둘러 싸인채 잠들어 있다고 말하면서 찾아가보라고 권한다. 지그프리트는 혹시 이 여인으로부터 두려움이 무엇인지 배울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숲속의 새를 따라서 바위산으로 간다.


지그프리트와 파프너(용). 메트


[3막] 1장. 브륀힐데가 누워있는 바위의 아래쪽이다. 방랑자(보탄)가 땅의 여신인 에르다를 부른다. 보탄이 자기를 왜 부르는지 몰라서 어리둥절한 에르다가 나타나지만 그렇다고 보탄에게 어떠한 자문도 제공하지 못한다. 보탄은 에르다에게 신들의 종말에 대하여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실 신들의 종말은 보탄이 바라던 바이다. 보탄의 유산은 밸중인 지그프리트와 브륀힐데(보탄과 에르다의 아이)에게 남겨질 것이다. 보탄은 이 두 사람이 세상을 구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잠시후 에르다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서 땅 속으로 사라진다. 2장. 지그프리트가 도착한다. 방랑자(보탄)는 지그프리트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진다. 지그프리트는 자기의 할아버지(보탄)를 알아보지 못한다. 지그프리트는 방랑자의 질문에 대하여 무례할 정도의 태도로 대답하며 그대로 브륀힐데가 누워 있는 곳으로 간다. 방랑자가 지그프리트의 길을 막고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나 지그프리트가 방랑자의 우수꽝스러운 모자와 한 쪽 눈이 없는 것을 웃고 조롱하며 그대로 지나친다. 방랑자가 창을 내밀지만 지그프리트가 노퉁 검으로 단번에 창을 꺾는다(창은 보탄의 상징이다). 보탄은 자기의 운명이 여기까지인 것을 예견하고서 부러진 창을 줏어 들고 어디론가 떠난다. 3장. 지그프리트는 화염의 서클을 통과해서 브륀힐데가 잠들어 있는 바위에 다다른다. 지그프리트는 처음에 갑옷을 입고 누워있는 사람이 남자인줄 안다. 그러다가 갑옷을 들쳐보았더니 여자인 것을 알게 된다. 브륀힐데는 지그프리트가 태어난 후 처음 보는 여자이다. 지그프리트는 브륀힐데를 보고서 두려움을 느낀다. 지그프리트는 자기도 모르게 어떤 절박감에 의해서 브륀힐데에게 키스를 한다. 그러자 마법의 잠에 빠져 있던 브륀힐데가 깨어난다. 브륀힐데는 깨어나서 지그프리트를 보고 처음에는 당황하여 어찌할줄 모르다가 결국은 인간인 지그프리트의 사랑에 자기를 내맡긴다. 브륀힐데는 신들의 세계를 거부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희망을 가져다주는 사랑을 찬미하고 죽음을 하찮은 것으로 여긴다.


브륀힐데(드보라 보이그트)와 지그프리트(스테판 빈케). 메트


'지그프리트'를 취입한 경우는 수없이 많이 있다. 가장 처음 음반에 취입된 것은 1937년이다. 아르투르 보단츠키()가 지휘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연주로였다. 테너 라우리츠 멜키오르(Lauritz Melchior: Siegfried), 소프라노 키르스텐 플라그스타드(Kirsten Flagstad: Brühnhilde), 베이스 바리톤 프리드리히 쇼르(Friedrich Schorr: Wotan) 등이 취입하였다. 가장 최근에 취입한 것은 2014년 아셔 피슈()가 지휘하는 시애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였다. 테너 스테판 빈케(Stefan Vinke: Siegfried), 소프라노 알린 멜러(Alwyn Mellor: Brühnhilde), 베이스 바리톤 그리어 그림슬리(Greer Grimsley: Wotan) 등이 취입하였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한다면 Siegfried라는 이름은 Sieg(승리)와 Fried(자유)라는 단어를 합한 것이다. 영웅의 이름으로서 이만하면 충분하다.


잠들어 있는 브륀힐데를 보고 두려움과 함께 사랑을 느낀 지그프리트. 라이프치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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