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100. 리하르트 바그너의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

정준극 2017. 1. 21. 06:57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 - The Twilight of the Gods

링 사이클'(니벨룽의 반지)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신들의 황혼'에서 브륀힐데(알린 멜로)와 지그프리트(스페탄 빈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은 바그너의 최대 걸작인 '니벨룽의 반지'의 네번째 마지막 오페라이다. '신들의 황혼'은 1876년 8월 17일 바이로이트에 새로 세운 페스트슈필하우스에서 '니벨룽의 반지'(링 사이클)의 역사적인 완전 공연의 일환으로 초연되었다. 바그너가 '신들의 황혼'의 작곡을 착수한 것은 1848년 11월이었다. 그러므로 '신들의 황혼' 하나만 본다면 착수에서부터 초연에 이르기까지 계산상으로 28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이 흘렀다고 할수 있다. '신들의 황혼'이라는 말은 '니벨룽의 반지'에서 신들의 왕인 보탄이 그가 거인들에게 부탁해서 세운 발할라 궁전에 불을 놓아 완전히 파괴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아가서 '신들의 황혼'은  신들의 질서와 조직, 그리고 통치 체제가 파괴된다는 것도 의미한다. 그런데 '신들의 황혼'이라는 제목은 바그너가 북구의 신화에 나오는 말을 잘못 번역해서 등장한 용어이다. 원래 북구의 신화에서는 지그프리트의 죽음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이야기의 제목을 라그나뢰크(Ragnarök)라고한다. 라그나뢰크라는 단어는 신들이라는 뜻의 레긴(Regin)과 운명이라는 뜻의 로크(rok)가 합해진 것이다. 로크라는 단어는  신들이 사악한 무리들, 즉 악마들과 전투를 벌인다는 뜻도 담겨 있다. 그리고 북구의 신화에서는 그러한 전투의 결과로서 세상의 종말이 온다는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러므로 라그나뢰크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산들의 운명'이던지 또는 '신들의 전투'라고 해야 옳지만 바그너는 무슨 생각을 했던지 라그나뢰크라는 단어를  라그나뢰크르(Ragnarökkr), 즉 '신들의 황혼'이라는 단어로 잘못 보고 독일어로 '괴테르댐메룽('Götterdämmerung)이라고 번역했다는 것이다. 독일어에서 괴테르(Götter)는 신이라는 단어인 고트(Gott)의 복수형태이며 댐메룽(dämmerung)이란 단어는 황혼이라는 뜻이다. 바그너가 '신들의 황혼'을 작곡하게 된 배경에 대하여는 이미 앞에서 설명하였기에 생략한다.


기비훙에서 지그프리트와 보탄. 메트로폴리탄.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신들의 황혼'은 서막과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876년의 바이로이트 초연에서 지그프리트의 이미지는 라이프치히 출신의 테너 게오르그 웅거(Georg Unger: 1837-1887)가 창조했고 브륀힐데의 이미지는 오스트리아 슈타이어 출신의 소프라노 아말리 마테르나(Amalie Materna: 184-1918)가 창조하였다. 그리고 구트루네는 소프라노 마틸데 베컬린(Mathilde Weckerlin)이 맡았다. '신들의 황혼'은 '니벨룽의 반지'에서 가장 공연시간이 길다. 휴게 시간을 제외한 순수 공연시간만 약 4시간 30분이 걸린다. '지그프리트'는 약 4시간이 걸리며 '발퀴레'도 거의 4시간이 걸린다. 가장 짧은 것이 '라인의 황금'으로서 약 2시간 30분이 걸린다. 그래서 만일 네 작품을 연속 공연한다면 15시간이 더 걸린다. 그만큼 대작이다. 


- 지그프리트(Siegfried: T). 지그문트와 지글린데의 아들.

- 브륀힐데(Bruhnhilde: S). 발키리. 보탄의 딸. 지그프리트와 사랑하는 사이.

- 군터(Gunther: Bar). 라인강변에 있는 기비훙의 왕

- 구트루네(Gutrune: S). 군터의 여동생

- 하겐(Hagen: B). 군터의 이복 동생이며 기비훙의 총리대신

- 알베리히(Alberich: Bar). 니벨룽의 왕

- 발트라우테(Waltraute: MS). 발키리. 브륀힐데의 동생

- 노른들(Norns): 첫번째 노른(Cont), 두번째 노른(MS), 세번째 노른(S)

- 보글린데(Woglinde; S). 발키리. 브륀힐데의 동생

- 벨군데(Wellgunde: S). 발키리. 브륀힐데의 동생

- 플로스힐데(Flosshilde: MS). 발키리. 브륀힐데의 동생

- 기타 가신들과 여인들


1876년 바이로이트 초연에서 브륀힐데의 아말리에 마테르나와 지그프리트의 게오르그 웅거


[서막] 운명의 여신들인 세명의 노른들이 브륀힐데가 잠들어 있었던 바위 옆에서 운명의 밧줄을 짜고 있다. 노른들은 땅의 여신인 에르다의 딸들이다. 노른들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보탄이 발할라에 불을 질러서 신들의 종말을 보여주려고 하는 미래에 대하여 노래한다. 갑자기 길게 짜놓은 밧줄이 끊어진다. 노른들은 자기들의 지혜를 잃은데 대하여 한탄한다. 그리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낡이 박자 지그프리트와 브륀힐데가 숨어 있던 동굴로부터 밖으로 나온다. 동굴은 마법의 불이 둘러싸고 있는 산 꼭대기에 있다. 브륀힐데는 지그프리트를 멀리 떠나보낸다. 새로운 모험을 위해서이다. 브륀힐데는 그러면서 마음 속에 두 사람의 사랑을 간직해 달라고 당부한다. 지그프리트는 변치 않는 영원한 사랑의 징표로서 브륀힐데에게 능력의 반지를 준다. 파프너(용)의 보물 중에서 가져온 반지이다. 브륀힐데는 반지에 대한 보답으로 지그프리트에게 방패와 애마인 그라네를 제공한다. 지그프리트는 그라네에 올라타서 멀리 떠난다. 이때의 오케스트라 간주곡이 '지그프리트의 라인 여행'(Siegfried's Journey to the Rhine)이다.


브륀힐데와 지그프리트와 군터


[1막] 라인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 왕국인 기비훙(Gibichung)의 궁전이다. 궁전의 홀에는 기비훙의 왕인 군터가 왕좌에 앉아 있다. 군터의 이복 동생이며 이 나라의 총리대신인 하겐이 군터에게 어서 왕비될 여인을 찾아서 결혼을 하고 아울러서 군터의 여동생인 구트루네를 위해서도 남편을 구해 주어야 한다고 주청한다. 하겐은 군터와 브륀힐데가 결혼하고, 구트루네의 남편으로서는 지그프리트가 좋겠다고 말한다. 하겐은 구트루네에게 사랑의 미약을 주면서 이 것을 지그프리트가 마시면 브륀힐데를 잊게 되고 구트루네를 사랑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의 미약의 효능으로 지그프리트가 군터를 위해 브륀힐데와 경기를 하여 이기게 된다는 말도 한다. 군터와 구르투네는 하겐의 계획이 무척 좋아고 하면서 따르겠다고 말한다. 지그프리트가 군터를 만나기 위해 기비훙 홀에 나타난다. 군터는 용사 지그프리트를 반갑게 맞이한다. 구트루네가 지그프리트에게 사랑의 미약을 권한다. 이들의 속셈을 알지 못하는 지그프리트는 사랑의 미약을 다만 맛있는 술로 생각해서 브륀힐데와의 사랑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배를 하며 마신다. 미약을 마신 지그프리트는 브륀힐데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는다. 대신에 눈을 뜨고나서 자기 앞에 서 있는 구트루네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지그프리트는 미약으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군터가 결혼할수 있도록 어떠한 일도 하겠다고 제안한다. 군터는 지그프리트에게 부인으로서 마음에 두고 있는 여인이 있는데 그 여인은 현재 마법의 불에 둘러 싸여서 잠들어 있다고 하며 오직 두려움이 없는 사람만이 불길을 뛰어 넘어 가서 그 여인을 데리고 나올수 있다고 설명해 준다.


하겐과 가신들


지그프리트는 하겐의 제안에 따라서 군터와 피를 나누는 의형제를 맺기로 하고 서로의 피를 뿔잔에 담아 섞어 마신다. 하지만 하겐은 비록 이복이지만 군터의 동생이므로 피의 형제약속에 함께 참여해야 하지만 슬며시 빠진다. 그후 지그프리트는 브륀힐데가 머물고 있는 바위를 향해서 떠난다. 하겐은 경비를 서기 위해 나간다. 하겐은 자기의 주인들이라고 하는 군터와 지그프리트가 결국은 브륀힐데가 가지고 있는 마법의 반지를 찾아올 것이므로 그러면 자기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만족해 한다. 하겐의 독백이 유명하다. 한편, 브륀힐데의 발키리 동생인 발트라우테가 브륀힐데를 찾아온다. 발트라우테는 브륀힐데에게 보탄이 오랜 방랑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그가 항상 지니고 있는 창이 부러진채 돌아왔다고 얘기해 준다. 보탄의 창은 보탄에게 무한한 힘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래서 만일 어떠한 분쟁이 일어나면 그 창으로 협상의 자리를 마련해주고 평화 협정을 맺도록 해왔다. 그런데 이제 그 창이 부러져서 더 이상 그런 능력을 가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보탄은 그 일로 인하여 크게 실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탄은 다른 신들에게 세상의 나무인 이그드라실(Yggdrasil) 나뭇가지들을 모아 오라고 말한다. 보탄은 신들의 왕으로서 더 이상 능력이 없으므로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이그드라실 나뭇가지들로 발할라는 태워버릴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보탄은 마법의 갈가마귀들을 세상에 보내어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발트라우테는 브륀힐데에게 아무래도 마법의 반지가 이번에는 아버지 보탄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으니 이참에 그 반지를 라인의 처녀들에게 돌려주어서 더 이상의 재난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브륀힐데는 지그프리트가 사랑의 징표로서 준 반지이므로 그것을 되돌려 줄수는 없다고 말한다. 발트라우테는 실망하여서 말을 타고 떠난다. 잠시후 지그프리트가 도착한다. 지그프리트는 타른헬름(Tarnhelm)을 써서 군터의 모습으로 변하여 나타난다. 지그프리트(군터)는 브륀힐데에게 아내가 되어 달라고 요청한다. 브륀힐데가 극렬하게 저항하지만 지그프리트(군터)가 힘으로 제압하는 바람에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까지 군터(지그프리트)에게 빼앗긴다.


하겐과 군터, 그리고 군터의 동생이 창을 걸고 지그프리트를 죽일 것을 맹세하고 있다. 베를린 도이체 오퍼


[2막] 하겐은 군터의 이복 동생이지만 아버지는 실은 알베리히이다. 알베리히는 라인강변에 살고 있는 난장이 족속인 니벨룽으로서 라인의 처녀들이 지키고 있는 황금을 훔쳐서 반지를 만든 장본인이다. 하겐은 반쯤 자고 반쯤 깨어 있으면서 알베리히를 기다리고 있다. 서서 눈을 뜨고 있지만 움직임은 하나도 없는 상태이다. 알베리히가 나타나서 하겐에게 지그프리트를 죽이고 반지를 되찾아 달라고 간청한다. 새벽이 오자 알베리히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한편, 군터의 모습이었다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지그프리트는 정신을 잃고 있는 브륀힐데를 보트에 태워서 진짜 군터와 함께 기비훙으로 향한다. 하겐은 기비훙의 가신들을 모두 불러 모아서 신부와 함께 귀환하는 군터를 환영할 생각이다. 하겐은 라인강의 저쪽에서 지그프리트와 군터, 그리고 브륀힐데의 모습이 보이자 전쟁 나팔을 힘차게 분다. 기비훙의 가신들과 주민들은 전쟁이 일어난줄로 알고 놀라서 모두 강변으로 모인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주군인 군터가 왕비가 될 신부와 함께 도착한 것이어서 안심하여서 크게 기뻐 소리친다. 모두들 군터와 브륀힐데의 결혼식을 준비한다. 한쪽에서는 파티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군터와 브륀힐데를 태운 배가 라인강변의 기비훙에 도착한다.


군터가 풀이 죽은 브륀힐데를 데리고 배에서 내린다. 브륀힐데는 지그프리트를 보고 깜짝 놀란다. 지그프리트가 군터와 가까운 사이인줄을 몰랐기 때문이다. 브륀힐데는 지그프리트의 손가락에 반지가 있는 것을 보고 더욱 놀란다. 브륀힐데는 자기의 손가락에 있던 반지를 억지로 빼앗아 간 사람이 지그프리트라는 생각을 하자 순간 배신당했다는 생각을 한다. 브륀힐데는 얼마 전에 지그프리트가 반지를 주면서 영원히 변치 말자고 약속했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브륀힐데는 자기를 힘으로 정복한 남자가 군터가 아니라 지그프리트인 것을 그제서야 깨닫는다. 브륀힐데는 기비훙의 가신들이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지그프리트를 비난하고 그가 자기를 유혹하여 범한 사람은 군터가 아니라 지그프리트라고 밝힌다. 구트루네가 준 미약 때문에 브륀힐데와의 지난 날을 기억하지 못하는 지그프리트는 브륀힐데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소리치며 하겐의 창을 걸고서 자기가 브륀힐데의 애인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그러자 브륀힐데도 지그프리트가 들고 있는 하겐의 창의 끝을 잡고서 자기가 한 모든 말이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두 사람이 하겐의 창을 걸고서 서로 거짓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거짓인 것으로 판명이 나면 창의 주인인 하겐이 거짓으로 주장한 사람을 처단해야 한다. 그런 연고로 두 사람이 분쟁을 일으키지만 하겐은 그저 말없이 서 있을 뿐이다. 지그프리트는 구트루네를 비롯한 가신들을 데리고 결혼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뜬다. 군터와 브륀힐데와 하겐만이 강변에 남아 있는다. 군터는 결혼의 엄숙한 장소에서 브륀힐데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머치 당장이라도 검을 빼어들고 지그프리트를 죽일 것처럼 소리치자 여러 가신들과 주민들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해서 브륀힐데와 지그프리트를 어떻게 해야할지 깊이 생각한다. 하겐이 군터에게 지그프리트를 죽여야 군주로서의 체면이 선다고 진언한다. 그말을 들은 브륀힐데도 지그프리트의 배신에 복수하려는 일념으로 하겐의 음모에 동참하겠다고 나선다. 브륀힐데는 하겐에게 지그프리트의 어깨를 창으로 찌르면 죽일수가 있다고 말해 준다. 하겐과 군터는 지그프리트를 사냥 모임에 오라고 해서 기회를 보아 죽이기로 한다. 군터, 하겐, 브륀힐데가 보탄의 이름으로 지그프리트를 없애기로 맹세한다. 보탄이 맹세의 수호신이기 때문이다. 하겐은 알베리히가 만든 반지를 지그프리트가 가지고 있으므로 그를 죽여서라도 반지를 획득해서 새상을 다스릴 권력을 손아귀에 넣겠다고 다짐한다.


구트루네와 브륀힐데. 베를린 도이체 오퍼


[3막] 라인강변에 있는 숲이다. 라인의 처녀들이 라인의 황금을 잃은 것을 아직도 애탄하고 있다. 사냥 팀에서 떨어진 지그프리트가 우연히 라인의 처녀들과 만난다. 라인의 처녀들을 지그프리트가 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죽음의 저주를 피하고 싶다면 어서 반지를 되돌려 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그프리트는 크게 웃으면서 목숨을 걸고서 무슨 일을 흥정하기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한다. 라인의 처녀들은 지그프리트의 고집을 꺾을수 없는 것을 알고는 지그프리트가 얼마 후에 죽을 것이며 그의 상속자인 어떤 여인이 자기들을 더 공정하게 대하여 줄것이라고 예언한 후 어디론가 헤엄쳐서 떠난다. 그후 지그프리트는 군터와 하겐의 사냥팀을 만나서 합세한다. 모두들 잠시 휴식을 취할 때에 지그프리트는 젊은 시절 자기의 모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모두들 쉬고 있는 중에 하겐은 몰래 준비해온 약을 지그프리트에게 주어 마시게 한다. 기억을 되살려주는 약이다. 그러자 지그프리트는 잠들어 있는 브륀힐데를 발견하고 키스를 하여 깨어 일어나게 한 것이 기억이 나서 그런 얘기를 해 준다. 지그프리트가 아무런 경계심 없이 있을 때에 하겐이 재빠르게 창으로 지그프리트의 어깨를 찌른다. 사람들은 놀래서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하겐은 단 세마디의 말을 내뱉는다. Meineid rächt' ich(나는 거짓말 한 사람을 처벌했다)이다. 하겐은 지그프리트가 분명히 브륀힐데를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겐의 창에 걸고 브륀힐데를 모른다고 서약했으니 그것은 분명한 거짓이므로 창의 주인인 자기가 지그프리트를 죽일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하겐은 지그프리트가 아직 완전하게 숨을 거둔 것이 아니고 또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지그프리트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내어 가지지는 못한다. 지그프리트는 죽어가면서 다시 한번 브륀힐데를 깨워 일으킨 사실을 회상한다. 지그프리트를 죽이는데 동의했지만 정작 지그프리트가 죽으니까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받은 군터는 지그프리트의 장레식을 엄숙하게 치룰 것을 지시한다. 이 장면에서 유명한 지그프리트의 장송행진곡이 나온다. 이어 장면이 바뀌는 것과 함게 간주곡으로서 지그프리트와 밸숭에 대한 라이트모티프가 여러번 반복하여 나온다.

 

라인의 처녀들이 지그프리트에게 반지를 돌려 달라고 간청하고 있다.


장면의 바뀌어 기비훙의 홀이다. 지그프리트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구트루네는 지그프리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겐이 장례행렬보다 먼저 기비훙에 도착해서 구트루네에게 지그프리트의 죽음을 전한다. 구트루네는 믿지 않고 있었으나 잠시후 지그프리트의 시신이 도착하자 거의 미칠 지경이 된다. 구트루네는 지그프리트를 죽인 하겐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그러자 하겐은 지그프리트가 거짓 서약을 했기 때문에 처벌을 했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지그프리트의 손가락에 끼어 있는 반지를 차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군터가 안된다고 하자 하겐은 주위에 있던 가신들에게 자기를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한다. 가신들은 사실상 하겐을 두려워하여 하겐을 반대하지 못한다. 분노한 군터가 칼을 빼어 들어 하겐을 죽이고자 하자 하겐이 재빠르게 칼을 빼내어 먼저 군터를 죽인다. 하겐이 지그프리트의 시체에서 반지를 빼내려 하는데 갑자기 지그프리트의 팔이 마치 하겐을 위협하듯 움직이자 하겐은 겁에 질려서 감히 반지를 빼내지 못한다. 브륀힐데는 라인의 처녀들로부터 그 이전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하여 자세한 얘기를 듣고는 그제서야 모든 내용을 알게 되어 자기야 말로 지그프리트의 진정한 신부임을 알게 된다. 브륀힐데는 하겐이 속임수를 써서 지그프리트를 죽인 사실도 알게 된다. 브륀힐데는 강가에 커다란 장례용 장작더미를 쌓게 한다. 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듯한 장면의 시작이다. 브륀힐데는 남편인 지그프리트를 따라서 죽을 결심을 한다. 브륀힐데는 라인의 처녀들에게 지그프리트가 가지고 있던 반지는 화장의 의식이 끝난 후에 잿더미 속에서 찾아가라고 말한다. 브륀힐데는 지그프리트와 자기를 태운 불길이 스러지게 되면 반지의 저주도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브륀힐데와 지그프리트. 베를른 도이체 오퍼


브륀힐데는 커다란 횃불을 들고 화장을 위한 장작더미에 직접 불을 붙인다. 이어서 보탄의 갈가마귀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브륀힐데는 보탄이 자기에 대한 소식을 무척 알고 싶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브륀힐데는 갈가마귀들이 불길을 타고 저 멀리 로게가 있는 곳까지 가게 되기를 바란다. 로게는 보탄의 충실한 하인이다. 브륀힐데는 지그프리트를 위한 애도의 말을 한 후에 애마인 그라네를 타고 불길 속으로 들어간다. 지그프리트를 화장하는 불길은 높이 치솟아서 기비훙의 홀에까지 밀려 들어서 결국은 궁전을 무너트린다. 라인강은 강둑을 넘어까지 범람하여서 그나마 번지는 불길을 일부 잠재운다. 라인의 처녀들을 반지를 가져가기 위해 헤엄쳐 나온다. 하겐이 라인의 처녀들을 막으려고 하자 라인의 처녀들을 오히려 하겐을 끌어 당겨서 강속 깊은 곳을 집어 넣는다. 라인의 처녀들이 그토록 되찾아가고 싶어했던 반지를 찾아가고 라인의 황금들을 라인강으로 가져간다. 그럴 때에 저 멀리 하늘에서 붉은 화염이 보인다. 기비훙 주민들은 장엄한 화염에 깊은 감동을 받아 하늘을 계속 바라보다가 마침내 발할라의 내부까지 볼수 있게 된다. 발할라의 내부에는 신들과 영웅들의 모습이 보인다. 1막에서 발트라우테가 설명한 대로이다. 지그프리트의 불길은 발할라에서 신들이 홀까지 집어 삼킨다. 이윽고 발할라의 모습이 기비훙 주민들의 눈으로부터 완전히 사라진다. 신들이 화염 속으로 사라질 때에 막이 내린다.


베를린 무대. 하겐과 브륀힐데


'신들의 황혼'에 나오는 음악들이 간혹 콘서트의 레퍼토리를 장식하는 경우가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높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은 '새벽과 지그프리트의 라인 여행'에 대한 음악이다. 이밖에도 프롤로그의 발췌곡도 솔리스트들 없는 버전으로 콘서트에서 간혹 연주된다. 3막에 나오는 지그프리트의 장송행진곡도 간혹 오페라극장 이외의 장소에서 연주되곤 한다. 이밖에 콘서트의 프로그램을 장식해 주는 '신들의 황혼'의 발췌곡 들은 대강 다음과 같다. 한편, 바그너는 '니벨룽의 반지'에서 발췌곡을 별도로 콘서트에서 연주하는 것을 싫어해서 안된다고 했다. 만일 연주하게 되면 미리 바그너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바그너 사후, 이러한 제한은 의미가 없게 되었다. 그나저나 바그너의 오페라에서는 이탈리아 오페라에서처럼 대표적인 아리아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리고 단독의 레퍼토리로서 사용할 음악들도 극히 드믈다. 왜냐하면 음악들이 연속되어 있어서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디서부터 끝나는지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 지그프리트와 브륀힐데의 듀엣(프롤로그에서). 이 음악은 '새벽과 지그프리트의 라인 여행'의 일부로서 나오기도 한다.

- 하겐이 경비를 서고 있는 장면의 음악(1막)

- 하겐이 가신들을 불러 모으는 장면의 음악과 결혼행진곡(2막)

- 브륀힐데가 신에게 희생물로서 제사를 지내는 장면의 음악. 소프라노 솔로이다.



하겐과 브륀힐데. 베를린 도이체 오퍼 무대


디스코그라피(Discography)

가장 처음에 나온 음반은 1942년으로 뮤직 앤 아트라는 회사에서 발매한 것이다. 칼 엘멘도르프(Karl Elmendorff)가 지휘하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연주했고 세트 스반홀름(Set Svanholm: 지그프리트), 마르타 푹스(Martha Fuchs: 브륀힐데), 프리드리히 달베르크(Friedrich Dalberg: 하겐), 에그몬트 코흐(Egmont Koch: 군터) 등이 취입한 것이다. 가장 최근에 취입된 음반은 2014년 아셔 피슈가 지휘하는 시애틀 오페라, 시애틀 심포니 오케스트라, 시애틀 오페라 합창단이 연주한 것이다. 솔리스트는 지그프리트에 스테판 빈케(Stefan Vinke), 브륀힐데에 알윈 멜러(Alwyn Mellor), 하겐에 다니엘 수메기(Daniel Sumegi), 군터에 마르커스 브뤼크(Markus Brück)였다.


바르셀로나에서 피날레 장면 브륀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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