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작곡가/동유럽

헝가리 출신 미국작곡가 가브리엘 폰 웨이디치(Gabriel von Wayditch)

정준극 2017. 3. 10. 06:58

가브리엘 폰 웨이디치(Gabriel von Wayditch)

헝가리 출신의 미국 작곡가


가브리엘 폰 웨이디치


가브리엘 폰 웨이디치(Gabriel von Wayditch)는 헝가리 출신이지만 청년 시절인 23세 때에 미국으로 이민가서 미국에서 생애를 마칠 때까지 활동했기 때문에 미국 작곡가로 간주할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엄연히 헝가리의 작곡가이다. 그가 미국에서 작곡한 작품들, 특히 오페라들은  대본이 모두 헝가리어로 되어 있는 것만 보아도 알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헝가리계 미국 작곡가로 표현하였다. 폰 웨이디치는 1888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으나 1911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1969년에 향년81세로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다. 폰 웨이디치는 주로 오페라를 작곡하였는데 생전에 14편의 그랜드 오페라를 남겼다. 그중에서 마지막 오페라인 '이단자'(The Heretics: Eretnekek)는 1949년부터 작곡을 시작하여 꼭 20년만인 1969년에,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완성한 것으로 공연시간이 무려 8시간이나 되는 대규모 작품이다.


가브리엘의 아버지는 헝가리의 귀족으로서 페츠(Pecs)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던 교수였다. 이름은 닥터 알로이지오우스(라요스) 폰 바이디츄 폰 페어보바크(페어보바츠)(Dr Aloysious(Lajos) von Wayditch von Verbovac)였다. 가브리엘의 어머니는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프러시아의 남작부인이었다. 가브리엘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나이가 들어서는 부다페스트의 헝가리국립음악원(현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서 지휘와 작곡을 공부했다. 그가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서 사사한 교수들은 프란츠 리스트의 학생이었던 에밀 폰 자우어(Emil von Sauer)와 한스 폰 쾨슬러(Hans von Koessler)였는데 이들은 작곡가 벨라 바르토크, 졸탄 코다이, 에르뇌 도나니이, 엠메리히 칼만 등의 스승이기도 했다. 가브리엘 폰 웨이디치는 1910년, 그가 22세 때에 첫 오페라를 작곡하기 시작했다. '오피움 꿈'(Ópium Áimok: Opium Dreams)였다. 헝가리어 대본도 그가 썼다. 그런데 그해에 그의 부모가 헤어지는 사태가 있었다. 가브리엘은 아버지와 함께 이듬해인 1911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로 하여 뉴욕에 도착했다. 그는 '오피움의 꿈'을 완성하지 못한 채 헝가리를 떠나야 했다. 뉴욕에 도착한 가브리엘은 극장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미국 생활을 시작하였다. '오피움의 꿈'은 지휘자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서 완성했다. 네시간이나 걸리는 장편 오페라였다. 규모가 커서 오케스트라만 해도 110명의 멤버가 필요한 그랜도 오페라였다. 하지만 그런 대작을 공연할 마땅한 후원자와 무대를 찾기가 어려웠다. 결국 '오피움의 꿈'은 초연의 기쁨도 갖지 못한채 책상설합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폰 웨이디치는 '오피움의 꿈'이 비록 무대 공연을 갖지는 못했지만 콘서트로서 소개될수 있다고 생각해서 두 종류의 오케스트라 모음곡을 만들었다. 그런데 가브리엘은 여러 장르의 음악을 작곡했지만 피아노곡은 하나뿐이었다. '오피움의 꿈으로부터의 회상'(Reminiscences from Opium Dreams)이다. 오페라 '오피움의 꿈'의 주제음악을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오케스트라 모음곡이나 피아노곡 모두 지금까지 한번도 일반공연된 일이 없다.


폰 웨이디치가 미국에 온지도 1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가브리엘은 두편의 오페라를 더 썼다. 첫번째 작품보다는 짧은 편이었지만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필요로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두 편의 오페라는 '칼리프의 마법사'(Suh és Sah: The Caliph's Magician: 1917)와 '헤롯 앞에 선 예수'(Jézus Herodes elött: Jesus Before Herod: 1918)였다. 그런데 이 두 작품은 폰 웨이디치의 생전에 공연되지 못하였고 사후에나 겨우 공연되었다. 폰 웨이디치는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여섯 편의 오페라를 추가로 작곡하였다. 모두 대작이어서 공연시간이 다섯 시간이 넘는 것들이었다. 또한 모두 대규모의 오케스트라와 무대장치를 필요로 하는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모두 헝가리어 대본으로 된 것이었다. 물론 폰 웨이디치는 영어 대본도 준비해 놓긴 했다. 내용은 대부분이 성서의 이야기 또는 신화를 바탕으로 했거나 그렇지 않으면 이국적인 먼나라 심지어는 우주의 다른 행성을 배경으로 삼은 것들이었다. 초기의 작품들은 후기낭만주의 스타일이었으나 나중 작품들은 현대푸잉었고 음악에 있어서도 불협화음을 많이 사용한 것들이었다. 이렇듯 여러 오페라들을 완성했지만 그의 생전에 공연된 것은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삼은 '호루스'(Horus) 한편이었다. 1939년 1월 5일 필라델피아 음악아카데미에서 필라델피아 라 스칼라 오페라단이 공연했다. 그러나 별로 좋은 평판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호루스'는 니콜라스 슬로님스키가 쓴 '1900년 이후의 음악'(Music Since 1900)이라는 저서에서 20세기에 기록되어야 하는 음악사건 중 하나로 선정되어서 관심을 끌었다.


폰 웨이디치는 1940년대에 추가로 네편의 대규모 오페라들을 작곡했다. 역시 그의 생전에 공연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1950년대에 들어서서 그는 모닝사이드 트리오의 피아니스트로서 뉴욕 일대에서 계속 연주회를 가졌다. 그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지만 피아노를 위한 작품을 쓴 것은 '솔로 음성과 피아노를 위한 두 개의 노래'와 '피아노 5중주' 편곡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의 피아노 음악을 작곡하지 않았다. '피아노 5중주'는 1925년에 완성한 오페라 '마리아 테스트베르'(Maria Testvér)에 나오는 자장가를 편곡한 것이다. 폰 웨이디치가 이후 20여년 동안 전념한 것은 공연시간이 8시간이나 되는 대작인 '이단자'(Eretnekek: The Heretics)였다. 그러나 피아노와 성악 스코어만 완성하였을 뿐 오케스트라는 상당부분이 미완성이었다. 폰 웨이디치는 오케스트라 스코어를 2,850 페이지까지만 완성했다. '이단자'는 세계에서 가장 공연시간이 긴 오페라로서 기네스 북에 등재되었다. (공연시간이 가장 긴 오페라로서는 13시간이 걸리는 '조세프 스탈린의 생애와 시기'라는 것이 있지만 어찌보면 오페라로 간주하기가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폰 웨이디치의 작품들은 그의 생전에 세상이 눈여겨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근자에 이르러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숨길수 없는 사실이다. '칼리프의 마법사'와 '헤롯 앞에 선 예수'는 1970년대에 음악유산협회(Musical Heritage Society: MHS)에 의해서 LP음반으로 출시되었고 1990년대에 CD로 제작되었다. '칼리프의 마법사'는 부다페스트오페라가 헝가리어 대본으로 취입한 것이었다. '해롯 앞에 선 예수'는 영어 대본으로 번역되어서 산 디에고 교향악단과 합창단이 취입한 것이다. 몰몬 태버나클 합창단은 '마리아 테스트베르'에 나오는 기도송을 전국 TV 중계에서 불렀다.


[폰 웨이디치의 오페라 수첩]

○ '오피움의 꿈'(Ópium Álmok: Opium Dreams: 1910-1914)

○ '칼리프의 마법사'(Suh és Sah: The Caliph's Magician: 1917)

○ '헤롯 앞에 선 예수'(Jézus Heródes elött: Jesus Before Herod: 1918)

○ '죽음의 땅'(Enyészet orszaga: Land of Death: 1920)

○ '마리아 수녀'(Maria Testver: Sister Maria: 1925)

○ '화성 거주자들'(Fold lelke a Vénuszon: Venus Dwellers: 1925)

○ '호루스'(Horus: 1931)

○ '막달라 마리아'(Maria Magolna: Mary Magdalene: 1934)

○ '부처'(Buddha: 1935)

○ '네레이다'(Nereida: 1940)

○ '파두아의 안토니'(Páduai Szerit Antal: Anthony of Padua: 1942)

○ '지하묘지'(Rezesztények: Catacombs: 1945)

○ '어부의 꿈'(Álmik: Fisherman's Dreams: 1948)

○ '이단자'(Eretnekek: The Heretics: 1949-1969)


'헤롯 앞에 선 예수'







Ó  ö  Á  é  ó  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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