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토리오의 세계/특별 오라토리오

멘델스존의 '엘리야'(Elijah)

정준극 2017. 5. 26. 10:32

멘델스존의 '엘리야'(Elijah)

구약성서 열왕기 상하에 등장하는 선지자 엘리야의 이야기

멘델스존 서거 직전에 영국에서 영어 가사로 초연


세계의 3대 오라토리오라고 하면 하이든의 '천지창조', 헨델의 '메시아', 그리고 멘델스존의 '엘리야'를 꼽는다. 그런데 오늘날 '천지창조'와 '메시아'는 음악회의 스탠다드 레퍼토리가 되어 있지만 '엘리야'는 그렇지 못하다. 아마 나치 독일 때에 멘델스존이 유태계라고 해서 그의 작품들은 모두 금지했기 때문에 그 영향이 남아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인지 일각에서는 아직도 세계 3대 오라토리오로서 멘덼스존 대신에 베토벤의 '감람산상의 그리스도'를 말하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오라토리오라고 하면 바흐의 헨델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이들이야말로 오라토리오의 선구자들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더구나 같은 해에 태어났다. 멘델스존은 유태계이지만 어릴 때에 아버지의 의중에 따라서 개신교로 개종하였다. 그런데도 나치는 멘델스존을 유태인이라고 해서 핍박하였다. 아무튼 어려서부터 개신교의 분위기에서 자란 멘델스존은 바로크의 선배들인 바흐와 헨델의 오라토리오에 깊은 감동을 받고서 그도 이들과 같은 오라토리오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돌이켜보면 멘델스존은 바흐가 세상을 떠난 후인 1829년에 처음으로 바흐의 오라토리오 '마태 수난곡'을 리바이발했다. 그것을 기화로 해서 멘델스존은 그후에도 바흐의 오라토리오를 널리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반면에 이상하게도 헨델의 오라토리오는 영국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멘델스존은 헨델의 오라토리오들도 정당한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국을 방문했을 때 헨델의 오라토리오들을 출판하는 일을 편집하는 등 여러모로 도와 주었다. 그리하여 사실상 멘델스존 덕분에 헨델의 오라토리오들이 영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연주될수 있었다. 멘델스존의 첫 오라토리오인 '엘리야'는 바흐와 헨델의 바로크 오라토리오들을 모델로 삼았다. 그렇지만 합창과 오케스트라에 있어서 낭만주의 작곡가로서 멘델스존의 고유한 뛰어난 스타일이 중심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엘리야'는 음악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라토리오 '엘리야'에는 네명의 솔리스트(베이스 바리톤, 테너, 알토, 소프라노)와  풀 오케스트라와 대규모 합창단이 나온다. 오케스트라에는 트럼본들과 오피클레이드(Ophicleide), 오르간이 등장하며 합창단은 4부 합창이지만 연주에서는 여성 3부 합창으로 진행되기도 하며 8부 혼성합창으로도 진행된다. 타이틀 롤인 '엘리야'는 베이스 바리톤이 맡는다.


멘델스존이 위대한 선지자 엘리야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라토리오를 작곡해야 겠다고 결심한 것은 1830년대 후반이었다. 멘델스존은 외교관이며 극작가이고 작곡가인 친구 칼 클링게만(Karl Klingemann: 1798-1862)과 의논했다. '엘리야'는 유태교뿐만 아니라 개신교에서도 크게 숭앙하는 선지자여서 마음으로 부담이 적었다. 칼 클링게만은 멘델스존의 오페라 '외국에서의 귀향'(Die Heimkehr aus der Fremde)의 대본을 제공했던 극작가였다. 그런데 칼 클링게만은 사정이 있어서 '엘리야'의 대본을 완성하지 못했다. 멘델스존은 또 다른 대본가인  율리우스 슈브링(Julius Schubring)에게 '엘리야'의 대본을 완성해 달라고 부탁했다. 율리우스 슈브링은 전에 멘델스존의 오라토리오 '성 바오로'(St Paul)의 대본을 쓴 일이 있다. 율리우스 슈브링은 칼 클링게만의 대본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대본을 썼다. 열왕기에 나오는 엘리야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시편의 구절들도 대본에 반영하였다. 영국의 버밍엄 페스티발이 멘델스존에게 오라토리오 공연을 의뢰했다. 멘델스존은 율리우스 슈브링에게 얘기해서 독일어 대본을 즉시 영어로 번역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하여 멘델스존의 오라토리오 '엘리야'는 1846년 버밍엄 페스티발에서 영어 가사로 세계 초연되었다. 2월 3일 멘델스존의 생일이었다. 그런데 멘델스존은 이듬해인 1847년 11월에 세상을 떠났다.  라이프치히는 멘델스존의 갑작스런 죽음을 크게 비통해 했다. 오라토리오 '엘리야'의 독일 초연은 멘델스존이 세상을 떠난지 두어달 후인 1848년 2월 3일, 그의 생일을 기념해서 라이프치히에서 독일어로 이루어졌다.


멘델스존의 '엘리야'는 열왕기 상 17장 19절과 열왕기 하 2장 1절의 기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기록되었으되 [열왕기 상 17장 19절: 길르앗에 우거하는 자 중에 디셉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되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비도 이슬도 있지 아니하리라 하니라] [열왕기 하 2장 1절: 여호와께서 회오리 바람으로 엘리야를 하늘로 올리고자 하실 때에 엘리야가 엘리사와 더불어 길갈에서 나가더라]이다. 이들 말씀과 구약성서에 나오는 다른 연관된 말씀들이 오라토리오에서 해설로서 낭독된다. 그렇게해서 오라토리오 '엘리야'는 더욱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해 주게 된다. 사실상 말씀의 내용들은 멘델스존 시기의 독일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것이었고 더구나 빅토리아 여왕 시기의 영국에서도 환영을 받는 내용이었다. '엘리야'는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번째 파트의 하일라이트는 바알 우상을 믿는 선지자들이 비를 내려 달라고 아무리 기도해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엘리야가 여호와 하나님께 기도하자 비가 쏟아졌다는 장면이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엘리야가 이세벨 왕비의 박해를 받아 광야로 내침을 당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나타나서 다시 돌아가며 마지막에는 엘리야가 불에 휩싸인 병거를 타고 하늘나라고 올라가는 내용이 하일라이트를 이루고 있다. 피날레는 예언과 찬양으로 마무리 된다. 솔리스트들은 베이스 바리톤이 엘리야이며 소프라노는 젊은이, 천사 2, 엘리야를 대접한 과부를 맡는다. 알토는 천사 1과 이세벨 왕비를 맡으며 테너는 오바디아와 아합 왕을 맡는다. 어떤 경우에는 소프라노 2, 알토 2, 테너 2의 캐스팅으로 연주되는 경우도 있다. 합창단은 백성들이다. 그러다가 그리스의 연극에서 처럼 합창단이 코멘트를 하기도 한다. 파트 1은 도입부와 서곡을 포함해서 22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파트 2는 아리아로 시작하여 대합창으로 끝나는 21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

- 도입부. So wahr der Herr, der Gott Israels lebet(살아계신 아스라엘의 주 여호와) - 엘리야

- 서곡

1. 합창. Hilf, Herr!(주요 도와주소서) - 4부 합창

2. 듀엣과 합창. Herr, höre unser Gebet!(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으소서) - 소프라노-알토 듀엣과 합창

3. 레시타티브. Zerreisset eure Herzen(백성들아, 가슴을 쥐어 뜯을 지어다) - 오바디아

4. 아리아. So ihr mich von ganzem Herzen suchet(너의 마음을 다 하여서) - 오바디아

5. 합창. Aber der herr seiht es nicht(주께서는 보지 않으시도다) - 4부 합창

6. 레시타티브. Elias, gehe von hinnen(엘리야여, 갈지어다) - 천사 1

7. 더블 쿼텟. Denn er hat seinen Engeln befohlen(천사들이 너를 지키리라) - 천사들과 더블 쿼텟

   레시타티브. Nun auch der Bach vertrocknet ist(그릿 시내가 마르리니) - 천사 1

8. 레시타티브, 아리아, 듀엣. Was hast du mir getan(나에게 무슨 일을 하셨나이까) - 과부, 엘리야

9. 합창. Wohl dem, der den Herrn fürchtet(주를 두려워하는 자는 복이 일을지어라) - 4부 합창

10. 레시타티브와 합창. So wahr der Herr Zebaoth lebet(만군의 주 여호와는 살아계시니) - 엘리야, 아합, 4부 합창

11. 합창. Baal erhore uns!(바알 신이여 우리가 울부짖나이다) - 더블 쿼텟

12. 레시타티브와 합창. Rufet lauter! Denn er ist ja Gott!(더 큰 소리로 부를지어다. 그는 여호와시니) - 엘리야, 4부 합창

13. 레시타티브와 합창. Rufe! lauter! Er hört euch nicht(그를 큰소리로 부를지어다. 그가 듣지 못하니라) - 엘리야와 4부 합창

14. 아리아. Herr, Gott Abrahams, Isaaks und Israels(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여) - 엘리야, 4부 합창

15. 사중창. Wirf dein Anliegen auf den Herrn(무거운 짐을 주께 벗어 던지어라) - 4부 사중창

16. 레시타티브와 합창. Der du deine Diener machst zu Geistern(당신께서는 천사들에게 영을 불어 넣어 주셨느라) - 엘리야, 4부 합창

17. 아리아. Ist nicht des Herrn Wort wie ein Feuer(주의 말씀이 불과 같지 아니하냐) - 엘리야

18. 아리오소. Weh ihnen, dass sie von mir weichen!(주를 버리는 자에게 화가 있을지어다) - 알토

19. 레시타티브와 합창. Hilf deinem Volk, du Mann Gottes!(우리의 하나님이시여, 우리를 도우소서) - 오바디아, 엘리야, 4부 합창, 청년

20. 합창. Dank sei dir, Gott(여호와께 감사하라) - 4부 합창


엘리야가 여호와께 간구하니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송아지 제물을 붙태우는 장면


[파트 2]

21. 아리아. Höre, Israel!(너희 이스라엘은 들을지어다) - 소프라노

22. 합창. Fürchte dich nicht, spricht unser Gott(두려워 하지 마라,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 4부 합창

23. 레시타티브와 합창. Der Herr hat dich erhoben(주께서 당신을 높이시니라) - 엘리야, 이세벨, 4부 합창

24. 합창. Wehe ihm, er muss sterben!(그가 저주를 입으리니 그가 죽으리라) - 오바디야, 엘리야, 4부 합창

25. 아리아. Er ist genug, so nimm nun, Herr, meine Seele(이제 충분하오니 주여 나의 생명을 취하소서) - 엘리야

26. 레시타티브. Siehe, er schläft(보라, 그가 잠들었도다) - 테너

27. 트리오. Hebe deine Augen auf zu den Bergen(눈을 들어 산을 보라) - 소프라노, 소프라노, 알토

28. 합창. Siehe, der Hüter Israels schläft noch schlummert nicht(보라, 주께서 이스라엘을 지키시리니 깨어 있으라) - 4부 합창

29. 레시타티브. Stehe auf, Elias, denn du hast einen grossen Weg vor dir(일어나라, 엘리야여, 너는 갈 길이 머니라) - 천사 1, 엘리야

30. 아리아. Sei stille dem Herrn(오 주안에서 쉬리라) - 천사 1

31. 합창. Wer bis an das Ende beharrt, der wird selig(마지막까지 견디는 자가 구원을 받으리니) - 4부 합창

32. 레시타티브. Herr, es wird Nacht um mich(주여 밤이 되었나이다) - 엘리야, 천사 2

33. 합창. Der Herr ging voruber(보라 우리 주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니라) - 4부 합창

34. 합창. Seraphim standen uber ihm, Heilig ist Gott der Herr(거룩하신 우리 주 여호와여, 당신의 위에 세라핌 천사가 서 있었도다) - 알토, 여성 더블 듀엣, 4부 합창

35. 합창과 레시티타브. Gehe wiederum hinab! Ich gehe hinab(가라, 길에서 돌아오라, 내가 나의 가련디) - 4부합창, 엘리야

36. 아리오소. Ja, es sollen wohl die Berge weichen(산들이 떠나며) - 앨리야

37. 합창. Und der Prophet Elias brach hervor(선지자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가니라) - 4부 합창

38. 아리아. Dann werden die Gerechten leuchten(의인들이 빛나리라) - 테너

39. 레시타티브. Darum ward gesendet der Prophet Elias(선지자 엘리아를 보내셨도다) - 소프라노

40. 합창. Aber einer erwacht von Mittemacht( 주께서 한밤중에 깨우시니) - 4부 합창

41. 4중창. Wohlan, alle, die ihr durstig seid(목마른 자들아 모두 오라) - 혼성 사중창

42. 합창. Alsdann wird euch Licht hervorbrechen(당신의 빛이 홀연히 나타나리니), Herr, unser Herrscher(우리를 통치하시는 주) - 4부 합창


엘리야가 병거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 루벤스


멘델스존은 오라토리오 '엘리야'의 소프라노 솔로를 '스웨덴의 나이팅게일'이라고 하는 제니 린드(Jenny Lind)를 위해 작곡했다. 그러나 린드는 멘델스존이 1847년에 세상을 떠나자 너무나 비통하고 절망하여서 초연 이후 1년 동안이나 '엘리야'를 부르지 못했다. 제니 린드가 '엘리야'의 소프라노 파트를 다시 부르게 된 것은 1848년 겨울에 런던의 엑세터 홀에서였다. 이 때의 연주회는 멘델스존 장학금 1천 파운드를 모금하기 위한 자선음악회였다. 멘델스존 장학금을 처음 받은 사람은 나중에 사보이 오페라로서 유명해진 아서 설리반(Arthur Sullivan)이었다. 런던에 거주하는 스페인-포르투갈 출신 유태인들은 매주 안식일 예배를 드릴 때에 '엘리야'에서 He Shall Endure to the End를 부르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이 노래를 위해 챨스 살라만(Charles Salaman)이 시편 93편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사를 붙였다.  














독일에서 발행한 멘델스존 기념 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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