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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

정준극 2018. 12. 22. 12:42

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

 

교황 인노센트3세의 스타바트 마테르 돌로로사 시집

 

서양음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주제는 어떤 것인가? '사랑' 또는 신에 대한 '찬양'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건 너무 포괄적인 사항이라서 주제라고까지 말하기가 어렵다. 그러면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해도'스타바트 마테르'인것 같다. 기록에 의하면 약 6백 명 이상의 작곡가가 '스타바트 마테르'를 주제로하여 작곡했다고 한다.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아는 위대한 작곡가들은 물론, 이름도 기억하기 어려운 수많은 작곡가들이 '스타마트 마테르'를 주제로 하여 음악을 작곡하였다. 정말 대단하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바트 마테르'에 대한 사항을 잠시 고찰해 보고자 한다.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크게 양해하여 주실 것을 바란다.

 

하이든의 스타바트 마테르

 

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는 우리 말로 '성모애상'(聖母哀傷) 또는 '슬픔의 성모'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있지만 원래의 의미는 '어머니(성모)가 서 계시다'(Mother stood)이다. 스타바트 마테르는 13세기에 비롯한 성모에 대한 가톨릭 찬송이다. 실제로 스타바트 마테르 찬송에는 두가지 내용이 있다. 하나는 Stabat Mater Dolorosa(슬픔의 성모가 서계시다)이며 다른 하나는 Stabat Mater Speciosa(아름다우신 성모가 서계시다)이다. Stabat Mater Dolorosa는 우리가 잘 아는대로 십자가에 달려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신 사랑하는 아들 예수를 바라보는 성모 마리아의 슬픔을 대신 표현한 것이다. Stabat Mater Speciosa는 예수를 낳으시고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성모의 기쁜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일반적으로 Stabat Mater 라고 말하면 십자가에 달리신 아들 예수를 바라보며 애통해 하시는 성모의 마음을 표현한 돌로로사(Dolorosa: 비탄, 슬픔, 애통)를 의미한다. 돌로로사를 소재로 하여 성모애상곡을 작곡한 대표적인 작곡가는 페르골레시(1710-1736), 비발디(1678-1741), 하이든(1732-1809), 로시니(1792-1868), 드보르작(1841-1904)등이다. 프랑코-플레미쉬 작곡가인 조스퀸 데스 프레즈(Josquin des Prez: 1450-1521), 이탈리아 마드리갈의 거장인 조반니 피에르루이지 다 팔레스트리나(Giovanni Pierluigi da Palestrina: 1525?-1594)의 스타바트 마테르도 실로 뛰어난 작품이다.

 

성모의 슬픔을 함께 하는 천사들

                      

여러 스타바트 마테르 중에서 하이든의 작품이 가슴을 저미는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로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이든의 스타바트 마테르는 보석 중의 보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귀중하고 아름답다. 독일의 낭만주의 시인인 루드비히 티크(Ludwig Tieck: 1773-1853)는 하이든의 스타바트 마테르를 듣고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서 얼굴을 돌려야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특히 Vidit suum dulcem natum(성모께서 불쌍한 아들을 바라보시다: She beheld her tender Child)라는 구절에서 그러했다고 한다. 18세기에 스타바트 마테르를 작곡한 대표적인 사람들로서는 이탈리아의 아고스티노 스테파니(Agostino Steffani: 1654-1728), 이탈리아의 조반니 카를로 마리아 클라리(Giovanni Carlo Maria Clari: 1677-1754), 이탈리아의 에마누엘레 다스토르가(Emanuele d'Astorga: 1680-1736), 그리고 페터 빈터(Peter Winter), 라이몬디(Raimondi), 비토(Vito), 란자(Lanza), 노이콤(Neukomm)등이다. 19세기의 대표적인 스타바트 마테르 작곡가는 무어라해도 로시니이다. 로시니는 일찍이 37세에 더 이상은 오페라를 작곡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물론 오페라는 더 이상 작곡하지 않았지만 간간히 실내악이나 종교음악을 작곡하기는 했다. 그러던중 어떤 부유한 사람의 요청을 받고 스타바트 마테르를 작곡하기로 했으나 건강상의 문제로 완성하지 못했다. 로시니는 동료인 조반니 타돌리니(Giovanni Tadolini)에게 나머지 부분의 완성을 부탁했다. 그래서 일단 완성되어 의뢰한 사람에게 전달되었으나 나중에 저작권상의 문제가 발생하여 로시니는 마음을 고쳐 먹고서 타돌리니가 만든 것은 없던 것으로 하고 다시 전편을 완성했다. 아무튼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오늘날에는 모든 종교음악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으로서 존경을 받고 있다.하이든의 스타바트 마테르와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에 대하여는 본 블로그에서 별도로 설명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한편,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는 페르골레지의 스타바트 마테르를 편곡하여 내놓았다. 페르골레지의 스타바트 마테르는 그만큼 유명했다.

 

페르골레시의 스타바트 마테르를 바흐가 편곡한 작품

 

반복되는 말이지만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는 수많은 스타바트 마테르 중에서 하이든에 버금하는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테너 아리아인 쿠유스 아니맘(Cujus animan)은 놀랍도록 아름다운 고음을 내도록 되어 있어서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제1곡 Stabat Mater dolorosa(합창) 제2곡 Cjus animam(테너) 제3곡 Quis est home(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의 듀엣) 제4곡 Pro peccatis(베이스) 제5곡 Eja, Mater(베이스 레시타티브와 합창) 제6곡 Sancta Mater(독창자 전원) 제7곡 Fac ut portem(메조소프라노) 제8곡 Inflamatus(소프라노와 합창) 제9곡 Qando corpus morietur(합창) 제10곡 In sempiterna saecula, Amen(스탠다드 텍스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음. 합창)이다. 하나같이 주옥과 같은 곡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의 능력으로서는 그런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로시니는 분명하 하늘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페르골레시의 스타바트 마테르 음반 커버

 

안토닌 드보르작은 스타바트 마테르를 그가 계속 세속적인 음악을 작곡할 때에 시간을 내어 완성함으로서 그의 신앙심을 보여주었다. 스타바트 마테르의 대사는 거의 모두 라틴어이지만 영어로 된 것도 있고 다른 언어로 된 것도 있다. 폴란드의 카롤 치마노브스키(Karol Szymanowski: 1882-1937)와 파울 베베네크(Paul Bebenek)가 작곡한 스타바트 마테르는 폴란드어로 되어 있다. 기타 작곡가로서는 영국의 존 브라운(John Browne: 1490-?), 프랑스의 마르크 안투안 샤펜티어(Marc-Antoine Charpentier: 1643-1704), 안토니오 비발디, 아일랜드의 챨스 빌리어스 스탠포드(Charles Villiers Stanford: 1852-1924), 프랑스의 샤를르 구노(Charles Gounod: 1818-1893), 폴란드의 크르지츠토프 펜데레키(Krzysztof Penderecki: 1933-), 프랑스의 프랑시스 풀랑크(Francis Poulenc: 1899-1963), 이탈리아의 바로크 작곡가인 조반니 펠리체 산체스(Giovanni Felice Sances: 1600-1679),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스칼라티(1724년 작곡), 도메니코 스칼라티(1715년 작곡), 포르투갈의 페드로 데 에스코바르(Pedro de Escobar: 1465-1535), 체코의 프란티세크 투마(Frantisek Tuma: 1704-1774),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마르티노프(Vladimir Marynov: 1946-), 에스토니아의 아르보 패르트(Arvo Part: 1935-), 독일의 요제프 라인버거(Josef Rheinberger: 1839-1901), 오스트리아의 프란스 슈베르트, 이탈리아의 주세페 베르디, 이탈리아의 파스쿠알레 카파로(Pasquale Cafaro: 1716-1787), 헝가리의 졸탄 코다이(Zoltan Kodaly: 1882-1967), 노르웨이의 트론드 크베르노(Trond Kverno: 1945-), 폴란드의 파벨 루카체브스키(Pawel Lukaszewski: 1968-), 미국의 프랭크 퍼코(Frank Ferko: 1950-), 살바도르 브로톤스(Salvador Brotons: 2000년 작곡), 프랑스의 브루노 쿨레(Bruno Coulais: 1954-), 흑인 메탈 밴드인 아노렉시아 네르보사(Anorexia Nervosa) 등이다.

 

스타바트 마테르 발레

                      

여기에서 잠시 성모의 슬픔이 어떤 것인지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성모칠고(聖母七苦)라고 부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성모통고(聖母痛苦)라고 부른다. 성모통고는 성모 마이라가 아들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당한 큰 고통을 일곱가지로 나누어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성모통고에는 두 가지 분류가 있다. 그 하나는 예수의 고난과 죽음에 따른 일곱가지 슬픔이며 다른 하나는 예수의 일생을 통하여 당한 일곱가지 고통이다. 기왕 얘기가 나온 김에 이들 일곱가지 고통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성모가 예수의 일생을 통하여 당한 일곱가지 고통은 다음과 같다.

1. 괴로움을 당하리라는 시몬의 예언을 들었을 때의 고통

2. 이집트로 피난 갈 때의 고통

3. 어린 예수를 예루살렘에서 잃고 찾아 헤매던 고통

4. 십자가를 진 예수를 만났을 때의 고통

5. 못 박혀 죽으신 예수 앞에 섰을 때의 고통

6. 십자가에서 예수의 시체를 내렸을 때의 고통

7. 예수의 주검을 묻을 때의 고통


그리스도의 시신을 무덤에 안치함

 

예수의 고난과 죽음에 따른 일곱가지 고통은 다음과 같다.

1. 체포되고 매맞으신 예수를 생각하며 당한 고통

2. 빌라도에게 끌려가 재판 받으심을 생각하며 당한 고통

3. 사형 선고를 받으심을 생각하며 당한 고통

4.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보며 당한 고통

5. 숨을 거두시고 십자가상에서 죽으심을 보며 당한 고통

6. 예수의 시체를 십자가에서 내리며 당한 고통

7. 예수의 시체를 베로 감아 무덤에 장사지내며 당한 고통


성모애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