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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주제로 삼은 작품들 2

정준극 2017. 6. 10. 19:06

산을 주제로 삼은 작품들 2


○ Charles Ives(챨스 아이브스: 1874-1954)의 '교회의 종탑과 산으로부터'(From the Steeples and the Mountains)는 트럼펫과 트럼본 각 2개, 종 4세트, 2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 교회의 종탑에서 올리는 종소리가 저 멀리 산속 깊은 곳까지 퍼지게 된다는 것을 표현했다. 트럼펫과 트럼본은 유니송으로 연주하도록 되어 있다. 금관악기의 연주가 끝나면 종소리가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울리도록 했다. 아이브스는 '그러면 저 멀리 산에 있는 바위가 되받아서 소리를 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야외음향을 실험해 보려는 작품이다. 이와 함께 여러 교회의 종탑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재현하려는 노력이다. 이 작품이 공식적으로 초연된 것은 작곡에 대한 아이디어를 품은 때로부터 무려 60년 후인 1965년 7월 링컨 센터에서 뉴욕필의 연주로였다.


from the steeples and the mountains ives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인 챨스 아이브스의 '교회의 종탑과 산으로부터' 음반


○ Ernst Krenek(에른스트 크레네크: 1900-1991)의 연가곡 '오스트리아 알프스 여행서'(Travel Book from the Austrian Alps)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에 대한 작곡자의 사랑을 표현한 작품이다. 크레네크는 비엔나의 보헤미아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공무원이었다. 그는 20대의 젊은 시절에 오스트리아 서부의 알프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그 아름다움에 심취하였다. 그는 알프스에 대한 경외로움과 감동적인 아름다움을 시로 표현했으며 그 시를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오스트리아 알프스 여행서'는 크레네크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으로 콘서트에서도 자주 들을수 있다. 크레네크는 청소년 시절에 1차 대전을 경험했다. 전쟁의 혼란과 공포를 경험했다. 크레네크는 청년 시절에 2차 대전도 경험했다. 그는 전쟁으로 귀중한 인명과 아름다운 산하가 또 다시 피해를 볼 것을 두려워했다. 그런 그의 심경이 이 작품에 스며있다.


오스트리아 알프스와 산간 마을. 크레네크의 '오스트리아 알프스 여행서'에는 조국 오스트리아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녹아 있다. 


○ Franz Liszt(프란츠 리스트: 1811-1886)의 교향시 '산에서 들을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Ce qu'on entend sur lal montagne)는 그의 13개 교향시 중에서 첫번째이다. '산에서 들을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는 빅토르 위고의 시의 제목으로 리스트는 그 시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 교향시는 간혹 독일어 타이틀인 Bergsymphonie(산악 교향곡)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리스트는 자기의 작품을 만족스러울 때까지 여러번 수정하는 습관이 있다. '산악교향곡'도 오늘날 연주되고 있는 형태가 되기까지 여러번 수정되었다. 처음 작곡을 시작한 것은 1848년인데 마지막으로 수정하여 내 놓은 것은 1854년이었으니 완성까지 6년이나 걸린 셈이다. '산악 교향곡'은 리스트의 다른 여러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표제음악의 성격을 띠고 있다. '산악 교향곡'은 리스트의 교향시 중에서 연주시간이 가장 길다. 30분 이상 걸린다. 그만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많다. 자연은 변함없이 완벽하지만 인간은 스스로 만든 고통과 번뇌로 불행하다는 메시지이이다. 리스트는 '이 교향시는 두 음성을 듣는다. 하나는 장대하고 찬란하며 질서가 있어서 그를 창조한 신에게 기쁨으로 찬양을 드리는 소리이며 다른 하나는 고통에 넘친 소리,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는 소리, 그리고 신성모독을 서슴치 않으며 남을 비장하고 저주하는 소리이다. 그리하여 하나는 자연의 소리를, 다른 하나는 인간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두 소리는 서로 투쟁을 한다. 서로 제압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서로 녹아들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은 성스러운 상태에서 스스로 잠잠해 진다'고 말했다.  


리스트의 '산악 교향곡'(산에서 들을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이 포함되어 있는 음반


○ Hamish MacCunn(하미슈 맥컨: 1868-1916)의 서곡 '산과 강의 땅'(The Land of the Mountain and the Flood)은 스코틀랜드의 로맨틱한 산하를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스코틀랜드의 문호 월터 스콧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사실상 '산과 강의 땅'이라는 제목은 스콧의 장편시에 나오는 '마지막 음유시인의 짧은 노래'(The Lay of the Last Minstrel)에서 가져온 것이다. 버나드 쇼는 맥컨의 이 작품을 듣고는 '매력적인 스코틀랜드 서곡이다. 듣는 사람들을 저 멀리 스코틀랜드의 구능지대로 데려가는것 같다.'라고 말했다. '산과 강의 땅'은 맥컨의 사후 50여년이 지난 후에 새롭게 인식되었다. EMI가 음반으로 내놓아서였다. 알렉산더 깁슨이 지휘하는 스코틀랜드 내셔널 오케스트라의 연주였다. 그후 1973년부터는 BBC 텔리비전의 시리즈인 Sutherland's Law의 주제음악으로 나와서 더욱 친근해졌다.

스코틀랜드의 장엄한 산과 강


○ Ernst John Moeran(이 제이 모에란: 1894-1950)의 '산의 나라에서'(In the Mountain Country)는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산하를 그린 작품이다. 작곡자는 이 작품을 라프소디의 장르에 넣었지만 어떤 학자들은 교향적 인상(Symphonic Impression)이라고 불렀다. 이 작품은 1921년 모에란이 런던의 왕립음악원 학생일 때에 작곡한 것이다. '산의 나라에서'에는 아일랜드의 민속적인 요소가 스며있는데 이같은 패턴은 그가 2차 대전 중에 군인 콘서트를 위해 작곡한 '마스크를 위한 서곡'(Overture for a Masque)에도 나타나 있다.


○ Modest Mussorgsky(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 1839-1881)의 교향시 '민둥산의 하룻밤'(Night on Bald Mountain 또는 Night on the Bare Mountain)은 러시아 전설 속의 민둥산에서 하지제에 즈음해서 마녀들이 밤에 광란의 축제를 벌이는 내용을 표현한 작품이다. '민둥산의 하룻밤'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사드코'와 함께 러시아 작곡가에 의한 최초의 교향시로 간주되고 있다. 무소르그스키는 러시아의 문학 작품들과 전설로부터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완성했다. 러시아에서는 6월 성요한 축일의 전야에 마녀들이 민둥산에서 광란의 축제를 벌인다는 전설이 있다. 독일이나 북구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하지제와 같은 성격의 행사였다. 1867년의 성요한 축일의 전야는 6월 23일이었고 무소르그스키는 바로 이날 이 작품을 완성했다. 그해에 림스키 코르사코프도 '사드코'를 완성했다. 무소르그스키가 '민둥산의 하룻밤'을 완성한 것은 그가 28세로서 한창 작곡가로서의 의욕에 불타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그의 작곡을 지도하고 있던 밀리 발라키레프(Miliy Balakirev)는 '민둥산의 하룻밤'이 러시아의 음악적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하여 연주회에 올리기를 거절했다. 무소르그스키는 자기의 작품이 설합 속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민둥산의 하룻밤'에 사용했던 음악을 성악 솔리스트들과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악으로 다시 만들었고 그것을 림스키 코르사코프와 협동하여 오페라-발레인 '믈라다'(Mlada: 1872)와 오페라인 '소로친치 박람회'(The Fair at Sorochyntsi: 1880)에 사용토록하였다. 그러나 오리지널 '민둥산의 하룻밤'은 무소르그스키의 생전에 어떤 형태로든지 연주되지 못하였다. 무소르그스키가 세상을 떠난지 5년 후에 림스키 코르사코프가 '민둥산의 하룻밤'을 편곡해서 '오케스트라를 위한 판타지'로서 출판하였다. '민둥산의 하룻밤'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은 1940년에 월트 디즈니의 만화영화 '판타지아'에서 레오폴드 스토코브스키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버전을 다시 편곡해서 넣은 후 부터였다. 무소르그스키의 오리지널 스코어가 처음 출판된 것은 1968년이었다.


월트 디즈니의 '판타지아'에서 '민둥산의 하룻밤' 장면


○ Vitezslav Novák(비테슬라브 노바크: 1870-1949)의 교향시 '타트라 산맥에서'(V Tatrách: In the Tatra Mountains: Op 26)는 폴란드와 체코공화국을 사이에 두고 높이 서있는 타트라 산맥의 웅장한 풍광을 그린 작품이다. 체코의 작곡가인 노바크는 스타일에 있어서 신낭만주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으나 간혹 체코 현대주의 음악의 선구자로 간주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그의 작품은 한편으로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1901년에 완성한 연가곡인 Melancholie(우울함: Op 25)에 프랑스 인상주의적인 표현이 나타나 있으며 그후 1905년에 완성한 음조시 O vecne touze(영원한 그리움: Op 33)에서는 더욱 확연하게 나타나 있다. 그에 비하여 '타트라 산맥에서'는 보다 슬로박적인 스타일이 가미되었다. 노바크의 자연 사랑은 '타크라 산맥에서'에도 나타났지만 Udoli noveho kralovski(새로운 왕국의 계곡: Op 31)에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스타일도 엿볼수 있다. 슬로박의 자연을 사랑하는 그의 심정은 1907년에 완성한 Toman a lesni panna(토만과 숲속 님프: Op 40)에도 포함되어 있다.  


슬로박 공화국 쪽에서 본 타트라 산맥의 위용. 폴란드 남부와 슬로바키아 북부의 국경 부근을 동서로 뻗은 산맥이다


○ Felipe Pedrell(펠립페 페드렐: 1814-1922)의 오페라 '피레네'(Els Pirineus)는 웅장한 피레네 산맥에서 펼쳐지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펠립페 페드렐은 스페인의 작곡가, 기타리스트, 음악학자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사르수엘라(스페인의 오페레타)에 대한 수업을 하였고 기타는 당대의 호세 브로카에게 배웠다. 페드렐은 기타리스트로서 프란치스코 타레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Impromptu, Floriada, Dona Mencia, Al Altardecer en los jardines de Arlaja 등 기타 작품을 타레가에게 헌정하였다. 그는 주로 피아노를 위한 살롱 음악을 많이 작곡했다. 그러면서도 바르셀로나의 리세우를 위해서 오페라 L'ultimo Abenzeraggio(1868) 등도 작곡했다. 그는 1876년부터 4년 동안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지냈다. 그는 파리에서 빅토르 위고의 시에 의한 연가곡인 Orientales를 작곡했고 교향시인 Excelsio를 작곡했다. 그는 1880년부터 바르셀로나에  정착하여 작곡에 전념하는 한편 후진들을 양성하는데 주력했다. 그의 첫 제자는 엔리크 그라나도스였다. 이밖에도 마누엘 데 화야, 로사 가르시아 아스코트, 호안 라모테 데 그리뇬 등이 그의 문하에서 공부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민족음악학파의 창설을 신중하게 고려했다. 스페인 고유의 전통음악과 그 시대의 클래시컬 음악을 접목해 보자는 것이 모토였다. 그 시기에 완성한 작품 중의 하나가 오페라 '피레네'였다. 바스크 지방의 민속음악의 향취를 엿볼수 있는 작품이다.


프랑스와 스페인을 가르는 피레네 산맥의 위용


○ Joachim Raff(요아힘 라프: 1822-1882)의 교향곡 7번 '알프스에서'(In den Alpen)는 비록 타이틀의 '알프스에서'이지만 40년 후에 나온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처럼 표제음악이라고 볼수는 없다. 라프의 교향곡 7번은 제목과 각 악장의 부제는 알프스에 관련된 것이지만 내용은 순전히 음악적인 작품이다. 1악장의 부제는 '높은 산을 올라가며'(Hike in the high mountains)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높은 산을 하이킹하는 표현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2악장은 '산장에서'(In the Lodging)이다. 활발하고 경쾌한 악장이다. 다음은 '호수에서'(At the Lake)이다. 느린 템포로서 마치 호수의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준다. 4악장은 슈빙페스트(Schwingfest)이다. 목관악기들의 소리가 기분좋게 들리는 악장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알프스의 풍광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니다. 작곡을 하고 부제를 비슷하게 붙였을 뿐이다. 라프는 스위스의 라헨에서 태어났다. 원래 그의 아버지는 독일 뷔르템버그에서 살았으나 나폴레옹군이 러시아를 침공할 때에 강제징집 당하게 되자 이를 피해서 스위스로 와서 정착을 한 것이다. 라프는 음악을 주로 독학으로 마스터했다. 그가 작곡가로서 그리고 피아니스트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은 멘델스존이 그가 보낸 피아노 작품집을 출판토록 해 주어서 그의 작품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는 나중에 프랑크푸르트음악대학의 초대 학장이 되었고 그런 중에 클라라 슈만등 이름난 연주자와 작곡가들을 초빙하였다. 에드워드 맥도웰, 알렉산더 리터 등은 그의 제자이다. 


요아힘 라프의 교향곡 7번 '알프스에서' 표지. 요아힘 라프는 스위스의 라헨에서 태어났다.


○ Nino Rota(니노 로타: 1911-1979)는 1949년도 영국 영화인 '유리 산'(The Glass Mountain)의 음악을 작곡했다. 이 영화는 재편집되어서 영국에서 1950년과 1953년에 상영되었다. '유리 산'은 유럽의 전설에 나오는 유리로 만든 산을 말한다. 유리산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공주의 사랑을 얻을수 있다. 그러나 한 걸음을 올라가면 두 걸음을 미끄러져야 했다. 그래서 그 사람은 꾀를 내어서 거꾸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거꾸로 한 걸음을 내려가면 두 걸음을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침내 공주의 사랑을 차지하게 된다는 얘기다. 영화에는 베니스 오페라극장에서의 공연 장면이 나온다. 유명한 성악가인 티토 고비가 작접 나오며 베니스 오페라극장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나온다. 이 영화에  나오는 니노 로타의 음악은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당시에 많은 인기를 끌었다. 영화는 돌로마이트(Dolomites)와 베니스 오페라극장에서 주로 촬영했다. 돌로마이트는 이탈리아 동북부의 산맥이다.


웅장한 돌로마이트 산맥. 영화 '유리산'은 돌로마이트 산들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영화의 상당부분을 촬영했다.


○ Richard Strauss(리하르트 슈트라우스: 1864-1949)의 '알프스 교향곡'(Eine Alpensinfonie: Op 64)은 산을 주제로 삼은 음악작품 중에서 대표적이라고 할수 있다. 교향곡이지만 전통적인 4악장 구성이 아니라 22개 색션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특별하다. 알프스에 아침 동이 틀 때에 올라가서 하루종일을 보내고 밤이 되어 내려올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이외의 작품으로서는 가장 규모가 큰 작품이다. 연주자가 125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주시간은 통상 50분이 걸린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 곡이지만 연주회에서는 자주 듣지 못하는 작품이다. '알프스 교향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마지막 교향시(또는 음조시)이다. 교향시(또는 음조시)는 1880년대 후반부터 1890년대에 이르기까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명성을 높여준 음악 장르이다. 그의 또 다른 교향시로서는 '돈 후안'(Don Juan: 1888), '틸 오일렌슈피겔의 즐거운 장난'(Till Eulenspiegel's Merry Pranks: 1895),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 1896), '돈 키호테'(Don Quixote: 1897), '영웅의 일생'(A Hero's Life: 1898) 등이다. 슈트라우스가 알프스 교향곡을 작곡할 즈음에 그는 교향시보다는 오페라에 더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 소개문.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로스 안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


○ Bedrich Smetana(베드리치 스메타나: 1824-1884)의 교향시 '나의 조국'(Ma Vlast: My Homeland) 중에서 여섯번째 곡 '블라니크'(Blanik)는 실제로는 체첸에 있는 산의 이름이다. 조국 보헤미아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보헤미아의 애국적인 기사들이 이 산에 모여서 외적을 물리치기로 결심하였고 이윽고 승리를 거두어서 보헤미아가 자유를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표현한 악장이다.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은 모두 여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블라니크'는 마지막 파트이다. 다섯번째 파트인 '타보르'(Tabor)가 끝나는 동시에 시작되는 파트이다. 그래서인지 타보르에서 사용되었던 후스파 찬송가 스타일의 노래가 다시 들린다. 후스파 찬송가의 가사는 '그리하여 결국에는 주와 함께 언제나 승리를 이룰 것이니라'이다. 체코가 언젠가는 승리하여 일어설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 구절이다.


블라니크 산에 모여있던 보헤미아의 기사들이 힘을 합쳐 조국의 자유를 위해 전투에 나서는 장면


○ Geirr Tveitt(게이르 트베이트: 1908-1981)의 '1백곡의 하르당거 노래'(A Hundred Hardanger Tunes) 중에서 모음곡 2번의 15번째 곡 '산의 노래'(Mountain Songs)는 노르웨이 서안의 전통적인 하르당거 구역에서 수집한 민요 중에서 산에 관한 노래이다. 하르당거는 표르드로 유명하며 높은 산에서 천연의 폭포가 흘러내리는 자연경관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게이르 트베이트(또는 닐스 트베이트)는 1930년대 노르웨이의 국민문화운동을 주관했던 사람 중의 하나이다. 트베이트가 음악분야에서 주도한 국민문화운동은 전통적인 하르당거 지역의 민요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물론 트베이트 보다 훨씬 이전에 하르당거의 민요들을 수집한 노력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에드바르드 그리그도 하르당거의 민요를 수집하였다. 그러나 트베이트는 아예 하르당거에 정착해서 민요를 수집하고 연구하고 정리하였다. 그렇게 해서 수집한 민요가 거의 1천 곡에 이르렀다. 트베이트는 그중에서 1백곡을 추려서 작품번호 150인 '피아노를 위한 50곡의 하르당거 민속음악'과 작품번호 151인 '오케스트라를 위한 1백곡의 하르당거 민속음악'에 수용하였다. 그중에는 종교적인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은 장엄한 자연환경에 대한 경외심과 찬미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산의 노래'는 하르당거의 웅장한 산을 그린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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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당거 어떤 마을의 봄


○ Jose Usandizaga(호세 우산디사가: 1887-1915)의 민속 오페라 '높은 산에서'(Mendi Mendiyan: High in the Mountains)는 바스크 지방의 산속에서 벌어지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호세 우산디사가는 산 세바스티안 출신으로 파리에 가서 뱅생 당디의 제자가 되어 작곡을 공부했고 아울러 가브리엘 그로블레즈의 문하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1906년, 스페인으로 돌아온 그는 무대작품과 기타 다른 작품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우산디사가의 작품들은 대체로 바스크 주제를 담고 있다. 그는 실내악과 광시곡 그리고 무대작품들을 남겼는데 그 중의 하나가 '높은 산에서'이다. 바스크어로 대본을 만든 오페라이다. 그가 남긴 또 다른 인기 작품으로는 사르수엘라인 Las golondrinas(제비)가 있다. 이 오페라는 우산디사가의 사후에 그의 동생이 편곡해서 발효했다. 리릭 드라마인 La Ilama(화염)도 미완성이었지만 그의 사후에 그의 동생이 편곡해서 발표했다.   


○ Ralph Vaughan Williams(랄프 본 윌리엄스: 1872-1958)의 솔로 피아노곡인 '산속의 호수'(The Lake in the Mountains)는 1941년도 영국 영화인 '49도선'(49th Parallel)에 나오는 곡이다. 캐나다의 아름다운 산하를 그린 음악이다. 본 윌리엄스가 처음으로 영화음악을 작곡한 것이다. '49도선'은 레슬리 하워드, 로렌스 올리비에, 에릭 포트맨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이다. '49도선'이란 우리나라 38선처럼 미국과 캐나다를 가르는 위도를 말한다. 내용은 캐나다 해역에서 파손된 독일 잠수함의 해군 6명이 캐나다를 통과해서 당시에는 중립국인 미국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미국으로 하여금 조속히 2차 대전에 참여토록 권유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산속의 호수'는 독일군 지휘관인 포트맨과 미국 인디언의 풍습을 연구하는 이상주의자 하워드 사이에 전쟁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에 앞서서 나오는 음악이다. 처음에는 캐나다의 아름다운 자연을 표현하듯 목가적인 음악이 나오다가 독일군이 나타나자 갑자기 위협적인 음악으로 변한다. 본 윌리엄스는 이 곡을 다시 수정하여 여류 피아니스트인 필리스 셀리크(Phillis Sellick)에게 헌정하였다. 필리스 셀리크는 그의 남편 시릴 스미스와 함께 1946년에 이곡을 초연하였다.


영화 '49도선'의 소개화면. 캐나다 동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감동을 주는 영화이다.


○ Alexander Scriabin(알렉산더 스크리아빈: 1872-1915)의 '미스테리움'(Mysterium)은 공감각(Synesthetic: 共感覺) 작품이다. 공감각이란 하나의 감각이 다른 영역의 감각을 작용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후각이 촉감이나 청각에 영향을 주어 작용토록 한다는 식이다. 러시아의 알렉산더 스크리아빈은 공감각의 작품을 시도하였다. '미스테리움'은 후각과 촉각과 청각과 시각이 서로 영향을 주어 공감각을 이루게 한다는 작품이다. 미스테리움은 신비스런 원천이란 의미이다. 스크리아빈은 '이 작품을 공연하게 되면 관중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모두가 공연의 참가자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캐스트는 오케스트라, 혼성합창단, 시각 효과가 있는 악기들, 댄서들, 행진하는 사람들 등이다. 하지만 스크리아빈이 언급한 대로 관중석의 사람들도 '미스테리움'의 출연자가 된다. 스크리아빈은 이 작품을 1903년에 시작하였으나 완성하지 못한채 1915년에 세상을 떠났다.


alexander scriabin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러시아 작곡가인 알렉산더 스크리아빈


○ 산을 배경으로 삼은 오페라들


- 자코모 마이에르베르의 '디노라'(Dinorah). 19세기 브리타니 지방이 무대이다. 디노라와 호욀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디노라가 산에 올라갔다가 폭우로 냇물이 범람해서 잠시 피해 있는데 벼럭이 치는 바람에 디노라는 노도와 같은 냇물에 빠진다. 이에 호욀이 목숨을 걸고 뛰어 들어서 디노라를 구출한다. 두 사람은 여러 난관을 거치고 마침내 결혼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 조르즈 비제의 '카르멘'(Carmen) 중에서 3막 밀수 장면. 돈 호세가 카르멘의 꼬임에 빠져서 탈영을 하고 밀수꾼들과 한 무리가 된다. 깊은 산중에서 밀수꾼들이 물건들을 가지고 올라오는 장면이 나온다. 

- 엥겔버트 훔퍼딩크의 '헨젤과 그레텔'(Hansel und Gretel). 헨젤과 그레텔이 먹을 것을 구하러 자기들도 모르게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가 과자로 만들어진 마녀의 집을 발견한다. 그 후의 얘기는 잘 아는대로 못된 마녀는 화로 안으로 밀어넣어져 죽고 두 남매는 마녀의 집에 사로 잡혀 있는 아이들을 구해서 부모님 곁으로 간다. 

- 벤자민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셰익스피어 원작의 '한여름 밤의 꿈'을 브리튼이 오페라로 만들었다. 그 전에 멘델스존이 유명한 '결혼행진곡'이 나오는 극음악을 만든 것이 있다. 무대의 배경은 깊은 숲속이기 때문에 산속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다.

- 외진 달베르의 '티프랜드'(Tiefland)

- 칼 마리아 폰 베저의 '마탄의 사수'(Der Freischütz)에서 '늑대 계곡의 장면'. 사격대회에서 우승해야지만 사랑하는 아가테와 결혼할수 있기 때문에 막스는 늑대 계곡에 가서 자미엘로부터 영혼을 주는 대신에 마법의 탄환을 받는다. 늑대 계곡의 장면은 낭만주의 오페라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두렵고 무서운 것이다.

-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산적'(Les Brigands).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어떤 산이 무대이다. 산적들이 귀족 행세를 하고 싶어서 벌이는 코미디이다.

- 프레데릭 뢰베의 '브리가둔'(Brigadoon). 스코틀랜드의 깊은 산속에 있는 신비한 마을인 브리가둔에 들어갔던 사람은 다시 나오지 못한다고 되어 있지만 두 청년은 다시 나왔다가 두고 온 애인들이 보고 싶어서 다시 찾아갔으나 마을은 종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전설을 오페라로 만들었다.

- 알프레도 카탈라니의 '라 왈리'(La Wally).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산간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그린 작품이다. 어찌 보면 제멋대로여서 남에게 쉽게 속아 넘어가는 왈리가 하겐바흐라는 청년을 사랑하게 되지만 하겐바흐의 아버지는 라 왈리의 아버지와 원수지간이다. 왈리와 하겐바흐는 산속에서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사랑을 고백한다. 하겐바흐가 눈 덮힌 산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안전한 길을 찾아내고 왈리에게 오라고 소리치자 그 소리에 눈사태가 나서 두 사람은 눈 속에 파묻힌다는 내용이다.

- 한스 베르너 헨체의 '젊은 연인들을 위한 엘레지'(Elegie für junge Liebende). 무대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에 있는 검은 독수리(슈봐르체 아들러)라고 하는 마을이다. 시기는 1910년이다. 시인이라고 하는 미텐호퍼는 엘리자베트를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내색은 하지 않는다. 어떤 젊은이가 나타나자 엘리자베트의 마음이 끌린다. 미텐호퍼는 두 사람이 함께 떠나는 것을 막지 않지만 그렇다고 산에 들어가면 폭설이 위험하다는 얘기도 하지 않는다.


'젊은 연인들을 위한 엘레지'는 오스트리 알프스가 있는 어떤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스토리로 삼은 것이다. 무대 배경으로 보이는 높은 산이 알프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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