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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만세! 가장 오래 산 작곡가들

정준극 2017. 6. 5. 20:57

장수만세! 가장 오래 산 작곡가들


우리는 보통 우리가 잘 아는 작곡가가 너무나 젊은 나이에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으면 '거 참 안됐다. 좀 더 살았더라면 좋은 음악들을 더 만들었을 텐데!'라며 애석해 한다. 그리고 이어서 의례껀 모차르트를 얘기한다. 모차르트가 조금만 더 살았더라면 최소한 몇 편의 오페라와 교향곡과 협주곡과 교회음악이 더 나오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다. 모차르트는 35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실은 모차르트보다 더 짧은 생애를 살다가 세상을 떠난 작곡가들도 여럿이나 있다. 슈베르트, 르쾨, 페르골레지 등등이다. 특히 귀욤 르쾨에 대하여는 '아니 그런 사람도 있었나?'라며 궁금하게 생각할 뿐이며 일찍 세상을 떠났는지 늦게 떠났는지 관심을 쏟지 않는 입장이다. 벨기에 출신의 귀욤 르쾨(Guillaume Lekeu: 1870-1894)는 불과 2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젊어도 너무 젊을 때에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이번 블록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작곡가가 얼마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느냐에 대한 것이 아니다. 누가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에 대한 것이다. 예전에야 생존율이 낮아서 인생 60을 넘기기가 어려웠지만 세월이 변해서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까지 말한다. 바야흐로 장수만세 시대이다. 아무튼 오늘을 사는 작곡가들의 수명도 시대의 변화와 함께 상당히 길어졌고 또 길어질 것이다. 누가 알겠는가? 앞으로 몇 십년 후에는 평균수명이 120, 130 이 될지 모르는 일이다. 위대한 작곡가들 중에는 일찍 세상을 떠난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오래 살았던 작곡가들은 더 많이 있다. 올해를 기준으로 해서 거의 100세를 살았다고 하면 1920년을 전후해서 태어난 사람들일 터인데 그런 작곡가들이한두명이 아니다. 그리고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100세를 지나서 살았던 작곡가들도 여럿이나 있다.


작곡가 중에서 아마 가장 장수한 사람일 것이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미국 작곡 겸 피아니스트인 레오 오른슈타인. 109세에 세상을 떠났다.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 출신이지만 미국으로 건너가서 활동했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레오 오른슈타인(Leo Ornstein)을 들수 있다. 1893년에 태어나서 2002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109년을 이 세상에서 활동한 것이다. 그런 오른슈타인인데 97세에도 손에서 펜을 놓지 않고 작곡을 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오른슈타인은 음악사상 가장 오래 살았던 작곡가이고 그런 중에도 가장 많은 나이에도 작곡을 한 사람으로 기록된다. 그런데 오른슈타인보다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오른슈타인보다 더 오래 작곡에서 손을 떼지 않은 사람이 있다. 미국의 엘리오트 카터 주니어(Elliott Carter Jr)이다. 퓰리처상을 두번이나 받았으며 1985년에는 미국 대통령이 직접 수여하는 미국예술메달을 처음으로 받은 저명한 작곡가이다. 엘리오트 카터는 1908년에 태어나서 2012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향년으로 보면 104세였다. 그러니까 레오 오른슈타인보다는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그는 100세가 지난 후에도 계속 작곡을 했다. 마치 인생은 100세부터라는 듯이! 아무튼 그는 100세 이후에 무려 20 작품을 작곡했다. 사실상 엘리오트 카터는 90세로부터 100세에 이르는 기간에 그의 작품의 대부분을 작곡했으니 진짜 장수만세의 주인공을 보는듯 하다. 비결이 무엇일까? 엘리엇 카터는 2012년 11월에 세상을 떠났는데 두어 달 전인 8월에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에피그람스'를 작곡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었다.


작곡가 중에서 가장 많은 나이까지 작곡에서 손을 떼지 않은 사람으로는 미국의 엘리오트 카터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104세로 세상을 떠났지만 100세 이후에도 20여편이나 되는 작품을 작곡했다.


80이 넘은 나이에도 작곡에 열정을 보여주었던 작곡가로서는 이탈리아 출신의 미국 작곡가인 지안 카를로 메노티(Gian Carlo Menotti: 1911-2007)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생전에 28편의 오페라를 남긴  메노티는 95세에 세상을 떠났으나 82세 때까지 작곡을 했다. 그의 마지막 오페라인 '노래하는 어린이'(The Singing Child)가 보라 메노티가 82세 때인 1993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반면에 장수작곡가의 반열에 들어가는 핀란드의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는 92세를 살았지만 일찍이 60대 초반에 더 이상 작곡을 하지 않았다. 시벨리우스와 같은 해에 태어난 덴마크의 칼 닐센(Carl Nielsen: 1865-1931)은 비록 66세에 세상을 떠났지만 60세가 넘어서도 작곡에 전념하였으므로 시벨리우스보다 더 오랜 기간을 작곡하였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 카미유 생 상스(Camille Saint-Saens: 1835-1921)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도 장수한 작곡가에 속한다. 시벨리우스는 92세, 베르디는 88세, 생상스는 86세에 세상을 떠났다. 이들을 특별히 거명하는 것은 이들 역시 노년에도 작곡에 열중하여서 타의 모범이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작곡가들은 비록 장수하였지만 문명의 발달을 엔조이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예를 들어 아론 코플란드(Aaron Copland: 1900-1990)는 자동차와 비행기가 일상화되기 직전에 태어나서 CD, 핸드폰, 인터넷이 발명된 직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런가하면 코플란드는 생전에 두 세계대전을 경험하였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경기불황, 라디오와 텔리비전, 그리고 달착륙을 지켜보았다. 사람으이제 어떤 작곡가가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특별히 할 일도 없으므로 살펴보자. 100세 이상은 특별한 의미가 없으므로 100세 이하의 작곡가들 중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사람들만 살펴본다.


○ 98세. 고프레도 페트라시(Goffredo Petrassi: 1904-2003). 이탈리아의 현대음악 작곡가

○ 98세. 아놀드 쿠크(Arnold Cooke: 1906-2005). 영국의 작곡가. 오페라 '메리 바튼'(Mary Barton)으로 유명

○ 98세. 호아킨 로드리고(Joaquin Rodrigo: 1901-1999). 스페인의 작곡가. '아랑후에스 협주곡'으로 유명

○ 97세. 앙리 뒤티외(Henri Dutilleux: 1916-2013). 20세기 후반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작곡가 


프랑스의 앙리 뒤티외


○ 96세. 헤이버갈 브라이언(Havergal Brian: 1876-1972). 영국의 다작 작곡가. 교향곡 32편 등 작곡

○ 95세. 프랑수아 조제프 고세크(Francoi-Joseph Gossec: 1734-1829). 벨기에-프랑스 작곡가. 16편의 오페라. 고세크의 가보트가 유명

○ 95세. 밀튼 라비트(Milton Rabbitt: 1916-2011). 미국의 작곡가, 음악이론가, 교사

○ 95세. 귀스타브 샤팽티에(Gustave Charpentier: 1860-1956). 프랑스 작곡가. 오페라 '루이제'로 유명

○ 95세. 칼 러글스(Carl Ruggles: 1876-1971).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불협화음 대위법 작곡으로 유명

○ 95세. 지안 카를로 메노티(Gian Carlo Menotti: 1911-2007). 이탈리아 출신 미국 오페라 작곡가


지안 카를로 메노티


○ 95세. 알란 부시(Alan Bush: 1900-1995). 영국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 94세. 하랄드 새베르드(Harald Saeverud: 1897-1992). 노르웨이 작곡가. '페르 긴트 론도 아모로서'로 유명

○ 94세. 존 가드너(John Gardner: 1917-2011). 영국 작곡가. 성바오로 성당을 위해 작곡한 크리스마스 캐롤 Tomorrow Shall Be My Dancing Day로 유명

○ 94세. 티콘 크레니코프(Tikhon Khrennikov). 러시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소련작곡가연맹 회장 역임 

○ 93세. 샤를르 마리 위도르(Charles-Marie Widor: 1844-1937). 프랑스 작곡가 겸 오르가니스트 


샤를르 마리 위도르


○ 93세. 마이클 티페트(Michael Tippett: 1905-1998). 영국 작곡가. 대표작은 오페라 '한여름의 결혼'(The Midsummer Marriage)

○ 93세. 힐딩 로센베리(Hilding Rosenberg: 1892-1985). 스웨덴 현대음악 작곡가

○ 93세. 버질 톰슨(Virgil Thomson: 1896-1989). 미국 작곡가. 오페라 '로우드 바이런(Lord Byron)으로 유명

○ 92세. 리챠드 아넬(Richard Arnell: 1917-2009). 영국 작곡가. 교향곡 6편, 영화음악으로 유명

○ 92세. 요세프 포에르스터(Josef Foerster: 1859-1951). 체코 작곡가. 교향곡 4번 '부활절 전야'(Easter Eve)

○ 92세.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 핀란드의 작곡가. 교향시 '핀란디아'로 유명


핀란드은행이 발행한 100 마르크 지폐의 장 시벨리우스


○ 91세. 루이 오베르(Louis Aubert: 1877-1968). 프랑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 91세. 조세프 기 로파르츠(Joseph Guy Ropartz: 1864-1955). 프랑스 작곡가 겸 지휘자. 5개 교향곡. 

○ 91세. 시릴 스코트(Cyril Scott: 1879-1970). 영국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주로 피아노 작품 작곡

○ 91세. 지안프란체스코 말리피에로(Gianfrancesco Malipiero: 1882-1973).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 91세. 에른스트 크레네크(Ernst Krenek: 1900-1991). 오스트리아 작곡가. 재즈 스타일의 오페라 작곡. 대표작 '그늘 위를 날다'

○ 91세. 허버트 하웰스(Herbert Howells: 1892-1983). 영국 작곡가. 주로 성공회를 위한 교회음악 작곡

○ 90세. 아론 코플란드(Aaron Copland: 1900-1990). 미국의 작곡가. 대표작은 '엘 살롱 멕시코'

○ 90세. 데이빗 다이아몬드(David Diamond: 1915-2005). 미국 작곡가. 주로 영화음악 작곡

○ 89세. 다니엘 오버(Daniel Auber: 1782-1871). 프랑스 오페라 작곡가. 약 50편의 오페라 작곡


다니엘 오버


○ 89세. 알프레드 힐(Aldred Hill: 1869-1960). 호주의 작곡가. 13편의 교향곡과 오페라 다수 작곡

○ 89세. 알렉산드르 탄스만(Alexandre Tansman: 1897-1986). 폴란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카바티나 모음집'으로 유명

○ 89세. 에곤 벨레스(Egon Wellesz: 1885-1974). 오스트리아-영국 작곡가. 비잔틴음악학자

○ 89세. 알란 호바네스(Alan Hovhaness: 1911-2000). 미국 작곡가. 67개 교향곡 등 작곡 

○ 89세.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L 1882-1971). 러시아 작곡가. '불새'(The Firebird)로 유명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 89세. 로저 세션스(Roger Sessions: 1896-1985). 미국 작곡가. 오페라 '몬테추마'로 유명

○ 89세. 고든 제이콥(Gordon Jacob: 1895-1984). 영국 작곡가. 대표작은 목관악기를 위한 작품들

○ 88세. 휴고 알벤(Hugo Alfven: 1872-1960). 스웨덴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화가

○ 88세. 앙리 소게(Henri Sauguet: 1901-1989). 프랑스 작곡가. 오페라, 발레. 교향곡 등 작곡

○ 88세.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 이탈리아 작곡가. 오페라의 황제


○ 88세. 일데브란도 피쩨티(Ildebrando Pizzetti: 1880-1968). 이탈리아 작곡가, 음악학자, 교수

○ 88세. 플로랑 슈미트(Florent Schmitt: 1870-1958). 프랑스 Les Apaches 멤버. 대표작은 오페라 '살로메의 비극'(La tragedie de Salome)


플로랑 슈미트


○ 87세. 하인리히 쉬츠(Heinrich Schutz: 1585-1672). 독일의 작곡가. 바흐 이전에 독일 최고의 작곡가

○ 87세. 칼 오르프(Carl Orff: 1895-1982). 독일 작곡가. 대표작 '카르미나 부라나'

○ 87세. 엘리자베스 매콘치 여사(Dame Elizabeth Maconchy: 1907-1994). 영국 작곡가. 현악4중주곡 등


○ 87세. 세실 샤미나드(Cecil Chaminade: 1857-1944). 프랑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 87세. 쿠르트 아테베리(Kurt Atteberg: 1887-1974). 스웨덴 작곡가. 교향곡과 오페라 작곡

○ 87세. 조지 로크버그(George Rochberg: 1918-2005). 미국 현대적 고전주의 작곡가

○ 86세. 게오르그 필립 텔레만(Georg Philipp Telemann: 1681-1767). 독일 바로크 작곡가

○ 86세. 카미유 생 상스(Camille Saint-Saens: 1835-1921). 프랑스 작곡가. 대표작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

○ 86세. 에델 스마이스 여사(Dame Ethel Smyth: 1858-1944). 영국 작곡가. 대표작은 오페라 '난파자'(The Wreckers). 여성참정권 운동가

○ 86세. 레녹스 버클리 경(Sir Lennox Berkeley: 1903-1989). 영국 작곡가. 대표작은 오페라 '넬슨'(Nelson)


BBC 방송 중인 에델 스마이스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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