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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곡의 부제와 별명 총점검 1

정준극 2017. 10. 10. 21:18

명곡의 부제와 별명 총점검 1

작품번호가 없이 부제 또는 별명만 있는 경우도 점검


세상만물에 이름이 없을 수가 없는 것처럼 음악 작품에도 이름이 있다. 제목이다. 제목은 음악의 장르별로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향곡이면 교향곡으로, 협주곡이면 협주곡이라고 제목을 붙이는 것이다. 교향곡이나 협주곡을 여러 편이나 작곡했다면 연도별로 넘버링을 한다. 교향곡 1번, 교향곡 2번...그거야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 제목과는 별도로 부제나 별명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그 작품이 무엇을 위해 작곡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원래의 제목보다 부제나 별명이 더 널리 알려진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F 단조에는 '열정'(Appassionata)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교향곡 9번 D 단조는 '합창'(Choral)이라는 별명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는 경우이다. 이렇듯 작품에는 부제가 붙어 있거나 별명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부제는 대개 작곡가가 붙이지만 별명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붙여 준다. 예를 들어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E 플랫 장조 작품번호 73에는 '황제'(Kaiser)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어떤 황제에게 헌정한 작품이라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음악이 장엄하면서도 화려해서 마치 황제와 같다는 의미에서 나중에 사람들이 그런 별명을 붙인 것이다. 한편, 작곡가들은 거의 습관적으로 자기가 작곡한 작품 중에서 같은 장르에 속한 것에는 숫자를 붙인다. 예를 들어서 교향곡을 10편이나 작곡했다고 하면 교향곡 1번, 교향곡 2번....이런 식으로 번호를 붙이는 것이다. 번호를 붙이는 경우는 교향곡 뿐만이 아니라 협주곡, 실내악, 소나타 등등 같은 형식의 작품이 모두 해당된다. 어떤 작곡가는 번호를 붙이기가 귀찮아서인지 무슨 조(調)로 작곡되었는지만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 교향곡 C 단조, 바이올린 협주곡 Eb 단조...이런 식이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780년대


일반적으로는 카탈로그 넘버로서 작품에 일련번호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카탈로그 번호는 작곡가 본인이 붙일수도 있지만  대개는 작곡가가 세상을 떠난 후에 음악학자들이 그 작곡가의 전체 작품을 정리하면서 체계적으로 붙인다. 작품번호는 전통적으로 Op 라고 표시하지만 그렇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작품을 분류하고 정리한 학자의 이니셜을 따서 붙이는 일도 많다. 예를 들어 슈베스트의 작품번호에 D 라는 이니셜이 적혀 있는 경우이다. D는 슈베르트 전문가인 독일의 오토 에리히 도이치(Otto Erich Deutsch)라는 이름에서 D를 따온 것이다. 대개의 경우에 작품번호(Op)는 작곡가가 요단 강을 건너간 후에 학자들이 붙이는 것이기 때문에 작곡가 본인은 자기의 어떤 작품이 작품번호 몇번에 해당하는지를 죽어도 알수 없다. 작품마다에는 작품번호가 붙어 있기 마련이지만 작품번호가 붙어 있는 작품들도 있다. 예를 들어서 베를리오즈의 '교향적 환상곡'(Symphonie fantastique)에는 작품번호가 없다. 대개의 경우, 작품번호를 모두 붙인 후에 새롭게 발견된 작품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굳이 작품번호를 붙이지 않더라도 제목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그냥 놓아 두는 경우이다. 차이코브스키는 교향곡은 6번까지 있다. 그래서 그 양반이 교향곡을 여섯 개만 작곡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번호가 붙어 있지 않은 교향곡도 있다. 교향곡 4번과 5번 사이에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을 작곡한 것이다. 그러므로 차이코브스키의 교향곡을 논할 때에는 '만프레드'를 빼놓을 수가 없다.


교향악단. 아이슬랜드.


교향곡의 넘버링에 색다른 경우도 있다. 랄프 본 윌리엄스의 교향곡은 9번까지 있다. 그런데 그는 첫 세편의 교향곡에는 번호를 붙이지 않았다. '바다 교향곡'(Sea Symphony), '런던 교향곡'(London symphony), '전원 교향곡'(Pastoral Symphony) 이다. 그런 후에 네번째부터 여섯번째 교향곡에는 교향곡 4번, 교향곡 5번, 교향곡 6번이라는 번호를 붙였다. 그리고 교향곡 7번은 없고 대신에 '신포니아 안타르티카'(Sinfonia antartica)가 있으며 그 뒤에 교향곡 8번과 교향곡 9번이 있다. 학자들은 '신포니아 안타르티카'를 교향곡으로 분류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였지만 일단은 교향곡 7번으로 간주키로 했다. '신포니아 안타르티카'는 본 윌리엄스가 '남극의 스코트'(Scott of the Antarctic)라는 작품을 작곡하는 과정에서 마치 부산물처럼 만들어진 것이다. 한편, 학자들은 본 윌리엄스의 첫 세 편의 교향곡(바다, 런던, 전원)에 교향곡 1번, 2번, 3번이라는 번호를 붙여서 사용하고 있지만 그건 본 윌리엄스가 원래 의도했던 사항은 아니다. 이렇듯 작품에는 부제, 또는 별명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대부분의 작품에는 작품번호가 붙어 있기 마련이지만 굳이 작품번호를 붙이지 않아도 되는 작품들도 허다하다. 교향시, 콘서트 서곡, 모음곡, 변주곡, 오페라, 발레, 그리고 거의 모든 독창곡이나 합창곡 등등에는 번호가 없고 다만 제목으로 대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 브람스의 '비극적 서곡'(Tragische Ouvertüre), 홀스트의 모음곡인 '행성'(The Planets),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Messiah),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La Bohème) 등등에는 굳이 작품번호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 이들 작품에 혹시 작품번호가 있는 것은 물론 나중에 학자들이 붙인 것이며 원래 작곡자의 의도는 아니다.


 

본 윌리엄스의 바다교향곡, 런던교향곡, 전원교향곡 음반 커버


작품에 붙여진 대표적인 부제 또는 별명을 알파벳 순서로 소개한다.


- A: 하이든의 교향곡은 104번까지 넘버링이 되어 있다. 교향곡 104번은 1795년에 작곡한 '런던 교향곡'이다. 하이든 작품의 카탈로그를 만든 호보켄은 추가로 네 작품을 하이든 교향곡의 카테고리에 포함하였다. Hob 1/105는 '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바순을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이며(1792) 스코어의 일부만 남아 있는 Hob 1/106은 간혹 오페라 Le pescatrici(고기잡이 여인)의 서곡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Hob 1/107과 Hob 1/108에는 각각 교향곡 A와 교향곡 B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숫자가 아닌 알파벳으로 교향곡의 부제를 삼은 것도 특이하다. 교향곡 A는 하이든이 1757년에서 1760년 사이에 작곡했다고 한다. 하이든이 번호를 붙이지 않은 것은 이 작품을 원래 현악 4중주곡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 Adagio(아다지오): 아다지오라는 부제가 붙은 교향곡은 두 편이 있다. 하나는 독일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칼 아마데우스 하르트만(Karl Amadeus Hartmann: 1905-1963)의 교향곡 2번이며 다른 하나는 폴란드 출신의 크리슈토프 펜데레츠키(Krzysztof Penderecki: 1933-)의 교향곡 4번이다. 펜데레츠키라는 이름이 나왔으니까 말이지만 그의 교향곡 5번은 Korean(한국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것이다. 한국을 주제로 삼은 외국 작곡가에 의한 작품으로서는 아마 펜데레츠키의 교향곡 5번이 유일할 것이다.

- Adélaide(아델라이데):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D 장조를 '아델라이데'라고 부르고 있다. 이 협주곡은 20세기에 들어와서야 발견되었기에 쾨헬은 K Anh. 294a로 분류하였다. 그러다가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작곡가인 마리우스 카사데서스(Marius Casadesus: 1892-1981)가 작곡한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당사자인 카사데서스는 '모차르트가 10세 때에 작곡한 소품을 바탕으로 편곡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오리지널 스코어에 '아델라이데에게 헌정한다'고 적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델라이데는 루이 15세의 큰딸인 마담 아델라이데를 말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아직도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간주하고 있다. 아무튼 과연 모차르트가 작곡한 것인지 의심스럽기 때문에 쾨헬은 작품번호 넘버링을 위작 또는 의심작으로 생각되는 작품들을 한데 묶은 C 카테고리에 넣어서 K anh C 14.05라는 새로운 작품번호로 정리하였다. 그런데 1977년에 카사데우스의 작품에 대한 지적재산관 논란이 있을 때에 실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것을 편곡한 것이 아니라 전부 자기가 작곡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토벤의 가곡 중에 '아델라이데'가 있다. 베토벤이 1795년, 그가 20대 중반일 때에 작곡한 것이다. 가사는 프리드리히 폰 마티슨(Friedrich von Matthisson: 1761-1831)의 시를 인용했다. 베토벤은 이 노래를 마티슨에게 헌정했다. 베토벤은 이 노래를 헌정하면서 혹시라도 마티슨이 좋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라면서 걱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티슨은 '여러 사람들이 나의 시를 가지고 노래를 만들었으나 그 중에서도 젊은 천재 베토벤의 노래가 가장 훌륭하다'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1892년에 비엔나에 온 베토벤은 잠시 동안 하이든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아델라이데'는 하이든의 영향을 받은 노래라는 얘기다. 특히 하이든이 1795년 초에 작곡한 O Tuneful Voice라는 노래의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을 보아서 하이든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는 얘기다.  

- L'Adieu(아듀): 프레데릭 쇼팽의 월츠 9번 A 플랫 장조의 부제이다. 작품번호는 쇼팽의 사후에 69/1로 붙여졌다.

- Les Adieux(아듀). 요한 네포무크 훔멜의 피아노 협주곡 4번 E 장조, Op 110의 별명이다. 화려한 기교를 필요로 하는 협주곡이다.

- Adieu(아듀): 칼하인츠 슈토크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1928-2007)이 작곡한 세개의 목관 5중주 중에서 두번째의 목관 5중주에 붙어 있는 부제이다. 슈토크하우젠가 주도한 목관5중주단인 차이트마쎄(Zeiitmasse)의 오보이스트인 빌헬름 마이어의 아들인 볼프강 제바스티안 마이어가 1966년 10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을 아쉬워하며 작곡한 작품이다.

- Aeolian Harp(바람의 하프): 프레데릭 쇼팽의 연습곡(에뛰드) A 플랫 장조 Op 25.1은 마치 바람이 불어서 하프를 연주하는 것 같다고 해서 그런 부제가 붙었다.

- Afro-American(아프로 어메리칸: 미국의 흑인): 미국 미시시피주 출신의 흑인 작곡가인 윌리엄 그랜트 스틸(William Grant Still: 1895-1978)의 교향곡 1번을 말한다. 이 작품은 미국의 흑인이 작곡한 교향곡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명 교향악단이 일반 콘서트에서 연주한 것으로 기억되고 있다. 각 악장에는 주해가 붙어 있는데 이는 20세기 미국의 흑인 시인인 폴 로렌스 던바(Paul Laurence Dunbar)가 기고한 것이다. 작곡자인 스틸은 이 교향곡에 대해서 '미국의 유색인종 중에서 사회적으로 신분이 향상된 사람들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흑인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직도 땅을 파서 생활하고 있는 많은 흑인들의 생활을 그린 것'리라고 말했다.

- Age of Anxiety(불안의 시대): 레오나드 번슈타인(Leonard Bernstein: 1918-1990)의 교향곡 2번을 말한다. 일반적인 교향곡과는 달리 솔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이다. 번슈타인은 이 교향곡을 1948-49년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완성했다. 부제인 '불안의 시대'는 영국의 시인인 와이스탄 휴 오든(W.H. Auden: 1907-1973)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번슈타인은 이 교향곡을 1924년부터 1949년까지 20여년을 보스턴 교향악단의 지휘가 겸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세르게 쿠세비츠키(Serge Koussevitzky)에게 헌정했다. 1950년에 이 교향곡을 바탕으로 제롬 로빈스가 발레로 안무하였다. 그런데 오든은 교향곡이든 발레이든 자기의 원작과는 거리가 있다고 하면서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Agiochook(아지오추크): 아르메니아계 미국의 작곡가인 알란 호바네스(Alan Hivahness: 1911-2000)의 교향곡 64번 Op 422의 부제이다. 호바네스는 20세기의 작곡가 중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작곡한 작곡가 중의 한 사람이다. 교향곡만 하더라도 공식적으로는 67편을 작곡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아마도 70편이 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체 작품수는 500편이 넘는다. 호바네스는 특히 자연을 주제로 삼은 교향곡들을 다수 작곡하였다. 그 중의 하나다 아지오추크이다. 아지오추크는 미국 북동부 뉴햄프셔주에 걸쳐 있는 화이트 마운틴의 산으로 높이가 약 2천 미터에 이른다. 미국 북동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변화무쌍한 산정의 기후와 눈 앞에 펼쳐지는 장관의 자연을 그린 작품이다.


미국 뉴햄프셔 주에 있는 화이트 마운틴. 그 중의 한 산이 아지오추크이다.


- Air Russe(러시아풍의 노래): 슈베르트의 '여섯개의 모멘트 뮤직'(Six moments musicaux) 중에서 세번째 곡인 F 단조의 부제이다. 모멘트 뮤직(모망 무지코)는 19세기에 유행하였던 간단한 소품들의 모음곡을 말한다. 슈베르트의 모멘트 뮤직은 임프롬투스(Impromptus: 즉흥곡)와 함께 피아노 소품으로서는 가장 자주 연주되고 있는 작품이다. 슈베르트의 모멘트 뮤직은 체코 출신으로서 당시에 비엔나에서 활동했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얀 바클라브 보리세크(Jan Vaclav Vorisek)의 작품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모멘트 뮤직으로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여섯개의 모망 무지코'도 빼놓을수 없다.

- Albinoni's Adagio(알비노니의 아다지오): 이탈리아의 레모 지아초토(Remo Giazotto: 1910-1981)의 G 단조 아다지오는 오랫동안 이탈리아 바로크 작곡가인 토마소 알비노니(Tomaso Albinoni: 1671-1751)의 작품으로 알려져왔다. 그래서 지금도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로 통하고 있다.

- All Men are Brothers(모든 인간은 형제): 알란 호바네스의 교향곡 11번 Op 186의 부제이다. 1960년에 작곡했으나 1969년에 수정하였다. 이 교향곡은 호바네스의 이상향을 향한 신념을 표현한 것이다. 그는 우주적인 사랑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야 말로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과 자연을 위한 최종 목표라는 것이었다. 인간은 끝없는 항해를 하는 존재이며 그 항해를 위해서는 이 작은 지구에서 서로 단결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 교향곡은 뉴올리언즈 필하모닉 창립 25주년 기념으로 의뢰된 것이다. 호바네스는 1969년 여름에 스위스의 루체른 호반에서 지낼 때에 이 완전히 새로운 버전을 완성했다. 새로운 버전은 1970년에 초연되었다.

- Alla Marcia(알라 마르시아: 행진곡 풍으로): 러시아의 보리스 티쉬첸코(Boris Tishchenko: 1939-2005)의

'16 솔리스트를 위한 협주곡'(Op 106)의 부제이다. 행진곡 스타일로 연주하라는 지시이다. 티쉬첸코는 수많은 교향곡, 실내악, 오케스트라곡, 성악곡 등을 작곡했는데 특이한 것은 안무가 있는 연교향곡(Choreo-symphonic cycle)을 작곡했다는 것이다. 그가 1998년부터 2005년 사이에 작곡한 '베아트리체'이다. 단테의 '신곡'(Divine Comedy)에서 소재를 택한 것이다. 다섯개의 교향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단테 교향곡'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단테 교향곡 1번은 Among the living(살아 있는 자 중에서), 2번에는 Abandon hope, All ye who enter here(누구든지 아곳에 들어오는 자는 희망을 버려라), 3번에는 Inferno(지옥), 4번에는 Purgatory(연옥), 5번에는 Paradise(낙원)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 Alla Veneziana(알라 베네치아나: 베니스 풍으로): 영국의 작곡가, 지휘자, 트럼페티스트인 아서 버터워스(Arthur Burtterworth: 1923-2014)의 '트럼펫 협주곡 Op 93)의 부제이다.

- L'Allegro ed il Penseroso(흥겹고 서려깊은 사람). 아일랜드 출신의 챨스 빌리어스 스탠포드(Charles Villiers Stanford: 1852-1924)의 교향곡 5번 Op 56의 부제이다. 그의 교향곡 5번은 '아일랜드 라프소디'라는 별명이 있다. L'Allegrro ed il Penseroso라는 말은 존 밀튼의 시에서 인용한 것이다. 제목과 마찬가지로 음악도 경쾌하고 신중하며 온건하다. 헨델도 존 밀튼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서 L'Allegro, il Penseroso ed il Moderato(경쾌하고 사려깊고 온건한 사람)라는 목가적인 송가를 작곡했다.

- Alleluja(알렐루야): 하이든의 교향곡 30번 C장조, Hob1/30의 부제이다. 알렐루야는 '주를 찬양하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신앙심이 깊었던 하이든은 교향곡 30번을 주의 영광을 위해 헌정한다는 뜻에서 '알렐루야'라는 부제를 붙였다.

- Alpine(알파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을 말한다. 어떤 사람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알프스에 올라가서 경험하는 일들을 교향시처럼 작곡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 음반 커버와 드보르작의 아메리카 현악4중주곡 음반 커버


- American(어메리칸): '어메리칸 사중주곡 12번, F장조, Op 96', '어메리칸 5중주곡 3번, E 플랫 장조, Op 97', '어메리칸 모음곡 A 장조, Op 98b'는 모두 안토닌 드보르작의 작품이다. 드보르작은 뉴욕 국립음악원의 초청으로 1892년부터 95년까지 3년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불후의 걸작인 교향곡 '신세계에서'(From the New World), 그리고 '어메리칸 현악4중주곡' 등을 작곡했다. '어메리칸 5중주곡'을 현악4중주곡을 재편성한 작품이다. 미국 미주리주 출신인 돈 질리스(Don Gillis: 1912-1978)의 교향곡 1번은 '어메리칸 심포니'이다.

- Angel of Light(빛의 천사): 핀랜드에서 장 시벨리우스 이후 가장 괄목할 만한 작곡가로서 인정받고 있는 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Einojuhani Rautavaara: 1928-2006)가 1994년에 완성한 교향곡 7번의 부제이다. 처음에는 부제를 Blooming Symphony(블루밍 교향곡)이라고 했다. 미국 인디애너주의 블루밍교향악단 창단 25주년을 기념해서 작곡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천사 시리즈'의 하나로 표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이서 '빛의 천사'라는 부제를 갖게 되었다. '빛의 천사'는 마리아에게 수태고지를 한 천사를 말한다. 라우타바라 자신은 어린 시절의 꿈과 하늘로부터의 계시를 마음에 두고 이 교향곡을 작곡했다고 말했다.

- Ani(아니): 알란 호바네스의 교향곡 23번, Op 249에 붙인 부제이다. 아니는 남미에 서식하는 검은 뻐국이를 말한다. 아마도 아니의 소리를 묘사했기 때문인듯 싶다. 호바네스의 교향곡 23번은 대규모 브라스 밴드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다.

- Antar(안타르): 러시아의 니콜라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교향곡 2번은 이슬람이 시작되기 전에 아랍에서 활동했던 기사 겸 시인인 안타라 이븐 샤다드(Antarah ibn Shaddad)를 기념하여서 안타르라는 애칭을 부제로 붙였다.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나중에 교향곡 2번의 제목을 교향적 조곡(모음곡)으로 바꾸었다.

- Antarctic Symphony(남극 교향곡): 영국의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Peter Maxwell Davies: 1934-2016)의 고향곡 8번에 붙은 부제이다. 데이비스가 랄프 본 윌리엄스의 1948년도 작품인 '남극의 스코트'(Scott of the Anrarctic)의 50주년 기념으로 작곡한 것이다. 실제로 데이비스는 1997년 12월부터 1998년 1월까지 3주 동안 남극에 체류했었다. 그의 교향곡 8번은 남극 방문의 감동을 표현한 작품이다. 2001년에 초연되었다.

- Anntartica(안타르티카): 랄프 본 윌리엄스(1872-1958)의 교향곡 7번의 부제이다. 신포니아 아타르티카라고도 부른다.


남극대륙의 한 모습


- Antigona(안티고나: Antigone): 안티고네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는 여러 편이 있지만 교향곡은 멕시코 출신의 카를로스 샤베스(Carlos Chavez: 1899-1978)의 교향곡 1번, '안티고나 신포니아'(Sinfonaia de Antogona)가 유일할 것이다. 1932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안티고네(스페인어로는 안티고나)는 외디푸스와 외디푸스의 생모인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외디푸스는 자기와 결혼한 아이카스테가 자기의 생모인 것을 알고 비통한 심정으로 자기의 두 눈을 뽑아 속죄코자 한다. 왕좌까지 버린 외디푸스는 정처 없이 방황하는 생활을 한다. 그때 방황하는 외디푸스를 따라 다니며 돌보아 준 사람이 외디푸스의 딸 안티고네이다.

- Antique(골동품): 독일의 작곡가인 프리드리히 비트(Friedrich Witt: 1776-1838)의 교향곡에 붙은 부제이다. Symphonie antique라고도 한다. 비트의 교향곡 C 장조, 일명 '예나(Jena) 교향곡'은 오랫동안 베토벤이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또 하나의 '골동품 교향곡'이 있다. 프랑스의 오르가니스트이며 작곡가인 샤를르 마리 위도르(Charles-Marie Widor: 1844-1937)의 Symphonie antique(골동품 교향곡)이다. 1911년에 작곡자의 지휘로 초연된 혼성합창과 오르간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곡이다.

- Antretter(안트레터):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3번 D 장조, K 185의 부제이다. 모차르트가 17세 때인 1773년에 완성한 세레나데이다. 잘츠부르크대학교의 유다스 타데우스 폰 안트레터(Judas Thaddeus von Antretter)로부터 의뢰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안트레터 세레나데'라는 부제가 붙었다. 잘츠부르크대학교는 1773년도 학기를 종료하게 된 것을 기념해서 모차르트에게 작곡을 부탁했던 것이다.


잘츠부르크대학교와 잘츠부르크성


- Apocalyptic(묵시록).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 1824-1896)의 교향곡 8번 C 단조의 부제이다. 교향곡 8번은 브루크너의 마지막 교향곡 작품이다. 1892년 라이프치히에서 한스 리히터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을 오스트리아 황제인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헌정하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소인이 이런 교향곡을 작곡한 사람이오니 잘 부탁합니다'라는 의미에서 황제에게 헌정하였다고 한다. '묵시록'이라는 부제는 브루크너가 붙인 것이 아니다. 나중에 악보출판사에서 붙였다. 음악이 마치 말세에 최후의 심판이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 To the Appalachian Mountains(아팔라치아 산맥에게): 미국의 알란 호바네스가 작곡한 교향곡 60번, Op 396의 부제이다. 마틴 마리에트 에너지시스팀이 86년도 홈컴잉 행사를 위해 호바네스에게 부탁한 작품이다. 마틴 마리에트의 홈컴임 행사는 테네시주의 문화유산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호바네스는이 교향곡을 통해서 아팔라치아 산맥의 장엄한 경관과 일대의 문화유산을 표현하였다.


미국 동북부 아팔라치아 산맥의 위용


- Appassionata(아파쇼나타: 열정):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F 단조, Op 57의 부제이다. 베토벤이 말년에 작곡한 세편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열정적으로 연주해야 한다는 뜻에서 그런 부제를 붙였다는 럐기다. 베토벤 후기의 세 피아노 소나타는 Waldstein Op 53, Les Adieu Op 81a이다. '열정 소나타'는 1805년에 완성되었으며 프란츠 폰 브룬스비크()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피아노 소나타 8번에는 Pathetique(비창)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이것은 다른 사람들의 붙인 부제이지만 Appassionata는 베토벤이 직접 붙인 부제이다.

- Apponyi(아포니): 하이든의 현악4중주곡 Op 71과 Op 74를 말한다. 오스트리아제국의 외교관이며 음악애호가인 안톤 폰 아포니(Anton von Apponyi)백작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아포니 백작은 하이든의 후원자인 고트프리트 폰 슈비텐 남작이 주도한 Gesellschaft der Associierten의 멤버였다. 이 모임은 바흐와 헨델의 바로크 음악을 집중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목적의 모임이었다. 기왕에  얘기가 나온 김에 이 모임의 멤버들의 이름만이라도 소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소개코자 한다. 왕족(Prince)으로서는 리히텐슈타인, 에스터하지, 슈봐르첸버그, 로브코비츠, 아우어스베르크, 킨스키, 리히노브스키, 트라우트만스도르프, 진첸도르프 등이 멤버이고 백작으로서는 체르닌, 하라흐, 에르되디, 아포니, 프리스 등이 멤버이다. 모두 음악사에 열거될 만한 중요한 인물들이다.

- Aqueró(아케로): 호주 출신으로 영국 왕실음악가로 오랫동안 봉사했던 말콤 윌리엄스(Malcolm Williams: 1931-2003)의 교향곡 5번에는 '아케로'라는 부제가 있다.

- Arabescata(아라베스카타): 핀랜드의 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의 교향곡 4번의 부제이다.

- Ararat(아라라트): 알란 호바네스의 교향곡 14번의 부제이다. 아라라트는 아르메니아와 터키 사이에 있는 산맥이다. 구약시대가 노아가 대홍수 후에 처음 도착했다는 곳이다. 알란 호바네스는 아르메니아계의 미국 작곡가이다.


아르메니아와 터키의 성산인 아라라트. 노아의 방주가 대홍수 후에 처음 도착한 곳이라고 한다.


- Archduke(대공):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7번, B 플랫 장조, Op 97의 부제이다. 베토벤이 이 곡을 오스트리아의 황족인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다. 루돌프 대공은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레오폴드 2세의 막내 아들로서 아마추어이긴 하지만 뛰어난 피아니스트 겸 재능있는 작곡가였다. 루돌프 대공은 베토벤의 제자 겸 친구 겸 파트론이었다. 루돌프 대공은 베토벤이 제자로 삼은 사람들 중에서 유일하게 작곡을 레슨 받은 사람이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연유와 감사의 표시로 베토벤은 루돌프 대공에게 전부 14편이나 되는 작품을 헌정했다. 그중에는 피아노 협주곡 5Eb 장조 Op 73'황제'도 포함되어 있다. 사족이지만 루돌프 대공도 베토벤에게 자기가 작곡한 작품 한편을 베토벤에게 헌정했다.

- Ardent Song(열정적인 노래): 알란 호바네스의 교향곡 13번에 붙인 부제이다.

- Arjuna(아르후나): 알란 호바네스의 교향곡 8번에 붙인 부제이다.

- Arthurus Rex(아서왕): 영국의 중견작곡가인 윌리엄 블로우스(William Blows)의 교향곡 10번은 전설적인 아서왕을 생각하여서 작곡한 것이다.

- Artstakh(아르차흐): 알란 호바네스의 교향곡 65번의 부제이다. 아르차흐는 구소련에 소속되어 있던 자치구로서 주민은 주로 아르메니아인들이다. 호바네스는 아르메니아계 미국인이다.

- Ascension(승천): 브라질의 리우 출신인 에이토르 빌라 로부스(Heitor Villa-Lobos: 1887-1959)의 교향곡 2번에 붙인 부제이다. 그리스도의 승천을 표현한 작품이다.

- Atlantis(대서양): 라트비아 출신인 야니스 이바노브스(Janis Ivanovs: 1906-1983)의 교향곡 4번의 부제이다.
- Autumn(가을): 덴마크의 페터 랑에 뮐러(Peter Lange-Müller: 1850-1926)의 교향곡 1번 D 단조, Op 17의 부제이다.

- L'autunno(가을): 안토니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Le quattro stagioni)에서 세번째 협주곡에 붙인 부제이다.

- Aviation(비행): 니콜라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교향곡 16번 F 장조 Op 39의 부제이다. 교향곡 16번에는 그의 오페라 '짜르 살탄의 이야기'에 나오는 '뒝벌의 비행'(Flight of Bumblebee)의 음악을 인용하였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오페라 '짜르 살탄의 이야기'의 한 장면. 이 오페라에서 '뒝벌의 비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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