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악성 베토벤

베토벤 음악이 나오는 영화들

정준극 2017. 12. 21. 10:27

베토벤 음악이 나오는 영화들


베토벤은 클래식 음악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고 할수 있다. 그의 음악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2백여년을 세계인의 마음 속에 깊은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반드시 콘서트 홀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베토벤의 음악을 접할수 있는 기회가 있다. 특히 영화를 통해서 그러하다. 베토벤의 음악은 현대의 영화에서 그 어느 누구의 음악보다도 많이 사용되었다. 아마 견줄수 있는 작곡가가 있다면 모차르트뿐일 것이다. 베토벤의 음악을 영화에 사용한 경우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1천 2백여 작품이나 된다. 베토벤의 음악은 영화뿐만 아니라 TV 시리즈, 시트콤, 다큐멘타리 등에서도 많이 사용되었다. 어떤 영화에 베토벤의 음악이 사용되었는지를 근자에 나온 대표적인 영화만을 대상으로 알아 보았다. 베토벤의 음악이 나오는 영화로서는 당연히 베토벤의 생애와 작품을 내용으로 삼은 작품에 가장 많이 나왔다. 베토벤의 생애를 다룬 영화는 지금까지 여러 작품이 나왔지만 최근에 나온 영화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1994년에 콜럼비아 픽쳐스가 제작한 '불멸의 연인'(Immortal Beloved)일 것이다. 이 영화에 베토벤의 음악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 바가텔르 25번 A 단조(일명 엘리제를 위하여), 피아노 소나타 8번 '열정'의 2악장,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에서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피아노 소나타 44번 1악장, 피아노 트리오 5번 D 장조 Op 70의 1번 '유령', 바이올린 소나타 A 장조 Op 47 '크로이처'에서 아다지오 소스테누토-프레스토, 바이올린 협주곡 D 장조,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의 2악장, 교향곡 3번 '에로이카', 교향곡 5번, 교향곡 6번 '전원'에서 폭풍우 악장, 교향곡 7번에서 알레그레토(칼의 주제), 교향곡 9번 '합창', 장엄미사곡에서 키리에 등이 등장한다. 물론 베토벤의 음악만 나온 것은 아니다. 영국의 중견작곡가인 조지 펜턴(George Fenton: 1950-)이 작곡한 음악이 가미되어 있으며 로시니의 음악도 나온다. 출연진은 개리 올드맨(Gary Oldman)이 베토벤의 역할을 맡았고 즈로앙 크라베(Jeroen Krabbe)가 베토벤의 친구이며 변호사인 안톤 쉰들러의 역할을, 이사벨라 로셀리니(Isabella Rossellini)가 안나 마리 에르되디 백작부인을, 요한나 테르 스티게(Johanna Ter Steege)가 요한나 라이스의 역할을, 발레리아 골리노(Valieria Golino)가 줄리에타 구이키아르디의 역할을 맡았다. 다 잘 아는 내용이겠지만 기왕에 '불멸의 연인'의 스토리를 간단히 소개코자 한다.


베토벤과 안나 마리 에르되디


베토벤이 1827년 3월에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베토벤의 조수이며 가까운 친구인 쉰들러는 어떻게 해서든지 베토벤의 유언 문제를 마무리 짓고 싶었다. 베토벤이 이미 써놓은 유언장에 의하면 그의 모든 재산과 음악작품과 기타 사안들을 '불멸의 연인'에게 남긴다고 되어 있다. 문제는 누가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이냐는 것이다. 그 때문에 쉰들러는 베토벤이 평소에 써놓았던 편지들을 자세히 조사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불멸의 연인'이라고 생각되는 어떤 여인을 빗대어 쓴 글은 있지만 누구라고 이름을 밝힌 내용은 없었다. 쉰들러는 '불멸의 연인'이라고 짐작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나서기로 한다. 그래서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꼭 만나도록 해줄 생각이다. 쉰들러는 베토벤의 청년시절로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연관이 되었던 여인들을 만나서 그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베토벤이 언급한 '불멸의 연인'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결과, 비엔나의 가구상인인 안톤 반 라이스의 딸 요한나 라이스가 베토벤이 말하는 '불멸의 연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영화에서는 플래쉬 백으로 지난날 요한나 라이스와 베토벤의 이야기를 비춰준다. 요한나 라이스가 베토벤의 아이를 임신한다. 하지만 어떤 사정으로 인해서 요한나 라이스와 베토벤은 결혼하지 못한다. 대신에 요한나는 베토벤의 동생인 카스파르와 결혼한다.


베토벤이 말한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지는 아직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화는 베토벤의 동생 카스파르와 결혼한 요한나 라이스가 바로 그 사람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사진은 영화에서 베토벤과 요한나.


베토벤의 요한나에 대한 사랑은 미움으로 변한다. 베토벤은 요한나가 낳은 아들 칼의 양육권을 두고 두 사람은 질긴 법정 투쟁을 벌인다. 칼이라고 하면 누구던지 베토벤의 조카인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베토벤의 아들인 것으로 믿게 만들고 있다. 마침내 베토벤은 조카 칼에 대한 양육권 소송에서 승소한다. 베토벤과 칼은 함께 살기 시작한다. 베토벤은 칼을 또 하나의 음악신동으로 만들기 위해 가혹할 정도의 훈련을 시킨다. 칼은 자기가 음악신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나 심적으로 괴로워서 결국은 자살을 시도한다. 베토벤은 비난을 받으며 그의 명성은 손상을 입는다. 요한나는 쉰들러의 권유에 의해서 마침내 임종직전의 베토벤을 만난다. 베토벤은 요한나에게 칼의 양유권을 넘긴다는 서류를 건네준다. 요한나는 쉰들러에게 그 옛날 베토벤과 함께 멀리 도망가려고 했었다고 밝힌다. 그러나 만나기로 한 장소에 베토벤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요한나는 베토벤이 배신했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쉰들러는 요한나에게 베토벤이 '불멸의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여준다. 요한나와 만나기로 한 날 밤에 참으로 피치 못한 일이 생겼었다는 것을 설명하는 내용의 편지이다. 어떤 사정인지는 적혀 있지 않다. 청각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요한나는 그날 밤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 결국 두 사람이 헤어져야 하는 불행한 결과가 온 것을 비로소 알고 큰 충격을 받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요한나가 베토벤의 묘지를 방운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베토벤 역의 게리 올드맨


일반 영화로서 사운드트랙에 베토벤의 음악을 사용한 몇몇 작품들을 소개한다. 2004년에 나온 Along Came Polly라는 영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폴리와 함께'라고 번역되었다. 벤 스틸러와 제니퍼 애니스톤이 주연하였다. 매사에 꼬치꼬치 따지고 분석하기를 좋아하는 보험회사 손해사정사 루벤 페퍼는 결혼후 신혼여행지에서 자기의 부인이 스쿠버 다이빙 강사와 바람을 피는 장면을 목격하고서 충격을 받는다. 루벤은 이 일로 가뜩이나 소심한 성격이 더욱 소심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파티에서 중학교 동창생인 폴리(제니퍼 애니스톤)을 만난다. 1994년도 프랑스 영화인 Colonel Chabert(샤베르 대령)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5번 2악장이 나온다. 제라르 드파르듀, 패니 아르당이 주연했다. 시기는 1817년 파리이다. 나폴레옹 제국이 몰락한지 3년째이다. 1807년도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려진 샤베르 대령이 10년만에 나타난다. 샤베르 대령은 잃어버린 권리, 그리고 부인을 다시 찾고자 한다. 부인은 이미 페로 백작과 재혼한 입장이다. 부인은 샤베르 대령의 간절한 요구를 단호히 거절한다. 결국 샤베르 대령은 인생의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1995년도 진 해크만과 덴젤 워싱턴이 주연한 잠수함 영화 Crimson Tide(크림슨 타이드)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의 1악장이 나온다. 미국방성은 러시아의 반군지도자 라첸코가 핵미사일 발사 암호를 수중에 넣기 전에 그의 전쟁 야욕을 제압하기 위해 램지 함장(진 해크만)이 지휘하는 핵잠수함 알라바마호를 출정시킨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핵미사일 발사를 앞에 두고 벌이는 함장과 부함장 론 헌터(덴젤 워싱턴)의 갈등이 애국심을 바탕으로 엄정하게 전개 된다.


'크림슨 타이드'에서 램지 함장과 헌터 부함장.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의 아다지오 소스테누토가 나온다.


1940년도 월트 디즈니 작품인 Fantasia(환타지아)에서는 그리스-로마 시대의 신화 장면이 나올때에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에서 3악장 '시골사람들의 유쾌한 모임'(Lustiges Zusammensein der Landleute)와 4악장 '천둥, 폭풍우'(Geweiiter, Sturm)이 나온다. 센타우르스와 큐피드 등은 술의 신 바커스를 위한 연회를 베푼다. 심술이 난 제우스가 이들의 파티를 방해하기 위해 불칸에게 지시해서 번개를 만들어서 파티에 참석한 신들에게 던진다. 여러 신들이 파티를 할 때에 3악장이 연주되며 제우스가 번개를 던지고 폭풍을 일으킬 때에 4악장이 나온다. 1993년도에 제작한 Hard Target(하드 타겟)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3악장이 나온다. 장 끌로드 반담이 주연한 영화로서 20년만에 아버지를 찾아온 네트 빈던은 아버지가 거리에서 부랑자 생활을 하다가 실종된 것을 알고 전직 해병대정찰대원인 챈스와 함께 아버지를 찾기 시작한다. 네트는 아버지가 인간사냥의 희생물이 된 것을 알고 복수를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1998년도 작품인 Hilrary and Jackie(힐러리와 재키)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7번 '대공'(Archduke)가 나온다. 이 영화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자클린 뒤 프레에 대한 이야기이다. 에밀리 왓슨이 뒤 프레 역할을 맡았고 레이첼 그리피스가 그의 자매인 힐러리의 역할을 맡은 영화이다. 힐러리라고 하니까 클링턴 대통령의 영부인을 말하는 것이고 재키라고 하니까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의 영부인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아니다.


'힐러리와 재키'에서 첼로를 연습하는 재키(자클린 뒤 프레)


1998년도 영화로 The Horse Whisperer(호스 휘스퍼러: 어떤 조마사)라는 작품이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크리스틴 스코트 토마스, 샘 닐 등이 주연한 영화이다. 호스 휘스퍼러는 충격을 받은 말을 치료해 주는 사람을 말한다. 잡지사 편집장으로서 커리어 우먼으로 성공하려는 애니는 바쁜 일상 때문에 남편과 딸에게 마음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느날 승마를 나간 딸 그레이스가 사고를 당하고 애마인 필그림도 큰 부상을 입는다. 애니는 딸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호스 휘스퍼러인 톰 부커(레드포드)에게 필그림의 치료를 부탁한다. 이 영화에서 베토벤의 첼로소나타 1번의 선율이 흐른다. 브래드 피트와 줄리엣 루이스가 주연한 1993년도 Kaliformia(캘리포니아)에서는 베토벤의 교향곡 8번 2악장의 음악이 흘러 나온다. 포악한 전과자인 브라이언(브래드 피트)의 무차별한 연쇄 살인 행동이 마침내 끝을 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2012년도 영화인 Lincoln(링컨)에는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작품번호 84가 나온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샐리 필드가 주역을 맡은 영화이다. 링컨은 남북전쟁이 점점 최악의 사태로 치닫자 수많은 희생자를 내야 하는 전쟁을 계속해야 할지를 두고 심적인 갈등을 겪는다. 그런데도 정부의 각료들은 링컨의 노예해방 정책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한다. 정치인으로서, 인간으로서 링컨의 고뇌를 표현한 작품이다. 1990년의 Misery(마이저리)에는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14번 '월광'의 1악장이 나온다. 유명 작가인 폴 셸던(제임스 칸)은 자동차 여행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다. 마침 지나가던 간호사 애니 윌키스(캐시 베이츠)가 폴을 구해 준다. 애니는 폴의 소설의 열성 팬이다. 애니는 폴을 데리고 외딴 곳의 자기 집으로 데려가서 정성껏 간호한다. 그러나 폴은 포로가 된 기분이며 정신적인 학대와 악몽에 시달린다. 마이저리는 폴의 소설인 주인공인 마이저리 체이스틴을 말한다.


제임스 칸과 캐시 베이츠가 주연한 '마이저리'.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가 흘러 나온다.


톰 크루즈가 나오는 Mission Impossible: Rogue Nation(미션 임파시블: 로그 네이션)에는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에로이카)의 음악이 나온다. 2015년 작품이다. 미국정부로부터 해체 통보를 받은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팀원들은 어쩔수 없이 뿔뿔이 흩어진다. 정체불명의 테러조직인 신디케이트는 IMF를 완전 섬멸할 작전을 펼친다. 신디케이트에게 납치당한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의문의 여인 일사(레베카 퍼거슨)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탈출하여 다시 팀원들을 규합한다. 이들은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신디케이트 타격작전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2000년도 영화인 Traffic(트래픽)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번 F 단조의 음악이 나온다. 마이클 더글라스, 캐서린 제타 존스, 돈 취들이 주역을 맡은 작품이다. 멕시코 마약 밀매단의 실상을 파헤친 작품이다. 폭력적인 그저 그런 영화인데 베토벤의 음악으로 격조가 높아진다. 가장 최근의 작품인 2017년의 The Zookeeper's Wife(추키퍼의 와이프)에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번 2악장의 음악이 나온다. 제시카 챨스데인, 요한 헬덴버그가 주연한 작품이다. 2처 대전의 바르샤바이다. 남편 얀 차빈스키 박사(요한 헬덴버그)와 함께 1930년대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물원 중의 하나인 바르샤바 동물원을 운영하던 안토니니(제시카 챨스데인)는 나치의 동물 학대 만행을 목격하고 이어서 유태인 학살이 심해지자 유태인들을 비밀리에 동물원의 우리에 숨겨주기 시작한다.


'추키퍼스 와이프'. 나치는 무고한 유태인 어린이들까지 기차에 실어서 강제수용소로 보낸다. 나치의 학대를 보다 못한 바르샤바 동물원의 안토니니는 죽음의 장소로 끌려가야 하는 유태인들을 동물 우리에 숨겨주기 시작한다.


베토벤의 작품으로서 영화음악으로 가장 자주 사용된 작품들을 소개한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E 플랫 장조 Op 73, 일명 '황제'는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참으로 적당한 음악이다. 1809-1811년 베토벤이 루둘프 대공을 위해 작곡한 이 작품은 활기차면서도 한없이 아름다운 멜로디를 간직하고 있는 작품이어서 당연히 영화 제작자들이 즐겨 채택하고 있는 음악이 되었다. '황제'의 음악을 인용한 대표적인 영화는 다음과 같다. 2002년도 멕시코-스페인 공동작품인 Crime of Padre Amaro(아마로 신부의 범죄)는 마약 카르텔과 교회가 어쩔수 없는 동업자가 되어 있는 중에 새로 부임한 젊은 신부 아마로가 마약 책임자의 딸인 16세의 아멜리아를 사랑하게 되는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1989년 영화인 Dead Poets Society(죽은 시인들의 사회)에도 '황제'의 한 부분이 나온다. 참 스승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이다. 2013년 영화인 Elysium(엘리지움)에도 '황제'가 나온다. 이 경우에는 권력있는 특권층을 비유한 음악으로 나온다. 시기는 2154년이다. 지구는 오염과 인구폭발로 처참해 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권력있는 특권층은 지구 궤도에 있는 거대한 우주시설에서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 곳을 엘리지움(천국)이라고 부른다. 매트 데이먼과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이다. 1993년도 영화인 Fearless(공포탈출)에도 '황제'가 나온다. 제프 브리지스와 이사벨라 로셀리니, 로지 페레스 등이 출연하는 영화이다. 항공사고에서 생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10년도 작품인 The King's Speech(킹스 스피치)에도 '황제'의 음악이 나온다. 콜린 퍼스가 조지 6세로, 제프리 러시가 언어교정 선생으로, 헬레나 보넘 카터가 조지 6세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왕비로 나오는 영화이다. 말더듬이 조지 6세가 꾸준한 연습으로 어느정도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내용이다.


킹스 스피치의 한 장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C 단조, Op 13, 일명 '파테티크'(Pathetique)도 많은 영화에 인용되었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 27세의 젊은 나이에 작곡한 것이다. 청년시절에 작곡한 것이지만 아직도 많은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베토벤의 최고 걸작이라는데에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매 악장이 영화제작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특히 2악장 아다지오 칸타빌레의 오프닝은 누구나 사랑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대단히 극적인 장면에 자주 사용되고 있다. 1993년도 작품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미셸 파이퍼 주연의 The Age of Innocense(순수의 시대)에 2악장의 아다지오 칸타빌레가 인용되었다. 1995년도 작품인 Before Sunrise(비포 선라이스)에는 3악장이 등장한다. 프랑스 여자인 셀리느(줄리 델피)와 미국 청년인 제스(에단 호크)는 우연히 기차에서 만나 비엔나에서 로맨틱한 시간을 보낸다. 베토벤이 활동했던 곳이 비엔나이니만치 비엔나를 배경으로 한 곳에서 베토벤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새로운 감흥을 주는 것이다. 2002년도 작품인 Confessions of a Dangerous Mind(콘페션)에는 '파테티크'의 여러 파트가 간헐적으로 나온다.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 샘 라크웰 등이 출연하는 이 영화는 인기 게임쇼 호스트이며 프로듀서인 척 배리스의 생애를 그린 일종의 스파이 코미디물이다. 1997년도의 The Lost World: Jurassic Park(주라기 공원 2: 잃어버린 세계)에는 2악장이 나온다. 주라기 공원이 폐쇄된지 4년 후, 과거의 공룡 DNA로 공룡을 부활시키자 여러가지 모험이 벌어지는 내용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했고 제프 골드볼륨, 줄리아 무어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1998년의 Star Trek: Insurrection(스타 트렉: 반란)에는 1악장의 음악이 나온다. 페트릭 스튜어트가 엔터프라이스호의 함장을 맡은 우주모험 영화이다.


'스타 트렉: 반란'의 한 장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파테티크'의 1악장이 나온다.


베토벤은 현악4중주곡을 16편이나 작곡했다. 영화제작자들은 그중에서도 극적인 효과를 누릴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해서 사용하였다. 첼로와 비올라, 여기에 주도적인 바이올린이 앙상블을 이루는 현악4중주야 말로 사운드트랙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주기 때문이다.  


2003년도 작품인 Daddy Day Care(Daddy Day Care)에는 현악4중주곡 Op 18의 5번이 나온다. 에디 머피와 레지나 킹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가족코미디이다. 1997년도 작품인 George of the Jungle(정글의 조지)에는 현악4중주곡 Op 18의 6번이 나온다. 마치 정글북과 타잔 영화를 복합한 것 같은 코믹 모험물이다. 브렌던 프레이저가 어릴 때 비행기사고로 아프리카 내륙에 떨어져서 동물들에 의해 길러진 조지역을 맡았고 미국의 아름답고 모험심이 많은 아가씨인 우어술라역은 레슬리 만이 맡았다. 1998년도 Sour Grapes(신포도)에는 현악4중주곡 2번과 7번이 나온다. 의사인 리치 맥스웰(스티븐 웨버)는 아틀란틱 시티의 카지노에서 슬롯 머신을 하는 중 돈이 다 떨어져서 마침 스니커 디자이너인 사촌 에반(크레이그 비어코)으로부터 동전 하나를 빌려서 슬롯 머신을 잡아 다닌다. 놀랍게도 4백 만불의 짹폿이 터진다. 두 사람은 4백만불을 어떻게 배분하느냐를 두고 서로 다툰다. 두 사람이 슬롯 머신으로 막대한 돈을 거머쥐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의 여자 친구들, 친척들, 그리고 심지어는 평소에 알고 지나쳤던 노숙자들 까지도 얽히고 설켜서 난리 브루스를 만든다.


'정글의 조지'의 한장며. 어린아이는 조지와 우어술라가 결혼하여 낳은 조지 2세이다. 베토벤의 현악4중주가 자주 등장한다.


 이번엔 베토벤의 교향곡을 사용한 대표적인 영화로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일명 '운명'이다. 베토벤은 이 교향곡을 1804-08년에 완성했다. 베토벤의 30대의 초반일 때였다. 1악장이 시작될 때의 '다다다 단이라고 하는 소절이 대단히 인상적인 교향곡이다. 


2002년도 작품인 Austin Powers in Goldmember(오스틴 파워 골드멤버)에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의 주제 멜로디가 등장한다. 아미크 마이어스와 팝 가수 비욘세가 출연한 이 영화는 스파이 액션 코미디이다. '007 골드핑거'와 '두번 산다'(You only Live Twice)의 패로디라고 보면 되는 작품이다. 1985년도 작품인 The Breakfast Club(조찬 클럽)에도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의 음악이 나온다. 미국 일리노이주 셔머고등학교의 문제아들이 남들은 쉬는 토요일에 학교에 나와서 보충수업을 받는다. 교사는 이들에게 자기 자신에 대한 글짓기를 시킨다. 자기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면 치료방법도 찾아 낼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작품이다. 1992년도 영국의 Howards End(하워즈 엔드)에도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이 나온다. 안소니 홉킨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헬레나 보넘 카터 등이 출연한 작품으로 세기말 영국 중상류층의 생활을 빗대어 파헤친 작품이다. 2015년에 나온 디즈지 만화영화인 The Peanuts Movie(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에도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의 음악이 등장한다. 유명한 챨리 브라운, 스누피, 루시, 라이너스 등 피너츠 갱들이 등장해서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하워즈 엔드'에서도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이 들린다.


영화에 자주 등장한 베토벤의 또 다른 교향곡은 7번 A 장조이다. 1813년에 초연된 작품이다. 영화에는 주로 2악장 알레그레토가 사용되었다. 현악기만의 강력한 연주로 되어 있으며 활기찬 멜로디가 감동적인 작품이다. 1982년 작품인 Frances(여배우 프란시스)에 교향곡 7번의 2악장이 등장한다. 30년대에 실력있는 여배우로 각광을 받았으나 헐리우드의 지나친 상업주의와 부모의 간섭을 이겨내지 못하고 날개를 접어야 했던 프란시스 화머(Frances Farmer: 1913-1970)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10년 작품인 The King's Speech(킹스 스피치)에도 교향곡 7번의 멜로디가 나온다. 조지 6세의 말더듬이 교정을 위한 노력을 그린 작품이란 것은 이미 소개한바 있다. 1995년도 작품인 Mr Hollands Opus(홀란드 오푸스)에도 교향곡 7번이 나온다. 리챠드 드레이퍼스가 주연한 작품이다. 존 에프 케네디 고등학교 음악교사로 부임한 홀란드가 학생들과 함께 훌륭한 밴드를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2017년도의 X-Men: Apocalypse(엑스맨 아포칼립스)에도 교향곡 7번이 나온다. 제임스 매카보이, 마이클 화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등이 출연한 영화이다. 신으로 존경받아온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와 프로페서 X 가 이끄는 엑스맨들이 벌이는 전쟁 이야기이다.


'엑스 맨: 아포칼립스'의 포스터


베토벤의 교향곡 9번 D 단조, Op 125 일명 '합창교향곡'이 나오는 대표적인 영화에 대하여는 이미 본 블로그의 다른 항목에서 소개하였으므로 생략코자 한다. 그러나 다시한번 영화의 제목과 제작연도만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Ace Ventura: Pet Detective(에이스 벤추라: 1994), A Clockwork Orange(시계태엽 오렌지: 1971), Cruel Inntentions(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1990), Dead Poets Society(죽은 시인의 사회: 1989), Die Hard(다이 하드: 1988), Mr Jones(미스터 존스: 1993).


마지막으로 베토벤의 바가텔르 25번 A 단조 일명 '엘리제를 위하여'가 나온 대표적인 최근 영화는 다음과 같다. 이 곡은 베토벤이 1810년경에 작곡했지만 악보가 발견된 것은 베토벤의 사후 40년이 지난 1867년이었다. '엘리제를 위하여'가 나온 영화는, 1989년 작품인 Bill and Ted's Excellent Adventure(엑설런트 어드벤쳐), 2012년의 Django Unchained(장고: 분노의 추적자), 1998년의 Patch Adams, 1968년의 Rosemary's Baby 등이다. '엑설런트 어드벤처'는 말썽꾸러기 고등학생인 빌과 테드는 역사시험에서 낙제를 하고 재시험을 보게 된다. 이때 가상의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루시퍼가 나타나서 두 학생을 과거의 세계로 안내해 준다. 빌과 테드는 빌리 더 키드, 장 다르크, 프로이트, 징기스칸, 나폴레옹, 소크라테스, 링컨 등을 만나며 스릴 넘치는 모험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쿠엔틴 타란티노, 제이미 푸스, 새뮈엘 잭슨 등이 출연하는 영화로서 아내를 구해야 하는 분노의 장고과 그를 돕는 정의의 바운티 킬러 닥터 킹 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패치 아담스'는 로빈 윌리엄스와 모니카 포터가 주연한 영화이다. 실존인물인 헌터 도허티 패치 아담스(1945-)에 대한 이야기이다. 의사, 코미디언, 사회 활동가, 어릿광대, 작가인 패치 아담스는 1971년에 미국에서 게준트하이트 연구소를 설립한다. 게준트하이드(Gesundheit)는 독일어로 건강이란 뜻이지만 재채기를 하면 듣는 소리이다. 영어의 God Bless You나 마찬가지이다. '로즈마리 베이비'는 미아 패로우가 주연한 영화이다. 맨하튼의 아파트에서 이웃들과의 이런일 저런일로 신경쇠약에 걸린 임산부 로즈매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로즈마리 베이비'의 한장면. 미아 패로우








'비엔나와 음악 > 악성 베토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토벤의 작품으로 알려진 작품들  (0) 2018.03.18
비엔나와 베토벤   (0) 2018.02.16
합창교향곡의 영향  (0) 2017.12.20
베토벤 더 알기  (0) 2017.12.09
디아벨리 변주곡  (0) 2015.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