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위대한 발자취

비엔나와 슈만 부부

정준극 2018. 2. 16. 20:00

비엔나와 로베르트 슈만, 그리고 클라라 슈만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인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은 클라라 슈만과 결혼하기 전인 1838년에 비엔나에 와서 반년 동안 지낸 일이 있다. 슈만이 비엔나에서 머물었던 집은 1구 쇤라테른가쎄() 7A 번지의 집이다. 이를 기념하여 그 집에 슈만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는 1956년에 비엔나 음악공연예술아카데미(현재의 비엔나음악공연예술대학교: 비엔나음대)가 명판을 만들어서 설치했다. 명판에는 In diesem Hause wohnte Robert Schumann vom Oktober 1838 bis April 1839 dem Tondichter der Romantik. Anlasslich der Hundertsten Wiederkehr des Sterbetages am 29. Juli 1956 gewidmet von der Akademie fur Musik und darstellende Kunst in Wien 이라고 적혀 있다. 슈만이 비엔나에 온 주목적은 슈베르트의 미발표 작품이 혹시 있을까해서였다.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지 10년이 지난 때였다. 슈만은 비엔나악우회(Gesellschaft der Musikfreunde)에서 슈베르트의 형인 페르디난트를 만났다. 페르디난트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교향곡의 스코어를 슈만에게 보여주었다. 슈만은 페르디난트로부터 사본을 받아서 라이프치히로 돌아가서 이듬해인 1839년 3월에 멘델스존의 지휘로 라이프치히 게봔트하우스에서 처음으로 발표했다. 그것이 저 유명한 슈베르트의 '그레이트 심포니'였다. 슈만은 그가 발간하는 Neue Zeitschrift fur Musik 에 슈베르트의 새로운 교향곡을 발견하게 된 기쁨을 글로 써서 발표했다. 이 글에서 슈만은 슈베르트의 라이프치히에서 초연된 교향곡의 길이가 좀 길었지만 이를 '천상의 길이'(헤븐리 렝스)라고 표현하며 찬사를 보냈다. 그로부터 사람들은 교향곡의 길이가 길지만 훌륭한 작품을 '천상의 길이'라고 표현하게 되었다.


슈만 서거 1백주년 기념으로 설치한 명판

슈만이 거의 반년동안 지냈던 1구 쇤라테른가쎄 7A 번지의 벽면에 명판이 붙어 있다.

1구 쇤라테른가쎄의 골목길. 오른쪽에 있는 집에서 슈만이 살았었다.


클라라 슈만도 결혼하기 전에 비엔나를 잠시 방문한 일이 있다. 슈만이 미리 와서 지냈고 클라라가 슈만을 만나기 위해 찾아왔던 것이다. 그때 클라라는 1구 봐이부르크가쎄(Weihburggasse) 3번지에 있는 호텔 카이저린 엘리자베트에 묵었다. 클라라가 1838년에 묵었었다는 내용이 이 호텔에 묵었던 다른 저명인사들의 명단과 함게 현관에 적혀 있다. 클라라가 비엔나를 방문했던 것은 아마도 연주회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비크는 1840년에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여덟 자녀를 두었다. 순서대로 보면 에밀, 마리, 엘리제, 율리, 루드비히, 페르디난트, 유제니, 펠릭스이다. 그중에서 첫째인 에밀은 채어난지 1년만에 세상을 떠났으나 다른 형제자매들은 별 탈이 없이 자랐다.


호텔 카이저린 엘리자베트의 현관에 붙어 있는 명판. 클라라 슈만의 이름은 두번째에 적혀 있다. 참고로 이 명판에 기록되어 있는 저명인사는 다음과 같다. Wolfgang Amadeus Mozart 1767, Clara Schumann 1856, Franz Liszt 1856, Anton Rubinstein 1859, Richard Wagner 1862, Anton Bruckner 1863, Moritz von Schwind 1863(빈출신 화가), August von Pettenkofen 1889(빈출신 화가), Adolf Menzel 1895(폴란드 출신 화가), Edvard Grieg 1896, Oscar Kokoschka 1958(화가), Otto von Habsburg 1980(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클라라가 비엔나에 와서 묵었던 호텔 카이저린 엘리자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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