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비엔나의 한달

옐로우 라인을 따라서

정준극 2018. 4. 30. 07:35

옐로우 라인을 따라서


벨베데레 궁전(Schloss Belvedere). 벨베데레는 아름다운 바로크 궁전이기도 하지만 이곳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전시실이 있기 때문에 더 유명하다. 이곳에는 1880년부터 1914년까지의 비엔나 화가들의 대표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키스', '유딧' 등 구스타브 클림트의 작품은 세계 콜렉션이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도 상당한 콜렉션이다. 폴 세잔느, 에드가 드가,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에두아르 마네, 카미유 피사로, 피에르 오귀스트 르노아르 등등이다. 비엔나 비더마이어 콜렉션들도 가히 세계 제일이다. 프리드리히 폰 아멜링, 페르디난트 게오르그 봘트뮐러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벨베데레는 지금은 비엔나 시내에 들어 있지만 원래는 포도밭이 있던 곳이었다. 여기에 사보이의 오이겐 공자가 여름 궁전을 지었다. 벨베데레 궁전은 두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오베레스 벨베데레(상 벨베데레)와 운터레스 벨베데레(하 벨베데레)이다. 두 벨베데레를 연결하는 것은 아름다운 분수가 있는 바로크 정원이다. 두 곳에 모두 전시실이 있다. 오베레스 벨베데레의 미술관은 1781년에 오픈되었다. 벨베데레는 오스트리아의 역사를 지켜본 곳이기도 하다. 1955년 5월 15일에는 오스트리아 국가조약이 체결되었다. 전후의 오스트리아가 10년 만에 독립국으로서 발족하는 조약이다. 벨베데레에 대한 설명을 하려면 한참 걸리므로 이만 줄인다. 여름철 오색 조명이 찬란한 벨베데레 정원을 산책하는 것도 비엔나만이 제공할수 있는 특권이다. 주소는 프린츠 오이겐 슈트라쎄 27번지이다. 전차를 이용한다면 D 번 슐로스 벨베데레에서 내리면 된다. 홉 언 홉 오프를 이용해도 슐로스 벨베데레에서 내리면된다. 전차 71번을 타고 운테레스 벨베데레에서 내려도 된다.


오베레 벨베데레에서 바라본 비엔나 시내. 1758년

오베레스 벨베데레와 정원


쇤브룬 궁전(Schloss Schönbrunn). 쇤브룬 궁전을 관람하고 나면 '역시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유럽의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궁전이라고 하면 우선 베르사이유를 꼽겠지만 쇤브룬은 그 다음번째 쯤 되는 곳이다. 그만큼 화려하고 웅장하며 여기에 기품까지 있다. 쇤브룬 궁전의 넓은 정원을 바라보는 곳에 서 있으면 그 옛날 모차르트가 피아노를 연주하던 장면이 떠 올라서 감회가 깊어진다. 쇤브룬의 역사 등에 대하여는 본 블로그의 다른 파트에서 설명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코자 한다. 쇤브룬의 하일라이트는 그랜드 투어라고 하는 쇤브룬 궁전 내부의 관람이 우선이며 그 다음으로는 잘 정돈된 대정원이다. 정원이면 정원이지 대정원은 무엇이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가서 보면 대정원이라는 감탄을 금할수 없다. 쇤브룬의 동물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으로 역시 규모가 엄청나다. 그러나 시간을 쪼개야 하는 관광객들로서는 동물원에서 하루를 보내기가 어려울 것 같으므로 동물원에 대한 설명도 여기서는 생략코자 한다.


쇤브룬 궁전 전경


식물원과 열대 온실도 대단하다. 옛날에 씨씨라는 애칭의 엘리자베트 황비가 취미로 이 온실에서 화초들을 가꾸었다고 하니 그 장면이 연상되는 곳이다. 오랑제리는 원래 열대과수를 재배하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카페도 있고 연주회나 기타 모임을 갖는 장소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결혼식도 자주 열린다. 황실 마차박물관 역시 규모가 대단하다. 황실에서 사용했던 마차들이 잘 전시되어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마차박물관에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황실 마차들이 선보이고 있다. 1764년 요제프 2세 대관식에서 사용되었던 정성스럽게 제작된 마차도 있다. 무게가 무려 4톤에 이르는 마차이다. 마차의 그림은 보헤미아 출신의 프란츠 사버 봐겐쇤(Franz Xaver Wagenschön: 1726-1890)이 손으로 그린 것이다. 스페인의 궁정법도에 의하면 어느 누구도 군주보다도 윗자리에 앉으면 안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합스부르크의 대관식 마차의 뒤에는 마부 좌석이 없다. 나폴레옹의 아들이 쇤브룬에서 자랐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어린 나폴레옹 2세를 위해 조그만 마차가 마련되었다. 말이 아니라 두 마리의 메리노 양이 끄는 마차였다. 서커스에서 특별히 조련된 양들이었다고 한다. 쇤브룬에는 어린이 극장이 있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나 '돈 조반니'같은 오페라를 마리오네트로 공연한다. 역시 대단하다. 그리고 글로리에트가 있다. 쇤브룬 궁전의 남쪽 저 멀리 언덕 위에 장엄하게 서 있는 일종의 개선문과 같은 건축물이다. 합스부르크의 영광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대한 건축물이다. 글로리에트의 앞에는 해신 넵튠을 주제로 삼은 분수가 있다. 역시 대단하다. 이밖에도 쇤브룬의 구석구석을 보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쇤브룬 궁전의 글로리에트에서의 빈필 여름밤 특별 음악회.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가 울려퍼지는 감동적인 음회이다.


쇤브룬 궁전 내부 관람은 경탄의 연속이다. 모두 1,441개의 방이 있다. 각 방은 각각 다른 스타일이다. 그중의 하나는 '거울의 방'인데 이곳에서 여섯 살의 모차르트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를 위해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a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열다섯번째 자녀인 마리아 안토니아(프랑스에서는 마리 앙뚜아네트)와 모차르트에 대한 에피소드는 그 당시 이 방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쇤브룬 정원의 꽃밭에는 그야말로 기화요초가 가득하다. 대표적인 화초가 난초이다. 1900년에 조사한 것에 의하면 정원의 꽃밭에는 1천 5백 종의 난초가 무려 2만 5천 그루나 심어져 있다고 되어 있다. 당시로서는 유럽 제일의 난초 화단이었다. 쇤브룬 동물원은 명칭이 쇤브룬 동물원이지 실은 비엔나 동물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이기도 하지만 가장 현대적인 시설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1752년에 프란츠 스테판 1세 황제가 창설했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부군이다. 처음에는 그저 왕실의 동물원 정도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한 해에 2백만명이나 찾아오는 대형 동물원으로 발전하였다. 5백여 종의 동물 중에서 판다가 인기 제일이다. 아기 판다인 푸 롱은 동물원에서 그런 경우가 거의 없는데 자연수태하여 태어났다.


쇤브룬 궁전의 거울의 방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와 프란츠 스테판 황제에게 인사하는 모차르트. 1762년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사도세자가 부왕 영조에 의해 창경궁에서 뒤주에 갇힌 해이다.


쇤브룬 정원과 공원은 1779년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아이디어로 추진되어서 1779년 그의 큰아들 요제프 2세 때에 완공되었다. 바로크 정원의 전형이다. 자연과 건축물과 조각작품들이 조화를 이룬 정원 및 공원이다. 제국의 영화와 권세를 보여주는 상징으로서는 이만한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글로리에트는 케이크에 아이싱을 더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글로리에트의 상단에 있는 독수리 조각이 그것을 대표한다. 글로리에트의 내부 회랑은 19세기에 만찬장으로 사용하던 곳이었다. 오늘날에는 사랑스런 카페가 있어서 희미하나마 당시의 영화를 대신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글로리에트에 올라가서 눈 앞에 펼쳐진 쇤브룬 정원 및 공원과 궁전과 부대시설의 모습은 과연 장관이다. 쇤브룬에는 은밀하다고 말할수 있는 개인 정원도 있다. 루돌프 황태자가 애지중지하던 정원이라고 한다. 여름 철이면 정말로 기화요초가 발길을 떨어지지 않게 하는 곳이다. 쇤브룬의 오랑제리(Orangery)는 길이가 무려 약 2백미터에 이르는 건물이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큰 바로크 오랑제리일 것이다. 오랑제리는 원래 열대과수인 오렌지를 위한 온실이지만 반드시 오렌지만 있는 온실은 아니다. 쇤브룬 정원에는 미로도 마련되어 있다. 미로는 사실상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미로는 1720년경에 처음 조성되었지만 그동안 잡초나 관목 등으로 거의 황폐해 있다가 1999년에 재건되어 오늘의 모습을 간직하게 되었다. 옛날 궁정의 아이들이나 귀족들이 미로에서 재잘거리면서 게임을 했을 것을 상상해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쇤브룬 정원의 산책길. 두부모처럼 반듯하게 다듬어진 나무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다.

쇤브룬 정원의 미로


쇤브룬 궁전의 한쪽에는 비엔나의 명물 아펠슈트루델을 직접 만드는 시연을 볼수 있다. 아펠슈트루델 쇼이다. 카페 레지덴츠()에서 볼수 있다. 비엔나에서 아펠슈트루델이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는 기록은 일찍이 1696년으로 거술러 올라간다. 이후 아펠슈트루델은 비엔나의 필식 메뉴로서 만인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카페 레지덴츠는 말하자면 제국시대에 황실 베이커리였다. 슈트루델 쇼는 매일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숙달된 요리사가 시범을 보인다. 쇼를 구경하고 시식용 슈트루델 한 조각을 먹는 프로그램은 6 유로를 내야한다. 11. 50 유로를 내면 여기에 멜란즈 커피 또는 홍차, 또는 코코아 한잔을 곁들일수 있다. 10유로면 10유로이지 11.50 유로는 또 무엇인지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아무튼 흥미있는 경험이며 전통방식에 의해 만들어지는 아펠슈트루델 한 조각을 입에 물수 있다. 물론 사가지고 가도 된다.


아펠슈트루델 쇼. 카페 레지덴츠.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참여할수도 있다.


비엔나 기술박물관(Technisches Museum Wien). 14구 마리아힐르퍼 슈트라쎄 212번지이다. 자연사를 다룬 것은 아니고 기술분야의 발달만을 다룬 박물관이다. 기술이 사회, 경제, 문화에 끼친 영향을 배우고 찾아보는 귀중한 전시공간이다. 자연과 지식의 발달에 대한 파트, 기관차의 발달에 대한 파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각종 동력전달장치의 발달에 따른 전시가 눈길을 끈다. 몇가지 흥미있는 사항도 전시를 통해서 알게 된다. 예를 들면 컴퓨터 마우스는 1964년에 미국의 다우그 엥겔바트가 개발했는데 처음에 만든 것은 나무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이미 1495년에 인간 스타일의 로봇을 스케치해 놓았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텔리비전은 1920년부터 시판되었지만 TV 리모콘이 실생활에 도입된 것은 그로부터 반세기도 더 지난 1960년대부터였다는 사실도 설명되어 있다. 기관차 파트에서는 150여년 전에 엘리자베트 황비가 사용한 살론 객차의 모습도 재현해 놓았다.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U4의 쇤브룬에서 내리면 되고 버스는 10A 존슈트라쎄/린처 슈트라쎄(Johnstrassse/Linzer Strasse)에서, 57A를 이용한다면 안쉬츠가쎄(Anschützgasse)에서 내리면 된다. 전차는 52, 58번을 이용한다면 펜칭거 슈트라쎄(Penzinger Strasse)에서, 10번을 이용한다면 존슈트라쎄/린처 슈트라쎄에서 내리면 된다. 홉 언 홉 오프를 이용한다면 슐로스 쇤부른(Schloss Schönbrunn)에서 내려서 길거너 조금 걸어가면 된다. 비엔나에서 다른 곳도 좋지만 이곳도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곳이다. 


쇤브룬 궁전 부근에 있는 기술박물관


히칭의 오토 바그너 지하철역사(Otto Wagner Pavilion Hietizng). 19세기에 현대적 도시계획의 선구자인 오토 바그너는 비엔나에 여러 발자취를 남겼는데 그 중의 하나가 히칭에 있는 지하철 역사이다. 비엔나시 당국은 오토 바그너에게 비엔나 메트로의 전철 네트워크와 역사들의 디자인을 의뢰한바 있다. 오토 바그너는 열심히 설계했다. 그리고 프란츠 요제프 황제에 대한 존경심으로 그가 전철을 이용할 때에 잠시 대기하는 역사(파빌리온)도 설계하여 건축했다. 그중의 하나가 히칭에 있는 파빌리온이다.


히칭의 오토 바그너 파빌리온


하이든하우스(Haydnhaus). 위대한 하이든이 말년에 생애를 보냈던 집이다. 6구 하이든가쎄 19번지이다. 하이든 서거 200주년을 맞이해서 대대적인 수리를 했다. 아랫층에는 브람스 기념관이 있다. 하이든을 매우 존경했던 브람스는 이 집에 잠시 기거했던 일도 있었다고 한다. 안뜰에는 정원도 새롭게 단장했다. 18세기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지하철을 이용한다면 U3 치글러가쎄()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는 57A로서 브뤼켄가쎄()에서 내리면 된다. 홉 언 홉 오프를 이용한다면 나슈마르크트에서 내리면 된다. 나슈마르크트에서 내리면 약 20분 정도 걸어 가야 한다.


새로 단장한 하이든하우스 호프


하일리겐슈타트(Heiligenstadt)의 베토벤 탐방. 음악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음악가, 구체적으로는 가장 위대한 작곡가는 누가 뭐래도 베토벤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베토벤을 악성(樂聖)이라고까지 부르며 존경했다. 비엔나 교외의 하일리겐슈타트는 베토벤의 발자취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베토벤이 산책을 하던 길은 오늘날 베토벤강()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베토벤이 교향곡 6번 '전원'의 악상을 가다듬은 산책길임을 생각하면 비단 클래시컬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비엔나의 19구 되블링에는 베토벤이 살았던 집 네곳이 기념되고 있다. 화르플라츠(Pfarplatz) 2번지는 지금은 호이리거인 '마이어 암 화르플라츠'(Mayer am Pfarplatz)이다. 칼렌버거 슈트라쎄(Kahlenberger Strasse) 26번지, 그린칭거슈트라쎄(Grinzingerstrasse) 64번지, 되블링거 하우프트슈트라쎄(Döblinger Hauptstrasse) 92번지, 그리고 프로부스가쎄(Probusgasse) 6번지가 모두 베토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건물들이다. 특히 프로부스가쎄 6번지의 집에서는 베토벤이 저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 테스타멘트'라는 일종의 유서를 남긴 집이다.


하일리겐슈타트 파르크의 베토벤 기념상. '전원교향곡'의 악상을 가다듬기 위해 시골길을 산책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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