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워킹 투어/비엔나의 한달

그레이 라인을 따라서

정준극 2018. 5. 2. 12:00

그레이 라인을 따라서

비엔나 외곽의 진주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Stift Klosterneuburg). 비엔나 주변에도 이름난 수도원 마을들이 몇 군데 있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도 그 중의 하나이다. 거의 1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틱 수도원이다. 다른 수도원들도 나름대로 제국의 영욕의 역사를 지켜본 증인이겠지만 클로스터노이부르크도 그런 역사를 지켜본 증인이다. 수도원의 연혁 이야기는 본 블로그의 다른 파트에서 설명되었으므로 생략코자 한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는 일찍이 1114년에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17세기 바로크 스타일의 건물이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르러서 무려 1천만 유로라는 거금을 들여서 새단장을 했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은 포도주로 유명하다. 수도승들이 다른 할 일도 많았겠지만 포도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무던히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물론 상당히 큰 포도밭도 운영하고 있다. 넓이가 100 에이커가 넘는 포도밭이다. 기록에 의하면 1114년부터 포도밭을 운영했다고 하니 대단하다. 더 대한한 것은 포도주 저장고이다. 지하 36m 깊이에 있다. 그것도 지하 4층의 구조이다. 아무튼 클로스터노이부르크의 포도주는 가히 오스트리아에서 최고 중의 하나이다.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과 교회의 위용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수도원 교회의 베드룬 제단은 세계적 문화유산이다. 1181년에 니콜라스 베르둔이 제작했기 때문에 베드룬 성화라는 명칭이 붙었다. 베드룬 성화는 병풍처럼 생겼다. 51개의 도금한 구리판화가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비잔틴 시대의 방식을 따라 만든 것이다. 이런 류의 병풍성화는 쾰른대성당에 있는 '동방박사 세 사람' 작품과 흡사하다. 수도원에는 상당수의 고틱 및 바로크 조각들이 있다. 그리고 1505년에 륄란트 프뤼아우프(Rueland Frueauf)가 제작한 15장의 패널 그림 작품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보물은 바벤버그 왕조의 가계도를 그린 타페스트리이다. 오스트리아 역사에서 중요한 자료이다. 아네스의 수건(Veil of Agnes)이라는 것도 있다. 이밖에도 수많은 보물들이 있다. 보물들만 아니라 경치에 있어서도 장관이다. 도나우를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수도원이다. 아우구스틴 종단에 속한 수도원이다. 이곳에 가려면 지하철 U4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내려서 버스 238 또는 239번을 타고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슈티프트 또는 시티에서 내리면 된다. 비엔나에서 기차는 S40을 타고 클로스터노이부르크-키엘링(Klosterneuburg-Kierling)에서 내리면 된다. 지하철 U6를 이용한다면 슈피텔라우에서 내려서 S40을 갈아타면 된다. 홉 언 홉 오프는 가지 않는다.

 


베드룬 제단(위)와 한장 한장의 도금된 구리판에 그려진 성화 디테일


슐로스 호프(Schloss Hof). 슐로스는 궁전이라는 뜻이고 호프도 궁전이라는 뜻인데 어째서 중복되게 표현하냐고 궁금해 할지 모르지만 그냥 황실의 궁전을 높여서 부르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다. 호프부르크나 마찬가지 표현이다. 슐로스 호프는 비엔나에서 동쪽으로 자동차로 약 1시간 걸리는 곳의 슐로스호프 마을에 있는 18세기의 바로크 건물이다. 일찍이 1725년에 사보이의 오이겐 공자가 허술한 저택을 구입하여 몇 년에 걸친 보수공사로 새단장한 건물이다.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의 국경 지대에 있다. 브라티슬라바의 북쪽이다. 오이겐 공자가 새단장한 건물을 30년 후인 1755년에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오이겐 공자로부터 구입했고 그로부터 합스부르크 황실의 시골 별장으로 사용되어 왔다. 오늘날 슐로스호프는 일반에게 공개되어 있으며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봄정원의 날'(Frühlingsgartentage), '총사 결투 장면'(Musketierspiele), 어머니날 콘서트(Muttertagskonzerte) 등이다. 궁전 내부도 관람할수 있지만 오랑제리도 있고 정성들여 손질한 바로크 정원도 있다. 그런가하면 미니 동물원도 있다. 개인적으로 가는 길은 비엔나에서 동쪽으로 마르헤그(Marchegg)까지 가고 다시 그곳에서 슐로스 호프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외진 곳이어서 어려움이 있다. 홉 언 홉 오프를 이용한다면 비엔나 슈타츠오퍼에서 슐로스 호프까기 그레이 라인이 간다. 사전에 시간표를 살펴야 한다.


슐로스 호프 전경

슐로스호프의 미술품 전시.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와 프란시스 1세 황제 초상화


카르눈툼(Carnuntum). 4세기경 로마시대의 유적지인 카르눈툼을 찾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크게 볼 것도 별로 없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찾아간다. 일종의 역사탐방인듯 싶다. 카르눈툼은 오스트리아 동쪽 끝 헝가리와의 국경지대에 있는 고대 로마시대에 수비대가 주둔했던 마을이었다. 카르눈툼에 가려면 비엔나에서 S7을 타고 니더외스터라이히주의 브루크 안 데어 라이타(Bruck an der Leitha)지역의 페트로넬 카르눈툼(Petronell-Carnuntum)에서 내리면 된다. 카르눈툼 유적지는 크게 세곳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페트로넬에 있는 야외고고학박물관이다. 이교도의 문이 눈길을 끈다. 두번째는 바드 도이치 알텐부르크에 있는 야외극장이다. 시간만 맞으면 이곳에서는 로마시대 검투사들의 결투경기를 볼수 있다. 세번째는 역시 바드 도이치 알텐부르크에 있는 카르눈툼 박물관이다. 로마시대의 고고학적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홉 언 홉 오프의 그레이 라인을 이용하면 카르눈툼에 갈수 있다.


카르눈툼 야외고고학박물관의 이교도의 탑

바드 도이치 알텐부르크의 카르눈툼 박물관


포르흐텐슈타인 성(Burg Forchtenstein). 바바리아에 노이슈봔슈타인이 있다고 하면 오스트리아에는 포르흐텐슈타인이 있다. 포르흐텐슈타인 성은 오스트리아의 동쪽 끝 헝가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부르겐란트 주의 포르흐텐슈타인에 있다. 높은 언덕 위에 지은 중세의 고성이다. 해발 511미터라고 한다. 포르흐텐슈타인 성은 니콜라스 에스터하지의 소유였다. 니콜라스 에스터하지는 1622년에 포르흐텐슈타인과 아이젠슈타트를 영지로 갖게 되어 그로부터 포르스텐슈타인 성을 복구하여 오늘에 이르게 했다. 중세 이후로 이 지역에서 전쟁이 빈번하자 포르흐텐슈타인은 군대를 위한 병기고로서, 그리고 영주들의 보물을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포르흐텐슈타인 성을 방문하면 에스터하지가 소장했던 귀중한 보물과 예술품과 가구 및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비록 먼길이지만 보람을 갖게 해 준다. 이곳에는 블라드 테베스(Vlad Tepes) 3세의 실물 초상화가 있다. 이분이 누구냐하면 유명한 드라큘라 백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성의 내정에 있는 화려한 대형 벽화는 알프스 북부 지역에서는 최대이다. 비엔나에서 가는 편은 중앙역에서 버스 7941번을 타고 가면 된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부르겐란트의 시골풍경도 감상할수 있다.


포르흐텐슈타인

포르흐텐슈타인 성의 무기, 갑옷 전시실. 대단하다. 엿장수들이 침을 삼킬 물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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