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다니엘 카탄의 '살시푸에데스' - 196

정준극 2018. 7. 9. 19:53

살시푸에데스(Salsipuedes)

사랑, 전쟁, 그리고 멸치 이야기(A Tale of Love, War and Anchovies)

다니엘 카탄의 3막 오페라


다니엘 카탄


살시푸에데스라는 타이틀의 오페라가 있다. 살시푸에데스는 스페인어로 '늪지대'라는 뜻이다. 1700년대의 캘리포니아를 살시푸에데스라고 불렀다. 진흙 땅이어서 정착민들이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출구'(Exit)라는 뜻도 있다. 멕시코의 작곡가인 다니엘 카탄(Daniel Catán: 1949-2011)의 오페라이다. 멕시코 시티 출신인 다니엘 카탄은 현대 멕시코를 대표하는 작곡가이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작곡했는데 오페라는 7편을 남겼다. '살시푸에데스'는 그 중의 하나이다. 2004년 10월 29일에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HGO)에서 초연되었다.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가 다니엘 카탄에게 의뢰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본은 원래 스페인어로 되어 있다. 스페인어 대본은 엘리세오 알베르토, 프란치스코 히노호사, 그리고 작곡자 자신이 공동으로 완성했다. 스토리는 황당한 면이 있는 것이다. 무대는 카리브 해에 있는 어떤 가상의 섬이다. 시기는 2차 대전 중이다. 두쌍의 신혼부부가 잘못해서 카리브 해의 어떤 섬나라에 도착한다. 부패한 장군이 섬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일상품인 멸치를 나치에게 비빌리에 팔려고 함으로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상황들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아무튼 황당한 내용이라서 이해하기가 힘들다. 공연에는 바이올린이나 비올라와 같은 현악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카리브의 악기들이 나오며 카리브의 리듬이 중점을 이룬다.


마담 콜레트의 주점.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무대


주요 등장인물들은 다섯명이다. 두 부부와 섬나라의 지배자인 가르시아 장군(T)이다. 두 부부는 남편 울리세스(Ulises: T)와 부인 루체로(Lucero: S), 남편 추초(Chucho: Bar)와 부인 마갈리(Magali: MS)이다. 기타 등장인물들은 장군의 부하인 구즈만 하사(Sergeant Gusman: 노래 부르는 역할 없음), 대령 겸 마담 콜레트(Colonel & Madame Colette: B-Bar), 중국 사람(El Chino: T), 프리깃 함 '무적'의 함장인 마갈라네스(Captain Magallanes: Bar), 중위(Lieutenant: T), 중국 여자(La China: S), 술집 여인 오르퀴데아(Orquidea: S) 등이다. 


프리깃 함인 '무적'의 진수식. 가운데 인물이 가르시아 장군이다.


[1막] 1장. 카르비 해에 있는 살시푸에데스 섬이다. 가상의 섬이다. 울리세스와 추초는 상당히 유명한 음악가들이다. 울리세스는 루체로와 결혼했고 추초는 마갈리와 결혼했다. 루체로와 마갈리는 자매사이이다. 두 신혼부부는 이상한 인연으로 살시푸에데스 섬에 신혼여행을 오게 된 것이다. 아무튼 일단 왔으니 즐겨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이 묵고 있는 암보스 문도스 호텔에서 결혼축하 파티를 연다. 호텔에 숙박하고 있는 사람들이 하객으로 참석해서 파티를 즐긴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나라 정부에서 사람이 찾아온다. 중위이다. 중위는 파티를 중단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울리세스와 추초에게 곧 있을 정부행사에서 살시푸에데스 국가를 노래 불러야 한다고 거의 강압적으로 말하고 간다. 울리세스와 추초는 '아니, 이 나라 정부가 어ㄸㅎ게 해서 우리가 음악가라는 것을 알았단 말인가?'라며 궁금해 하지만 일단 국가를 불러야 한다니 국가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알아나 보자고 얘기를 나눈다. 2장. 루체로는 기분이 상해 있다. 축하 파티를 하고 있는데 중위가 자기가 무어라고 나타나서 파티를 중단시키고 이러니 저러니 명령조로 말하고 갔기 때문이다. 그런 루체로를 울리세스가 위로한다. 옆방에서는 이번에는 추초가 기분이 상해 있다. 국가를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추초를 부인인 마갈리가 위로한다.


암보스 문도스 호텔에 투숙한 두 신혼커플


3장. 국가행사라는 것이 알고보니 선박의 진수식이다. 정부에서 만든 '무적'(The Invincible)이라는 프리깃 함의 진수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프리깃 함은 잠수함을 타격하는 해상 호위함이다. 진수식이 거행되는 부두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구즈만 하사가 가르시아 장군을 소개한다. 가르시아 장군이 단상에 올라와서 '나치가 전쟁을 일으켰으므로 우리는 나치에 대하여 선전포고를 하고 전쟁을 치루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이번에 진수하는 '무적'은 나라를 방어하고 적군을 물리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울리세스와 추초가 단상에 올라가서 국가를 부를 준비를 한다. 군악대가 뒤에 도열해 있다. 드디어 함선이 도크에서 바다로 미끌어지듯 움직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단상이란 것이 부두에 설치되어 잇는 것이 아니라 프리깃 함의 갑판에 설치되어 있다. 두 사람은 꼼짝없이 함선과 함께 바다로 떠나가야 했다.


암보스 문도스 호텔에서의 결혼축하 파티


[2막] 1장. 루체로와 마갈리는 섬 안에 있는 이 항구 저 항구를 찾아다니면서 남편들의 행방을 알아내고자 한다. 그러나 아무데를 가도 찾을수가 없다. 두 여인은 절망과 두려움으로 어찌할줄 모르게 된다. 남편들을 섬에 그대로 두고 떠날수도 없는 일이다. 2장. 프리깃 함인 '무적'의 선내이다. 두 음악가, 즉 울리세스와 추초는 함장 마갈라네스에게 함선에서 제발 내려 달라고 간청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함장은 오히려 저 바다의 위대함과 파도가 일렁이는 리듬을 그대로 두고 항구로 돌아갈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울리세스와 추초는 함선의 창고에서 많은 량의 멸치를 발견한다. 3장. 가르시아 장군이 구즈만 하사를 앞에 두고 자랑이 한창이다. 가르시아 장군은 살시푸에데스가 나치와 전쟁을 벌이겠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르시아 장군은 엄청난 량의 멸치를 나치에게 팔아서 이득을 보려는 속셈이다. 가르시아 장군과 구즈만 하사가 사로 다른 생각으로 축배를 든다.


가르시아 장군이 축사를 하고 있는 포디움(단상)은 실은 '무적'의 갑판이었다.

                   

4장과 5장. 신혼 부인들인 루체로와 마갈리는 고단하고 힘이 빠져서 마침내 푸에르토 알레그레 항구에 도착한다. 그렇지만 찾고 있는 남편들은 이곳에도 없다. 루체로는 이러다가 과부가 되면 어떻게 살란 말인가 하면서 마침내 울음을 터트린다. 그런 루체로를 마갈리가 위로하면서 언젠가는 남편들을 찾게 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6장. 마담 콜레트의 술집이다. 울리세스와 추초는 다른 생각은 없고 그저 속히 사랑하는 아내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뿐이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마담 콜레트가 함장에게 오늘밤 나치가 연락을 할 것이며 다음날 멸치를 함선에서 내려 놓으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두명의 젊은 여자들이 나타난다. 라 치나(중국여인)와 오르퀴데아이다. 한쪽 테이블에 앉아 있는 두 남자가 유명한 음악가인 울리세스와 추초인 것을 알아보고 다가와서 아양을 떤다. 함장이 이제 모두 돌아가자고 소리치자 두 여자는 함장에게 자기들도 배에 함께 타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7장. 남편들을 찾아 다니고 있는 루체로와 마갈리는 마담 콜레트의 술집 밖에서 우연히 라 치나와 오르퀴데아를 마주친다. 두 부인은 두 여자에게 혹시 항구에 정박해 있는 함선에 가지들의 남편들이 타고 있는지 물어본다. 그러자 라 치나와 오르퀴데아는 장난이나 하듯이 두 부인에게 울리세스와 추초는 다름아닌 자기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 소리를 들은 두 부인은 남편들이 이 여자들과 바람을 피고 있다고 믿어서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민다. 두 부인은 두 여자를 따라가며 잘난 남편들의 얼굴이나 보고자 한다. 8장. 술에 취한 울리세스와 추초가 술집에서 비틀거리며 나온다. 그런 중에도 두 남자는 자기들의 부인들을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른다. 마담 콜레트가 이들이 '무적'에 탈수 있도록 작은 보트를 하나 주선해 준다. 두 남자는 노를 저어서 '무적'으로 향한다.


울리세스와 추초가 마담 콜레트의 술집에서 라 치나와 오르퀴데아와 수작들을 부리고 있다.


[3막] 1장. 프리깃 함인 '무적'에서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울리세스와 추초, 라 치나와 오르퀴데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술들을 마시면서 노래를 부르고 웃고 떠든다. 루체로와 마갈리가 변장을 하고 파티 장소에 나타난다. 울리세스와 추초는 사실 라 치나와 오르퀴데아에게 점점 관심이 가지지 않는다. 그런 때에 미지의 여인 두 명이 나타나자(실은 루체로와 마갈리) 두 남자는 새로 나타난 여인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는다. 두 남자는 술에 취해서 횡설수설이다. 마침내 두 여인이 변장을 벗어던지고 본 모습을 보이자 놀라는 두 남자. 두 여인은 두 남자의 불성실함을 크게 비난한다. 2장. '무적'의 갑판이다. 마갈리는 믿었던 남편 추초의 배신이 분해서 울고 있다. 추초가 절대로 배신을 하지 않았다고 변명한다. 두 사람의 말다툼이 계속된다. 얼마후 마갈리의 마음이 누그러지며 추초와 화해한다. 마갈리와 추초는 서로 포옹을 하며 이제는 그런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자고 다짐한다. 그런데 무슨 소리가 들리길래 추초가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들어보니 '무적'이 어떤 잠수함과 교신을 하는 것이 아니던가? 추초는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울리세스가 있는 곳으로 달려간다. 울리세스와 루체로는 막 다투기 시작하려는 순간이다. 추초는 울리세스 부부에게 간섭하기 싫어서 두리번 거리던 중 마침 함장이 함포 옆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달려가서 나치과 협동작전을 펼치는 것 같은데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나고 따진다. 3장. 장면은 바뀌어 살시푸에데스 섬이다. 어느새 정부가 나치와 협력한다는 소문이 나다니고 있다. 가르시아 장군은 백성들을 배반한 일이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아서 걱정이다. 가르시아 장군은 명예를 지켜야 겠다고 생각해서 구즈만 하사가 나치와 협력했다고 비난하면서 백성들의 비난의 화살을 구즈만 하사가 받도록 한다. 구즈만 하사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소리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피스톨을 꺼내서 가르시아 장군을 쏘아 죽인다. 4장. 살시푸에데스 라디오'는 긴급 뉴스를 전한다. 구즈만 하사의 성명이다. 가르시아 장군이 국가에 반역적인 행위를 하다가 양심에 가책을 느껴서 자살했으며 구즈만 하사 본인이 임시로 대통령의 직분을 맡는다는 내용이다. 구스만 하사는 이어 프리깃함인 '무적'은 나치 독일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으며 생존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무적'은 사실상 살시푸에데스 정부가 나치와 비밀 연락하는 유일한 통로인데 그것을 침몰시킴으로서 뒷말을 없앤 것이다. '무적'의 자살 침몰은 마갈라네스 함장이 직접 수행한 임무였다. 5장. 두 부부, 그리고 라 치나와 오르퀴데아, 그리고 다른 몇 사람은 '무적'이 침몰되기 전에 작은 상륙정을 타고 구사일생으로 탈출한다. 잠시후 육지가 보이자 모두들 크게 기뻐한다.   


두 부부와 라 치나, 오르퀴에도가 '무적' 갑판에서 구즈만 하사의 긴급 방송을 청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