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제니퍼 힉던의 '콜드 마운틴' - 209

정준극 2019. 6. 25. 12:00

콜드 마운틴(Cold Mountain)

제니퍼 힉던의 2막 오페라

영화 '콜드 마운틴'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작곡가 제니퍼 힉던. 미안한 말이지만 제피퍼 힉던은 레스비안으로 유명하다.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된 오페라들이 더러 있는 중에 제니퍼 힉던(Jennifer Higdon: 1962-)의 2막 오페라 '콜드 마운틴(Cold Mountain)도 실은 2003년도 헐리우드 영화인 '콜드 마운틴'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완성된 오페라이다. 영화 '콜드 마운틴'은 거장 안소니 밍겔라(Anthony Minghella)가 감독하였고 인만 역을 주드 로(Jude Law), 아다 몬론 역을 니콜 키드만(Nicole Kidman), 루비 튜스역을 르네 젤웨저(Renée Zellweger), 사라역을 나탈리 포트만(Natalie Portman)이 맡아 깊은 감동을 주었던 작품이다. 원작은 챨스 프레지어(Charles Freazier)의 1997년도 동명 소설이다. 산타 페 오페라, 오페라 필라델피아, 미네소타 오페라, 그리고 노스 캐롤라이나 오페라는 공동으로 제니퍼 힉던에게 '콜드 마운틴'의 오페라 작곡을 의뢰했다. 대본은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진 쉬어(Gene Scheer)가 만들었다. 그렇게하여 완성된 '콜드 마운틴'은 2015년 8월 1일 산타 페 오페라에서 초연되었다. 이날은 남북전쟁이 끝난지 15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오페라 필라델피아는 산타 페에서 초연이 있은지 7개월만인 2016년 2월 5일에 일부 수정된 버전을 초연했다. 노스 캐롤라이나 오페라는 2017년 9월에 공연했고 미네소타 오페라는 자체의 '신작 프로그램'(New Works Initiative)의 일환으로 2018년에 공연했다.


영화 '콜드 마운틴' 포스터, 주드 로, 니콜 키드만, 르네 젤웨저 주연

           

뉴욕 브루클린 출신으로 커티스음악원 등에서 작곡을 공부한 제니퍼 힉던은 오페라는 '콜드 마운틴' 하나뿐이지만 그동안 여러 장르의 음악을 작곡하여 이름을 떨쳤다. 그는 플루트, 혼합 악기, 클라리넷, 색소폰 등 여러 악기를 사용한 실내악을 주로 작곡했다. 이와 함께 합창곡과 오케스트라곡들도 다수 작곡했다. 협주곡으로서는 오보에 협주곡, 타악기 협주곡, 소프라노 색소폰 협주곡 등이 있다. 제니퍼 힉던에게 오페라를 작곡해 달라고 처음 요청한 것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였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대본가로 진 쉬어를 제니퍼 힉던에게 천거하였다. 힉던-쉬어 콤비는 새로운 오페라의 제목을 찾고자 노력한 결과 '콜드 마운틴'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작업을 진행하면서 힉던-쉬어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 여러 면에서 의견의 차이를 드러냈다. 결국 작곡은 지지부진하게 되었다. 산타 페 오페라가 힉던-쉬어의 실망을 구원해 주었다. 그리하여 힉던은 2011년부터 '콜드 마운틴'의 작곡에 들어갔다. 힉던과 쉬어 콤비는 영화 '콜드 마운틴'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 감명을 오페라에 전달코자 했다. 또한 실제로 힉던은 아팔라치아 지역에 몇년 동안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그 경험이 오페라 대본 작성과 작곡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서 대사 중에 그 지역의 특수한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말하자면 힉던은 대본을 남부화(Southernize)하는데 일익을 맡은 것이다. 대본가인 진 쉬어는 뉴욕 출신이어서 남부 특유의 억양과 표현에 익숙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기 전에 완성된 스코어와 대본을 가지고 사전에 관계자들끼리 워크샵을 갖는 것이 관례이다. '콜드 마운틴'에 대한 실무자 워크샵은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두차례 열렸다.


아다(이사벨 레오나드)와 인만(자레트 오트). 오페라 필라델피아

           

오페라는 남북전쟁 당시 남군에 속해 있던 병사인 W.P 인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먼은 피터스부르크 전투에서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아 상처가 회복된다. 인먼은 전쟁의 참혹하고 비정합에 혐오를 느끼고 한편으로는 고향에 있는 사랑하는 아다를 다시 만나기 위해 탈영을 결심한다. 인먼은 지방 민병대가 탈영병들을 수색하고 추격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민병대에게 잡히면 그자리에서 처형당할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온갖 위험을 감내하고서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인먼이 처음에 군대에 들어갔을 때에는 전쟁이 6개월이면 끝날 줄로 생각했다. 그러나 벌써 4년이 지났다. 한편, 아다는 남부 여인으로서 특권을 누리는 생활을 하였으나 이제는 깊은 박탈감에서 생존해야하는 처지가 된다. 아다는 생존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산속 여인 루비의 도움으로 서서히 생활태도의 변화를 보여준다. 두 여인은 서로를 도우면서 전쟁을 참아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서서히 배우면서 지낸다.  

                

2015년의 산타 페 초연은 5회 공연이 예정되었다. 그중에서 4회가 입장권 매진이었다. 오페라 필라델피아의 공연은 이 오페라가 추진하고 있는 '어메리칸 레퍼터리 프로그램'(American Repertoire Programme)의 일환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오페라 필라델피아가 미국 현대오페라를 중점 공연하겠다는 10개년 계획을 말한다. 힉던과 쉬어는 오페라 필라델피아에서의 두번째 공연과 관련하여 대본과 스코어를 일부 수정하였다.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산타 페의 5회 초연과 오페라 필라델피아에서의 첫 공연에서 주인공인 인만 역을 맡은 바리톤 나단 건(Nathan Gunn)은 가족 중에 급한 환자가 생겨서 더 이상 출연하지 못했다. 대신에 산타 페로부터 대역을 맡았던 자레트 오트(Jarrett Ott)가 인만 역을 맡았다. '콜드 마운틴'은 2016년 런던에서 시행한 국제오페라상(International Opera Awards)에서 세계초연 최우수 오페라상을 받았다. 콜드 마운틴은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 걸쳐 있는 아팔라치아 산맥에 속한 블루 릿지 마운틴의 한 자락이다. 콜드 마운틴과 샤이닝 라크(Shining Rock) 야생지대 주변은 피스가 내셔널 포레스트(Pisgah National Forest)로 지정되어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아팔라치아 산맥의 블루 릿지 마운틴 자락에 있는 콜드 마운틴


- 인만(W.P Inman: Bar). 콜드 마운틴의 목수, 남군 병사

- 아다 몬로(Ada Monroe: S). 인만이 사랑하는 여인

- 루비 스워스(Ruby Thewes: Ms). 산에 사는 여인. 혼자사는 아다를 돕는 친구가 됨

- 캡틴 티그(Teague: T). 탈영병 색출 지방민병대장

- 솔로몬 비세이(Solomon Veasey: T). 타락한 성직자

- 몬로/팽글(Monroe/Pangle: Bar). 몬로는 아다의 아버지, 신병으로 은퇴한 성짖자, 팽글은 탈영병

- 스토브로드/시력상실자(Stobrod/Blind Man: B). 스토브로드는 루비의 아버지, 바이올린 켜는 사람.

- 루신다(Lucinda: Ms). 타락한 성직자 비세이가 버리려고 한 임신한 흑인 노예

- 사라(Sara: S). 남편이 전사한 과부

- 리드(Reid: T)

- 오웬스/에단(Owens/Ethan: Bar). 에단은 사라의 어린 아들.

- 릴라(Lila: S)와 그의 자매들인 캐티(Katie: S), 올리비아(Olivia: Ms), 클레어(Claire: Ms)

- 주니어/챨리(Junior/Charlie: T). 소고기 파는 젊은이

- 토마스(Thomas: Bar)

- 오웬의 아들(spoken role), 로라(Laura: Spoken role: 마약중독 여인), 버치(Birch: Spoken role), 아다의 딸(Spoken role).

           

아다와 인만.

              

1막과 2막의 시기는 1865년 미국 남북전쟁 당시이며 에필로그는 2막이 끝난 때부터 10년 후의 일이다.

[1막] 피터스버그 전투에서 부상을 당한 남군 병사 인만은 사랑하는 아다 몬로가 있는 노스 캐롤라이나의 블랙 코우버 농장(Black Cover Farm)으로 돌아기로 결심하여 탈영한다. 인만은 고향에 돌아가더라도 고향 마을에 경비대가 있어서 남군에서 탈영한 병사들을 적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마을 경비대의 대장은 티그이다. 티그는 탈영병을 잡아서 산채로 매장하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 악랄한 인물이다. 인만은 고향을 찾아서 먼 길을 가는 중에 솔로몬 비세이라는 사람을 만난다. 비세이는 절박한 순그가 건드린 여자 흑인 노예를 물에 빠트려 죽이고자 하지만 인만이 막는 바람에 살인만은 면한다. 한편, 전쟁 전에는 풍족한 생활을 했고 마을에서 인기를 끌었던 아다는 이제 모든 것이 부족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는 중에 아다는 산속에 사는 루비라는 여인을 만난다. 루비는 라다에게 사냥하는 법을 가르쳐주며 다른 생존법도 가르쳐 준다. 인만은 탈영병을 색출하는 경비대의 쫓김을 받고 있다. 앞에는 강이 놓여 있어서 건너기가 어렵다. 그러한 순간에 그는 전에 만났던 비세이를 다시 만난다. 인만과 비세이는 운좋게도 작은 보트를 하나 발견하여 그것을 타고 노도처럼 흐르는 강물을 건너간다. 강을 건너야 경비대의 추격에서 멀어질수 있다. 그런데 그들의 보트가 세찬 강물을 이기지 못하여 전복된다. 두 사람은 물결에 휩쓸려서 아래로 아래로 떠내려 가다가 요행하게도 목숨을 건진다. 다음날 아침이다. 강 근처에 살고 있는 릴라와 그의 세 자매들이 기진맥진하여 쓰러져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한다. 캐티, 올리비아, 클레어이다. 릴라의 남편은 악독한 사람이다. 인만과 비세이가 탈영병인 것을 알고는 경비대에 넘길 생각이다. 릴라의 남편은 두 사람에게 약을 먹여서 정신을 잃게 만든다. 인만과 비세이는 손발이 쇠사슬에 묶여서 다른 탈영병들이 있는 곳에 함께 있게 된다. 붙잡힌 탈영병들의 운명은 총살 아니면 다시 전선으로 나가서 총알 받이가 되는 길 뿐이다.  

          

인만과 비세이. 오페라 필라델피아


장면은 바뀌어 블랙 코우버 농장이다. 아다와 함께 지내고 있는 루비는 우연히 아버지 스토브로드를 만난다. 바이올린을 켜며 지내는 떠돌이이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서먹서먹한 사이이다. 스토브로드는 아다의 집에서 음식을 훔치려다가 루비에게 들킨다. 루비는 스토브로드가 자기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도둑질에 대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토브로드는 이제 새사람이 되겠으니 함께 잘 살아보자고 주장한다. 그때 경비대 대장인 티그가 찾아온다. 루비는 아버지를 숨긴다. 하지만 티그가 사라지자 루비는 아버지에게 어서 다른 곳으로 떠나라고 강요한다. 인만은 탈영병들에게 봉기하여 자유를 찾자고 말한다. 쇠사슬에 묶여 있는 탈영병들이 경비대에게 방항하자 경비대는 총을 쏘아 이들을 무차별하게 죽인다. 부상당한 인만만이 유일한 생존자이다. 시체 더미 속에 엎드려 있는 인만은 아다와 작별을 고하던 당시를 회상한다. 그는 아다에게 전쟁이 아무리 길어야 여섯 달이면 끝날 것이니 그때 보자고 약속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던 인만은 어느덧 정신을 잃는다.


아다 역의 이사벨 레오나드


[2막] 도망나온 흑인 노예인 루신다는 탈영병들의 시체에서 소총들을 챙긴다. 그때 인만이 정신이 들어서 시체들 사이에서 깨어난다. 루신다가 살아 있는 인만을 보고 놀란다. 하지만 사정을 이해라고 인만의 쇠사슬을 풀어주어 도망가게 해준다. 인만은 고향을 향해서 걸음을 재촉한다. 다시 플랙 코우버 농장이다. 루비의 아버지인 스토브로드와 그와 함께 떠돌아 다니는 팽글은 아직도 농장에 머물면서 밥을 얻어 먹고 지낸다. 스토브로드는 루비에게 그가 새 사람이 되었으니 믿어 달라고 말하지만 루비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인만은 사라라는 여인을 만난다. 사라의 남편은 전쟁에서 죽었다. 사라는 아기가 울고 보채는 바람에 어찌할줄 모르고 있다. 인만이 사라를 위로하고 아기도 어울러서 잠을 재운다. 인만은 사라를 도와서 집안 일을 해준다. 사라는 인만을 믿는다. 그날 밤 인만은 사라의 집에서 함께 지낸다.


오페라 필라델피아 무대. 루신다와 인만


다시 블랙 코우버 농장이다. 경비대 대장인 티그가 나타난다. 탈영병들의 명단이 적혀 있는 신문지 조각을 들고 있다. 명단 중에는 루비의 아버지인 스토브로드도 들어 있다. 스토브로드와 팽글은 티그 몰래 어디론다 빠져 나간다. 다음날 아침, 사라와 인만은 북군 병사들이 나타나자 마치 부부처럼 행동해서 그들의 의심을 피한다. 한편, 경비대는 숲 속에서 불을 지피고 있는 스토브로드와 팽글을 찾아낸다. 티그와 경비대는 두 사람에게 총을 쏘아 죽인다. 경비대는 시체들을 그대로 놓아둔채 떠난다. 아다가 토끼라도 잡을까해서 숲에 들어왔다가 스토브로드와 팽글의 시체를 발견한다. 아다가 이들의 죽음을 애통해 한다. 아다의 노래가 I feel sorry for you. 이다. 아다는 계속 숲속을 헤매며 사냥감을 찾다가 그야말로 우연히 인만을 만난다. 두 사람은 너무나 뜻밖의 만남에 기쁨을 참지 못한다. 인만과 함께 쫓기는 생활을 했던 사람들 몇명도 나타난다. 이들은 아다에게 인만이 아다를 만나러 가기 위해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겪었는지를 얘기해 준다. 아다와 인만은 이제는 절대로 헤어지지 말자고 다짐한다. 그러나 티그가 인만을 추격하고 있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 아다와 인만은 집으로 돌아와서 그들의 사랑을 완성한다. 그러나 인만은 아다의 집에 계속 머물러 있을수 없다. 어디론가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라며 숨어 지내야 한다. 인만이 떠나기로 결정한 바로 그날 아침, 티그가 경비대를 이끌고 나타난다. 인만이 저항하지만 어찌할수 없다. 인만은 경비대의 총탄에 쓰러진다.

[에필로그] 그로부터 9년이 지났다. 아다는 자기 농장에서 농장을 일구려고 일한다. 그의 옆에는 어린 소년이 하나 있다. 인만의 아들이다.


주드 로(이사벨 레너드)와 아다 몬로(나단 건). 재회의 장면.


오페라 '콜드 마운틴'에 영향을 준 영화 '콜드 마운틴'의 줄거리는 오페라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오페라는 원작을 축소하고 압축해야 하므로 사건들이 생략되거나 등장인물들이 제한되어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1861년 5월 20일 노스 캐롤라이나가 북부 연맹으로부터 탈퇴하였다. 콜드 마운틴에 사는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남부연합을 위해서 남군에 입대하였다. 목수일을 하는 인먼도 다른 젊은이들과 함께 남군에 입대하였다. 인먼은 아다 몬로를 사랑하고 있다. 아다 몬로는 목사님의 딸로서 병중에 있는 아버지의 요양을 위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챨스톤에서 콜드 마운틴으로 온 아름답고 매력적인 아가씨이다. 인먼과 아다는 어느새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은 결혼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급작스런 상황의 변화로 인먼이 입대하는 바람에 결혼 얘기는 일단 중단된다. 인먼이 군대에 들어가는 날 두 사람은 첫 키스를 나눈다. 아다는 인먼에게 돌아오는 날까지 기다리겠다고 약속한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다. 인먼은 치열한 크레이터 전투에서도 살아 남는다. 콜드 마운틴에서 같이 온 청년 하나는 그 전투에서 전사했다. 인먼은 살아남은 것만으로 위안을 삼는다. 전투가 지나가고 시체들만 쌓여 있는 중에 또 다른 전우인 스토브로드 스워스가 적막을 깨고 바이올린을 켜서 살아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울적하게 만든다. 얼마후 인먼은 척후병으로 나갔다가 북군과 조우하여 총격을나누는 중에 총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인먼은 거의 죽음 직전에 구사일생으로 의무병의 도움을 받아 야전병원으로 옮겨져 생명만은 건진다. 정신이 돌아온 인먼에게 간호원이 아다에게서 온 편지를 읽어분다. 아다는 편지에서 제발 어서 콜드 마운틴으로 돌아와 함께 있어 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이다. 얼마후 인먼은 놀랍게도 회복되었고 아다를 생각하여 탈영을 결심한다. 그로부터 인먼은 고향으로 가는 길을 길고도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인먼과 아다. 사랑의 시작


인먼은 도중에 비세이라고 하는 어떤 타락한 목사를 만난다. 비세이는 마침 자기가 임신시킨 흑인 노예를 강물에 밀어 넣어 죽이려 하고 있었다. 인만은 급히 비세이를 저지하여 흑인 노예의 목숨을 건져 준다. 인만은 비세이를 결박하여 나무에 묶어 놓는다. 나중에 마을 경비대가 발견하여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비세이는 밧줄을 풀고 딱히 갈 곳이 없으므로 인먼을 따라간다. 비세이는 못된 행동으로 교구에서 추방 당해 방랑하고 있는 신세이다. 두 사람은 길을 재촉하는 중에 주니어라는 청년이 죽은 소의 시체를 어떻게 할지 몰라 쩔쩔매는 것을 도와 준다. 주니어는 고맙다는 의미에서 두 사람을 자기 집에 데려가서 저녁을 대접한다. 저녁을 먹는 중에 주니어가 잠시 자리를 뜬다. 그러더니 얼마 후에 마을의 남군 민병대를 데리고 온다. 민병대는 남군 탈영병들을 찾아내서 전쟁터로 보내거나 그렇지 않으면 즉결재판을 하는 역할을 한다. 마을 민병대는 두 사람에게 쇠사을을 채워서 다른 탈영병들과 함께 어디론가 데리고 간다. 그러는데 우연히 북군 정찰부대와 마주쳐서 서로 총격이 벌어진다. 이 전투로 비세이와 다른 탈영병들이 모두 죽임을 당한다. 하지만 인먼만은 살아남는다. 인먼과 함께 쇠사슬에 묶인 다른 탈영병들이 모두 죽어 쓰러지는 바람에 함께 쓰러져서 정신을 잃고 있었던 것이다. 숲속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는 어떤 노인이 우연히 지나가다가 인먼이 시체들 속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일으켜 쇠사슬을 풀어주고 집으로 데려가서 치료해 준다. 인먼은 기적적으로 회복된다. 인먼은 노인의 오두막집을 떠나 길을 재촉하다가 우연히 사라라고 하는 여자를 만난다. 남편은 전쟁에 나가서 전사했다고 하며 에단이라고 하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사는 여자이다. 인먼은 하룻밤의 사라의 집에서 지낸다. 다음날 아침, 북군 병사 세명이 사라의 집에 들어와서 먹을 것을 달라고 요구한다. 먹을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자 북군 병사들은 사라와  에단을 인질로 삼는다. 북군 병사들은 인먼이 탈영병인 것을 눈치채고 인먼에게 사라와 에단을 죽이라고 강요한다. 사라가 없으면 집안을 뒤져서 먹을 것을 찾아내겠다는 것이며 사라와 에단의 죽음을 남군 탈영병의 짓으로 뒤집어 씌울 생각이었던 것이다. 분노한 사라가 기회를 엿보아 총을 들어 북군 병사들을 쫓아낸다. 북군 병사들이 겁에 질려서 도망가려 한다. 그런데 그 중에서 한 명이 사라에게 대든다. 사라가 총을 쏘아 그 북군 병사를 죽인다. 나머지 두 명의 북군 병사들은 바삐 도망간다.


루비의 르네 첼웨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콜드 마운틴에서는 병으로 고생하던 아다의 아버지가 숨을 거둔다. 남겨준 돈이라고는 한푼도 없다. 다만 인근의 블랙 코우버(Black Cover)에 작은 농장이 하나 있을 뿐이다. 아다는 당장 먹고 살기가 힘든 상황이 된다. 다행히 아다는 이웃 사람들이 조금씩 먹을 것을 나누어 주어 겨우 연명하고 있다. 그 중에도 에스코와 샐리 스웨인저 부부는 아다를 각별히 걱정해 준다. 에스코 부부는 아다에게 루비 스워스를 보내어 돕도록 한다. 에스코 부부와 친하게 지내는 루비는 산속에 혼자 살면서 사냥을 하며 지내는 아가씨이다. 나중에 알려지는 일이지만 루비의 아버지는 인먼이 전쟁터에서 함께 지낸 스토브로드이다. 루비는 아다의 집에 들어와 살면서 두 사람이 힘을 합해서 농장을 일으키고자 한다. 루비는 아다에게 사냥하는 법을 비롯하여 생존하는 몇가지 방법들을 가르쳐 준다.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그러는 중에더 아다는 인먼에게 하루도 걸르지 않고 편지를 보낸다. 언젠가는 다시 만나서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려는 기대 속에서 편지를 보낸다.


양식을 구하고 돌아오는 아다와 루비


아다에게는 몇가지 성가시고 두렵기까지 한 일들이 있다. 그 중하나는 마을 민병대의 캡틴인 티그의 야욕스런 눈길이다. 티그는 아직 결혼하지 않고 살고 있는 아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또한 아다의 재산, 즉 농장에 대하여도 욕심을 나타내고 있다. 티그의 할아버지는 한때 콜드 마운틴의 대부분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그의 아들 대에 이르러 하나 둘씩 팔아 없애는 바람에 지금은 별로 가진 재산이 없는 지경이다. 그렇게 때문에 아다와 결혼하게 되면 아다의 소유인 블랙 코우버의 농장도 자기 것이 된다는 계산이다. 어느날 티그와 그의 부하들은 에스코의 집에 처들어가서 그의 아들이 탈영을 했으니 어서 찾아내라고 윽박지른다. 에스코가 아들이 없다고 하자 티그와 그의 부하들은 에스코를 죽인다. 이어 에스코의 부인인 샐리에게 아들의 소재를 말하라고협박한다. 보다 못한 아들이 숨어 있는 곳에서 나와서 어머니 샐리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항변하자 티그의 민병대는 아들을 죽인다. 마침 아다와 루비가 지나가다가 에스코의 집에 민병대가 와 있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들린다. 아다와 루비는 티그의 민병대가 샐리까지 죽이려 하자 이들에게 맞서서 샐리를 구한다. 샐리는 자기의 눈 앞에서 남편 에스코와 아들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고 정신이상에 걸리며 그후부터는 두렵고 원통하여서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루비의 아버지인 스토브로드도 이제는 아다의 집에서 함께 지낸다. 스토브로드는 인먼처럼 탈영하여 콜드 마운티까지 무사히 왔던 것이다. 그런데 스토브로드는 팽글이라는 사람과 함께이다. 팽글은 단순한 사람이지만 벤조는 잘 연주한다. 조지아라는 사람도 함께 왔다. 조지아는 만돌린을 아주 잘 연주한다. 루비는 조지아에게 마음이 끌린다. 크리스마스가 돌아오자 이들은 없는 살림에 그래도 그냥 보낼수가 없어서 조촐한 파티를 갖어 잠시 전쟁의 참담함을 잊는다.


아다의 니콜 키드만


어느날 스토브로드와 팽글은 숲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캠핑을 한다. 아다의 집에만 있으면 언제 민병대가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기미가 있자 잠시 숲으로 몸을 피한 것이다. 조지아는 볼일을 보러 모닥불에서 잠시 떨어진 곳에 있었다. 티그와 민병대가 모닥불이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스토브로드와 팽글을 포위한다. 스토브로드는 민병대에게 자기들은 떠돌아 다니는 음악가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팽글이 무의식 중에 자기들은 부대를 떠난 사람들, 즉 탈영병이라는 말을 한다. 민병대는 두말하지 않고 총을 갈겨서 두 사람을 쓰러트린다. 숲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지아는 루비와 아다에게 이 사실을 전하려고 급히 자리를 뜬다. 조지아가 전하는 소식을 듣고 루비와 아다가 급히 숲속의 그 자리로 간다. 팽글은 이미 죽었고 스토브로드는 중상으로 겨우 숨을 쉬고 있다. 루비와 아다는 급한대로 스토브로드의 등에 박힌 총알을 빼낸다. 루비와 아다는 스토브로드를 집으로 데려갈수는 없으므로 근처에 있는 체로키 인디안들이 살던 움막으로 데려간다. 아다가 먹을 것을 구하려고 총을 들고 사냥을 나선다. 그러다가 숲에서 참으로 우연히 인먼을 만난다. 인먼은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콜드 마운틴으로 돌아온 것이다. 아다와 인먼의 기쁨은 말로 이루 표현할수 없을 정도이다. 두 사람은 캠프로 돌아와서 하룻밤을 함께 보낸다. 사랑의 완성이다.


인먼의 주드 로


아다와 루비는 인먼과 스토브로드를 캠프에 남겨둔채 일단 집으로 돌아간다. 아다와 루비는 집으로 가는 중에 티그와 민병대를 만난다. 이들은 다짜고짜로 아다와 루비를 에워싸고 총으로 위협한다. 이들에게 붙잡힌 조지아가 이들의 고문을 이기지 못해서 아다와 루비 등이 어디 있는지를 털어 놓았던 것이다. 그때 인먼이 아다의 뒤를 쫓아 아다의 집으로 가던 중에 티그와 민병대가 두 여인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인먼은 티그가 누구이며 얼마나 악독한지를 잘 알고 있다. 인먼은 총을 들어 티그를 쏘아 죽이고 다른 민병대들도 쓰러트린다. 티그의 부하로서 탈영병 색출에 앞장 섰던 보시에가 도망가자 인먼이 그의 뒤를 쫓는다. 인먼과 보시에는 마치 석양의 건맨들 처럼 맞선다. 서로 노려보다가 총을 집어 들어 쏜다. 보시에게 죽지만 인먼도 중상을 입는다. 아다가 인먼을 발견하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잠시후 인먼은 아다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둔다. 갖은 고생을 하며 콜드 마운틴으로 돌아와서 그토록 오매불망하던 아다를 이제 겨우 만났는데 죽임을 당한 것이다. 몇년후 아다는 딸 그레이스 인먼을 데리고 이제는 끝난 전쟁을 회상하고 있다. 아다는 인먼과 숲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아이를 갖게 되었다고 밝힌다. 루비는 조지아와 결혼하여 아이들을 둘이나 둔다. 스토브로드는 다행히 건강이 회복되어서 농장 일을 거둔다. 스토브로드는 이제는 정신이 온전히 돌아온 샐리와 서로 위로하면서 가깝게 지낸다. 부활절이다. 남아 있는 가족들이 블랙 코우브 농장집에 모여 부활절을 축하하는 조촐하지만 행복한 파티를 연다.


부활절을 맞이하여 파티를 연 아다. 그 옆에는 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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